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교실에 들어서자 나를 한번보고선 왔냐는 김지원의 물음에 짧게 대답후 김지원 옆자리인 내 자리에 앉았다.
"목소리 왜 지랄"
"뭐가"
"아프냐?"
"감기"
"아 미친! 야 옮아 저리 꺼져"
"존나 개새끼 아니냐? 너"
입을 막으며 상체를 뒤로 빼는 김지원 보고 말을했다. 하지만 지금은 김지원과 왈가왈부할 힘도 없어 대충 꺼지라며 대답하고 엎드리자,
"그러고 자냐?"
"..."
"자냐고!"
"..."
"아 자냐고!"
"..."
"구!준..!"
"제발 좀"
시끄럽게 여러번 부르는 김지원의 입을 막았다. 옆에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니 골까지 울리는거 같아.
"소리 안 질러도 다 들려."
"아니, 야 약은 쳐먹고 자는거냐고"
"알아서해."
"어이구 이싸가지없는새끼 보소."
그리고 잠잠해진 김지원의 목소리를 끝으로 몇 시간을 엎드려있었는지 기억도 나지않는다. 들어오시는 선생님들이 깨울만도 한데, 나는 아무런 문제없이 잠만 잔거같다.
"야 밥먹으러 안가냐?"
"..."
"아 구준회!!"
"너 갔다와"
"밥도 안 쳐먹냐?"
그 깊은잠에서 날 깨운건 밥먹으러가자는 김지원이였다. 안 먹겠다는 나에게 계속 조잘조잘 거리며 재촉하는 김지원때문에 결국 엎드렸던 몸을 일으켰다. 약을 먹으려면 밥을 먹어야한다는 둥 밥은 왜 안 먹냐는 둥 자긴 혼자가야된다는 둥 오늘따라 기지배처럼 왜이렇게 말이 많은가 싶을정도로 조잘거리는 김지원에게 적당히 좀 하라고 일러뒀다.
"근데 너 혼자 샤워했냐?"
"또 뭐가"
"너 땀 오져"
"그러니까 힘들게 하지마,"
"근데 보건쌤이 약먹을려면 밥먹야된데"
"괜찮으니까 제발"
결국 김지원은 매점이라도 다녀오겠다며 교실로 나가버렸고, 김지원이 사라지자 이제야 조용해진 교실에 다시 엎드렸다. 하지만 또 얼마 못 가 또 나를 툭툭 건드리는 손짓에 짜증을 내며 일어났다.
"아.. 김지원 제발.."
"김지원?"
당연히 김지원이겠구나 싶어 짜증을 내며 일어났는데, 김지원이라고 하기에는 밝은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와 쳐다보자.
"지원이 아닌데?"
라는 여자아이가 서있었다.
"넌 왜 밥도 안 먹고 여기있냐"
"아..좀...그게..그냥..?"
"그럼 가 좀 쉬게"
"너 어디아파?"
"그냥 감기"
"헐 감기?"
감기라는 내 대답에 놀란듯 여자아인 내 이마에 손을 얹었고, 그 여자아이의 손은 너무나도 차가웠다. 뜨거운 이마에 차가운 손을 얹으니 뜨거웠던 이마가 조금은 진정 되는거 같아, 나도 모르게 감겨오는 눈을 감아버렸다.
"너 열 대박인데?"
"..."
"너 조퇴해야하는거 아냐?"
"됐어 뭔 조퇴야"
조퇴해야하는거 아니냐는 여자아이의 말에 다시 자세를 고쳐잡아 엎드렸다.
사실 몸이 너무 뜨거운게 앉아있는 것도 지금 현재 나에겐 너무 힘이 들었다. 누군가의 질문에 대답해 줄 힘조차 없었고, 이런 불편한 책상과 의자보단 따뜻한 이불속에서 누워 자고 싶었었다. 하지만 말도안돼는 나의 유치한 이유때문에 나는 학교에 남아있길 바랬었다.
