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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보관소

w.1억







비록 많은 대화는 하지 못 했지만, 같이 걸을 수 있었고.. 몇 번의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니 그걸로 만족을 하기로 했다.

집에 와서 씻고 나온 나는 침대에 누워서는 일기를 쓰는데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우리 딸은 요즘 기분 되게 좋은가보네 ^^~"



과일을 가져다준 엄마도 특이하다며 내게 웃어주었고, 나는 아까 재욱이를 떠올렸다.






'내일 비 안 왔음 좋겠다. 온다고 했던 것 같은데..'


'왜?'


'우리 오빠 비오는 날에 물에 빠져서 그렇게 된 거였거든.'


'….'


'나는 그래도 막 심하지는 않은데. 우리 엄마가 많이 힘들어해. 그래서 비오는 날에는 집에 가기 싫을 때도 있고 그래.'


'….'


'미안.. 나도 누구한테 이런 말 하는 게 처음이긴 한데.. 말하고나니까 조금 후련하기도 하고.. 근데 애들한텐..!'


'말 안 해.'


'어?'


[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애들한테 말 안 한다고.'


'…고마워!'




차갑지만 왠지 모르게 따뜻한 너를 떠올리면 네가 더 좋아지기 시작했다. 너를 짝사랑하고 실패해도 상관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너라는 존재를 혼자 좋아한 것도 영광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기 때문에.












평소에 밝던 엄마는 아침에 비가 올 것만 날씨가 되자, 우울해 하셨다. 오빠가 그렇게 가고 몇년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트라우마 극복을 하지 못 한 것이다.




"우산 챙겨가. 을아."


"…응."


"잘 다녀오고."


"알았어. 밥 먹어."


"그래. 걱정 마."


"응. 갔다올게..!"




엄마는 웃으며 나를 반겼지만, 나는 마음이 편하지않았다. 엄마는 비가 오는 날이면 집에서 울기만 하니까. 내가 옆에 있어주고싶기도 하지만.. 무섭기도 하다. 자신이 없다.




"수련회는 다음주 월,화로 미뤄졌다."



다행이다. 비 오는 날에 간다면 너무 슬펐을 것 같은데. 다들 아쉬워하지만, 나는 사실 좋았다. 

나까지 우울해지려고 할 즈음에.. 뒷문이 열리고.




"이재욱. 운동부라고 지각 매일 봐주지않는다."


[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죄송합니다."



재욱이의 등장으로 인해 나는 기분이 싹다 풀리는 것만 같았다. 

지각이다보니 급해서 뛰어온 것 같은데 그게 왜 이렇게 귀여운지 나도 모르게 재욱이랑 눈이 마주치면 웃으면서 몰래 손을 흔든다.

나를 바라보면서 내 옆자리에 와서 앉은 재욱이에 나는 계속 웃음을 참았다. 아, 재욱이 냄새. 너무 좋다.




"암튼 수련회는 다음주 월,화로 바뀌었으니까. 재욱이 너도 참고해. 수업 잘 들어라."




담임쌤은 나가셨고, 모두가 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수련회 얘기로 바쁜 게 틀림없다. 민시가 뒤돌아 나를 보더니 짜증난다며 인상을 썼고, 그 옆에 강이는 쌤이 나가자마자 바로 엎드려 잠을 청하는 듯 했다.




"늦잠 잤어?"



내 물음에 재욱이는 1교시 교과서를 서랍 안에서 꺼내다가도 고갤 끄덕였다.



"잠이 되게 많은가보다아.."


[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내가 보기엔 맨날 송강보고 잠 많다고 그러는데. 지가 제일 많은 것 같다니까. 그치 이도현?"



도현이는 문제집을 풀다가 인엽이의 말에 피식- 웃기만 했고, 재욱이가 긴 다리를 뻗어 인엽이의 의자를 툭- 친다.

그럼 인엽이는 뒤돌아 재욱이에게 말한다.



"야 이재욱."


"뭐."


"너 숙소에 남는 우산 많지. 하나만 빌리자. 오늘 비 엄청 온대. 목요일까지 온다는 것 같던데?"


"와서 가져가."


"야 갔다가 3학년 형들한테 걸리면 나 죽는 거 아니야? 미쳤다고 내 발로 거기를 들어가냐.. 네가 좀 갖다줘라아. 이럴 때 친구지! 어?"


[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친구냐?"


