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
찰칵-
밝게 끌어올린 저들의 미소가 찍혀나왔다.
사진만으로도 느껴지는 화목함에 난 지나치게 이질감을 느꼈다.
역겨워.
서로를 아끼고 챙겨주는 가족이라는 존재가.
내게 가져다 준 것이라곤 엿같은 기억밖에 없는데.
난 불행 했는데 마치 날 약 올리듯 저들은 행복해 보인다.
씨발, 다 깨트리고 싶어.
잔뜩 커버린 내게 몇가지 습관이 생겼다.
그 습관은 잔인한 이유에서 비롯됐고
그때마다 내 몸엔 벌레들이 기어다녔다.
또 이런 내겐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개념이 아닌
죽어간다는 개념이 크게 자리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내 목표는 오직 두가지다.
내가 한 행동에 후회말기, 또 빨리 죽기.
매일 밤 날 찾아오는 그들의 얼굴이 질서없이 둥둥 떠다닌다.
등 뒤로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이내 뒷걸음질을 치다
결국 늘 똑같은,옷장의 틈,제일 습진 구석에 몰려버리고 만다.
시달리는 내가 어떻게든 벗어나려 카메라를 급하게 잡아든다.
새벽이건 낮이건 시간에 구애없이 그들이 나타나면
무의식중에도 카메라를 붙들고 뛰쳐나간다.
이게 내 첫번째 습관이다.
뛰쳐나온 내 손엔 커다란 카메라만 덩그러니 들려있다.
난 오랜만에 뛰는 심장을 억누르려 쉼없이 셔터를 눌러댄다.
그러다 마구잡이로 찍어대는 카메라 렌즈로 한 여성이 찍혔다.
그럼 난 해맑게 웃는다.
내가 그녀의 죽음으로서 그들이 공기속에 흩어질테니깐.
그럼 난 그 탁한 공기를 맡으며 또 한번의 살인을 감행한다.
그들과 같은 인간이라는게 구토를 부르지만
이것마저 하지않으면 난 정말 숨통이 막혀오니깐.
나도 살아야 되잖아요.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그 여성이 내게 저지른 잘못이 뭘까?
이 시간에 밖에 나와있던것?아니면 재수없게 내 앵글에 잡혀버린것?
거봐, 당신도 잘못이 없으면서 우선 잘못을 빌고 보잖아.
젠장 더 짜증이 나버렸다.
이 여자를 보자니 내 어릴적 모습이 자꾸만 테이프처럼 재생돼서
엉성하게 칼을 붙든 손이 발발 떨렸다.
그들은 그 어리던 내가 뭘 잘못했기에 그랬던건지 냐 알길이 없다.
또 난 뭘 잘못했기에 빌고 빌었는지도 역시나 알수없다.
그저 살기위해서 습관처럼 내뱉던 말들의 의미도 모르던 내게
가끔씩은 악몽이란 이름으로 찾아오곤 한다.
난 참 지랄맞게 꿈 속에서 울먹이는 나를 바라볼수 밖에 없었고
그게 곧 고통의 시작이였다.
떠올리기 싫던 11살의 부승관.
난 울고불고 그들에게 빌었고 또 무릎을 꿇고있었다.
늘 마지막은 다시금 좁은 옷장 속에 갇히며 끝이난다.
더이상 암전이 되버려 볼수없는 드라마의 소리는 끔찍했다.
미디어의 볼륨까지 낮춰버리니 그들이 불쑥 날 찾아올듯 했다.
늘 곱씹고 입 안에서 빙빙돌기만 했던 말.
내가 뭘 잘못했는데?
그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채 벌벌 떨던
내가,내가 뭘 그렇게 잘못을 저질렀는데?
이제서야 차오르는 눈물은 억지로 삼키고선 고함을 쳤지만 그들은 들을수 없다.
이젠 더 이상 세상에 존재치않는 친척이란 이름의
악마들은 죽었다.
분노에 가득한 내 손으로 찢고 죽여야 됐는데.
좆같게 그들은 나보다 일찍 가버렸다.
그 흔한 부모의 손길 대신에, 늘 끊이질 않던 피멍과 흉터들이
훌쩍 커버린 지금까지도 자리하고 있다.
웃긴게 부모란 새끼들도 날 버렸다?
자신이 배 아파 놓은 자식을 친척에게 버리고선 나 몰라라 떠났다고.
그래 난 버림 받았다.것도 아주 어릴적부터.
근데 이런 내가 미치지않고 살겠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기분 좆같게 다들 지껄이는거
내가 모를것같지?
제발 그 누구도 내게 정상을 강요마요.
이게 어릴적부터 혼자 터득한 내 운명이니깐.
살인의 방식은 진부했다.
칼로 심장을 깊게 찌르고선 죽음을 천천히 즐긴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이다.
그녀의 모든 고통을 내 카메라에 담아낸다.
그렇게 그 현장에선 수없는 셔터소리만 가득하며 끝이난다.
이게 내 두번째 습관이다.
그녀에게서 흘러내린 피를 담을 물건이 없어
급한대로 내 옷에 잔뜩 묻혀 그곳을 빠져나간다.
피범벅으로 되버린 후드티는 검붉게 물들어 있었고
미세한 비닐소리가 내 귀를 엄습했다.
어라 지금 새벽인데.
무섭다는 감정보다 설렌다는 감정이 더 또렷했다.
하루에 두번이나 살인을 저지를 생각에
피로 물든 후드티보다 마음 한구석이 더욱 축축해졌다.
양손엔 카메라와 칼로 여유가 없었고 새벽임에 더 떨렸다.
사실 이 조합이 참 오묘했다.
어디서 튀어나올까?
길지않은 목을 이리저리 둘러봐도 사람은 커녕 개미조차 없었다.
그리고 곧 쇠파이프로 얻어맞는 기분에 내 몸의 모든 힘이 풀렸다.
씨발 뒤에서 칠줄이야!
제가 글을 올리다가 자주 필명이 헷갈려서 하나로 합치려 합니다!
덤블론=솔직히 부러워=석러순브 같은 한 더쿠로 앞으로 좀 더 풍성하게 올라갈거라 믿습니다!
그럼 구상도 안한 2화를 찌러,,(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