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ㄴ,누구세요?! "
" 어, 너 내가 보여? "
" ... 네? "
" 잘 찾아왔구나. "
오, 나의 귀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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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사람인 척 하고 싶었어? "
" 뭐래, 아니거든 "
" 뭐가 아니야 그럼 왜 보여준건데? "
" 몰라 조용히 먹기나 해. "
집 밖에서 김한빈을 자연스럽게 대하기는 오랜만이였다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모습을 보여주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 그래서 옷을 갈아입은 거 였구나 "
어깨를 으쓱하며 거리를 돌아다녔던 김한빈의 모습에 끊임없이 말을 이었다.
이 상황이 저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이고는 발로 바닥을 툭툭 찬다.
" 진짜, 진짜 궁금해서 그래. 왜 갑자기? "
삐죽 나온 입술이 코 바로 밑에 자리를 잡았다.
" 너는 말 해도 모를거잖아 "
" 내가 뭘 몰라, 말 해주면 알겠지 "
" 지금 아니면 언제 너랑 당당하게 다녀 "
" 어? "
" 손 잡고 걸어다니면 보기 좋잖아, 봄인데. "
탁하고 하얗고 차가운 겨울같은 네 입 안에서 봄이 흘렀다.
공기가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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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보다는 조금 더 편하게 거리를 누볐다.
" 한 시 거의 다 된 거 같은데 "
" 괜찮아 거의 다 왔어 "
" 학교에서는 이렇게 다니면 안 되겠지? "
자리에 멈춰 서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 어, 어? 그렇겠지 그냥 조용히 따라다녀 "
" 치. "
블럭을 꾹꾹 눌러 가며 나를 지나쳐 걸어갔다.
삐지는 거에도 선수야, 못 하는 게 없다. 다른 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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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짓 하면 안 돼, 조용히 있어야된다? "
" 알거든, 너나 조용히 해. "
정문을 지나 가방 끈을 매어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김한빈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건물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 그렇게 신기해? "
그 모습에 터져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고 김한빈에게 물었다.
아까는 조용히 하라며, 표정을 찡그리며 검지를 입술 위로 가져다 댄다.
" 토깽이 왔어? "
" 아, 네. 안녕하세요 "
반갑지않은 얼굴 과 선배였다.
선배 주위에 모여있던 다른 남자 선배들도 토끼 왔네, 하며 인사를 건넸다.
혹시나 싶어 몸을 틀어 김한빈을 살피니
.. 표정이 가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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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뒷자리에 자리를 잡아 책과 노트북을 폈다.
아무도 신경을 쓰진 않지만 가방을 놓는다는 핑계를 대고 옆 자리의 의자를 꺼내어 앉을 자리를 만들어줬다.
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뭐라도 한 마디 해야겠다 싶어 노트와 볼펜을 꺼내들었다.
' 조용히 있어라 '
딱히 할 말은 없어서.
지루하다는 듯 의자에 기대어있다가 내 쪽지에 어이가 없다는 듯 일어나 나를 째려봤다.
왜인지 모를 통쾌한 느낌에 살짝 웃어주며 들어오신 교수님을 맞았다.
옆에 김한빈이 있다는 것 빼고는 다를게 없는 하루인데,
' 왜 그렇게 뚱해있어?? '
뭔가 단단히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
' 당연히 조용히있어야 되는거잖아 '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시선은 교수님을 향한 채로 어깨를 살짝 들어보였다.
찡그리며 볼펜을 집어 들었다. 교수님의 목소리 없었다면 모두가 들었을 법한 소리로 종이를 벅벅 긁어가며 글자를 적었다.
' 니가 왜 토끼야 '
고작 그거였나보다. 지금까지 화가 난 듯 의자에 기대어앉아
발로 나를 툭툭 치고, 책을 덮어버리고, 마우스를 떨어트린 이유가.
헛 웃음이 나왔다. 고작 그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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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이 초딩아, 토끼 때문에 그러고 있었냐? "
학교 구석진 곳에 있는 쓰레기장으로 김한빈을 데려왔다.
" 너가 왜 토끼냐고. "
" 별 거 아니야, 그냥 저번에 폰케이스를 잃어버렸는데 "
" 근데, "
" 그걸 누가 페이스북에 올렸어 거기에 토끼가 그려져있었고. "
" 뭐야 "
" 뭐가 뭐야, 이 초딩아 "
" 난 또 토끼를 닮았다고 그러는 줄 알았지. "
" 너가 봤을 땐 내가 토끼를 닮았냐? "
" 아니, 토끼보단 돼지아냐? "
오랜만에 읊어보는 문장인 듯 싶다
미,친 김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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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던 토끼얘기도, 그 날의 모든 수업도 끝내고 집으로 향하려던 길 이였다.
이제 다시 보여줘도 돼. 아무렇지 않게 김한빈과 말을 주고 받으며 학교를 나갔다.
" 어, 토끼네? "
" 네? "
학교에서 익숙하다 못 해 지겨워진 토끼라는 이름에 반응하며 목소리의 시작점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 집에 가는 거야? 밥은, 먹었고? "
" 아니요, 아직.. "
" 그럼 같이 먹을래? 내가 사줄게. "
김한빈 앞 에서 남자와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다.