[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뭐야 그 말투? 우리 친구 아니야? 나 눈물 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고갤 젓는 재욱이에 인엽이가 도현이를 불쌍하게 바라보았고, 도현이도 고갤 저으며 문제집을 풀고있자.. 인엽이 갑자기 소리친다.




"야! 뭔놈에 내 친구들은 다 이렇게 말이 없냐!? 입은 어디다 두고 고개로만 대답을 해!"


"야 조용히 해. 교실 너 혼자만 쓰냐?"


"네.."



민시의 말에 깨갱- 하고 바로 꼬리 내리는 인엽에 덕분에 빵터지긴 했다만..





점심시간이 되고, 민시가 피곤한지 하품을 하면서 내게 다가와 '가자'했고, 나는 창밖을 보았다. 비가 온다.. 아주 많이도 온다. 재수없게도..



"난 안 먹을래..!"


"뭐야.. 노을?? 밥을 안 먹어? 왜?"


"그냥.. 아침을 많이 먹고 와서 그런가! 하하하."


"이상해.. 먹성 좋은 애가 밥을 안 먹는다니.. 오늘 카레야."


"…패쓰."


"반찬도 소세지 나오는데?"


"패쓰!"

"헐..."



나라고 안 먹고싶은 건 아니다. 재욱이도 있으니까 다같이 먹고싶은데. 근데 비오는 날 만큼은 최대한 비를 맞고싶지도 않고 보고싶지도 않아서 어쩔 수가 없다.

인엽에가 내 책상에 걸터 앉아서는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고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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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로 돼지2가 밥을 안 먹는다냐? 설마 막 시련당했냐? 오늘따라 텐션 좀 수상한데~~?"


"뭐래애..아냐 -_-"


"그러네 아니네. 오해했어 쏘리. 진짜 안 먹지?"

"응!"

"그럼 우리끼리 먹고 온다."


"응!"

"뭐야 송강! 너도 안 먹게?"



엎드려 자는 듯 하던 강이가 고갤 끄덕였고, 애들은 익숙한 듯 하나둘씩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현이는 마지막으로 나가기 전에 내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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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픈 거 아니지?"


"…응! 걱정 하지 마. 그냥 밥 먹기 싫어서 그런 거야!"


"…알았어."


"맛있게 먹고 와!"


"응."




그래도 걱정해주는 사람도 있으니까 좋다. 애들이 가고 한적해진 교실에 빗소리가 계속 들려왔고, 너무 듣기 싫어서 귀를 막고 엎드려있다가도 고갤 들어 강이를 보았다.

누군가와 같이 있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강이 옆자리인 민시 자리에 앉아서 엎드려서 강이를 보았다. 

강이는 자고있지 않았는지 옆에 앉는 소리가 들리자 놀란 듯 상체를 일으켜 앉아 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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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밥 안 먹어?"


"…오오오냐."


"…그렇게 잘 먹으면서."


"나도 먹기 싫은 날이 있거든.."


"…."


"비가 오니까 교실에 불도 키고 수업하네."


"…서울에선 안 그래?"


"푸흡.."



웃겼다. 너무 웃겨서 결국엔 나도 상체를 일으켜 앉아서 강이를 보고 작정하고 웃기 시작했다.



"서울이라고 비오는 날 어두운데 불끄고 수업하냐 바보야. 다 똑같지."


"…."


"아, 진짜 웃기다. 강이 너도 은근 개그캐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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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오해할만하게 말했잖아."


"아닌데. 절~대 아닌데."


"…."


"진짜 웃기다.. 안 그래보여도? 엉뚱하고 막 웃기네. 너 이렇게 웃긴애인 거 애들 모르지? 그치?"


"너도 안 그래보여도 못 된 거 애들 모르잖아."


"헐. 야 내가 뭐가 못 돼. 아니! 지금 이거 놀렸다고 못 됐다고 하는 거야?"


"아이스크림도 강제로 입에 막 밀어넣고."


"야 밀어넣다니이! 내가 언제! 남들이 들으면 오해해!"


"…."


"또 입을 닫으셨네요. 아주 못 됐어."




강이 덕분에 웃음이 자꾸 멈추질 않았다. 그래도 정말 확실하게.. 정말로! 강이랑은 어색한 게 풀린 것 같아서 다행이면서도 좋았다.

