너의 3통의 문자를 받고 나는 거울을 보며 내 얼굴을 살폈다. 퉁퉁 부어버린건 눈뿐만 아니라 얼굴 전체가 부어버렸다. 얼마나 울어서 이렇게 까지 부어버린건지 내 얼굴을 보는 나 조차도 너무 흉측할 정도 였으니,
"하.."
그렇다고 아픈얘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는데 내가 안 내려갈수가 있나. 나는 어서 빨리 내려갔어야했다. 벗었던 외투를 다시 주섬주섬 입고는 일회용 마스크를 섰다.
"좀 났네"
그나마 얼굴이 가려져 볼만했던 얼굴에 조금 만족을하고 현관문을 나섰다. 내가 나가는 소리가 들리지않게 조심조심 밖으로 나갔고, 1층을 가르키고 있는 엘레베이터를 보니 구준회가 벌써 내려가 있다는걸 알수있었다. 나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고, 입구 에서 바로 보이는 벤츠에 구준회가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었다. 나는 구준회를 발견하고 벤츠에 앉아있는 구준회에게 다가갔다.
"야"
내 짧막한 부름에 구준회는 고개를 들었고, 아까와 같이 조금 힘겨워 보이는 모습이였다.
"미쳤냐 아프다는얘가 밤에 어딜 나와"
"아픈거 어떻게 알았냐?"
"김지원이지 뭐"
"그 놈의 김지원.."
김지원의 이름으로 다시 고개를 숙이는 구준회를 보자 나는 헛기침을 두어번했다.
"약 두고갔더라"
"먹으라고"
"고마워"
"..."
고맙다는 말에 나는 흠칫했다. 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바랬던건 아니여서 너의 그 말은 꽤나 나를 두근거리게 했다. 밤은 깊어 불거진 내 얼굴이 잘 안 보일테지만 나는 괜히 쑥스러워져서 고개를 숙였다.
"뭔.. 별게다 고맙데"
"그래도 현관문에다가 툭하고 던지고가냐 싸가지없게"
"이게 줘도 지랄이야"
하지만 또 너는 예전 모습 그대로 나에게 장난을 걸어오지. 그래, 이게 보편적인 너와 내 사이야.
"사실 너 야자 끝나기전에 **이가 왔다갔었어"
"...아..그랬어?"
여자아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너를 보니 기분은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방금 전까지 너와 여자아이 때문에 울다와서 이제 조금 너덕분에 괜찮아 질려고하는데 또 다시 여자아이 이야기를 꺼내니 기분이 또 울컥해진다. 왠지 네가 무슨 말을 꺼낼것만 알것같아서,
"근데 걔가.."
"야"
방금전에 내가 본 두 사람의 모습은 고백받은 남자와 고백하는 여자 또는 고백받은 여자와 고백하는 남자의 모습이였고, 둘 사이의 오묘한 느낌은 쓸쓸하게 내가 너에게 느끼한 오묘한 느낌과 많이 닮아있었다. 내가 너를 좋아하기 시작하고, 그 여자아이와 여러가지 일을 겪고 난 후 나는 너를 위해 내가 어떠한 일을 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들을 했다. 내가 과연 너를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플랜들이 나왔지만 그 플랜들 사이에 나는 단 한가지로 선택했다.
"사겨"
"..어?"
"미안, 사실 아까전에 봤었어 너랑 둘"
"..봤다고?"
"너 걔 좋아하는것도 알아"
"잠깐만"
"모를줄 알았냐? 내가 누군데"
"..."
"잘됐네, 나는 너 평생 연애도 못 할 줄 알았는데"
"..."
"나는 진짜로, 네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를 바래"
"내가 응원할게"
그 여자아이가 어떤 아이라도 너의 풋풋한 그 사랑을 지켜주고 응원해 주기로했다.
내 첫사랑을 마무리짓고, 너의 첫사랑이 시작되게끔.
+구준회의 모든 것. (새로운 01편)
나에겐, 오래된 친구가 있다.
*
ep.1 너는 나에게 그랬다 (혹은 아무 소리 없이)
소꿉친구.
우리 둘 사이는 소꿉친구였다. 우리가 언제부터 친구사이였는지 기억도 안 날만큼 우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늘 함께였다. 되돌아보면 우리가 떨어져 지네는게 더욱 어색했고, 같이 붙어있는게 더욱 익숙해졌었다. 서로를 헐뜯고 싸우기가 일부였지만, 서로를 챙기는 것도 너와 나 였다. 중학교에 들어와 나는 남학교, 너는 여학교에 입학했고 자연스레 너와 나는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했지만, 나는 너와의 사이를 잊은적이 없었다. 다행이도 너도 이런 우리 친구 사이를 지워버리진 않았던것같다. 사실 다른 학교라지만 가까운 거리의 학교와 맞은편에 있는 너와 우리집이 한 몫했더라지. 가끔씩 우리는 등하교를 함께했으며 시험기간이나 중요한 시험을 치를때는 같이 공부도 했었지.
