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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현] 사랑이 싹 튼 | 인스티즈 

 


사랑이 싹 튼 
written by. 핑키포키 

*움짤이 없는 글 입니다. 유의해주세요.




















"##연정아, 수고했다."

"아닙니다 보스."

"그래, 다른 애들이 그러는데 너 이제 여기 관두고 싶다고 했다고 들었다."

"....네, 죄송하게 됐습니다. 예전처럼 몸이 둔해졌고 아무리 훈련하고 실전에 나가도 전처럼 따라주지 않습니다."

"그럼.... 조직의 룰은 알고 있겠지."
















나는 어렸을적 지금의 보스에 눈에 띄어 조직의 세계에 들어왔고 누구보다 더 강하게 살아남아야 했다. 평생 동료들, 선배들을 밟고 보스의 턱 밑까지 올라왔지만 전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래서 조직에서 나오려고 한다. 어느 조직이나 그렇듯 처음엔 자기 맘대로 들어왔다가 나갈땐 마음대로 못 나가는게 룰이다. 각오는 하고 있었다. 고문실에 들어와 몇일을 고문을 당했고 내 몸은 더 망가졌다. 그렇게 조직에서 나왔고 길을 걸으며 정신을 잃기 직전이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보려는데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정신이 막 돌아오려고 한다. 그런데 이게 무슨 냄새야. 눈을 떠보니 내가 링거를 맞고 누워 있었다. 누가 날 여기로 데리고 온 거야. 링거를 빼고 나가려는데 간호사가 들어왔다. 나는 죽일듯한 살기로 간호사가 손에 든 주사도구를 뺏어 주사기를 간호사 목에 찌르려고 하던 찰나 의사가 들어왔다. 의사는 여기 병원이라며 소란피지 말라고 했다. 나는 더욱 죽일듯한 살기로 의사를 보았고 의사는 여유롭게 웃으면서 내 손목을 꾸욱 눌렀고 간호사가 의사 뒤로 갔다. 의사는 간호사에게 다시 주사기 가져오라고 했고 간호사는 벌벌 떨면서 나갔다. 









"참, 이름이 어떻게 돼요?"

"....##주연정."

"##연정씨 구나. 저는 외과 전문의 이도현 이라고 해요. ##연정씨 주치의 입니다."

"....됐고, 나 여기서 나갈 수 있게 도와줘."

"그건 안돼요. ##연정씨 다 나으면 그때 보내줄게요."

"왜, 치료비 청구하려고 나 가둬놓을 건가,"

"가둬요?"

"그래, 여기에 나 가둬놓으려는 속셈 누가 모를 줄 알고."











의사는 내 주치의라며 자기 이름을 말했다. 이도현 이라고. 나는 평생 병원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이다. 이도현한테 내가 나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더니 이도현은 내가 치료 다 받으면 보내준단다. 날 여기 가둬놓고 치료비가 얼만큼 나오는지 셀 거 같은 느낌이다. 조직에서 고문을 있는대로 당하고 그동안 조직에서 받은 돈은 다 빼앗겨서 빈털터리인데. 그때 간호사가 들어왔고 주사기를 가져왔고 간호사는 나와 눈이 마주쳐 벌벌 떨며 주사기를 수액 팩에 넣었다. 이도현은 좀만 있으면 잠이 올거라고 말했다. 얼마 안 있다가 정말로 나는 잠이 들었다. 










"저, 선생님... 이 여자분 괜찮을까요...?"

"네, 괜찮아요."

"아까 정말로 죽는줄 알았어요.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다행이지."

"##주연정씨 깨어나는대로 정신과 상담 좀 바로 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

"네. 알겠어요."























[이도현] 사랑이 싹 튼 | 인스티즈 

 


 


 


 

사랑이 싹 튼  

written by. 핑키포키  


 


 


 


 


 


 


 


 


 


 

"그러니까 이도현이 나 깨어나는대로 여기서 상담 받으라고 했나." 


 

"환자분, 의사 선생님 이름을 함부로 부르시면... 으힉..!!" 


 

"시발, 이제 정신병자 취급하겠다 이거 아닌가!!" 


 

"환자분 진정하시고.." 


 

"이도현 이 새끼 가만안둬," 


 


 


 


 


 


 

내가 잠에서 깨어나고 간호사는 나를 휠체어에 태워서 정신과에 데리고 왔다. 이도현 이 새끼가 이젠 나를 정신병자 취급하려고 정신과에 가라고 한게 틀림없다. 한창 정신과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을때 이도현이 들어왔다. 정신과 의사는 이도현에게 뭔 이런 환자가 다 있냐고 그랬고 이도현은 괜찮다면서 상담 잘 했냐고 물었는데 정신과 의사는 하나도 못했다고 이제까지 내가 행패부리고 있었다고 고스란히 말했다. 이도현이 작게 한숨을 쉬고 오히려 정신과 의사에게 내가 너무 예민해 있고 사람을 경계하고 있다며 살살 달래주면서 상담해야한다고 뭐라고 했다. 정신과 의사는 그럼 네가 해보라면서 이도현에게 제안했고 이도현이 정신과 의사에게 편의점가서 음료수를 사오라고 했다. 정신과 의사는 알겠다면서 너는 얼만큼 잘하는지 보자면서 나갔다.  


 


 


 


 


 


 


 

"....이젠 날 정신병자 취급하겠다 이건가?" 


 

"아뇨. 그런게 아니라 ##연정씨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거든요." 


 

"...날 왜 알아봐. 미쳤나." 


 

"난 ##연정씨 주치의 이기도 하지만 ##연정씨 보호자 이기도 해요. ##연정씨 얼마만에 깨어난거 같아요?" 


 

"....이틀." 


 

"아뇨. 2주동안 잠만 잤어요. 그때 ##연정씨가 길에서 쓰러진 이후에." 


 

"...그럼 날 구해 준 사람이 너인가." 