강이도 날 편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또 내가 푸하- 하고 웃으면, 강이가 힐끔 나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 나는 네가 한숨 쉬는 걸 봐도 웃길까 왜.





"아, 맞아.엄마가 또 놀러오래. 너 맛있는 거 먹이고싶다고 나 볼때마다 얘기하는 거 있지.:


"…."


"혹시 너 쿠키나 케이크 좋아해? 엄마가 요즘 그런 거에 맛 들려서 엄청 만드시거든.. 아마도 너한테 주라고 할 거야."


"…."


"좋아해? 싫어해?"


"…."


"야아 대답해ㅡㅡ 좋아해 싫어해."


"…."


"야 ㅋㅋㅋㅋㅋ왜 웃어어 ㅋㅋㅋㅋㅋ."


"뭐래.. 언제 웃었어."

"ㅋㅋㅋㅋㅋㅋㅋ."


"참나.."


"또 웃네. 어휴~ 강아~ 웃겼어~~? 어유우우~~"




너도 결코 조용하고 재미없는 애는 아니라는 걸 알고있다. 그래서 너랑 더 친해지고싶었다.

속을 알 수 없는 친구와 친해지는 것이란 꽤나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이다.








밥을 다 먹고 나온 애들은 교실로 향하다가도 도현이 '먼저 가' 하자, 모두가 멈춰선다. 민시가 '왜?'하고 조심스레 물으니 도현이 매점을 한 번 보더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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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배고플 거 아니야. 빵이라도 사다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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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고민시 너는 어째 이도현보다 못 하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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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나도 사다주려고 했거든? 왜 저래."




도현이 민시를 보고선 웃으면, 민시가 뻘쭘한 듯한 표정을 하고선 먼저 앞장서 매점으로 향했고, 도현이는 '먼저 가'하고선 민시를 따라간다.

괜히 짜증을 내는 민시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인엽이 당황한 표정으로 서있다가 재욱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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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쟤.. 왜 화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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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그 말을 왜 하냐."


"야 내가 뭔 말을 했다고..!"




재욱이 고개를 저으며 계단을 밟고 올라갔고, 인엽은 괜히 아이씨..하고 짜증을 내며 재욱을 따라간다.







도현과 매점에 온 민시는 도현의 눈치를 보다가 빵을 골라 계산대 위에 올렸고, 도현은 음료수 두개를 꺼내 올려놓는다.

민시가 계산을 하려고 하니, 도현이 '내가 낼게'하고선 돈을 건네주었고.. 민시는 괜히 뻘쭘해 도현에게 말한다.




"진짜야. 나도 사다주려고 했어."


"…알아."


"…뻥치네.."




도현이 손에 들린 빵과 음료수를 가지고 매점에서 나가려고 하자, 민시가 급히 도현의 옷자락을 잡는다.




"그거 데워먹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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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몰랐어."


"여기 안에 고기 들어있어. 그래서 뜨겁게 해먹어야지 맛있어."


"그래?"


"…어."



바보냐..하고 작게 도현이게 말하지만, 도현은 듣지 못한 듯 전자렌지에 빵을 넣고서 돌린다. 매점엔 잘 오지도 않는 도현이 매점에 있자, 여자들은 신기하기도 하고 잘생겨서 몰래 힐끔 보기 시작했다.

너무 주변에도 웅성 거리니, 도현은 신경이 안 쓰일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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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시는 도현을 보는 여자들을 보다가도 도현의 옆에 서서 몰래 도현을 바라보았다. 무슨 매점빵을 한 번도 안 먹어봐. 신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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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나.. 



"다 됐다 그치?"



그치?- 하며 민시를 본 도현에 민시는 몰래 본 걸 들키지않기 위해 바로 눈을 돌려 앞장서 걸었다.












빵 두개와 음료수를 사들고 교실에 온 민시와 도현.. 도현이 강이와 을이에게 빵과 음료수를 건네주자 을이 밝게 웃으며 말한다.




"뭐야? 고마워!! 센스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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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시가 산 거야."


"진짜? 민시야! 고마워! 완전 감동...."



민시는 당황한 듯 도현을 보았다. 내가 산 게 아닌데 왜 내가 샀다고 하는 거야.. 도현이 민시를 한 번 바라보고 피식- 웃어주고선 자리로 가서 앉자, 을이 사실은 배고팠다며 빵을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강이 빵을 먹지않고 다시 엎드리려고 하면, 을이 강이의 손을 잡아 손에 빵을 쥐어주며 말한다.



