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밀남친이 있다!
w.1억
촬영이 끝나고 잠시 차에서 휴식 시간을 갖고있던 종석은 저장해놓은 번호를 한참 바라본다.
그러다 쉬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매니저의 목소리를 들은 종석은 매니저에게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했고,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 누구세요.
'선지안 남자친구인데요. 만나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 에?
'아니요. 만나고 얘기 좀 합시다.'
- ㅋㅋㅋ제가 왜 그래야 되죠...?
'그건 본인이 더 잘 알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 그래요. 그럼 만나서 얘기 합시다. 어디서 볼까요?
'지금은 말구요. 2시간 뒤에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주소 찍어주세요.'
- 그래요. 그럼.
전화를 끊고나서 매니저가 종석의 눈치를 보다 말한다.
'뭐래? 만나재?'
'응. 미안해 형.. 형 핸드폰으로 문자 올 것 같아.'
'내가 가줘? 뭐 어쩌려고 그래.. 네가 직접 가려고?'
'그래야지.'
'그랬다가 일 커지면.'
'안 그럴 거야. 그렇게 만들게.'
'그래. 근데 그런 미친놈들은 해결 해야 돼. 집까지 안다며. 큰일 나기 전에 막아야지.'
'미안해.'
'뭘 미안해.. 이건 네가 나서야지.. 남자친군데. 그래도.. 적당히 해. 들키지 않는 선에서. 걱정 된다..'
매니저가 이제 가자- 하며 차문을 열고 나섰고, 종석도 고갤 끄덕이며 차문을 열고 나온다.
밤 12시가 되었을까. 약속장소에 도착한 종석은 과대가 없자, 가로등 밑에 앉아서 기다린다.
휘파람을 불면서 등장한 과대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종석의 앞에 섰다.
'지안이 남자친구세요?'
'…….'
어두워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지 과대는 얼굴을 자세히 보려는 듯 얼굴을 들이밀었고, 종석이 일어섰다.
과대보다 훨씬 큰 종석이 자신을 내려다보자, 놀란 듯 과대가 입을 꾹 닫았다. 키도.. 덩치도.. 자기보다 훨씬 좋은 남자 앞에서는 기가 죽은 과대가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으니, 종석이 먼저 말한다.
'제 여자친구 귀찮게 한다고 들었는데.'
'…….'
'남자친구 있다고도 말 했다고 하던데. 왜 무시하고 자꾸 귀찮게 하는 거죠.'
몰랐다. 어차피 남자친구 있다는 말은 거짓말인 줄 알았고, 이것 마저도.. 이 상황 마저도 다 장난일 거라, 친구를 보낼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근데 상황은 심각보다 심각했고.. 어두운데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잘생겼고, 키도 큰 사람이 서있자 기가 죽은 듯 하다.
이 상황에서 연예인인 것 같다는 생각 조차도 못 했다. 그냥 잘생겼다는 생각을 했다.
'저는 말로 안 해요. 한 번만 더 지안이 귀찮게 하면.'
'…….'
'저도 그쪽 귀찮게 합니다.'
종석의 말에 쫄아서 가만히 종석을 올려다보던 과대는 곧 작게 입을 열었다.
'어떻게 귀찮게 할 건데요.'
'그쪽이 지안이했던 스토커짓 경찰에 넘길 수도 있고.'
'증거가 없잖아요. 내가 직접적으로 걔한테 뭔 짓을 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신고 하려고.'
'증거야.. 수두룩할 거고. 이게 마음에 안 들면.. 그럼.'
'…….'
'학교 못 다니게 해줄까요? 성실하게 다니는 척 하는 것 같던데.'
종석이 저 말을 하자 과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농담처럼 들리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종석이 별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냥 자기보다 잘난 사람이 앞에 서있으니 무서워서 쫄았던 거지.
그리고 다음 날 학교 총장이 과대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장학금 얘기라도 하나 싶어서 기쁜 마음으로 총장을 만났던 과대는
'다른 학생 스토킹 한다는 얘기가 돌던데.'