 

"네. 전 퇴근하고 있었어요. 다음날이 연차였어서 그날 밤 늦게 퇴근하는데 ##연정씨가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봐요! 괜찮아요? 이봐요! 이랬는데 그때 ##연정씨가 뒤 돌면서 쓰러졌어요." 


 

"....그게 네 목소리였군." 


 

"##연정씨 보호자분께 전화 하려고 했는데 ##연정씨 핸드폰도 없더라고요. 수술하려면 보호자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연정씨 보호자는 없지, 상황은 급박하지, 그래서 내가 ##연정씨 보호자 하기로 했어요." 


 

"......." 


 

"참, 치료비 물어봤었죠? 치료비는 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다 냈으니까요. 정신과 상담 포함해서." 


 

"...빚졌군. 돈 벌게 되면 갚지." 


 

"어후, 됐네요. 내가 도와주고 싶어서 도와준 거니까 안 갚아도 돼요." 


 


 


 


 


 


 


 


 


 

정신과 의사가 음료수를 사왔다. 이도현이 음료수 캔을 따주며 먹으라고 했고 처음으로 사람한테 고맙다고 했다. 이도현이 미소를 지었고 정신과 의사가 큼큼 대면서 어느정도 진정이 됐냐는 질문에 다 먹은 음료수 캔을 한 주먹으로 찌그러트리고 대답하려는데 정신과 의사는 식겁했다. 겁쟁이야 뭐야. 그냥 캔 찌그러트렸을 뿐인데. 이도현은 내가 어디서 무슨일을 했고 그때 당시의 상황을 얘기해달라고 했다. 뭘 그렇게 나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건지. 나는 덤덤하게 어렸을때의 일부터 말했다.  


 


 


 


 


 


 


 

"난 ##주연정이고 지금 이름은 내가 조직에서 몸 담고 있던 보스가 지어줬어. 난 고아였고 그때 당시 보스 눈에 띄어서 어렸을때부터 조직에서 일했어. 평생 그 분만을 일해왔고 같이 일했던 동료들, 선배들을 밟고 보스의 턱 밑까지 올라갔어. 그런데 어느날 부터 내 몸이 말을 듣지 않더라고. 그래서 아, 때가 되었구나. 이제 조직에서 나와야겠다. 보스께 죄송하지만 조직에서 나와야 겠다고 했어. 어느 조직이든 처음엔 내 맘대로 들어왔지만 나갈땐 쉽게 못 나가지. 난 각오하고 동료들과 보스한테 온갖 고문을 받고 여자 동료들 중에 너희처럼 의사였던 동료가 있었는데 그 동료한테 자궁적출 하는걸 당했어. 그렇게 난 조직을 나왔어. 조직에서 나가려는 남자동료들은 거세 당하고 여자동료들은 자궁적출을 당하지." 


 

"어쩐지 ##연정씨 온 몸에 난 상처들이 예사롭지 않더라고요." 


 

"나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건 다 말했다. 이제 더 캐고 싶어도 못 캘거다." 


 

"조직이름은 말 할 수 없겠죠?" 


 

"그건 조직 룰이야. 말 할 수 없어." 


 

"그래도 조직에 대한 의리가 있네요." 


 

"그럼 나 쉬러 가도 되나? 피곤해서." 


 

"네, 그래요. 밖에 최 간호사 있으니까 같이 가세요." 


 


 


 


 


 

진료실에서 나와 간호사랑 같이 병실로 왔다. 간호사는 수액을 바꿔고 있다. 그런 간호사를 빤히 쳐다보았고 간호사는 움찔하며 왜 그러냐고 물어봤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했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처음으로 꿈이란걸 꿔봤다. 엄청 편안했고 뭐랄까 뽀송뽀송한 느낌이랄까. 푹신푹신했다. 기분좋은 꿈을 꾸었고 이제 일어나려고 눈을 뜨려고 했는데 정신과 의사와 이도현이 들어왔나보다. 둘이 뭐라고 떠드는 거 같다.  


 


 


 


 


 


 


 

"너 진짜 ##주연정 환자 치료비 다 내준거 사실이냐?"
 


 

"응. 그게 왜?" 


 

"아, 아니.. 그냥 신기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빚져서 그래. ##주연정 환자한테." 


 

"빚을 져? 네가?" 


 

"아니. 우리 엄마가. 우리 엄마 종로시장에서 국밥 장사 하시잖아. 재작년에 엄마가 근처 상인점으로 머리에 국밥 이고 가시는길에 깡패들하고 부딪혔나봐. 엄마는 깡패들한테 세탁비 주겠다며 돈이란 돈은 다 꺼내서 깡패들한테 줬는데 깡패들이 엄마를 밀어서 넘어지게하고 엄청 맞았는데 그때 ##주연정 환자가 지나가는길에 엄마 도와줬대. 엄마가 그 날 집에와서 나한테 말했어. 이름도 간신히 알아냈다고 하면서 만약에 병원에 ##주연정 이란 이름을 가진 여자가 들어오면 도와주라고 했어." 


 

"그래서, 어머니 도와준게 ##주연정 환자 라고? 똑같은 이름을 가진 여자가 아니고?" 


 

"아니야. 나 진료한 환자 중에 똑같은 이름 가진 여자 환자는 없었어. 아, 이 여자다. 촉이 딱!!! 왔지." 


 


 


 


 


 


 

아... 이도현이 말해서 생각났다. 재작년에 종로에 일 있다가 점심먹고 가려는데 시장 한복판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다른 조직놈들한테 당하고 있는거 보다가 도와줄까 말까 하다가 아주머니 도와준 적 있는데 그게 이도현 엄마였다니. 하도 이름 알려달라고 다음에 본인 국밥집에 오면 공짜로 국밥 주겠다고 말해서 마지못해서 이름은 알려줬는데 국밥집엔 가지 않았지만. 둘이 나가고 침대에서 일어나 베개에 기대어 어두어진 밖을 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이제 나는 무슨 일을 하면서 살고 집은 어디서 지내야 하나 생각이 많아진다. 그렇게 한달이란 시간이 지났고 어느덧 병원에서 퇴원하는 날이 왔다.  


