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파파 w. 예하 "우리 수아 일어나야지?" "엄마 나 쪼끔만 더 자고싶어어..." "수아 유치원가야지. 얼른 일어나자?" 내 딸 수아는 6살이고, 난 이제 24살이다. 남들 보다 좀 더 일찍 내 아이를 마주했다. 아이를 키운다는건 쉽지 않다. 생각보다 포기해야하는게 많고 내 개인적인 삶은 무시된다. 아이가 아직 세상에 나오기 전에는 고민을 많이 했었다. 부모님은 낙태를 권했고 당시엔 내 남편이었던 사람도 아이를 지우자고 했었다. 그땐 혹했었다. 원한적 없지만 자라나는 이 생명때문에 내 청춘이 짓밟힐까 걱정되서. 그렇게 고민만 하다 시기를 놓치고, 숨을 쉬려고 목터져라 울어대는 핏덩이를 마주 할 때는. 만감이 교차했다. 싫었다. 내가 누군가의 엄마라는게 너무 싫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너무 막막했다. 이미 아이의 아빠란 사람은 나를 떠난지 오래니. 미혼모센터에서는 아이와 나만을 위한 방을 제공했다. 배고프다 울어대는 아이를 보면서 느꼈다. 쟤를 보듬어줄 사람은 나밖에 없구나. 아가야. 내가 니 엄마라서 미안해. "엄마! 수아 당근 먹어떠요! 착한어린이에요!" "우와 우리 수아 당근도 잘 먹고 너무 착하네~ 그런데 수아가 당근만 먹으면 여기 오이친구랑 버섯친구가 서운할텐데?" "음 나 그러면 쪼꼼만 먹어보까?" "우와 오이랑 버섯 친구들이 너무너무 좋아하겠다." 수아가 오이를 살짝 맛보더니 히히 웃는다. 엄마 나 착하지? 하며 웃을때면 세상이 밝아지는 기분이 든다. 우리 수아. 엄마 딸 해줘서 고마워. 수아를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유치원 버스가 서는 곳으로 왔다. 아이들은 친구들을 만나 반갑다고 인사하는데 엄마들 사이엔 왠지모를 긴장이 느껴진다. 서로를 견제하는 것 처럼 우리 애는 무슨 학원을 보냈네, 우리 애는 이번에 영재로 선발되었네 하며 각자 아이 자랑을 한다. 별로 그런 대화에 끼고싶지도 않고 할 자랑도 없어 매번 멀찍이 떨어져있다. "수아 잘 다녀와~" 아이들이 유치원버스에 모두 타고, 유치원교사가 잠깐 엄마들에게 말을 전한다. "어머니 이번에 저희 유치원에서 아버지의 날 행사가 열리는데, 아버님들 중에 참석가능하신 분들은 나중에 따로 연락 해주세요. 요즘 아버지와 아이들 간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해서 진행되는 행사니까 많이 참석해주셨으면 해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유치원 버스가 떠나고 엄마들은 서로의 참석여부를 묻다가 각자 남편자랑을 시작했다. 수아는 아빠가 없다는 사실을 모른다. 다만 아주 멀리 일하러 가서, 수아가 20살 되면 온다고 했다. 그 나이때 쯤 되면 우리 상황을 이해해줄 거 같다. 엄마들 얘기에 해당되지 않아 뒤로 돌아 집으로 가려고하는데 한 엄마가 나를 부른다. "수아엄마는 그 날 어떡할꺼야? 남편 시간 돼?" "아... 저희 남편이 좀 바빠서요. 저희는 안될 거 같은데..." "그래? 남편 무슨 일 하는데?" "사업해요." "어머 그래? 아쉽네~ 나 자기 애기아빠 본적이 없어서~ 궁금했거든." "아... 그래요?" 업신여기는듯한 말투와 눈빛 치맛바람 좀 날린다는 엄마들 정말 피곤하다. 분명 나 남편 없는 것도 알고 저러는거 같은데. "근데 수아엄마는 몇 살이야? 우리 좀 친해져~ 맨날 나와서 멀찌감치 서있기만 하고. 우리 서운하다?" 내가 어려보이니까. 딱 봐도 6살배기 딸 가진 여자로는 안보이니까 묻는거겠지. 누군가 나에게 나이를 물어볼때면 속여 대답한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어린엄마는 살아남기 힘들다. "저 28살이요." "어머 막내네 막내. 우리 나중에 애들 위해서 쓸 계모임 하나 할껀데 수아엄마도 할래?" "아뇨 제가 바빠서 계모임같은거 잘 못해요. 죄송해요. 저 가봐야될거 같아요." 