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동갑이랑 연애해보려구요
w.1억
어제 밤에 미리 싸놓은 짐 덕분에 바쁘게 움직일 필요는 없었다.
1시까지 가게 앞에 있는 공원으로 오라고 했으니까.. 이제 슬슬 나가야 되나? 언제 나가지.. 시간을 보려고 핸드폰을 키면..
- Rrrrr..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기에 누구인가 싶어서 안 받으려다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어..?"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
"사장님이시죠??!!!"
- 어? 어떻게 알았지 ㅎㅎ
"목소리가 딱 사장님인데요!! ㅎㅎㅎ ㅠㅠ"
- ㅎㅎ 민재한테 물어봤어요. 생각해보니까 재하씨 번호가 없어서.
"아, 넵! 근데 무슨 일로..."
- 혹시 출발했어요? 안 했으면 같이가요. 어차피 같은 곳 가는 건데.
"어! 좋아요! 너무 좋아요!"
- ㅋㅋㅋ언제 나올래요?
"10분 정도 걸릴 것 같은데..!"
- 우리 아파트 사이에 편의점 앞에서 기다릴게요.
"네!!"
아싸 아싸 아싸!!!! 둘이서 차탄다! 또 탄다 ㅠㅠㅠ!! 근데 또 대박인 건...
"안녕하세요!! 뭔데 오늘은 더 잘생기셨어요?? 대박.."
"그래요?"
"네! 완전요..!"
"아.. 다른 친구들은 성철이 차 타고 따로 출발했어요."
"진짜요???"
"네."
"어.. 그럼 단둘이서 갈 수 있는 거예요?"
"ㅋㅋㅋㅋㅋ네."
"아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둘이서 속초까지 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더 큰대박은..
"괜찮아요??"
"네..에..."
"안 괜찮은 것 같은데.. 곧 있으면 휴게소인데.. 들러요."
"아니에요......아닙니다......"
멀미 때문에 떠들지도 못 하고 창문열고 숨만 고르느라.. 시간이 다 갔다는 것이다...
처음엔 좋아서 막 떠들고 웃다가 힘이 빠져서 말도 못 하는 나를 보는 사장님이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 지금 엄청 웃기겠지...
"언니.. 진짜 괜찮아요??"
"어..! 괜찮아! 지금 완전 쌩썡해!"
"완전 안 괜찮은 것 같은데.. 누나 하루 사이에 10년 늙은 것 같은데요?"
"아냐! 진짜야! 지금 완전 멀쩡해!! 그리고 막 그렇게 심하게 멀미 안 했어 ^^.. 그쵸 사장님!?"
"……."
"아니 왜 웃기만 하시죠ㅠㅠㅠ"
"그렇게 뻔뻔하게 거짓말하면 안 찔려요?"
"ㅋㅋㅋㅋㅎㅎㅎㅎ사실 찔려요. 제가.. 사장님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아... 운전하실 때 심심하셨을 텐데.. 뻗고.."
"너 설마 조수석에서 잤냐?"
"아니...그게.. 멀미 때문에.. 저도 고의로 그런 건.."
"멀미 핑계대고 잔 거 아니냐."
"아니에요오 -_-...!!ㅋㅋㅋㅋㅋ."
내가 감히 사장님을 옆에 두고 잘 수 있겠냐구요....고의가 아니랍니다 ㅠ_ㅠ..
"사장님! 내일은 가는 길에 제가 운전해드릴게요. 저 운전 잘해요!"
"아니야. 안 그래도 되는데."
"운전 하는 걸 좋아해서..!"
"마음만 받을게 ㅎㅎ"
"그럼 조수석? 저 멀미도 없고, 잠도 없어요!"
사장님이 저 말에 대답을 않고 대충 웃어넘겼고, 나은이랑 눈이 마주쳤다.
대충 느낌이 왔다. 나은이가 사장님을 좋아하고, 나를 경계한다는 걸 오늘에서야 많이 알 수 있었다.
점심은 사장님 친구분이 하는 조개구이집에 왔다. 오픈한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엄청 어수선한 게 느껴졌다.
수저라도 좀 놓으려고 수저통에 손을 뻗었을까, 나은이가 나보다 더 빠르게 손을 뻗어 수저를 놓기 시작했다. 그냥 우연일 거라 생각을 하기로 했다. 안 그럼 머리가 아플 것 같아서.
"막내야. 뭐하냐. 나은 누나가 막내가 해야할 일을 하잖냐."
"아니 내가 하려고 했는데! 이 언니가 한 거잖아!!"〈- 미나
"어어~"
"야!! 진짜 짜증나게 할래? ㅡㅡ"
"아니야 아무나 하면 되지 무슨 막내가 해 ㅎㅎ?"〈- 나은
"?"〈- 미나
나은익 기분이 상한 듯 나은이를 바라보았고, 나은이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웃으며 미나를 바라보았다.
대충.. 뭔가 분위기가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아래에서 미나 손을 꼭 잡아주니, 미나가 콧방귀를 뀌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근데 조개구이를 먹는데 술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사장님."〈- 성철 오빠
되게 웃긴 게 뭐였냐면...
벌써부터.. 조개구이 먹으면서 다들 술이 달아오른 것이다. 그냥 먹고 갔다면 1-2시간이면 끝일 것을...