 


 


 


 


 


 


 


 

"드디어 퇴원이네요 ##연정씨." 


 

"...어." 


 

"그때 일자리 찾는다고 했죠?" 


 

"그걸 또 언제 들었어." 


 

"김 간호사님이랑 얘기하는거 몰래 들었어요." 


 

"너 이ㅆ..." 


 

"우리 엄마가 하는 국밥집으로 가봐요. 종로시장에 가면 있어요." 


 

"숙식제공 되나?" 


 

"으음, 그건 우리 엄마랑 상의해봐요. 엄마가 알려줄거예요." 


 

"....별 것도 아닌 나한테 일자리도 알아봐주고. 자꾸 빚만 느네." 


 

"빚은 무슨... 여기 우리 엄마가 일하는 국밥집 이름이랑 주소예요." 


 

"....고마워. 은혜는 잊지않고 꼭 갚지." 


 

"##연정씨." 


 

"왜." 


 

"우리 또 봐요." 


 


 


 


 


 


 

- 


 


 


 


 


 

 

[이도현] 사랑이 싹 튼 | 인스티즈 

 


 


 

사랑이 싹 튼  

written by.핑키포키  


 

*조직미화 아닙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ㅠ_ㅠ!!! 


 


 


 


 


 


 

"어, 도현아. 밥 먹었어?" 


 

'응, 엄마는?' 


 

"엄마도 이제 막 밥 다 먹고 쉬고 있는 중이지." 


 

'아, 지금 브레이크 타임 시간이구나. 깜빡했네.' 


 

"우리 아들 어쩐일로 엄마한테 전화 했을까?" 


 

'엄마. 혹시 어떤 여자 안 찾아왔어?' 


 

"여자? 아니? 여자 온 거라곤 옆집 떡볶이 민지네 엄마 밖에 안왔는데?" 


 

'그, 엄마가 나한테 그랬잖아. ##주연정이란 이름을 가진 여자 도와주라고.' 


 

"아, 그랬었지. 가끔 생각나긴 하는데.." 


 

'아까 30분전에 우리 병원에서 퇴원 했으니까 ##연정씨 엄마 국밥집에 오면 거기서 일 하게 해달라고 전화했어.' 


 

"세상에, 그 아가씨 어디 다쳤었다니?" 


 

'좀.. 사연이 길어서 말이야. 그 얘기는 내가 나중에 얘기해줄게. 대신, 말해줄게 있어.' 


 

"뭔데?" 


 

'##연정씨가 가끔 불의를 보면 못 참고 싸울 수 있으니까 살살 달래주라고.' 


 


 


 


 


 


 


 


 

이도현이 준 주소로 왔는데 여기인가 보군. 국밥집에 들어왔는데 이도현의 엄마는 사람이 들어온 줄도 모르고 전화를 하고 있었다. 식탁을 노크하듯 두드렸는데 이도현의 엄마가 그제서야 나를 보고 전화를 끊었고 나를 보고 엄청 반가워 한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고개만 까딱 인사하고 무슨일부터 하냐고 물어봤다. 이도현의 엄마는 오늘 일 할거 없다고 앉아서 그동안 어디서 뭘 했고 근황을 얘기 할 수 있냐고 물었다. 나는 당연히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음, 그럼 나한테 뭐 물어보고 싶은거 없어?" 


 

"....여기서 자도 됩니까." 


 

"여, 여기서? 여기서 자면 입 돌아가! 안돼!" 


 

"괜찮습니다. 여기서 일하고 자고 하겠습니다." 


 

"아, 안돼. 우리 집에가서 생활해. 단, 월급에서 생활비 10만원만 빼고 줄게." 


 

".....아직도 그때 일 때문에 저한테 베풀고 싶습니까." 


 

"당연하지! 나 그때 아가씨 아니였으면 죽을뻔 했다구!" 


 

"별 것도 아니고 뭣도 아닌 저한테 베풀지 않아도 됩니다." 


 

"쓰읍-, 그런 말 하면 못 써! 아이구, 오랜만에 아가씨가 찾아왔으니까 일찍 들어가야겠다. 아가씨, 가자. 맛있는거 해줄게." 


 


 


 


 


 


 


 

이도현 엄마에게 등 떠밀려서 이도현의 엄마 집으로 왔다. 여기 엄청 비싼 아파트인데. 국밥집에서 일해서 내 집 장만 하셨나보다. 이도현 엄마와 같이 집에 들어왔고 이도현 엄마가 빈 방을 내주었다. 빈 방 치고는 나에게 너무 큰 방이다. 이도현 엄마와 그날 저녁에 내가 입을 의류랑 속옷, 베개와 이불을 사서 집에 왔다. 이도현 엄마는 나에게 조심스럽게 내 이름을 불러도 되겠느냐고 물길래 상관없다고 말했고 거실에 있는 카페트 바닥에 앉았는데 테이블에 이도현과 이도현의 엄마가 같이 찍은 사진을 보았다. 대학졸업 사진인가.  


 


 


 


 


 

"우리 아들 어때? 괜찮지?" 


 

"....네." 


 

"나는 우리 아들한테 정말 고마워. 속 한번 안썩히고 한국의대가서 당당하게 의사되고 말이야."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 


 

"당연하지, 누구 아들인데? 에휴, 그나저나 이제 우리 아들한테 여자친구만 있으면 되는데.." 


 

"...병원에서 인기 많습니다. 특히 여자 의사들한테요. 예쁜 의사들 많았습니다." 


 

"어, 그래? 식당 쉬는날 도현이 보러가야겠다." 