총장의 저 한마디에 바로 다운이 됐다는 거지. 왜 총장이 갑자기 과대한테 저런 얘기를 했냐고?
"매니저형 지인분이 너네학교 총장님이랑 친분이 있었대."
"헐.. 그래서.. 학교 짤릴까봐, 소문 퍼질까봐 바로 그런 거구나..... 어쩐지! 막 나한테 미안하다고 빌더라구요."
"네가 다니는 학교 말했더니 바로 형이 도와준다고 하더라."
"진짜요오...? 대박이다.. 세상도 엄청 좁은 것 같고 ㅎㅎㅎㅎ."
"…그리고?"
"너무 고맙고오오..."
"나는 너한테 너무 미안해서 죽겠는데."
"뭐가 미안해요오.... 내가 말도 못하고 있었기도 했고.... 아, 참! 근데 모자도 안 쓰고 그냥 간 거예요?? 과대한테?? 썼겠죠오..?"
"안 썼는데."
"헐 왜요?"
"사람 없는 곳이기도 했고. 오히려 실제로 보면 연예인이라는 생각 안 해. 사람들은."
"오..."
"오?"
"너무너무 딱 봐도 이종석 같은데?"
"모르는 것 같던데?"
"진짜?"
"응."
"진짜 찐따새끼야 걔는."
"찐따 새끼야?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속 후련하다아!!!!!!!"
이리와- 하고 안기라는 듯 두팔을 벌리기에 그 안에 쏙- 들어가면, 이종석이 말하길..
"미안해."
"…에이이 뭐가 미안한가아.."
"신경 못 써줘서 미안하고.."
"……."
"힘들게 해서 미안해."
"어유유우우우 아니네요....! 저야말로 미안해요."
"응?"
"오빠 직업 알면서도.. 칭얼 거려서 미안하구... 속상하게 말해서 미안해요."
"하나도."
"……"
"아니다. 속상했어. 거짓말 하려고 했는데 안 되겠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서 너무 속상했어."
그렇게 나랑 꼭 안고서 한참 있다가 이 상황은 끝이 난다. 비록..
"아니이이 ㅠㅠㅠ근데 분장 진짜 같잖아요ㅠㅠㅠㅠㅠㅠ."
분장 때문에 눈물이 날 것만 같은 건.... 여전하다.
과대는 다른 여자도 스토킹 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자퇴를 했고 결국엔 모습을 감췄다.
내 말이 진짜냐고 묻는 애들도 있고.. 나는 대충 '몰라'하고 넘기지만, 다들 맞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다른 피해도 있으니 뭐..
이런 상황이 되었다고 해서 안심을 하는 건 아니지만..
"대본 맞춰줄까여??"
"그래주면 고맙구요~"
과대가 가고 2주일 정도 지났나.. 우리는 여전하다. 대본을 맞춰주다가
"입을 맞춘다..."
하고 내가 음흉하게 웃으면
"……."
이종석이 다가와 내게 키스를 하고.. 서로 빵터진다. 대본 맞춰주려고 했는데.. 키스하고 서로 끌어안고 침대로 가고.. 이것만 몇번째인지 모른다.
키스를 진하게 하다가 내가 입술을 떼고선..
"아, 이렇게 키스 연기하면 조오금 화날 것 같은데? 질투나는데?"
이러면 이종석이 키스할 것 처럼 다가오며 말한다.
"연기할 땐 혀 안 넣잖아."
오 마이... 갓.. 이렇게 섹시하게 저 말을 해버리면 나더러 죽으라는 건가 ㅅㅂ????
주말에는 이종석 집에서 지내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종석이 없든 말든 말이다.
그리고 우리의 데이트는 보통 새벽부터 시작이다. 촬영이 있을 때는 이게 어쩔 수가 없다는 걸 알고난 뒤에는 서운한 것도 없었고..
오히려 기다리는 게 재밌어졌다고 해야 되나.. 그리고 오늘은 12시쯤 되어서 집에 온 이종석에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빠르군 음하하.
책상에 앉아서 ppt를 만들고, 옆에 이종석은 대본을 보고 있다. 어찌 저렇게 긴 대사를 외우는지.. 신기해서 한참 뚫어져라 보다가도...