단순한 내 느낌이지만, 뒤에서 무언가가 부글부글 끓는 것 같기도..
" 얘 밥 먹었는데요. "
" 응? 그쪽은 누구, "
" 알 바? "
가자, 내 손목을 잡아 조금은 세게 끌었다.
" 야, 야 김한빈, "
" 뭐 하는거야. "
김한빈 손에 잡힌 왼 쪽 손목이 시리고 있는데
힘 없이 흔들리던 내 오른 쪽 팔도 선배의 손에 멈춰졌다.
이게 무슨 꼴이람.
" 싫어하잖아, 뭐 하는 짓이야? "
" 손 놔. "
모든 행동과 대화가 3분 안 에 이루어졌다.
사실 가장 아프고 가장 혼란스럽고 가장 짜증나는 건 난데?
나를 사이에 두고 주고 받는 기분 나쁜 눈빛들의 대화에 양 쪽에서 나를 짓 누르는 느낌이 들었다.
언젠 가 잘 생긴 두 남자 사이 서서 나를 두고 싸우는 광경을 지켜보는 상상을 한 적이 있다.
머릿속으로 그런 그림을 그리고 행복해했던거 취소.
" 아, 하하, 얘가 왜 이래.. 선배 죄송해요 "
" ... "
" 이런 애가 아닌데, 갑자기 예민해져서.. "
" 야, 내가 언제, "
" 조용히 해, 넌. 먼저 가 볼게요 진짜 죄송해요! "
이번엔 내가 김한빈의 손목을 잡고 선배의 대답을 듣기 전에 급하게 그 자리를 떠났다.
오랜만에 김한빈의 살기 어린 표정과 말투와 행동을 보았다.
모습을 보인 채로 밖에 나왔다고 했을 때 모든 것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럴 줄이야.
" 김한빈 "
" 별의 별 이상한 새,끼를 다 보네. "
" ... "
" 걔는 내가 안 보이나? 떡하니 옆에 있는데 어디서 작업 질이야 "
" .. 그건 작업이 아닌, "
" 너 폰케이스 그거 끼지 마. 강아지, 강아지 그려져있는 거 껴. "
오늘의 모든 잘못은 아마 내가 폰케이스를 식당에 두고 온 일일 것 이다.
" 자퇴해, 저 학교 다니지 마. "
.. 진짜 미,친 김한빈. 최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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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빈 "
" ... "
" 야 "
" ... "
" 한빈아, "
" 뭐. "
" 아까 때문에 그래? "
" 아니 "
" 그럼 뭐야.. 씨, "
" 씨? "
" .. 아니? "
계속 반복되는 패턴에 지치고 질리고.
학교가 이렇게 멀리 있었나 평소보다 길어진 듯 한 길에, 김한빈의 모습에 힘이 풀린다.
네 뒷 모습을 쫓아 터덜터덜 걸어나갔다.
봄은 봄인가 보네, 가로등에 비친 나무에 아직 피지 못 한 꽃들이 방울져 모여있다.
언제쯤이면 꽃이 필 까.
내 앞에 그림자가 멈췄다. 그것을 밟고 지나 그 옆에 섰다.
무슨 일 있어? 고개를 들어 말의 끝을 올릴 무렵
차갑고 긴 손가락이 내 손을 꽉 채웠다.
" 손 잡고 다니면 좋잖아 "
바람이 불고 거리의 나무들도, 겹쳐진 우리 밑의 그림자들도 흔들렸다.
" 봄인데. "
내일이 되면 꽃이 필 것 같다. 아니, 지금이라도.
기다려주신 분덜... |
여러분! 제 뺨은 여기입니다! 마음껏 치세요! ㅠㅠㅠㅠ 죄송합니다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인간 쓰레기가 있다면 바로 저입니다.. 제가 스레기에요.. 개학을 한 것도 있고 몸이 안 좋았던 탓도 있지만 그래도 글은 쓸 수 있자나여.. 근데 저는 안 썻자나여..? 제 뺨은 여기입니다.............. 수업 시간이든 뭐든 자꾸 글 생각만 나고.. 독방에서 제 얘기가 한 두번 나오고.. 예.. 제가 쓰레기... 정해놓고 쓰는 건 아니지만 부지런히 쓸게요ㅝㅝ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다려주신 분 들 제가 할 말이 없슴닏다...... 사랑..하느...거...아..시...죠..... 감사하고.....죄송하고......사랑...하고.....그래여제가.... |
답 댓글 하나하나 못 달아 드린 점 죄송합니다 ㅠㅠㅠ
읽고 있어요ㅠㅠ 늦게 달아드리게 되면 불편할까봐..
늦은 주제에 너무 짧죠ㅠㅠㅠㅠㅠ 돌아오는 주 중에 꼭 씁니다 제가....
소재 준 콘 내가 사랑해.. 뉴미.. 사랑한다고...
♡내 탸댱덜♡
도리♡ 뉴미♡ 뿡빵♡ 참기름♡ 달빈♡ 밍밍밍♡ 기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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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조심 해.. 납치 할 슈도 이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