 


 


 


 


 


 


 


 

한달동안 죽는 줄 알았지. 엄청 이도현 뒤만 졸졸 쫓아다니는 간호사들이며 여자 의사들이며 꺅꺅 거려서 정말 귀 찢어지는 줄 알았는데. 그 생각을 하니 절로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진다. 이도현 엄마와 늦은 저녁을 먹고 다음날부터 이도현 엄마가 하는 국밥집에서 일을 했다. 며칠간 진상을 피우는 사람들이랑 싸우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이도현 엄마가 나를 살살 달래주었다. 이런사람도 있고 저런사람도 있다며 일일이 진상인 사람들을 상대해주다가 오히려 내가 스트레스 받고 상처받는다고 말하며 되도록 싸우지 말라고 말했다. 이도현 엄마의 말을 듣고 웬만하면 싸우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평소처럼 일했다. 잠시 브레이크 타임 시간이 되었고 이도현 엄마는 잠깐 볼일 보러 갔다온다고 하고 나갔고 나 혼자 국밥집을 지키고 있는데 내가 몸 담았던 조직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것도 나를 엄청 같잖게 봤던 후배가. 


 


 


 


 


 


 


 


 


 

"누님, 여기서 일하십니까? 세상에, 우리 밤비파 조직 살인병기 셨던 누님께서 어떻게 이런 하찮은 곳에서 일을 하십니까?" 


 

".....소란피고 싶지 않으니 가라." 


 

"그거 아십니까? 보스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누님이 나가시고 나서 제가 보스를 죽였습니다." 


 

"뭐야?! 너 제정신인가!!!!" 


 

"하, 그 말투 정말 짜증납니다. 왜 보스 말투를 쓰시고 그럽니까? 아, 누님 입장에선 아버지 같은 존재시죠?" 


 

"....너 이 개새끼.. 가만 안둔다." 


 

"누님, 누님도 예전 같지 않으시면서 어떻게 저를 가만 안둔다고 그러십니까," 


 


 


 


 


 


 


 


 

후배가 보스를 죽였다니. 후배의 말을 듣고 속된말로 꼭지가 돌아버렸다. 식당에서 칼을 가져와 후배를 따르는 부하들부터 죽지 않을만큼 칼을 휘둘렀다. 한순식간에 식당은 풍비박산이 되어버렸고 후배에게 칼을 휘두르려던 찰나 이도현이 식당에 왔다. 나는 신경 안 쓰고 후배에게 칼을 휘두르려는데 이도현이 내 뒤에서 나를 끌어안고 내 손목을 세게 눌러서 칼을 떨어트리게 했다. 후배와 부하들이 가고 이도현이 진정하라고 하고 나는 더욱 살기가득한 눈빛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시발, 이게 진정할 일이 아니라고. 보스가 죽었다고...!!! 


 


 


 


 


 


 


 


 


 

"##연정씨, 진정해요." 


 

"....보스가 죽었다. 내가 조직을 말살시키고 오겠어." 


 

"안돼요. 가지 말아요." 


 

"보스가 죽었다고 말하고 갔어. 그 말 듣고 내가 진정하게 생겼나!!" 


 

"##연정씨 몸 많이 망가져서 또 다치면 죽는다고요!" 


 

"네 놈이 뭔 상관인가!!!! 네 놈이 뭔데 내 생사여부에 관심이 많은거지?!" 


 

"당신 보호자니까요!! 당신 보호자니까 말하는거라고요!! 조직에서 나왔다면서요, 다 잊고 새 출발 한거 아니였어요?" 


 

"....애초에 새 출발따위 시작조차 안했어." 


 

"제발 자기 몸 살펴요!!!" 


 

"한번만 더 그 입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면 가만 안둔다." 


 


 


 


 


 


 


 

깨진 뚝배기 그릇 조각들을 치우고 식탁과 의자를 바로 놓고 친한 동료한테 찾아가 보스의 소식을 접했다. 보스는 인천에 있는 납골당에 모셨다고 했고 동료가 알려준 납골당 장소로 택시를 타고 왔다. 정말로 보스가 납골당에 모셔져 있었고 보스의 이름이 적힌 유골함을 보고 처음으로 울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렸을적 고아원에서 보스에게 눈에 띄어 길러졌고 평생을 울지 않던 내가 지금 납골당에서 보스의 유골함과 내가 보스와 함께 유일하게 찍은 사진을 보고 울고있다. 한참 울고 있는데 동료가 왔다.  


 


 


 


 


 


 


 

"너 종로시장 국밥집에서 일한다고 들었어. 이제 조직에서 일했던건 잊어." 


 

".....차차 잊으려고 노력 중이다." 


 

"내가 멸치새끼(앞에 나왔던 후배) 몰아내고 우리 조직 해산시키려고. 해산 시키고 내가 회사 하나 떡 하게 차리려고 준비중이야." 


 

"....네가?" 


 

"와, 보스가 그랬거든? 우리 조직 해산 내가 시키는 대신 회사 하나 차려서 멋드러지게 살라고 말씀하셨거든?" 


 

"걱정된다. 너." 


 

"걱정은 무슨, 야. 내가 5년 이내에 내가 만든 회사 중소기업으로 만들고 10년 이내에 대기업으로 만들거야!" 


 

"지켜보도록 하지." 


 


 


 


 


 


 


 


 

보스께 인사드리고 동료 차를 타고 집 앞에서 내렸다. 문을 닫으려는데 동료가 돈 가방을 던져주었고 보스가 언젠가 나를 만나면 주라고 해서 준거라고 하며 동료는 내 시야에서 멀어졌다. 돈 가방을 들고 집에 들어왔다. 이도현 엄마가 어디 다친 데 없냐며 걱정스런 말투로 물어봤고 괜찮다고 말했고 식당 뚝배기 그릇 깨버려서 죄송하다고 했다. 이도현 엄마는 괜찮다며 내 월급에서 까려다가 이도현이 뚝배기 그릇 사줬다고 했다. 이도현이 마침 자기 방에서 나왔고 나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눈이 부었다고 말했다. 이도현의 말을 무시하고 쉬어야겠다고 말하며 내 방으로 들어와서 돈 가방을 열었는데 5만원자리가 다발로 들어있고 편지가 들어있었다. 돈 가방은 침대 밑 깊숙한 곳에 숨겨두고 편지를 읽으려는데 노크를 하며 이도현이 들어왔다.  


 


 


 


 


 


 

"뭐, 뭐야." 