"야아.. 자지 말고 너도 먹어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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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먹어."


"먹어 ㅡ_ㅡ."


"…너 먹어."


"…."


"…."


"아니 얼른 먹어어!"


"…."


"너 안 먹으면 나 먹는다아~~?"



속상하면서도 이득이라며 빵을 가져가는 을에 강이도 엎드린 채로 작게 웃었고, 도현이도 웃어버린다.

그리고 인엽은 을이에게 다가가 빵을 뺏으려고 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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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인간적으로 두개 먹으면 살쪄! 나 줘. 내가 너 살 빼는 거 도와주는 거야."


"나 살 안 뺄 건데?..."


"이런 꽃다운 나이에 살을 안 빼고 그냥 산다고?"


"너는?"


"난 많이 먹어야 키 커."


"우리 엄마가 인스턴트, 불량식품은 먹어도 키 안 큰댔는데."


"더러워서 안 먹는다!"




을과 장난치고 떠드는 강이와,인엽에 재욱은 신경이 쓰이는 듯 바라보다가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자리에 앉아서 5교시 교과서를 꺼낸다.

그래도 을이 신경쓰이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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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교시에는 내일 강의 해주러 오는 분이 체육관에서 강의를 한다고 창고에 있는 의자들을 체육관으로 옮겨야 했다.

2학년들만 움직여 창고로 움직이여야 된단 말에 모두가 짜증을 냈고, 나는 걱정을 하다가도 비가 오지않자 안심을 했다.

민시랑 둘이 먼저 창고로 향하는데 민시가 저 멀리 지나가는 나은이를 보고선 한숨을 쉬었고, 나는 민시를 한참 바라보다 물었다.



"근데 저 친구랑은 왜 사이가 멀어진 거야?"


"…이나은이랑?"


"응. 어.. 불편하면 말 안 해도 되긴 해!.."


"그냥.."


"…."


"2학년 되고, 얘네랑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하니까. 날 멀리하더라고. 갑자기 나 혼자 두고 다른 애들이랑 밥 먹으러 가고."


"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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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황인엽이랑 먼저 친해졌고, 그 친구가 전남친인 이재욱이니까 그게 마음에 안 들었나보지. 아예 밥까지 같이 먹고 같이 다니니까 날 아예 모르는 사람 취급하던데?"


"…아."


"그래도 난 신경 안 써. 뭐 본인이 싫다는데 어쩌겠어."




울상을 지으면서 민시를 쳐다보니, 민시가 나를 와락 안아주었다.




"나 괜찮다고오 ㅡㅡ."


"그래도.. 그 당시에는 힘들었을 것 같아."


"그때는 그랬는데. 지금은 아무 생각도 안 들어. 그대신 더 좋은 친구들 만났잖아."


"이요오오오~~ 그럼 애들이랑은 어떻게 친해지게 된 거야? 궁금해!"


"처음에는 얘네랑 이름만 아는 사이였거든? 애들이 워낙 유명해야지.. 얘들 모르는 사람 없으니까."


"응!"

"2학년 되고 나랑 친했던 애들은 이나은한테 붙었고, 황인엽이 막 나한테 와서 대놓고 쟤네 왜 저러냐고 그러는 거야."


"헐 황인엽 멋있는데..?"


"물론 진지하게는 아니고, 완전 장난치면서 말했지. 그러면서 황인엽이랑 먼저 친해지고."


"…."


"이도현이 나한테 먼저 같이 밥 먹자고 그랬어."


"…오오오오옹오오오!!!"



민시가 끝- 하고 박수를 치길래 같이 박수를 쳐보였다. 우리 애들은 역시 착하구나.. 인엽이도 매일이 장난같아도 생각은 깊은 것 같기도 하고..

얘기를 다 하니 창고에 도착했고, 쌤이 두개씩 가져가라고 하자마자 민시랑 나는 좌절을 했다. 이 더운 날에 무슨 두개씩..

창고에 우리 애들도 다 도착했고, 의자를 두개씩 가지고 가려고 했을까. 민시가 재욱이를 보며 말한다.




"야 무거운데 솔직히 하나 정도는 들어줘도 되는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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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걸? 모르겠는데."


"아니. 을이 거."


"아.."