그 이유는,
-
"어지간히 하고 그냥 조퇴하지?"
"..."
"안들리냐? 어지간히 하고 그냥 집 가라고"
"오늘 야자까지 할건데"
"아프더니 진짜 미쳤냐?"
"그러니까 네가 잘 데려다주지 그랬냐"
당연히 너 였다.
*
"저기 엎드린 새끼 누구야"
"구준회요"
"빨리 깨워"
"쌤 얘 아픈데요."
"약팔지말고 빨리 깨.."
"일어났어요"
투닥거리는 선생님과 김지원의 목소리가 귀를 타고들어오자 나는 엎드려있던 몸을 일으켰다. 일어났다는 말과함께 무슨시간인지 확인하려 선생님을 바라보니 담임선생님이 교탁앞에 서있었다. 교과서를 꺼내려고 책상밑을 뒤지는 나에게 선생님이 다가와 물었다.
"구준회 진짜 아프냐?"
"아니요"
"안색이 별론데"
"괜찮습,"
"쌤 얘 진짜 아파요"
"구준회 마치고 교무실로 와"
아니라는 내 말을 잘라먹고선 내 몸상태를 선생님께 말하는 김지원을 쳐다보자,
"미쳤냐 네가 제정신이 아닌거지"
-
"저 진짜 괜찮은데요"
"보내줄때가라"
"저 진짜 괜찮아요."
"내가 볼 땐 안 괜찮아 보여서 그래"
교무실에 들어서자 선생님은 나에게 조퇴증을 건내셨다. 괜찮다는 나의 말을 김지원처럼 무시 하고선 한사코 나에겐 조퇴증을 쥐어주시는 선생님 때문에 어쩔수 없이 조퇴증을 받아버렸다.
"인마 너 대학도 합격한 놈이 뭘 그렇게 남아 있고 싶어해"
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한뒤 교무실 밖으로 나왔다.
"가냐?"
"어"
"그러게 네 몸상태를 생각해라 병신아"
"고맙다 새끼야"
오늘은 너와 같이 가려고 했는데,
*
집에 돌아오자 이불속에 들어갔다. 엄마가 건내준 약을 받아 먹고, 눈을 감기 전 네가 끝나는 30분전 10시에 알람을 맞춰두었다. 그래도 어제처럼 네가 혹시 늦진 않을까하는 마음에 10시에 일어나 잠깐 나가 볼 생각으로 10시에 알람을 맞춘뒤 눈을 감았다. 내가 눈을 감은 시간은 5시가 넘어간 시간이였고, 몇 시간은 잘 수 있겠구나 싶어 몸을 뉘었다. 확실히 불편한 책상보단 훨씬 편안한 잠 자리에 고단하고 힘든 몸이 반응하는지 나는 금방 잠에 들었다.
오랫동안 잠을 잤지만 깊은 잠에 들진 못했다. 정신없이 쉴 것만 같았는데, 뭔가 계속 걸리는게 그렇게 푹 잔 기분은 아니였다. 시간을 확인하려 핸드폰을 들자.
[나 너네 집 앞인데]
[자고있어?]
[그럼 확인하거든 내려와!]
[밑에서 기다릴게~]
기대했던 너 보단 여자아이의 문자였다.
현재시간은 10시가 다 되어갔고, 여자아이에게서 문자 온 시간은 약 한시간전쯤이였다. 설마 한시간동안 있었겠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혹시나하는 마음은 어쩔수없나보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윗도리를 챙겨 밑으로 내려갔다.
-
"준회야!"
"뭐야 너 아직까지 있었어?"
"금방 내려오던데?"
"한시간 전에 문자왔었어"
한시간이나 됐냐며 넌스레웃는 여자아이를 바라봤다. 가을날씨라지만 밤 날씨는 여전히 추운지 여자아이는 두 볼이 빨갛게 익어있었다.
"이거!"
"뭔데?"