 

"주스 먹으라고요." 


 

"거기 놔두고 나가. 나 쉰다고 했을텐데." 


 

"나도 ##연정씨랑 얘기하려고 들어왔어요." 


 

"할 말 없다. 나가라." 


 

"엄청 까칠하시네. 근데 손에 있는거 뭐예요?"
 


 

"....편지." 


 

"어, 그럼 내가 읽어줄까요? ##연정씨 글자 모르잖아요." 


 

"....죽고싶지." 


 

"그 참, 진짜. 어떻게 병원에서나 집에서나 그 죽여버리겠단 소리를 해요? 얼른 줘봐요. 읽어줄게요." 


 

".....여기. 너 혼자 지어서 읽은 티 나면 각오해라." 


 

"어휴, 알겠네요. 큼큼, 나의 친딸 같은 ##연정이에게. ##연정아 이 편지는 내가 너에게 유일하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쓰는 편지가 되겠구나. 

##연정아, 너 아니였으면 우리 조직이 크게 성장 하지 못했다. 이제 우리 조직은 해산 하려고 한다.  

사실 몇년전부터 해산 하려고 마음 먹었었는데 이제서야 우리 조직 해산 한다. 넌 조직 룰에 의해 처참하게 쫓겨났지만 새로 마음 먹고 다시는 조직이란 부류에 들어오지 않길 바란다.  

네 몸이 많이 망가진거 나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너 만큼은 조직 룰을 배신하고 내가 대신 죽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들 반발이 심해서 그러질 못했다. 

다른 애들은 몰라도 너 만큼은 그냥 보내주고 싶었고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새 출발해서 평범하게 살고 가정을 꾸려서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살 길 바랐다.  

왜 인지 모르겠지만 네가 내 친딸 같은 존재라서, 너한테 정이 들어서 그런거 일 수도 있겠다. 평생 나를 위해서 일해주어서 고맙다.  

편지와 함께 있는 돈은 언젠가 네가 나갈때 주려고 했던 돈이니 부담갖지 말고 쓰거라. 그동안 고마웠다. 나의 딸 ##주연정.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너의 보스였고 너의 아버지이고 싶었던 주태훈 씀." 


 


 

"....끝인가." 


 

"그런데 ##연정씨 보스 되게 다정하시네요." 


 

"....아니다. 누구보다 냉철하셨고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분이셨다." 


 

"역시, 누구 말마따나 닮는다더니. ##연정씨 말투 이 주태훈이란 사람한테서 배웠네요." 


 

".....나가라." 


 

"알았어요. 엄마 지금 밥 준비하고 있으니까 밥 먹으라고 할때 나와요." 


 


 


 


 


 


 


 


 


 

 

이도현이 나가고 나는 다시 울었다. 울음을 주체못해 처음으로 엉엉 우는 것 같다. 그렇게 한 일주일동안 나는 집밖을 나가지 않았다. 밥도 먹질 않았다.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주말이었고 오전 11시가 넘었다. 집에서 나와 시장으로 왔다. 국밥집에 왔는데 이도현 엄마와 옆집 민지네 엄마란 사람이랑 싸우고 있었다. 두 사람을 말렸고 민지네 엄마한테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니 이도현 엄마가 자기남편 꼬셨다고 나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뭐야. 이건 그냥 카페에서 이야기 하는 거잖아. 그 사이 민지네 아빠란 사람이 민지네 엄마를 데리고 나갔다. 국밥집 문을 닫고 브레이크 타임 표지판을 걸어두고 이도현 엄마가 다친 곳을 치료해주었다.  


 


 


 


 


 

"고마워... ##연정이 아니었으면 나 더 맞고 있었을거야.." 


 

".....제가 다른 곳에 국밥집 할 곳을 찾아보겠습니다. 저번에도 민지네 엄마분께 당했잖습니까." 


 

"아니야... 내가 이래봬도 3구역에선 다른 사람들보다 장사 오래했어.. 단골손님들도 여기 있어달라고 하고.." 


 

"그렇습니까." 


 

"참.. 이제 괜찮아? 도현이한테 들었어. ##연정이 키워주셨던분 돌아가셨다고.. 마음 잘 추스렸어?" 


 

"네. 나가시죠. 오늘은 장사 할 상황 아닙니다. 아들 보러가시죠." 


 


 


 


 


 


 

 

 

[이도현] 사랑이 싹 튼 | 인스티즈 

 


 

 

사랑이 싹 튼 
written by.핑키포키 

 


 


 


 


 


 

"어머, 어머니~ 오셨어요? 그런데... 어머님 옆에 ##연정씨도 있네요..? 어떻게..." 


 

"어, 사정이 있어서 내가 운영하는 국밥집에서 일 해." 


 

"그러시구나. 참, 도현이는 이제 막 수술 들어갔어요." 


 

"그래? 얼마나 걸려?" 


 

"간단한 수술이라 30분정도 걸릴거예요. 일단 제 방으로 가셔서 저랑 이야기 해요." 


 

"##연정이도 데리고 가야지." 


 

"##연정씨 미안한데요.." 


 


 


 


 


 

정은솔의 이야기를 다 듣기도 전에 혼자 병원 구경 하고 있겠다고 이도현 보고 난 후에 전화 하라고 이도현 엄마에게 말씀 드렸다. 정은솔은 이도현과 대학동기라고 들었다. 심지어 이혼녀다. 자기 자식도 있다. 그런데 정신과 의사가 말하길, 정은솔은 남자를 너무 밝히고 특히 이도현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이고 이도현도 정은솔이 자기한테 관심주는게 너무 부담스럽고 지친다고 여러번 말했는데도 들어 처먹질 않는다고 했다. 이도현은 오히려 다른 여자한테 관심 있는것 같다고 말을 해줬었다. 그렇게 오랜만에 병원 구경을 하다가 병원 밖에 있는 정원에서 혼자 앉아서 연못을 아무생각 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내 뺨에 차가운 무언가가 닿았고 뒤를 돌아보니 이도현이 웃으면서 내 옆에 앉아 내게 아이스 커피를 주었다.  