"새끼 그래도 부럽네, 여자인 친구가 있는게 얼마나 좋은지 아냐?"
친구들은 나를 여자인 소꿉친구가있는 남자애로써 부러워했고, 나는 그런 소리를 조금 못마땅했었다.
너는 가장 편한아이였지만 때론 가장 불편한 아이였다.
사실 서로에게 2차성장이 오고 너는 부쩍 여성스러워졌다. 하루와 다르게 달라지는 너의 분위기에 사실 나는 몇 번의 떨림도 느꼈었다. 알수없이 훅 들어오는 너의 행동에 내가 얼마나 당황했는지 너는 아마 모를거야.
우리는 그 날 그 해에 사춘기에 접어들었고,
육체적으 정신적으로 성인으로 변하는 너의 모습에 떨려하는 나를 나는 애써 부정했었다.
ep.2 내 시작은 조금 더 빨랐다.
중2 무더운 여름날 네가 많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새벽에 네가 복통을 호소하고 응급실에 갔다는 엄마의 소식을 들었고, 나는 그 때 미친듯이 달려 엄마와 함께 너의 병원을 찾았다. 내가 힘겹게 너에게 달려왔지만 너는 수술중이였고 수술중이라는 간판에 빨간불이 들어온거 보자 심장이 덜컥했다. 대기실에 앉아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이모 옆에 엄마는 앉았다. 내가 이상황에 뭘 해야했는가, 네가 수술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았었나 싶었다. 아픈구석 하나도 없던 네가 갑작스레 수술이라니 알수없는 울컥함에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한시간이 흘렸을까 수술실 안에서 의사가 나왔고 의사는 이모에게 뭐라고 하더니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 의사가 나간 길을 바라보다. 나는 이모에게 달려갔다.
"뭐래요? 김여주 괜찮데요?"
"둘이 맨날 싸우더니만 또 이럴땐 걱정은 되나봐?"
"아 이모 의사쌤이 뭐라고하시는데요?"
"잘 끝냈데 준회 넌 병실에 먼저 가 있을래?"
먼저 병실에 가 있으라는 이모와 엄마의 말에 나는 병실호수를 듣고 바로 달려가 병실을 찾았다.
"어? 구주네? "
"...너...너진짜.."
"뭐야 너 어떻게 알았어??"
".....진짜..."
"..야..너 왜 난리야.."
"..나는.. 너 아픈지도..모르고.."
"야 구준회 너 우냐?"
"..아니거든.."
다행스러움과 울컥함 그리고 미안함에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떨궜다. 우냐는 김여주의 말에 나는 고개를 돌리고 아니라며 너의 눈을 피했지만 너는 내 얼굴을 잡고선 내 눈을 바라봤다. 순간 바라본 너의 두 눈에 또 다른 떨림이 느껴져 너의 손을 쳐내자 너는 갑자기 낄낄되면 웃기시작했고 나는 너의 그런 모습에 다시 너를 바라보았다.
"얔ㅋㅋㅋㅋㅋㅋ누가보면 나 죽는줄 알겠닼"
"..."
"ㅋㅋㅋ나 맹장인뎈ㅋㅋ찌질이새끼얔ㅋㅋㅋㅋ"
"..뭐?"
"아 배빠졐ㅋㅋㅋ내가 쪽팔려서 이모한테 말하지 말라고했는뎈ㅋㅋㅋㅋㅋㅋㅋ"
"..."
"이모한테 말 안했으면 이 재미난걸 놓칠뻔했넼ㅋㅋㅋㅋㅋㅋ"
"..아 썅.."
쪽팔림에 고개를 돌려 발걸음을 옮길려고하자,
"어어 구준회 어디가냐"
"아 뭐"
"아 이리와봐"
"싫어"
"아! 빨랑 와봐!!"
"아! 왜!"
"오구오구 우리 준회가 누나 걱정도 해줬으니 한번 안아줘야지"
몸이 많이 불편도 한 모양인데 어슬프게 나를 안아주는 너 때문에 순간 모든게 멈춰버린것같았다. 요새들어 알수없는 떨림과 기분으로 날 이상하게 만든 너였는데 두근거리는 내 심장소리가 복잡했던 내 심경들을 정리해주었다.
그 해 무더운 여름, 나에게 새로운 너라는 존재가 아주 강하고 세게 찾아왔다는걸,
ep.3 I'm in one-sided love with you.
"듬직하고"
"응"
"키도 컸으면 좋겠어"
"..."
"손도 예뻤으면 좋겠어."
"참나.."
"아! 맞아 웃는거 예쁘면 너무 좋지ㅠㅠ"
"..."
"아! 그리고 무조건 다정다감해야해"
"어우! 정말! 진짜!"