"오다 주웠어"
건낸 봉지를 받아들고 들여다 보자 감기약과 에너지음료가 담겨있었다. 무심한척 건낸 여자아이가 재미있어 웃음이나왔다.
"고마워"
"이거 먹고 꼭 나아야지"
아픈 와중에 고마운 여자아이의 행동에 고맙다고 인사를하자 꼭 나아야한다며 자신이 하고 있던 목도리를 내게 건내주는 여자아이, 내가 받지 않고 멀뚱히 서있자 여자아이는 직접 나에게 둘러주기 시작했다. 작은 키는 아니였지만 나에 비해 키가 작았던 여자아이가 애쓰며 나에게 둘러주는데 나는 도리어 목도리를 풀며 여자아이에게 건내주었다.
"됐어 이거 너 하고가"
"너 아픈얘거든!"
"아 됐어, 날씨 춥거든"
결국 내 고집에 못 이긴 여자아인 자신의 목도리를 받아둘러 다시 자신의 목에 감았다. 몇 마디 나누다 보니 꺼져있던 가로등이 깜빡면서 켜지며 우리를 더욱 환하게 밝히는게 보였다. 환해진 가로등 밑에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자 많이 늦은 밤이겠구나 싶어 핸드폰을 두고 온 내가 여자아이에게 현재시간을 물어봤다.
"지금? 10시 25분!"
이라며 대답했다.
곧있으며 너의 야자시간이 끝날것같아. 나는 급하게 우리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오늘 찾아와줘서 고마워, 기다리게해서 미안해, 라는 짧막한 내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여자아이는 빨리 나으라며 다시 한번 나의 몸상태를 걱정을했고 나는 웃으며 다시 한번 고맙다고 인사했다.
역시 좋은 친구가 맞는것같아.
나는 받은 약봉투를 놔두고 핸드폰을 가지러 가기위해 다시 집으로 향했고 약봉투를 식탁에 놓어둔채 핸드폰을 열었다. 너에겐 아무런 연락도 없었고, 괜히 너만 아픈 나를 몰라주는거 같아 또 알수없는 꽁기한 기분이 들었다. 하긴, 모를 수 밖에 없을거다. 나는 오늘 일찍 조퇴를 하고 나왔을 뿐더러, 하루종일 너와 만난적도 없는데. 한편으론 네가 알지 못했으면 하지만 한편으로 네가 나를 걱정해 줬으면 한다. 참 웃긴 모순적인 내 생각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나온다. 이제 나는 핸드폰을 닫고 한겹의 외투를 더 챙기고선 너를 데리러 현관문을 열고나서자
"뭐야"
현관문 손잡이에 처음보는 검은색비닐봉지가 걸려있었다. 비닐봉지를 손잡이에서 빼내어 내용물을 확인해보자, 여러가지 약들이 들어있었고 이게 뭔가 싶었다. 혹시나 너일까 하는 기대가생겼지만, 너는 지금 내 몸상태도 이런줄도 모르고있을뿐더러 지금 너는 이제 막 야자를 끝났을텐데, 아무래도 이상한 이 약들에 의아해하자 핸드폰이 띵동하며 울렸다.
[아프다며. 너네집 현관에 약 두고 간다]
*
[집이지]
[밑으로 내려와]
[기다린다]
나 만큼 언행불일치는 없을거다. 네가 몰라 주길 바라기도한다면서 네가 이렇게 나를 위해 찾아와주니 너를 당장 보고싶기도하고, 분명 나는 감기인데 그 차가운 밤바람을 너와 맞고싶기도 했다. 그래서 너의 문자를 받고선 나는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너에게 3통의 답장을 했고, 이렇게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쳤냐 아프다는얘가 밤에 어딜 나와"
나를 부르는 너의 목소리에 너를 쳐다보자 보자마자 하는 너의 말은 우습게도 욕이였다. 하지만 나도 미쳤나보지 나를 너의 까칠한 목소리 톤과 다른 네 말의 내용에 나는 또 그게 좋아 웃으며 너에게 어떻게 알았냐 물어보자.