단호하게 거절하고 뒤돌아섰다. 어깨 너머로 들려오는 엄마들의 말들이 등에 꽃혔다. 아직 20대 초반 같은데. 나 같은 동 사는데도 수아엄마 남편 한번도 본적이 없어. 에휴 딱봐도 사이즈 나오네. 애는 불쌍해서 어떡하니. 자기들 인생이나 신경쓰지 왜 남의 인생까지 걱정해주고 난리야. 잔뜩 짜증이 난 채로 우리 동 쪽으로 가다 단지 내 벤치에 앉아있었다. 엄마들은 왜 날 못잡아먹어서 안달이야. 자기들은 모르겠지. 애도 키워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하고. 배운 것도 없어서 겨우 식당 일에 잡일 하면서 지원금 받고 생활하는 우리 상황을 절대 이해 못하겠지. 남들보다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은 안해봤는데 그냥 딱 남들 만큼만. 딱 그정도로만 평범하게 살고싶다. 평범해지기가 이렇게 어려운거였나. 나도 수아아빠 있었으면, 그랬으면 자기들처럼 그렇게 살 수 있었을까. 수아야. 엄마 너무 힘들어. 백만번 넘게 한 후회를 또 한다.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한 순간이 내 인생을 바꿨구나 느끼면서... 그리고 방금 후회한 것에 대해서 또다시 후회한다. 그런 생각 말자. 나는 지금 수아랑 충분히 행복해. 요즘 싱글맘이 한둘이야? 충분히 평범하게 살고있어 김설. 애써 합리화를 하다 눈물이 글썽글썽해진다. 나 왜 눈물나지. 쪽팔리게 이런데서. 다른 엄마들이 보면 안되는데. 빨리 집에 가야겠다. 일어나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어떤 남자 목소리가 나를 세운다. "저기... 울어요?" "네?" "왜 우세요. 뭐 도와드릴꺼 있어요?" "아 아니요. 그냥 힘든 일이 좀 있어서." "왜그러시는거에요. 요즘 세상 무서워서 혹시나 해서 묻는거에요. 진짜 아무일도 아니에요?" "네. 아니니까 그냥 가요." "흠... 혹시나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신고해요." "아..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아님 저한테 연락해도 되고."
"이름은 육성재에요. 경찰준비 하고 있구요 나이는 24살이에요. 저 바로 옆 동 사는데 본 적 없어요? 난 가끔 본 거 같은데. 아 저 이상한 사람 아니고 경찰 준비하다보니까 그런데 예민하거든요. 좀 당황스러우셨죠?" "아니에요. 괜찮아요. 오히려 고맙죠." "추운데 얼른 들어가요. 옷도 얇게 입으셨네. 근데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나이... 이 남자 옆동 산댔는데. 나중에 수아랑 같이 있을 때 마주치면 어떡하지. 믿어도 될 거 같긴 한데... "아 전 28살이에요. 이름은 김설. 잘부탁드려요." "네! 전 학교 가봐야해서. 다음에 만나면 또 인사해요!" 그리곤 멀리 뛰어간다. 방금 뭐였지. 뭔가 말렸다가 나온 기분이다. 얼떨결에 이름도 말해주고. 뭐 괜찮은 사람인거 같긴 한데... 그래도 고맙간 하네. 이름이 육성재라고 했나? 24살 동갑이네. 아참 나 나이 속였지. 다음에 편해지면, 그러면 그때 사실대로 말해야지. 아휴 아침부터 정신이 없네. 아! 수아 문화센터 등록하러 가야하는데. * 안녕하세요 예하에요!! ㅋㅋ 짧게 썰처럼 쓰고 끝낼려고 했는데ㅋㅋㅋㅋ 길어질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ㅎ.. 내용 괜찮나요? 괜찮으면 지금 쓰고있는 창섭이썰 끝나고 연재하려구요!! ㅠㅠ빨리 그거부터 끝내야하는데ㅠ 아마 이창섭썰은 늦으면 연휴 끝나고 업뎃될거 같아요ㅠ 여러분 설 잘 보내세요♡0♡ ^3^ 근데 모티로 쓴 글이라서 제대로 올라갔나 모르겠네요ㅠㅠ 이상한 부분 있으면 댓 달아주세요!!! 헐랭방구ㅜㅜㅜ 초록글에 올랐네요ㅠㅠㅠ 독자분들 싸라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