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고등학교에 매점이 없다면 섭할 소리지. 근데 하필 학교매점엔 지민이 좋아하는 사탕이 없는거임. 그래서 항상 쉬는시간에 교문을 넘어서 편의점에가서 열몇개씩 사오기도했음. 사실 들킬 위험이 있긴한데 지민이 월담하는게 아니라 정국이 월담을 하는거임. 처음엔 지민이 혼자 월담했는데 정국이 그걸 목격하고 사탕사올일이 생기면 자기도 사올게 있다며 대신 나가는 거였음.
편의점 갔다가 오면서 심심한 입속을 달래려 지민의 사탕을 뜯어 입에 물고 교실에 오면 빨던걸 지민의 입에 물리는게 정국의 하나의 취미랄까. 어차피 키스하면서 침이란 침은 다 섞일건데 무슨 상관이냐 생각하겠지만 지민이 처음 먹던 사탕을 받아먹을땐 당황했지만 금방 익숙해진듯함. 반친구들은 아직까지 그런 상황을 이상하게 봄. 지애새끼도 아니고 먹던걸 받아먹느냐 더럽다며 뒷담을 까겠지만 어느날 정국이 그거 듣고 지민의 귀에 안들어가게 몸의 대화로 입단속을 시켰다고함.
지민이 그 말을 들으면 먹던 사탕을 안받아먹을게 뻔하니까.
어떤날은 점심이 맛이 없어서 둘이 매점에 사이좋게 갔음. 하필 지민은 천원밖에 없고 정국은 빈털털이.
"이씨... 거지새끼.."
"애인한테 할소리냐?"
누가보면 친군줄 알겠지. 뒤에 학생들이 길게 줄도 서고 있는데 매점 아줌마는 싸우던 걸 듣고만 계시더니 짜증이 슬슬 올라오는지 국민을 째려봤지. 지민은 눈치 까고 정국을 입막음 시키고 짚히는대로 아무거나 골라서 계산하고 나왔지.
하필 빵이 또 단팥빵이야. 지민은 슈크림빵을 좋아하거든. 지민은 한숨을 쉬며 정국에게 빵을 넘겼지. 지민이 싫어하는게 콩종류거든. 팥도 포함. 그래서 정국이는 빵을 받아들고 지민을 뒤따라갔지.
지민이 배고픔을 잊으려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하려는데 책상에 무언갈 내려놓는 소리가 났음. 책상엔 달랑 빵과 우유밖에 없었지만 지민이 좋아하는 슈크림빵과 초코우유라는 거임. 어떤 천사가 이런걸 두고갔나 둘러보는데 정국이는 책상에 엎드려 자고있고. 누구지.. 하며 고민하다 조용히 빵을 뜯어 먹었음 좋겠다.
그리고 빵과 우유를 사온건 정국이였음 좋겠다. 정국은 후배 삥뜯었다고 쌤한테 혼났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