 


 


 


 


 


 


 

"내가 여기 있는거 어떻게 알고 왔나." 


 

"민재(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던데요? ##연정씨 밖으로 나가는거 봤다고. ##연정씨 여기 되게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수술 끝나고 바로 달려왔죠?" 


 

"....어머니 정은솔 의사랑 같이 있는데." 


 

"엄마가 오셨어요? 왜요?" 


 

"자세한건 어머니한테 들어. 장사할 기분 아니라 내가 어머니 데리고 여기 온거니까. 너 보면 어느정도 기분 풀리시지 않을까 해서." 


 

"역시. ##연정씨는 겉으론 차가워도 속은 엄청 따뜻한 사람이라니까요. 우리 엄마도 걱정해주고." 


 

"얼른 들어가라. 어머니 기다리시겠다." 


 

"##연정씨도 같이 들어가요. 여기서 망부석 처럼 뭐 할건데요?" 


 

"내가 왜 같이 들어가나. 시끄럽고 얼른 들어가라." 


 

"거, 참 진짜. 같이 들어가요." 


 


 


 


 


 


 


 


 


 


 


 

이도현이 내 손을 잡았다.  내가 이도현의 손을 빼려는데 이도현은 더 힘껏 잡았다. 당황한 채로 병원 안으로 들어왔고 모든 사람들이 나와 이도현한테 시선이 집중 되어있다. 그렇게 이도현의 방에 들어왔는데 정은솔 과 이도현의 엄마가 있었다. 나와 이도현은 당황해서 서로 손을 놓았고 정은솔 의사 표정이 말이 아니다. 뭐, 그렇다고 내가 정은솔 의사 눈치를 볼 사람도 아니고. 정은솔은 나와 이도현 사이에 끼어서 나를 살짝 밀쳐내고 이도현 팔에 팔짱을 꼈다. 이도현이 사색이 되서는 뭐하는 거냐고 물었고 정은솔이 웃으면서 말한다.  


 


 


 


 


 


 

"도현아, 어머님이 나 며느리 감으로 딱이래. 아이 있어도 괜찮으시대. 그러니까 우리 연애부터 하자, 응?" 


 

"싫다고 했잖아. 나 너 동료 이상 그 이하도 아니야. 그냥 딱 동료라고 생각 할 뿐이라고 했잖아. 엄마, 엄마는 왜 이상한 말을 하고 그래." 


 

"도현아, 응? 혹시 우리 연애하는거 생각 할 시간 줘야하면 줄게. 대신 시간 많이 못 준다? 내일 아침까지 말해줘! 나 간다!" 


 

"야, 정은솔..!!! 하아..." 


 


 


 


 


 


 


 


 


 

뭐지, 이 기분. 난 제 3자인데 기분이 되게 나쁘고 마음이 살짝 아려오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랄까. 이도현은 정은솔이 나가자 마자 본인 엄마에게 화를 냈다. 이도현이 이렇게 화 내는거 처음보네. 항상 미소짓는 바보였는데. 이도현도 사람이라고 화 낼 줄 아네. 이도현 엄마는 평소에 정은솔이 며느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고 하며 이혼한 이유도 너무 딱하기도 하고 아이 혼자 키우는것도 딱해서 라고 했다. 이도현은 자신의 머리를 쓸어내리며 정은솔 말에 놀아나지 말라고 당부한다. 정은솔이 한 말은 다 거짓말이라며 자기를 어떻게든 꼬셔보겠다는 의지로 말했다고 했다.  


 


 


 


 


 


 


 

"엄마. 나 정은솔 걔 말고 좋아하는 여자 생겼어." 


 

"뭐? 정말? 너랑 같은 일 하는 사람이야? 은솔이 아니면 다른 여자 의사들이나 간호사들이야?" 


 

".....##연정씨야." 


 

"뭐?" 


 

"내가 좋아하는 사람. ##연정씨 라고." 


 


 


 


 


 


 


 


 


 


 

지금... 지금 뭐라고 말하는건가. 이도현이 나를 좋아... 뭐? 이도현의 방 분위기는 극도로 숨이 막히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이도현 엄마가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생전 하지 않았던 도망이라는걸 쳤다. 이도현의 방에서 도망치듯 나와 병원을 빠져나오고 무작정 뛰었다. 뛰다보니 대교다리 였고 대교다리를 천천히 걸었다. 중간에 이도현한테 전화가 몇번 왔지만 받지 않았다. 이도현은 내가 이제까지 봐왔던 인간 중 가장 미친놈 같다. 평생 조직에서 일한 여자를 좋아한다니. 미친놈. 밤 12시가 다 되었을 무렵 집에 들어왔다. 이도현은 없었고 이도현 엄마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실망 했을테지.  


 


 


 


 


 


 


 


 

"은솔이한테 들었어. 너 밤비파 라는 조직에서 일했다고. 밤비파는 나도 이름만 들어봤지 자세하게 알지 못해. 은솔이가 그러던데 거기 질 나쁜 조직이라며. 그런 조직에서 네가 일했었다니.." 


 

"......죄송하다고는 말 못합니다. 저도 먹고 살기 위해 그 조직에 들어갔을 뿐입니다." 


 

"네가 나쁘다는게 아니야. 그래. 네 말처럼 먹고 살려고 그 조직에 들어갔다고 치자. 그런데 도현이가 그 조직에서 일했던 너를 좋아한다고 하니 도통 받아들일 수 없어서 그래." 


 

"아주머니 입장 충분히 이해 합니다."

 

"미안하지만 이제 여기서 나가주면 안될까?" 


 

"네, 그러겠습니다. 그동안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저한테 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주머니께서 저에게 베푸신 은혜는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방에 들어와서 얼마전에 사뒀던 캐리어에 짐을 싸고 침대 밑 깊숙한 곳에 있던 돈 가방을 가지고 거실에 나와서 이도현 엄마에게 500만원을 건네주었고 이도현 엄마에게 큰절을 올리고 나왔다. 이도현에게 전화를 하며 병원 정문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택시에서 내리기에 앞서 기사에게 잠깐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내렸다. 이도현이 웃으면서 나한테 다가왔고 돈가방을 건네주었다. 이도현은 당황하며 이게 뭐냐고 물었고 병원비라고 대답했다.  