점심은 술 덕분에 3-4시간 동안 먹다보니 벌써 6시가 되었고.. 밖은 어두워졌다.
다들 좀 취한 것도 없지않아 있는 것 같았고.. 바다를 보러 가자고 하기에 다같이 콜- 하고 바다를 보러 왔을까.
조금 어두웠을 때 보는 바다가 어찌나 예쁘던지.. 사장님을 힐끔 보면, 사장님이 더...예쁘다...
마침 버스킹 하는 사람도 있어서 모두가 공연을 보려고 뛰어갔을까. 사장님이 뛰지않고 걷기에, 나도 같이 사장님과 발걸음을 맞춰 걸었다.
"사장님 노래 잘 하세요?"
"저 노래 못 해요."
"아닌데. 관상이 가수야."
"관상이 가수예요?"
"네!"
"그런 게 어딨어."
"여기 있죠."
"ㅋㅋㅋㅋ."
무슨 대화를 더 이어갈 수는 없었다.
"사장님! 얼른 오세요! 언니도요."
나은이가 와서 사장님의 팔을 잡고 끌고간 덕분에 더 이어갈 수 없었고, 대화야 또 할 수 있으니 괜찮다 생각을 했다.
바다 구경도 하고, 길거리 음식도 먹고선 펜션에 왔을까? 또 쉬지않고 술을 마시다가 잠시 친구가 고민이 있다고 해서 오랫동안 통화를 하고 왔는데.
사장님이 안 보이기에 밖을 보자, 사장님이 테라스에 앉아서 담배를 피고 있는 것이다.
나와서는 사장님 앞에 서면, 사장님이 급하게 담배를 껐다.
"사장님은 왜 같이 안 마셔요!?"
"아..."
"아..?"
"굳이 전 저 자리에 낄 생각이 없어요. 조금만 마시다 빠진 거죠 뭐."
"헐 왜요...?"
"애초에 술마시면서 저렇게 하이텐션인 적이 없어서 불편하기도 하고. 같이 놀려고 왔다기 보다는 저 친구들이 즐겁게 놀았음 좋겠어서 온 거라."
"아... 그래도 애들은 사장님이랑 같이 마시고싶어하는데.."
"그건 좀.. 내가 불편해서."
"그럼."
"……."
"저랑 같이 산책할래요?"
"산책이요?"
"네."
"…뭐..그래요ㅎㅎ."
사장님과 놀러 온 것도 신기하고 좋은데 단둘이 산책을 할 수 있다니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바다 소리 짱 좋지않아요?"
"그러게요. 바다 좋아해요?"
"네! 사장님은요? 바다 좋아해요?"
"저도 바다 좋아해요."
"그럼 바다랑 산중에 뭐가 좋아요?"
"바다?"
"저두요!! 오! 잘 통한다."
솔직히 말해 나도 안 취한 건 아니다. 사장님을 보니 계속 심장이 두근거려서 미칠 것 같아서 한참 사장님을 바라보고 있으면, 사장님도 나를 바라본다.
왜 그렇게 봐요? 하고 웃으며 내게 묻기에 나는 사장님보다 앞장 서서 걸었다. 뒤돌아 걸으면서 사장님에게 말했다.
"사장님 저요."
"네."
"사장님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했어요."
"…응?"
"첫눈에 반하는 일이 드물잖아요. 뭐 아닐 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사장님 딱 보자마자 사장님이랑 사귀고싶다는 생각이 너무 크게 들었어요."
"…아."
사장님이 우뚝 멈춰섰고.. 나도 멈췄다. 조금은 난감해 보이기도 했다. 그치만 분위기가 너무 반칙이었다.
사장님이 아무말도 못 하고 나를 한참 바라보는데 바다 소리는 너무 듣기 좋지.. 가로등 밑에 있어서 그런지 은은한 조명 덕에 분위기는 정말 정말 사기였다.
"지금처럼 계속 사장님 부담스럽게 좋아하는 티 내도 되죠?"
내 말에 사장님이 여전히 말이 없었고, 나는 다가가 사장님에게 저돌적으로 목을 감싸 안으며 입을 맞췄다.
맞다. 나는 미친 짓을 했고, 욕 먹을 짓을 했다는 것을. 하지만 사랑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 대해서는 이기적이고싶었다.
"……."
사장님도 당황한 듯 하면서 키스를 받아줬지만.. 얼마 가지않아서 사장님이 입술을 떼고선 날 조심스럽게 밀어냈다.
"미안해요."
"…아니에요."
"…나는 재하씨랑.."
"저야말로 죄송해요. 안 되는 거 알면서도 키스가 하고싶어서 해버렸어요."
"……."
내 말에 사장님이 어이가 없는지 웃어버렸다.
"그래도 사장님이 키스 받아줬다는 건 제가 막 싫지않다는 걸로 보고!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할게요!"
"재하씨 같은 사람 처음봐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사랑에는 거침없이 직진.. 막 이런 스타일??"
"ㅋㅋㅋㅋㅋ."
키스를 하고나서도 이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가 있다니. 참 신기했다.
아니 사실 나는 아무렇지 않았다. 심장이 너무 마구마구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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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은..담화도 이어진다 후후
그리고 이 ㄱ글은 초초초단편이 될 거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