과제를 하다가 너무 심심해서 유튜브로 영상을 보는데.. 갑자기 하고싶은 게 생겼다.
"요즘 김우빈이 그렇게 좋더라."
"……."
"아니야. 나 요즘 그 유태오?도 좋은 것 같아."
내가 이 말을 해도 반응이 없길래 힐끔 봤더니만.. 턱을 괸 채로 나를 보던 이종석이 무심하게 연필로 내 머리를 톡- 친다.
"임자 있는 사람 좋아해서 어쩔 건데."
"…아니 왜 때리나."
"무슨 꿍꿍이야 또? 만들던 거나 만드시죠."
"맨들둰 거나 맨두쉬줴~"
"어우~ 얄미워."
"근데 나 요즘 그 이재욱도 좋드라."
"이재욱?"
짜짠- 하며 핸드폰 배경 사진을 보여줬다. 너무 잘생겨서 어제 막 해놓긴 했는데.
이종석이 한참 나를 뚫어져라 보다가 갑자기.
"나는 요즘 아이유가 좋ㄷ.."
아쒸! 하고 장난으로 치려고 했는데 실수로 입을 쳐버렸다.
실수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화난 척 하기 위해서.
"그러게 왜 까불어요 까불긴 어?"
"…와 진ㅉ..ㅏ.. 진짜 아파...."
"뭐? 아이유? 다시 한 번 말해. 어~ 그러네~~ 국민 첫사랑 수지랑은 촬영을 해보셨어도 국민여동생 아이유랑은 호흡을 못 맞춰서 맞춰보고 싶었겠네 ^^?"
"…야아..너는 막 배경사진 막.."
"^^?"
"…참나."
입술 쭉- 내밀고선 대본만 보고있는 이종석이 귀여워서 '저기요'하니, 이종석이 눈썹을 움직인다.
"그래서 아이유가 예뻐요, 내가 예뻐요?"
"아이유지. 당연히."
"아니 ㅅ."
"와 지금 욕 하려고 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엔 빵터진다. 아주 빵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나 건드리면!"
"건드리면?"
"이딱딱 만들어버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대본 다 바꿔! 스킨쉽 노노! 막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엄청 신기했다. 과대 때문에 힘들어했던 건 다 잊게 됐다. 그리고 나 때문에 자신의 이미지에 금이 갈 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그렇게 대처를 해준 게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그 과대 새끼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자기보다 잘난 사람이 앞에 서있어서 무서웠던 거겠지 아마. 그래! 내 남친이다! 어쩔래 ^^.
그리고 질투가 나고, 왜 이종석이 나를 좋아하나 의심했던 걸 지후한테 얘기를 했을 때는...
"너를 사랑해봐. 네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 너를 사랑하는 게 믿기지 않는 거 아닐까."
저렇게 진지하게 말하는 게 이상하고, 개소리인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맞다.
나는 자존감이 낮다.... 그래서 이종석이 나를 사랑하는 게 믿기지 않았다.
"나였으면 엥? 스럽다가도.. 내가 잘났으니까 연예인도 꼬이는구나 할 듯."
저 말을 들으니 확실해졌다. 그리고 또 놀란 건.
"근데 오빠는 내가 왜 좋아요? 왜 사귀지?"
내가 이렇게 물었을 때.
"글쎄.. 왜일 것 같아?"
저렇게 다시 나한테 묻는 사람도 처음 봤고..
"글쎄요....?"
"착하고, 생각 깊어 보여서 좋았어 처음엔."
"…에?"
"그 다음엔 예뻐서 더 좋아졌고."
"에!?!?!?!"
"너 부끄럽지."
"에에에에!?!?!"
"ㅋㅋㅋ야씨ㅋㅋㅋㅋㅋ."
원래는 예뻐서- 귀여워서- 이런 답을 하지 않나.. 나 살다살다 저런 답도 처음 받아봐서 진짜.....
감동을 막 하려는데.... 이종석의 손이 내 옷 안으로 들어오면서..................................^^ 다음은 어떻게 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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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불마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