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 앞 바닥에는 아직 따뜻해보이는
레몬차하나가 놓아져 있었다.
바닥에 놔두고 그냥 간 모양이다.
다시 두 눈이 시큰거려 오는게 기분나빠
그냥 문을 닫으려는 찰나
레몬티위에 붙어져 있는 메모가 눈에 들어왔다.
앞집남자가 전직 아이돌 정호석인 썰. 08
w.어린작가
"아가씨, 괜찮아요? 나쁜 사람이 쫓아와요?"
"...아니요...그런거 아니에요."
"너무 울길래... 여기, 휴지."
"...감사합니다,"
얼마나 울어댔는지,
택시 아저씨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휴지를 건네주셨다.
창문에 비친 나를 보자 온 얼굴이 눈물범벅이다.
아저씨덕에 눈물을 닦으며 조금은 진정시킬 수 있었다.
사이드미러에는 도로변에 나와 떠난 택시를 바라보는 정호석이 비쳤지만
보고싶지 않아 바로 시선을 돌렸다.
-
집에 도착해서도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계속 눈물을 쏟는 와중에도
내가 왜 이렇게 울고있나, 내가 화낼 상황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잠깐씩 들었지만
몇일전 나에게 웃으며 입맞췄던 그가 떠오를 뿐이었고,
나를 더 울게 만들 뿐이었다.
이제 조금 진정이 되었나 싶어 침대위에 발라당 누웠을때는
예쁘게 보이겠다고 신경쓴 화장은 다 번진지 오래였고,
머리가 지끈 아파져왔다.
-똑똑
잠이 들까말까 하던참, 갑자기 현관쪽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초인종이 있는데
왜 문을 두드리는거야.'
그때 마침 머릿속엔 정호석이 떠올랐고
난 문을 열어 줄 마음이 없었다.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침대에 누워있을 뿐이었다.
"...."
몇분이 지났는데도 초인종소리나,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소리가 나지 않음을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난 천천히 현관으로 걸어가
아주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아,"
현관문 앞 바닥에는 아직 따뜻해보이는
레몬차하나가 놓아져 있었다.
바닥에 놔두고 그냥 간 모양이다.
다시 두 눈이 시큰거려 오는게 기분나빠
그냥 문을 닫으려는 찰나
레몬티위에 붙어져 있는 메모가 눈에 들어왔다.
-이름아, 오빠가 미안해.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오빠가 너 붙잡고 얘기해봤자,
너 기분만 상할 것 같아서..
레몬티 마시고, 울지말고...
조금 진정되는 것 같으면
오빠 집으로 와, 알겠지?
기다리고 있을게.
"...."
나는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닦으며
허리를 숙여 레몬티를 주워 들었다.
'...오해는 무슨 오해'
집에 들어와 소파에 앉아 조용히 레몬티를 마시면서
방송국뒤에서 내가 본, 그 끔찍한 장면을 되짚어 보았다.
내가 아는 정호석은,
눈을 감고 서서히 다가오는 그녀를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이고
팔짱을 껴오는 그녀를
정중하게 거절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그를 많이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귀자는 말 한번 없었음에도
배신감 부터 시작해서, 온갖 좋지 않은 생각들에 휩싸여
실연당한 여자처럼 몇시간을 보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로,
계속 눈물만 쏟으면서.
그렇게 가만히 앉아 멍때리는 중에도
그냥 앞집에 가서 얘기라도 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몇번이나 들었다.
하지만 그놈에 자존심이 뭔지.
발이 움직이지가 않았다.
아니, 자존심이라기 보다는 두려웠다.
정말 나 혼자 좋아하고 있을까봐.
내가 보고 생각한게 다 사실일까봐.
-
잠이 들었나보다.
온 거실이 환했고, 나는 소파에 쪼그려 누운채 눈을 떴다.
너무 많이 울어서 잔뜩 부어버린 눈위로 얼음을 가져다 대면서,
학교에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아, 오늘 수업 뭐있지.
시간표를 들여다 보려고 어제 꺼뒀던 폰을 켰는데
켜자마자 보이는건 정호석의 부재중전화들과
문자 두통이었다.
-안 오네...
-울지말고 일찍 자
얼굴을 찡그린채 문자 알림을 재빨리 상단바에서 지우고,
친구들의 톡을 확인하기 시작하려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리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야 성이름! 혹시 지금 학교 갈 준비 하고있는건 아니지?"
"...응?"
"와, 역시.내가 너 까먹을 것 같아서 전화했는데."
"아니, 뭐가?"
"오늘 교양수업 째고 방청가기로 했잖아 병신아, 어휴"
"아, 헐."
"한시간 남았으니까, 천천히 준비하고 방송국 지하철 역에서 봐 !"
어제 있었던 일 때문인지, 진짜 까마득히 잊어버렸다.
친구들이랑 같이 먹방프로 방청가기로 했는데...
쟤 통화 아니었으면 바보같이
나 혼자 교양수업 들을 뻔 했다.
대충 했던 화장도 더 예쁘게 신경쓰고,
옷도 제일 좋아하는 걸로 바꿔 입었다.
그래도 연예인 보러가는건데.
부운 눈도 점점 진정되고 있었고,
방청갈 생각에 들떠
정호석 생각도 점점 없어지고 있었다.
모든게 잘 돌아가는 줄 알았다.
그 프로 엠씨가 김유나라는걸 알기 전까진 말이다.
어린작가
안녕하세요 어린작가입니다!
분량이 쫌 짜죠....
원래 뒤에 더있는데ㅜㅜ
지금 사정이 생겨서 어디 나가봐야될것같아요...
그래서 08-1로 나눴습니다 ㅠㅠㅠㅠ!
최대한 빨리 08-2로 찾아뵐께요ㅜㅜㅜ힝...
아그리고 제가 쓴 글 읽어보겠다고 1화읽었는데
ㅎ...못읽겠던데요..ㅎ?
줄간격도 쫍고..ㅎ...어케 읽으셨대...ㅎ..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다 너무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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