"뭐냐. 내 거 들어달라는 줄 알고 표정 썩었던 거냐? 좀 기분 나쁜데."



내가 들려고 했던 의자중 하나를 누군가가 가져가길래 놀라 그쪽을 보면..





"…."


"뭐야...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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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내 거 까지 들던가."


"…그건...조옴..."





재욱이가 말 없이 내 의자를 가져가 들어주었고, 인엽이도 민시에게 다가와 의자를 가져간다. 헐 대애박... 뭐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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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돼지 팔 부러지면 음식 못 먹으니까 들어준다."


"뭐래 진짜 돼지라고 하지 말라고 했다. 맞을래?"〈- 민시


"이미 때리면서 맞을 거냐고 물으면 어떡하냐 진짜아.. 얘가 조폭마누라도 아니고 정말..!"




재욱이랑 민시,인엽이,도현이가 먼저 나가 체육관으로 향했고, 강이가 뒤늦게 의자 두개를 챙기길래 난 강이에게 붙어 말했다.




"같이 가자!"






역시 대답이 없지만, 나는 자연스레 강이 옆에 서있다. 그러다 구석 즈음에 웬 작은 인형이 있길래 강이에게 보여주며 '이거 봐봐!'하면, 강이가 내 손에 들린 인형을 뺏으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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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런 거 함부로 만지지 마. 부정 탄대."


"헐 왜.. 부정이 타? 누가 그래!"


"엄마가."


"허얼..? 진짜?"



같이 걸었고. 금방이라도 또 비가 올 것만 같은 날씨에 하늘을 보다가 강이를 힐끔 보았다. 아무 생각 없이 걷는 듯한 강이에 한참 걷다가 입을 열었다.



"엄마 되게 좋은 분이신가부다.. 엄청 따뜻하신 분 같기도 하고..? 우리 엄마는 저런 거 만져도 별 말 없으신데."


"…."


"맞지? 엄청 좋으신 분이지?"


"…아니."


"…치."



치- 하고 삐진 척 해도 강이는 관심 없는 듯 했고, 나는 강이를 웃길 생각으로 '야 나 삐졌어~'하고 장난을 쳤다.

계속 무시하고 귀찮다는 듯 나를 보는 강이에게 계속해서 들이대며 장난을 치자, 결국엔 강이가 어이없는 듯 웃는다. 거봐 결코 너는 웃음이 없고 차가운 애가 아니야. 계속 숨기고 있는 거지?








학교가 끝났을까, 비는 오지 않았다. 해까지 뜨기에 금세 기분이 좋아져서 우산을 챙겨갈 생각도 못한 채 재욱이에게 말했다.




"재욱아 끝나고 어디 가?"


"어디 안 가는데."


"그럼 같이 집에 가자! 어차피 같은 방향이라며! 강이도 같은 방향이니까 매일 같이 갔을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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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지."



가자, 송강- 하고 강이를 부른 재욱이에 나는 신나서 일어나 재욱이를 따랐고, 민시는 '좋냐?'하고 괜히 나에게 장난을 친다. 

너무 너무 좋지! 친해지고 싶은 친구, 좋아하는 친구와 같이 집에 갈 수 있다는 게 안 좋을 수가 없잖아.









"먼저 가라."




같이 걷다말고 강이가 먼저 가라고 하자, 재욱이랑 나는 멈춰서서 강이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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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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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들릴 곳 있어서."


"…같이 가줄게."


"됐어. 얼른 가. 비 쏟아질 것 같은데."


"…."


"너네 우산 없잖아."



그 말에 나는 아.. 하고선 재욱이의 손을 봤다. 어라.. 재욱이도 우산 깜빡하고 안 들고왔나보네..  서로 손을 확인을 했을까. 간다- 하고 등을 돌리는 강이에 재욱이가 강이의 뒷모습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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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는 맨날 어딜 가는지.."



매일 혼자서 어딜 가나보네.. 혹시 그때처럼 버스 여행이라도 하나? 재욱이가 강이 걱정이 되는 듯 한참 강이의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보았고, 말 없이 날 지나쳐 걷는 재욱이에 나도 말 없이 재욱이를 따랐다.

비가 올 것 같기도 한데.. 설마 오겠어..하다가도 금방 먹구름이 우리를 덮쳤고,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



순간 멍하니 비오는 걸 보고있으면, 재욱이가 나를 한참 바라보다 말했다.