 


 


 


 


 


 


 


 

"....##연정씨." 


 

"한번만 말하지. 너 다른 여자 알아봐. 평생 조직에서 일한 여자가 뭐가 좋다고 네가 네 엄마한테 창피를 주나." 


 

"우리 엄마 때문이라면 걱정하지 말아요." 


 

"난 사람을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봤고, 사람을 죽여봤고, 감정도 뭣도 없는. 살인병기나 다름 없는 삶을 살아 온 여자를 네가 뭐가 아쉽다고 좋아하나. 네가 아무것도 아닌 나를 좋아한다니 실망 할 게 당연하지." 


 

"엄마는 내가 ##연정씨에 대해서 차근차근 설명해주면 돼요." 


 

"됐어. 이미 집에서 나왔다." 


 

"엄마가 나가라고 했어요? 엄마가 ##연정씨한테 무슨 말 한거예요?" 


 

"내가 나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평생 네 집에서 눌러 앉을 줄 알았나." 


 

"##연정씨 제발.." 


 

"난 이만 가보도록 하지. 나 말고 좋은 여자 만나서 잘 살길 바란다." 


 

"##연정씨...!! ##연정씨!!!" 


 


 


 


 


 


 


 


 

그렇게 난 택시를 타고 동료집에서 며칠 머무른뒤 미국으로 출국했다. 동료가 보내온 돈으로 집도 사고 동료가 말해준 한인타운에서 운영하는 한글학교를 다니며 검정고시도 보고 자격증도 따고 사회생활도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갔다. 지금은 시에서 운영하는 아동지원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래도 나름 열심히 살아오다보니 5년이란 시간이 흘러버렸다. 시간 참 빠르네. 아이들과 놀아주고 사무실에 들어와서 컴퓨터를 켰다. 그냥 이도현의 근황이 궁금해서. 이도현이 아직 그 병원에 있나 해서 병원을 검색하고 의료진 명단을 보았는데 이도현이 없었다. 병원에 전화해보니 이도현은 5년전에 병원에서 나갔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종로시장 상인회에 전화해 이도현과 이도현 엄마 근황을 물어봤다.  


 


 


 


 


 

'5년전에 도현이가 자기 엄마가 운영하는 국밥집에 가서 엄마랑 싸웠어. 아가씨 왜 보냈냐면서, 이제 새 출발 하려는 사람 왜 보냈냐면서 막 싸웠었지.' 


 

"아주머니는... 아직까지 거기서 일 하시고 계십니까." 


 

'아니. 이제 국밥집 장사 안해. 5년전에 도현이랑 엄청 크게 싸우고 국밥집 팔고 종적을 감췄어. 도현이도 병원 관뒀다고 하고.' 


 

"....알겠습니다." 


 


 


 


 


 


 


 


 

내가 나갔으니 평화로웠을거 같은데 아니었나보네. 내가 그 사람들 인생에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이도현 엄마도 국밥집 계속 했을거고 이도현도 병원을 관두는 일도 없었을테지. 내가 문제다. 내가 문제야. 의자에 몸을 기대어 한숨을 쉬었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다. 어느정도 잤을까, 오후 3시다. 아, 오늘 아이들 무료 진료받는 날이지. 아이들과 복지사 선생님들이 있는 강당으로 왔는데 저 멀리서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내가 잘못보고 있는건가. 가운데에 있는 의사 설마 이도현 인가. 뭐야, 이도현. 너 왜 여기서 튀어나오는건가. 뭐냐. 이젠 하다하다 이도현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건가. 이도현이 나를 보기전에 강당에서 나와 사무실로 들어왔다. 나는 억지로 합리화를 하며 이도현이 아닐거라고 속으로 몇번이나 주문했다. 아이들의 진료가 끝났는지 복지사 선생님들과 의사들이 들어왔다. 내가 억지로 합리화 했던 이도현이 아니기를 바랐던 의사는 이도현이였고 이도현과 나는 눈을 마주쳤다. 이도현은 나를 그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보고 있다. 복지사 선생님들이 이도현에게 나를 알고 있냐고 물어봤고 이도현은 내 손을 잡으며 잠깐 나를 빌린다고 했다. 복지사 선생님들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알겠다고 했고 나와 이도현은 건물 뒤로 왔다.  


 


 


 


 


 


 

"잘 지냈어요?" 


 

".....죽지 않을 정도로 살고 있다." 


 

"나한테 뭐 물어볼 거 없어요? 예를 들면 근황이라던가.." 


 

"안 그래도 병원이랑 시장 상인회에 아까 전화해봤다. 5년전에 아주머니랑 크게 다투고 아주머니도 시장에서 국밥집 문 닫고 너도 병원에서 나왔다고." 


 

"잘 알고 있네요? 몰랐으면 알려주려고 했는데." 


 

"너, 제정신 인가. 왜 아주머니랑 싸우고 그러는가. 내가 뭐라고 나 때문에 아주머니랑 싸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요. " 


 

"너 아직도 정신 안 차린건가...!!!" 


 

"##연정씨도!!!! ##연정씨도, 나 좋아하잖아요. 아니예요? 그때 정은솔이 나한테 팔짱 꼈을때, 정은솔이 나한테 헛소리 지껄일때 ##연정씨 표정 보고 알았어요. 이 여자, 나 좋아하는구나. 잘 됐다. 나도 이 여자 좋아하니까 이제 내가 이 여자한테 고백하면 이 여자랑 연애도 하고 결혼하면 되겠구나 생각했다고요. 그래서 엄마한테 ##연정씨 좋아한다고 말한거고요!!! ##연정씨가 어디가 뭐 어때서요. 조직에서 일한거요? 그딴 거 상관 없어요. 과거형이니까, 아니면 ##연정씨 자궁적출 당한거요? 그래서 아기 못 낳는거요? 그런거 상관없어요. 아기 없어도 돼요. 난 그냥 ##연정씨만 있으면 된다고요!!!!!" 


