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쟁이]님 신청글입니다.
"야, 우리 학교 다닐 때 권순영이라고 기억 나냐?"
"권순영? 뺑글이 안경?"
"응, 안경잡이."
"대충? 근데 걔가 왜."
"우리 팀 팀장님이야."
[세븐틴/호시] 안경잡이와 팀장님의 상관관계
W. 뿌반장
"존나 깐깐해,"
이름이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학교 다닐 때 권순영이랑 좀 친하게 지낼걸.. 이름이 재차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가지고 땅 꺼지겠냐, 쯧쯧 혀를 찬 민규가 이름을 따라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입사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팀장한테 찍힌 모양이네, 성이름이 그렇지 뭐. 저를 애잔한 듯 쳐다보는 민규에 이름이 주먹을 들어 보였다. 얼굴 세게 친다. 민규가 장난스레 웃으며 가드를 올렸다. 어쩌다 찍혔냐?
"아니 찍힌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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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입사원 성이름입ㄴ..!"
"예, 거기 앉으세요."
이름이 뻘줌하게 고개를 들었다. 예.. 슬금슬금 자리에 앉은 이름이 이리저리 눈치를 봤다. 무슨 일 있었나, 아님 아침부터 싸우기라도 하셨나.. 분위기가, 고개를 위로 빼꼼 내민 이름이 순영과 눈이 딱 마주쳤다. 무슨 일 있습니까? 순영의 차가운 말투에 순간 힘이 쫙 풀려 뒤로 털썩 주저 앉은 이름이 고개를 좌우로 마구 흔들었다. 아니요! 군대라도 온 듯 군기가 바짝 든 이름을 옆에서 슬쩍 지켜보던 지수가 큭큭대며 이름이의 어깨를 톡톡 쳤다. 나 홍지수 대리에요, 잘 부탁해요. 어색하게 손을 마주잡고 악수를 한 뒤 어색하게 웃어보이는 이름에 지수가 여전히 웃으며 귓속말을 했다.
"권팀장 원래 저래요, 너무 신경쓰지마요. 권팀장이 뭐라하면 나한테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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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 신입사원도 왔는데 회식 한번 가야죠?"
"오랜만에 신입도 왔는데 팀장님도 빼시기 없기-"
이름이 석민과 승관을 올려다봤다. 이석민 대리님과 부승관 사원님. 참 활발하시다.. 석민과 승관을 멍하니 올려다보던 이름이 고개를 돌렸다. 살짝 굳은 표정인 순영을 보고 조금 움츠러든 이름과는 다르게 석민과 승관이 순영의 팔을 잡아 끌었다. 팀장님- 빼시기 없기-
"꺾어 마시면 재미 없는거 알죠?"
"팀장님도 얼른 한잔 하세요!"
정녕 부사원님은 굳은 팀장님 표정이 안보이시는 건가, 소주잔을 두손으로 잡고 눈치껏 홀짝대던 이름이 살짝 기죽은 표정으로 순영을 바라봤다. 한편 굳은 표정으로 술잔을 받아든 순영이 그냥 테이블에 잔을 내려 놓으려다 고개를 들었다. 이름과 딱 마주친 눈에 이 잔을 내려 놓기도 뭐해진 순영이 하, 탄식하며 소주를 입안에 털어넣었다. 오- 팀장님 왠일이세요? 평소와 다른 순영의 모습에 신난 석민이 순영의 잔을 다시 채웠다. 그 결과는,
"이름씨 부탁할게요,"
"그냥 주소 물어보고 택시 태워서 보내드리면 돼."
이름이 순영을 부축하는 건지 아니면 순영에게 깔려 있는건지. 도로 한복판에 엉거주춤 서서 택시를 잡는 이름이의 모습이 꽤 볼만했다. 알코올 병신이라.. 소주 세잔 원샷하고 테이블에 엎어져버린 순영을 보고 놀란 것은 이름 뿐이었다. 아 팀장님, 그래도 한잔 느셨네. 박수를 치는 승관을 보며 왠지 불안했던 것이 지금 이 상황인가. 이름이 한숨을 푹 내쉬고 저의 어깨에 반쯤 걸쳐져있는 순영을 쳐다봤다.
"저기 팀장님.. 어디 사세요?"
"....."