"가자."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자는 말도 없이 뛰었는데 어떻게 우리는 알아서 놀이터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그리고 피할 곳이라곤.. 미끄럼틀 위였다. 계단을 밟고 올라가 지붕 밑에 쭈그리고 앉으면, 재욱이가 나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우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하지만, 비가 오는 걸 너무 무서워하고 싫어하는데 좋아하는 사람과 있으니 긴장이 풀리면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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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욱이가 맞은편에 앉는 소리가 들렸다. 한참 얼굴을 가린 채로 있었다. 몇분을 울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오랫동안 우는 나를 기다려준 재욱이가 고맙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해서.

나는  손을 내려 힐끔 재욱이를 보았고, 재욱이도 나를 보았다.



"…미안. 긴장이 풀려서 갑자기 나와버린 것 같아."


"…뭘 미안하기까지.."


"너랑 같이 비 맞으니까. 너무 괜찮아서 신깋기도 했고.. 놀랐나봐. 지금은 너무 괜찮아!"


"…."


"나.. 사실은.. 아까 점심에 비 오는 게 너무 싫어서 숨어버리고 싶어서 밥 안 먹었거든.."


"…."


"근데.. 지금 너무 너무 후회 된다?"


"…."


"카레에.. 소세지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들인데. 너네 가고나서 따라갈까 고민도 했었다니까. 근데 다시 따라가면 창피할 것 같아서 못 그랬어. 되게 웃기지."


[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왜. 그냥 따라오지."


"그러니까.. 나 카레 진짜 많이 먹고싶었는데. 오늘만 기다렸었거든. 아..아아.. 화요일은 카레 나오는데.. 빨리 화요일 됐음 좋겠다.. 막 이랬는데.."


"…다음에 나오면 많이 먹어."


"…두 번 받아먹고 싶은데 돼지라고 놀릴 것 같아."


"누가."


"인엽이가."


"걔가 더 많이 먹어."


"진짜?"


"그리고 두 번 받기 창피하면 내 거 먹어."


"진짜?"

"어."


"그래."



길지도 않은 대화였는데 이게 뭐라고 이렇게 좋은지. 나랑 재욱이는 서로 웃기 바빴다. 네가 이렇게 편하게 웃는 건 처음 보는지라 당황스럽긴 했는데. 확실하게 느꼈다. 난 너를 많이 많이 좋아한다. 

































비하인드


2학년이 되고_ 한달도 안 되었을 때


민시는 갑자기 자기들끼리 밥을 먹으러 가고, 연락도 되지 않는 나은에 점심을 먹지 않았다. 가서 따지기엔 자존심이 상하고.. 그렇다고 혼자 먹기엔 너무 불쌍해보일까봐였다.

그리고 지금 상태에선 어딜 혼자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민시의 대한 거짓 된 소문이 퍼졌고, 모두가 민시를 이상하게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안 그런 척 하지만, 민시는 꽤나 신경을 쓰고 있었다.



- 야 고민시가 이나은이랑 이재욱 사귈 때부터 이재욱 좋아했다며?


- 진짜?


- 어. 그렇대. 그래서 이나은이랑 사이 멀어졌다던데?



민시는 그 누구도 좋아한 적이 없었다. 이재욱이라면 절대 관심도 없었고, 이나은이 연애할 때도 신경도 안 썼는데. 왜 저런 소문이 퍼졌는지 알 수가 없다.

어김없이 찾아 온 점심시간에 민시는 풀이 죽어서 이어폰을 한쪽만 낀 채 쓸데없이 공책에 그림을 그렸고, 누군가 옆으로 다가왔다. 인기척에 민시가 이어폰을 빼고선 옆에 서있는 사람을 올려다보았다.





[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같이 밥 먹자.'


'…어?'


'같이 밥 먹으러 가자고. 오늘 맛있는 거 나와.'


[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내가 왜 너랑 밥을 먹냐.'


'둘이 먹자는 거 아닌데.'


'….'


'애들이랑 같이 먹자는 거였는데.'



애들이라며 턱짓으로 민시의 뒤를 가리키자, 민시가 뒤를 돌아보았다. 도현과 늘 같이 다니던 재욱,강,인엽에 민시는 다시금 도현을 보았다.



'…뭐래. 불편할 거 아니야.'


'너네 불편해?'



