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執着)
w. 이후
“ 다녀왔습니다. ”
“ 왜 이렇게 늦었어. ”
아홉시가 다 돼서야 집에 도착한 나는 야근이라고 말했으나 여전히 그는 표정을 풀지 않고 다른 새끼들과 놀다 온 거 아니냐 의심을 내려놓지 않는다.
그런 거 아니야 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오늘 회사가 일찍 끝나고 친구의 대타로 어쩔 수 없이 떠밀려 소개팅을 나갔었고 차마 거절을 못해 어쩌다보니 늦게 들어오게 되었다.
“ 거짓말하지 마. 다른 수컷 냄새가 나는데. ”
역시 늑대의 코는 못 속이나.. 걱정말라고 남준씨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라고 변명은 했지만 역시 표정이 쉽사리 펴지지 않는다.
나는 그런 그에게 다가가 꼭 안고 그의 품에 얼굴 묻었다. 그 덕분인가 그의 표정이 조금 풀어진 것 같다.
“ 피곤해요…. ”
“ 침대로 가자. ”
그러나 여전히 기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단숨에 나를 들어 올려 침대로 걸어갔고 나는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놀라 약한 비명을 질렀다.
그는 침대 위에 나를 눕혀 놓은 다음 위에서 내 얼굴을 응시하며 약간은 화난 표정으로 말한다.
“ 나 말고 다른 새끼들 보지 마. ”
조금 무섭기도 하고 심장이 벌렁벌렁 뛴다. 그는 고개를 돌려 짜증 난다는 듯이 머리를 털며 중얼거린다.
“ 너한테서 그 새끼 냄새가 나잖아, 씨….”
빨리 이 상황을 모면하고 싶은 나는 일어나려 했지만 그는 전혀 비킬 생각이 없어 보이고 아무리 밀어내도 도저히 그를 힘으로 이길 수는 없었기에 옷을 갈아입겠다는 것을 핑계로 둘러댔다.
“ 기, 김남준씨. 저 옷 갈아입어야 하는데…. ”
“ 내가 벗겨달라고? ”
그는 다시 나를 응시하더니 천천히 화난 표정을 풀고 장난스러운 말과 함께 씨익 웃는다.
아니요!! 비켜달라는 건데..! 예상치 못한 그의 말에 당황스러운 나는 얼굴이 화악 달아올랐고 그는 왜, 부끄러워? 라며 나를 더욱 놀리기 시작했다. 역시 변태야.
그는 홍당무가 된 내게 일부러 얼굴을 더 들이댔고 그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러자 그는 내 얼굴을 돌려 다시 시선을 맞추었고, 나의 입술은 더욱 타들어만 갔다.
“ 성이름, 내 눈 피하지 마. ”
얼굴이 화끈 거린다. 그는 아무 말없이 나의 눈을 계속 응시하고 있었고, 결국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나는 얼굴을 가리기 위해 팔을 들었으나 그에게 제지당했다.
“ 가리지 마, 나 싫은 거 아니잖아. ”
달아오른 분위기 속, 그는 살며시 내게 다가와 그의 입술과 나의 입술이 닿았고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는 내 입술 위를 부드럽게 핥았고, 조금 지나 나는 숨이 차올라 신음소리와 함께 입이 벌어지자 그의 혀가 내 입속으로 들어와 서로의 혀를 옭아맨다.
방 안은 남준씨와 나, 그리고 서로의 입술이 부딛히는 민망한 소리뿐이다. 진한 키스, 그는 천천히 내게서 입술 떼고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는다.
“ 오늘은 여기까지. ”
> 사담 |
안녕하세요 이후입니다. 첫 작이라 떨리네요.. 원래는 지민, 윤기, 남준 삼각 구도로 소설을 쓰고 있었는데 귀찮기도하고... 워낙 내용이 길어지다 보니 머리 식힐겸 단편으로 들고 왔습니다. 급하게 써서 좀 부실한데, 이 글을 쓴 시각이 새벽 두시라 새벽답게 키스신 좀 넣어봤어요ㅎ 재밌게 보셨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귀한 포인트를! 내면서까지 봐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ㅜㅜ
+ 이 글에서 김남준은 늑대인간입니다. 굳이 중요하지는 않지만 냄새를 잘 맡는다.. 정도가 포인트? 원래 이 글도 장편이었는데 귀찮아서 그냥 단편으로 줄여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