"팀장님? 집 주소 알려주세요, 집에 가셔야죠. 예?"
"집?.. 우리 집 안 알려주꺼야....."
"...팀장님!"
"아, 아라써. 씨끄러.. 알려 주면 되자나.. 어디냐면.. 비밀!"
"야, 권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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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씨, 지각이네요. 오늘안으로 이거 끝내주셔야 되는데."
야근 안하고 다 되련지 모르겠습니다? 순영이 이름이의 손 위에 서류철을 올려놓고 뒤돌아갔다. 다크서클로 줄넘기 해도 될 기세인 이름과 다르게 멀끔한 모습의 순영에 괜히 억울해지는 이름이다. 내가 누구때문에 지각했는데..! 어젯밤 겨우겨우 순영을 택시 태워 집에 들여 보내고 다시 저의 집에 들어갔을 때 시간은 새벽 두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나 아니었음 길바닥에서 잤을 새끼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달래고 이름이 서류철을 열어 작업에 돌입했다. 내가 억울하게 욕까지 먹었는데 야근은 안하고 말지어다. 점심도 패스하고 일에 몰두했지만 이미 시간은 여덟시, 퇴근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이름씨, 언제 끝납니까? 퇴근하기 싫은가봐요."
"아니에요.. 금방 끝나요,"
"얼른 해요, 나도 퇴근 좀 하게."
"먼저 퇴근 하세요."
아니면 좀 도와주시던가, 뒷말을 꾸역꾸역 삼키며 이름이 신경질적으로 타이핑을 했다. 그럼, 먼저 가겠습니다. 일 잘 마무리하고 가세요. 문을 열고 나가는 순영의 뒤에다 대고 소리 없는 욕을 날린 이름이 한숨을 푹 내쉬고 책상에 엎드렸다. 아 이거 언제 다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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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씨 요즘 지각을 아주 밥먹듯이 합니다?"
여기 학교 아니고 회사입니다. 학교는 지각 많이 한다고 퇴학까지 가진 않지만 회사는 퇴사에요. 순영의 자리 앞에 고개를 푹 숙이고 선 이름이다. 내가 누구 때문에 지각하는데..! 니가 시킨 야근 때문이거든? 결국 열두시가 다 되어 집에 들어간 이름이 제 시간에 재깍 일어날리 만무했다. 너 때문이야, 너! 차마 입 밖으로 내지는 못한 채 억울함에 입술만 꽉 깨무는 이름이다. 얼마나 닦아댔는지 반짝이는 구두 앞코를 확 밟아주고 싶었다. 오늘도 일 꽤 많을 것 같은데,
"맨날 야근하겠네요, 이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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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권팀장 진짜 짜증난다니까?"
"왜, 오늘은 뭐라던데."
"막 이름씨 요즘 지각을 밥먹듯이 합니다? 막 이러면서 있잖아.."
"지각에 뒷담화에 아주 바쁘십니다,"
저보다 더 바쁘세요. 이름이의 목이 뻣뻣하게 굳었다. 뒤에서 들려오는 주인을 빤히 아는 목소리에 차마 뒤도 못돌아본 채 이름이 휴대폰을 슬쩍 내렸다. 야, 뭐야? 성이름!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김민규 목소리 따위는 들리지도 않았다. 이름씨가 뒤돌아보죠? 제가 가야합니까? 이름이 고개를 푹 숙이고 슬쩍 뒤돌아 섰다. 익숙하게 반짝이는 구두. 확 밟고 도망가버릴까.. 이름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일은 다 마무리 했습니까? 설마 일도 다 마무리 안하고 뒷담화하면서 놀고 계셨을까,"
아니면 야근을 즐기시는가? 이름이는 세상에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얄미울 수가 있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바쁘시다더니 옥상정원에는 또 무슨일로 올라오셨대. 이름이 울상을 하고는 순영을 쳐다봤다. 지금 내려가서 바로 일 하면 되잖아요.. 이름이 순영에게 꾸벅 인사하고는 도망치듯 옥상을 빠져나갔다. 혼자 옥상에 남은 순영이 이름이 나간 문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아까 목소리 남자였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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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무룩해요, 권팀장이 또 뭐래요?"