 

"......." 


 

"병원에 나오고 엄마랑 싸우고 나서 ##연정씨 동료분께 무작정 찾아갔어요. 그 조직에 찾아갔어요. 동료분한테 ##연정씨 어디로 갔냐고 물어봤어요. 며칠을 매달렸어요. ##연정씨 사는 곳 알려달라고. 미국에 있는 작은 시골동네에서 산대요. 그래서 무작정 미국으로 왔어요. 미국에서 유명한 병원 외과의로 들어갔고 시골 작은 동네 위주로 가는 무료 의료 봉사가 있다고 해서 정기적으로 시골동네 다니고 면서 봉사활동 했어요. 며칠전에야 알았어요. ##연정씨가 뉴욕시에서 운영하는 아동지원센터에서 일한다는걸 알았어요. 내 책상에 ##연정씨 사진 액자 있거든요. 동료 의사가 ##연정씨 사진 보고 ##연정씨 아동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어요." 


 

"......." 


 

"그 말 듣고 그 날에 센터 밖에 왔었어요. 그때 아이들이랑 ##연정씨랑 같이 노는 모습 봤어요. 그때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연정씨 드디어 찾았네. 라고 말하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그동안 내가 ##연정씨 찾아다닌거 헛고생 한 건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엔 도망가지 말아요. 나 이제 ##연정씨 잃고 싶지 않아요. 우리 둘이 행복하게 살아요." 


 

"....이도현..." 


 

"나 진짜... 정말로 ##연정씨 잃고 싶지 않아요... ##연정씨가 이번에도 도망가면 저 정말 어떻게 될 지도 몰라ㅇ……." 


 


 


 


 


 


 


 

내 두손으로 이도현의 뺨을 가져다대고 이도현의 입술에 입맞췄다 떼었는데 이내 이도현이 다시 입맞추고 짙은 키스를 퍼부었다. 살아생전 처음으로 받아보는 키스였다. 이도현이 이렇게 까지 날 좋아하는 줄은 몰랐다. 내가 뭐라고. 나보다 더 좋은 여자들은 세상에 많은데 말이다. 이도현의 전화가 울렸고 그제서야 입을 떼고는 이도현이 전화를 받고는 이제 그만 가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냐며 얼른 가라고 했고 이도현은 핸드폰 번호 알려달라고 했다. 이도현의 핸드폰을 받고 내 핸드폰 번호를 저장했다. 이도현은 믿을 수 없는지 전화를 했고 내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날 사랑한다면서 믿지 못하는 건가." 


 

"혹시나 하고요. ##연정씨가 도망갈까봐 확인차 전화 해봤어요." 


 

"도망 안간다." 


 

"그럼 시간 날 때마다 전화해도 돼요? 비번일때 ##연정씨 보러 와도 돼요?" 


 

"....마음대로." 


 

"그럼 우리 오늘부터 사귀는 거예요?" 


 

"알면서 계속 물어볼거면 가라." 


 

"##연정씨 얼굴 빨개진거 보니까 맞네요. 저 그럼 가볼게요. 이따 병원에 도착하면 전화할게요. 안 받으면 안돼요!" 


 

"아, 알았으니까 얼른 가라. 늦겠다." 


 


 


 


 


 


 

이도현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갔다. 나는 조금 더 있다가 사무실로 들어왔는데 복지사 선생님들이 이도현과 무슨 관계냐면서 의심의 눈초리로 퇴근시간까지 물고 늘어져서 결국 만나고 있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그날 밤, 이도현과 전화를 하고 다음날부터 우리는 본격적으로 사랑이 싹 튼 연애를 시작했다. 주말마다 내가 이도현을 보러 도시까지 나왔고 데이트를 했고 가끔 다른 커플들이 길가에서 애정표현을 거침없이 하는걸 보고 내 성격에 맞지 않게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떨구면 이도현이 다른커플들 보라고 나에게 키스를 퍼붓는다. 


 

"혼자 키스 대결 승부 보는건가." 


 

"그런 것도 있고. ##연정씨가 부끄러워하는 것도 있고. ##연정씨 부끄럼 타지 말라고 해주는거예요." 


 

"쓸데 없는것에 승부하지 마라. 그리고 난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 


 

"##연정씨는 다 보여요. 부끄럼 타면 얼굴 빨개지는거." 


 

"너, 너 진짜 못 하는 말이 없다." 


 

"##연정씨." 


 

"말해라." 


 

"우리 이제 결혼할래요?" 


 

"겨, 결혼 이라니.. 우리 만난지 6개월도 되지 않았다." 


 

"난 빨리 ##연정씨랑 같이 살고 싶은데. 우리 결혼해요." 


 

"아니, 무슨 결혼이 장난인가. 아주머니 허락 받아야하잖나." 


 

"엄마는 이미 허락했어요. ##연정씨만 승낙해주면 돼요." 


 

".....그럼. 하자, 결혼이란거." 


 

"아싸! 무르기 없기예요!!"  


 

"알았다. 알았으니까 좀 목소리 낮춰라. 사람들 다 본다." 


 

"사랑해요. ##연정씨."  


 

".....나도. 사랑한다 이도현."  


 


 

-
 

안녕하세요. 핑키포키 입니다. 

그간 독자님들 잘 지내셨는지요ㅠㅠㅠㅜㅜ 

어떠한 말로도 저를 기다리신 독자님들을 진정시켜드릴 수는 없는거 잘 압니다ㅠㅠㅠㅠㅠㅠ 

 저의 건강문제도 있었고 개인적인 사정도 있었기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었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  

그동안 사라져 있어서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비회원79.72
완전 재밌고 설렜어요!
3년 전
독자1
여주말투가 특이하긴 한데 그래도 재밌네요 ㅋㅋ
3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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