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학연과의 정략결혼 03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
그 남자 이야기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라파데르-
꽤 오래 전 일이다.
나는 26년 전 JL그룹의 차남이자 막내 아들로 태어났다.
요즘말로는 금수저, 모자랄것 없었다.
적어도 남들이 보기에는...
대궐과 같은 집. 재산은 셀 수도 없었고, 집에서 일하는 아줌마만 수 십명
겉으로 보기에 차고 넘칠것 같았던
어릴적 나를 표현하자면 한 단어로 결핍.
아버지의 사랑과 기대는 언제나 장남인 형을 향해 있었고
어린 나이의 나에게는 아무런 기대도 관심도 한번의 꾸중도 없었다.
"학연아. 나는 너가 부러워, 아버지가 너한테는 이거해라 저거해라 잔소리도 안하고..."
형의 배부른 투정에는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허기짐이 보이지 않았다.
나의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은 선생님의 칭찬, 또래 아이들의 관심으로도 턱없이 부족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대기업 아들을 좋아했으며 나는 그렇게라도 나를 알아주는 사람들에게 인정 받고싶었다.
그렇게 하면 아버지도 나를 알아줄것만 같아서.
그렇게 이십 몇 년을 악착같이 버텨왔다.
그 때까지 아버지는 나를 봐주지 않았으며 도리어 나에게 너무나 가혹한 일을 저릴렀다.
그날은 형의 이사 승진을 축하하는 날이였다.
가족끼리의 조촐한 축하가 끝나고 아버지는 나를 따로 불러내었다.
가장 깔끔한 옷을 입고 아버지가 좋아하신다는 향수도 뿌렸다.
아버지가 드디어 나를 알아보셨구나..
이제 나에게도 아버지의 사랑을 주시는구나.
수없이 상상했고 기대했던 일이였다.
나의 꿈같던 시간은 얼마 못가 산산조각이 나버렸으며 짓눌려 흔적조차 없어졌다.
앞 뒤 없이 아버지는
"너 결혼해라 학연아. 아버지 동창 딸. 너도 알거다. 예전에 우리집에 자주 놀러왔었잖아"
"...아버지"
"네 친구 재환이랑 어릴적 친구라는 그 아이 말이다"
약해보이기 싫어 턱끝까지 차오르는 부아를 눌러 삼킬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나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이제 네 형도 대표이사고 너도 올 겨울에 대학교 졸업하고 네 길을 찾아가야하지 않겠냐.."
분명 아버지는 나를 처리하려 했다.
형의 대표이사 취임으로 아버지는 더욱더 형에게 신경을 써야 했으며 당연히 아버지에게 나는 눈엣가시 였으니까.
"싫습니다."
꽉 진 주먹 덕에 손은 핏기를 잃은 모양으로 벌벌 떨고 있었으며 다리는 금방이라도 힘이 풀려 주저 앉을 것 만 같았다.
모든 것이 처음이였다. 아버지가 나를 불러 낸 것도. 아버지께 반 하여 대답한것도.
아버지에게서 내가 지워지는 그 눈빛을 똑바로 마주한 것도.
아버지에게서 나는 것인지 나에게 나는 것인지 악취가 진동해 썩어 없어질 것만 같았다.
머리가 아파왔으며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눈가가 아려왔다.
빌어먹을 무관심이라는 괴물이 내 뒤를 바짝 따라오고 있었다.
그대로 그 방을 나왔다.
애석하게도 내 손에는 김별빛 010-0000-0000 당신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가 들려 있었다.
누군가에게 버림 받는 것이 이렇게 아픈 일인가. 버림받을 것을 알면서도 사실을 직면하는 것이 이토록 추잡하고 구역질 나는 일인가.
무작정 집을 나왔고 미국에 있는 이모네 댁으로 생애 첫 가출을 했다.
"학연아. 아버지 전화.."
"저 없다고 전해주세요"
"이번엔 좀 받지?"
"여기서도 나갈까요? 저 못찾게 아주 꼭꼭 숨어버릴까요?"
내가 미국에 가 있다는걸 안 아버지는 하루에 한번 꼴로 전화를 걸어왔다.
처음이였다. 아버지가 나를 찾는것이
아버지가 나에게 전화할 수록 그 여자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갔다.
당신은 얼마나 대단한 여자길래. 아버지가 나를 찾게 하는가.
그렇게 3년 동안의 나의 가출은 마무리 되었다.
"별빛이 아버님이 돌아가셨단다."
연락을 받고 당신에게 갔을 때
나의 궁금증을 자극하던 당신은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눈물 흘리고 있었다.
아버지를 잃어버린 나의 분노와는 다른 그 어떠한 슬픔을 보이고 있었다.
나와는 달라보이는 너에게 신경이 쓰였다.
멀리 보이는 당신에게 간단히 위로의 말을 건내고는 그대로 집으로 들어갔다.
"잘 돌아왔다."
3년 만에 본 아버지는 나에게 이 말만을 남겨두고 또 다시 나를 외면했다.
당신이 흘린 눈물에 나타나려던 관심은 아버지에 대한 증오로 바뀌였으며
당신에게 쓰이던 신경은 영원히 아버지에게 잊혀질 것 같았던 나를 다짐하게 했다.
나는 사랑받고 싶었다.
나도 사랑받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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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로 신경쓰이게 하지 말자 그랬잖아"
나에겐 아버지의 사랑,관심이 필요했으며
당신은 그저 나를 아버지에게 보이기 위한 도구일 뿐이니까.
나는 당신을 외면하려 했다. 아버지가 나에게 그랬던 것 처럼.
지금은 꽤나 불편하게도 당신은 어두움에 허우적 대고 있다.
인간으로서의 도리는 해야 한다.
당신을 겨우 부축하고는 내 침대에 뉘어두고
초를 켜 밝게 방을 빛으로 채워줬고
이제 괴로워 하지 말라는 위로의 말도 해줬다.
꽤나 두려웠는지 내 손을 잡고 놓지 않는 당신을 차마. 그 추악했던 아버지 처럼 버릴 수가 없었다.
촛불은 심지를 다 태워가며 녹아가고 있었고 당신을 비웃던 어두움은 저 넘어로 햇살을 데리고 왔다.
밤을 꼬박 새웠다.
그리곤 처음이였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아닌 당신에 대한 연민.
당신은 나에게 아버지의 관심을 느끼게 하는 하나의 도구
이렇게 믿고 있었던 믿으려고 했던
당신
그냥 너 김별빛을 알고 싶어졌나보다.
나는 너가 신경쓰이기 시작했나보다.
암호닉 |
♥송이러브♥/깜장/꼬맹이/달/달리는별/더쿠/라바 라일락/마운틴/망고/벌꿀/별시/손난로/슬아 택뷰/파워레인저/학연의봄/홍 18분의 사랑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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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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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망글이네요. 분량을 늘리려고 하다보니 망글이 되어버렸어~~~~~~~~~~~~ 오늘은 학연이의 시점에서 진행됬어요 알고보니 학연이도 불쨩해ㅜㅜ 지난 에피소드에서 학연이가 너무 욕을 먹어서 제가 학연이한테 미안하네요ㅜㅜ 오늘은 학연이에 대한 오해를 풀어드리고자 기획했는데.....점점 퀄리티가 떨어지죠? 그래도 안본 눈 사고 그러지는 마세요!! 댓글달면 포인트 회수 되쟈냐!! 여러분 언제나 감사합니다. 매일같이 주시는 과분한 사랑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