"쉿, 권팀장 소머즈라니까요. 안그래도 들켜서 오늘도 야근할 판이에요."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며 주변 눈치를 보는 이름에 지수가 꺄르르 뒤로 넘어갔다. 권팀장한테 완전 찍혔네, 지수가 이름을 내려다보며 씩 웃었다. 설마 권팀장이 또 들었겠어요. 일 많으면 내가 좀 도와줄게요. 지수의 말에 이름이 고개를 저으며 손사레 까지 쳤다.
"아니에요, 제 일인데 제가 할게요."
"원래 도와준다고 할 때 감사합니다 하는거에요. 그대신,"
"대신?"
"오늘 저녁 같이 먹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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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또 들어서 어떡하죠?"
야근한다고 저녁도 홍대리랑 같이 못 먹겠네요. 어떡하죠? 죄송해서. 이름이는 순영이 묘하게 웃고있다고 생각했다. 또 눈에 들어오는 구두, 진짜 다음엔 확 밟을거야. 이름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순영은 이름을 빤히 쳐다봤다. 남자랑 전화 하면서 제 뒷담화 할 시간도 있는데 일 할 시간 당연히 있겠죠. 이름이 고개를 푹 숙인채 후하후하 심호흡을 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좀 가라앉히고 이름이 억지로 웃으며 순영과 눈을 맞췄다. 일 할 시간 당연히 있죠..! 저녁이야 뭐 하루 굶으면 되고 하하. 순영의 책상 한 켠에 쌓여있던 서류철들을 집어든 이름이 순영에게 꾸벅 인사하고 돌아섰다. 그럼 갈게요. 일하러,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것만 같았다. 이씨, 배고프고 집에는 못 가고 짜증나. 힘을 주어 쿵쿵 자리로 돌아가는 이름을 뒤에서 지켜보던 순영이 피싯 웃었다.
"나랑 같이 먹죠,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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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랬었죠, 여기 학교 아니라고. 근데 전 아직 학생을 못 벗어났나봐요."
관심 있다고 말도 못하고 괴롭히기만 하고, 근데 그렇다고 이름씨는 홍대리한테 내 뒷담화를 해요? 생각해보니까 되게 괘씸하네요. 팀장인 나랑도 저녁 한번 안먹어놓고 홍대리랑 먼저 밥 먹으려고. 순영이 장난스레 이름을 노려봤다. 곧 웃음이 터질 것 같아 손으로 입을 막은 이름이 결국 푸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팀장님 삐지셨어요?"
"알면 나랑 먹어요,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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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권팀장이랑 사귀시겠다?"
지금 나랑 장난치냐, 지금 결국 그래서 솔로 탈출한다고? 표정이 잔뜩 썩은 민규가 이름을 삐딱하게 쳐다봤다. 아직 사귀는건 아니고, 썸이지 썸. 싱긋 웃으며 주스를 한모금 쭉 들이킨 이름이 민규를 약올리듯 메롱을 해댔다. 너 분명 처음에 나한테 존나 깐깐하다고, 좀 친하게 지낼걸 그랬다고 막 권순영 뒷담 깠거든? 상황이 이해가 안되는지, 아니면 저보다 먼저 솔로 탈출을 했다는 것이 어이가 없는지 저의 눈을 똑바로 보고 쏘아붙이는 민규에 이름이 능청스레 웃었다.
"나 간다, 오늘 같이 밥 먹기로 해서 팀장님 밖에서 기다리고 계시거든-"
"왔어요? 가죠"
[뿌반장]
도서관 갔다가 방금 집에 돌아온 뿌반장입니다.. 힘들어 죽겠어요. 공부 때려칠까...(진지한 고민)
급하게 써서 그런지 오늘 글도 진짜 똥망이네여.. 사실 쓰고 싶었던건 질투도 좀 하고 옛날이랑은 많이 달라진 수녕이..! 이런걸 어필하는 글을 쓰고 싶었는데 실패네요.. 귤쟁이님 죄송합니다.. 아무쪼록 재밌게 읽으셨어야 할텐데ㅠㅠ
원래 고수연국 써야 되는데.. 이제 시험기간이라 시험 끝날 때까지 못올수도 있는데.. 왜 안써질까요... (울먹)
시간 나는 대로 고수연국 가져올게요.. 정말로 사랑한담 기-다려 주세요!
뿌반장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