가끔가다 내가 너에게 남자를 소개시켜줄 일이 한번씩 생겼었는데, 그때마다 나는 곤욕이였다. 가뜩이나 고등학교를 너와 같이와 초반에는 나와 같이 있는 너를보고 내 친구들은 누구냐며 묻기까지 했었다. 소개 좀 부탁한다는 얘들말은 무시하면 그만이였지만, 이런식으로 내기에 져버려 빼도박도 못하게 너에게 소개를 시켜줄 일이생기면 정말 나에게는 총체적난국이다. 너를 피해보려 여기저기 다녀보지만 나는 이미 너의 손바닥안에 있었고, 어쩔수없이 해 주게 된다면 가장 가능성없는 얘들로 해 줬었지. 그럴때마다 너는 나에게 찾아와,
"미쳤냐?"
이런식으로, 또는
"씨발새끼 일로와봐 개새끼야"
이런식으로.
나를 찾아와 화풀이를 했었다. 아 그럴때마다 너에게 맞은 부분들은 너무너무 아픈데 하지만 한쪽으로는 또 다행이다 싶으면서 웃음이 나는거 있더라. 너는 화나고 짜증을 내지만 나는 또 그게 너무 다행이다 싶어, 그래 아직까지는 네가 그런 쪽으로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기적인건 알지만 작은 내 바램이야.
*
"딱여자 얘들이 싫어할 스타일이긴한데 걔 존나 양아치아님?"
"설마 뭔 일 있겠어"
진짜 그정도로 또라이는 아니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 밤이 늦은 시간, 친구들과 늦은 시간까지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집에 들어오는 길이였다. 그때
"저기 김여주!"
내 귀에 익숙한 이름 세글자의 남자가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렸었다. 내 걸음은 나도 모르게 빠르게 움직였고, 어둠 사이에 빛나는 가로등 밑에 두 사람을 볼 수 있었고, 곧이어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에 내 발걸음은 숨겼다.
"아..미안.."
"뭐?"
"아니.. 어.. 너가 되게 허..아니아니 멋있는 애인건 나도 잘 아는데.."
"..."
"아직 내가 연애라거나 그런거 할 자신도없고..시간도.."
"..허"
"..어..그래서 미안.."
남자가 고백했던 상황이였나보다. 너는 남자에게 정중이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나는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잘했어 김여주! 너의 행동에 기분이 좋아져 남자아이가 사라지고 같이 들어갈까 싶어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리는데,
"아씨발 잠깐만 존나 어이없네"
곧이어 들려오는 남자아이의 욕짓거리에 슬쩍 미간이 좁혀진다. 저새끼가 양아치새끼 아니랄까봐 누구앞에서 욕을하는거야, 점점 심해지는 욕짓거리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나빠져 두 사람 사이에 다가갔다. 내 등장이 꽤나 당황스러웠던 모양인지 남자아이는 말 또한 더듬기시작했고 나는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너를 내 뒤로 끌어당겼다. 몇마디 그래 딱 몇마디만 네가 받으만큼 딱 만큼만 돌려주고 나는 너를 데리고 들어갈려고했다. 그런데 남자아이는 생각보다 대단한 또라이였고,
"야 솔직히 까고말해서 너도 쟤 가지고 놀려고 데리고 다니는거아냐?"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는 존나 모순덩어리다 씹새끼야. 턱끝까지 올라오는 화를 애써 눌러 담아보지만 툭하고 욕한마디가 툭 튀어 나오자 쉴틈없이 남자아이에게 쏘아대며 말했었다. 하지만 몇마디 쏘아대자 나를 말리는건 김여주였고, 이제 자기는 괜찮다고 그만하라는 너의 말과, 나를 데리고 아파트안으로 들어오는 너의 행동에 순간 알수없는 답답함에 너에게 화를 냈었지. 내가 다다다하고 말을 뱉으며 화를 내자 너는,
"니가 쟤 소개시켜줬거든? 나 엿 먹이겠다고?"
이라고 대답했고, 나는 순간 멈칫했었다. 맞다. 다 내 잘못이였다. 저 남자아이를 소개시켜준것도 내 잘못이였고, 내가 너에게 저런 아이를 소개시켜주지않았다면 너는 이런일을 당하지도 않았을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내 잘못이였다. 그때 나는 또다시 너에게 고개를 숙이며 미안하다고 말했었다. 과연 미안하다는 표현이 맞는 표현일까 내가 속상해하는 이 느낌을 표현할려면 어떠한 단어를 말해야할지 몰라 너에게 계속 미안하다고만 했었다. 나는 너에게 욕을 먹어도 됐었다. 하지만 너는
"이번 한 번만 봐준다"
나를 보며 웃어줬고,
"솔직히 아까 조금 멋있었으니까"
또다시 나를 설레게했다.
꽃에물을주네 / 기묭 / 뿌요 / 콘순이 / 구주네 / 준회가 사랑을 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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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룻동안 보여줄려고 글을쓴다고 쓰다보니 허겁지겁 써버린거같네요. 생각으론 잘 풀릴것 같았던 준회편인데, 생각외로 잘 써지지가 않네요. 그래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보니 이렇게 늦은 시간에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혹시 놓치실 분 계실까 싶어 내일 오후에 끌어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
구준회의 모든것(새로운 02편) ep.4 어릴적 나는 질투가 많은 아이였다. 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암호닉은 늘 소중하게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