도현이 민시를 보고 하는 수 없다는 듯 뒷문을 열고선 복도에서 기다리는 애들에게 물었고, 애들이 하나둘씩 대답을 하기 시작했다.



[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반찬 뺏어먹을 수 있어서 좋은데 난? 아 벌써부터 군침 돋아."


[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안 먹으면 우리끼리 가고.'


[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


[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너네가.. 같이 먹자고 닦달해서 먹는 거다.'




민시는 애들의 반응에 울컥한 듯 했다. 고마우면서 아닌 척 퉁명하게 말하는 민시에 도현은 그런 민시를 보고 웃는다.



[이재욱] 청춘 보관소_05 | 인스티즈

'….'



민시가 눈물이 고였다가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일어섰고, 도현이 앞장서 걸어가면 몰래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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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훟후하후하후하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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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까 조앙 요즘 나 열일즁 😘..
3년 전
독자2
열일..계속 해..(협박)
3년 전
독자7
열일... 계속 해...(협박2)
3년 전
독자1
1
3년 전
독자3
나 이런 감성 좋아하는구나.. 비하인드보고 울뻔했지 왜ㅠㅠㅠ
3년 전
독자4
재미있어요!!
빤니 다음편!!!!!
궁그미!!!!!

3년 전
독자5
연어초밥
그래 난 이런 간질거림이 좋아ㅠㅠㅠㅠ 일어기 최고다ㅠㅠㅠㅠ 근데말이야 도현아 너 민시 좋아해...?

3년 전
독자6
쿠우쿠우
아 진짜 이런 쵹쵹한 청춘물 너무 좋아요
나무너무!!!
도현이 민시 좋아해..? 누구 좋아해…?

3년 전
독자8
삐뽀
나 이거 보고 재욱씨 한테 입덕위기야.. 그래서 대학생재욱이썰 주행하구이쪄!

3년 전
독자9
도현이 유죄ㅠㅠㅠ 민시가 좋아해도 할말 옶다ㅠㅠㅠ 진짜ㅠㅠ
3년 전
독자11
오늘 회사에서 4화 보고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아껴봤어여 , 오늘도 다음화 언제 나올까 기다렸는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당😭😭 민시가 도현이 좋아하고 도현이는 여주 좋아해서 다들 상처 받지않았으면...🥺🥺
3년 전
독자12
꺄아각ㄱ 너무 좋아... 이런거 간질간질...
자까님 최고 ..😘

3년 전
독자13
작가님 열일 연재 감사드려요ㅜㅜㅜㅜㅜㅜㅜ 하 진짜 간질간질하고 좋네요ㅜㅜㅜ
3년 전
독자14
작가님ㅠㅠㅠ요즘 열일해주셔서 넘 좋아용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당ㅎㅎ
3년 전
독자15
하 넘조아여 민시 도현이 좋아하는거 진짜 엳시.. ㅠㅠ 훟하 둘이 잘됐으면 ㅠㅠㅠ
3년 전
독자16
오늘도 재밌어ㅠㅜㅠㅜㅠ 안재밌는 날이 없네 다음화 열심히 기다리고 있을게요ㅠㅜㅠㅜ
3년 전
독자17
여름
아후ㅜㅜㅜㅜㅜ진짜 나 요즘 작가님이 열일해줘서 너무 행복하잖아요!!!!! 너무 좋아ㅠㅠㅠㅠ이런 청춘물 짱이야ㅠㅠㅠ

3년 전
비회원79.72
오늘도 너무 재밌어요!
이렇게 자주 와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3년 전
독자18
아 너무 재밌어.. 증말 이런거 너무 좋아..
일어긔씨.. 더 줘오 더더..

3년 전
독자19
하... 진짜 너무 재밌어서 매일 보고 싶을 정도예요...
3년 전
독자20
복슝아
사랑스럽다 애들 한명한명 다ㅠㅠㅠ

3년 전
독자21
뭐지 도현이는 여주를 좋아하는 건가 아니면 민시를 좋아하는 건가...?
3년 전
독자22
작가님~ 계속 열일해주세요. 너무 재미있어요!!!
3년 전
독자23
으악. 이쯤 되면 서브가 너무 궁금해요!!
3년 전
독자24
이도현 너 유죄야 그러고 여주좋아하기만해 너는 고민시좋아해야돼
3년 전
독자25
와 댑악 ㅠㅜ 전 송강도 좋은거 겉아효...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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