"김지원이지 뭐"
이라며 네 입에서 나오는 김지원의 이름 석자, 그거참 다 좋은데 맨날 김지원김지원
"그 놈의 김지원.."
이걸 고마워해 말아야해 맨날 네 입에서 나오는 김지원이 지겹긴한데 오늘은 고맙다고 치자.
"약두고갔더라"
먹으라고 두고갔다는 무뚝뚝한 너의 말투에 또 웃음이 나왔다. 역시 다정한 너도 좋지만 이런 무뚝뚝한 너도 좋아.
여느때와 다름없는 너와 함께하는 의미없던 대화일뿐인데, 너와 있는 이 순간이 오늘따라 왜이렇게 설레는지 처음 너에게 설렜던 그 느낌과 비슷해져 괜스레 웃음이 나온다.
아아, 감기라서 그런가
"그래도 현관문에다가 툭하고 던지고가냐 싸가지없게"
너와있는 이 밤공기의 순간 마저 좋아 나는 계속해서 의미없는 대화들을 늘여다놓았지만, 어느 순간 끊긴 우리의 대화에 나는 또 이어가려 어떻게든 말을 늘여놓아.
"사실 너 야자 끝나기전에 **이가 왔다갔었어"
"...아..그랬어?"
"근데 걔가.."
"야"
단호하게 네가 나를 부르는 부름에 나는 말을 멈추었다. 가볍게 시작한 나의 이야기가,
"사겨"
왜 이런식으로 바뀌었는지 이해가 되지않아.
"너 걔 좋아하는것도 알아"
생각보다 너는 크게 오해하고있었고, 나는 그 너의 잘 못된 해석에 할말을 잃었다. 어디서 잘 못된걸까. 난 과연 어떤식으로 그여자아이에게 행동했기에 네가 이런식으로 받아드렸는지, 너는 왜 여자아이와 내 사이를 오해하고 있는지. 너에대한 내 물음을 한두개가 아니였다.
"모를줄 알았냐? 내가 누군데"
"..."
"잘됐네, 나는 너 평생 연애도 못 할 줄 알았는데"
"..."
"나는 진짜로, 네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를 바래"
하지만 내가 너에게 그 물음들을 늘여놓기도 전에, 나의 두려움들이 현실로 찾아와 나를 맞이했다.
너는 나에게 마음이 없었고, 너는 오해한 잘 못된 나의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랬었다.
"응원할게"
오래된 우리 사이에 나는 널 보며 떨렸지만, 너는 우리의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너의 감정선을 지켜왔을뿐이다.
이 차가운 밤공기와 같은,그런 너의 감정선들을
구준회의 마침표.
꽃에물을주네 /기묭 / 뿌요 / 콘순이 / 구주네 / 준회가 사랑을 준회 / 0418 / 준회가먹으라고준회 / 초딩입맛 / 마그마 / 미스터쿠 / 기프티콘 / 벚꽃 / 쪼꼬렛 / 포마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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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늙은재주꾼입니다! 일주일만에 찾아왔습니다! 이제 구준회의 모든것 편이 마무리를 지었는데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더라고요! 현재까지 구준회의 모든것은 구준회가 여주에게 가지고있던 애틋함 마음을 알려드리는 수단으로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다가오는 짧은 순간들, 을 연재하면서 구준희 이야기들도 가끔씩 나올테니 걱정마세요!
아 그리고 제가 대박인거 알려드릴까요? 사실은 이 편을 쓰면서 한 번 날려먹었어요....... 매일 밤 집에와서 새벽까지 쓰고 잤는데, 오류가떠서 한방에 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생각나는만큼 주저리써서 매끄럽지 않은 전개일지도 몰라요:( 예쁜글로 찾아오고싶었는데... 그래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
암호닉은 소중하게 받습니다.
인생은 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