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쟤 13살 차이 나는 아저씨랑 연애한대
w.1억
"그나저나 남길 아저씨는 진짜 진짜 오랜만인데 더 잘생겨지신 것 같아요."
"그런가? 이제야 좀 내가 보여? 재욱이랑 헤어지고 나랑 만날까?"
"에.....그건...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수씨???"
남길 아저씨와 내 대화를 듣던 아저씨는 이런 우리를 말리지않고 오히려 웃었다.
어허.. 친구가 여친을 탐하는데!! 웃기만 해?
"……."
남길 아저씨는 예주랑 헤어지고 얼마 안 돼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
그래서 아저씨랑도 자주 못봤는데..
최근에 다시 이사를 왔다고 한다.
"제수씨 직장 다닌다면서. 대학 다니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러니까요.... 대학교 계속 다니고싶다.. 차라리 과제를 하고싶어요."
"나도 대학교 다니고싶다."
"근데 솔직히 남길 아저씨 대학교 때 인기 많았겠다."
"당연하지! 크으.. 내가 그때 썰 풀으려면 1년은 걸릴 걸? 제수씨도 인기 엄청 많았을 거 아니야."
"헤헤이.. 전 아니에요..인성이 저 세상이라.."
"ㅋㅋㅋ저 세상이래 ㅋㅋㅋㅋㅋ."
원래는 동욱 삼촌이랑 아저씨랑 셋이서 밥 먹으려고 했는데
갑작스레 남길 아저씨도 온대서 놀랐달까..?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기도 하고!
넷이서 본다는 말을 예주한테 했는데
[ㅅㅂ? 진짜? 왜 갑자기??]
[왜 왔대?? ㅁㅊ???]
[내 얘기 함?]
[와 근데 대박이네]
[저녁 먹음?같이??]
계속해서 카톡 테러를 한다...^^
맨날 아무렇지도 않은 척 남길 아저씨 얘기 절대 안 하더니
만난다고 하니까 궁금은 한가봐? 우헤헤헤
남길 아저씨랑 나랑 떠들고 있으면 아저씨는 고기를 내 밥 위에 올려준다.
난 자연스레 밥을 한입 먹고선 말한다.
"……."
"…아, 맞아! 저 궁금한 거 있어요!!!"
마침 딱 반찬에 깻잎이 있기에 젓가락으로 깻잎을 가리키며 말했다.
"애인이 친구 깻잎 떼주는 거 잡아주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뭐 그럴 수도 있지."
"나도 뭐 별 생각 없는데."
"그럼 반대는요? 친구가 애인 깻잎 떼줘."
"그건 싫은데?"
"지가 왜 떼줘? 나도 옆에 있을 거 아니야. 내가 떼면 되는 거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요즘 막 깻잎 논쟁이라고 하는 거예요!! "
"아, 그래?"〈- 동욱 삼촌
"어.. 그래? 깻잎 논쟁?"〈- 남길 아저씨
"넹 질투가 난다! 안 난다! 해서!!"
"그래? 제수씨는 어떤데."〈- 남길 아저씨
"전 둘 다 싫어요. 왜 굳이?????????"
"그럼 재욱이 넌 어때."
"상관 없는데? 친구인데 뭐 어때. 서로 챙겨주면 좋지."
아저씨 말에 남길 아저씨랑 동욱 삼촌이 아저씨를 한참 바라본다.
"아~ 그래?"〈- 남길 아저씨
"오.."〈- 동욱 삼촌
"…ㅍ_ㅍ.."〈- 나
"우리 제수씨 깻잎이 안 떼져? 떼줄게~ 밥 싸먹어~ 메추리알도 먹어~~"
"석류 소세지 반찬 먹어. 고기도 먹어."
남길 아저씨랑 동욱 삼촌이 작정하고 내 밥 위로 반찬을 마구 올려놨다.
부담스럽게 계속해서 올려놓아도 아저씨는 따라 웃을 뿐 크게 신경을 쓰는 것 같지는 않는다.
ㅋㅋㅋㅋㅋ아 남길 아저씨랑 동욱 삼촌 너무 웃기넼ㅋㅋㅋ
"어~ 제수씨 입에 뭐 묻었다. 뭘 묻히고 다녀~으이구.."
"아아, 감사합니다. 뭘 또 떼주시고 그르나 >〈"
"사탕 먹을래?"
"네!"
계산을 하다가 내 입가에 묻은 것도 닦아주곸ㅋㅋㅋㅋ
가게에 있는 사탕도 봉지까지 까서 입에다 넣어주길래 웃음이 나왔다
동욱 삼촌도 웃긴지 아저씨를 보는데
아저씨가 우리를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한다.
"어이고 제수씨 신발끈!!!!!!"
갑자기 남길 아저씨가 무릎을 꿇고 앉아서는 내 신발끈을 묶어주는데
애초에 풀리지도 않았는데 풀고선 다시 묶어주는 게 웃겨서 입을 틀어막고 웃기 시작했다.
다 묶고선 뿌듯한 듯 웃으면서 아저씨를 바라보는데.
"내가 제수씨 집에 데려다줄게. 친구니까 내가 챙겨줄 수 있는 거 아니야?"
"미쳤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컼ㅋㅋㅋ"
"아니 뭐 깻잎 떼주는 거 상관 없다니까. 어디까지 가는 거야."
"그래서 제수씨 데려다줘도 돼?"
"아오."
"……."
"……."
생각보다 저녁을 빨리 먹어서 아저씨 집에서 쉬다가 예주네 집에 가기로 했다.
나는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을 하고있고, 아저씨는 내 옆에 앉아서 tv를 본다.
핸드폰을 하다가 힐끔 아저씨를 보며 말했다.
"아저씨 진짜 남길 아저씨랑 동욱 삼촌이 깻잎 떼주면 아무렇지도 않아요?"
"응?"
"진짜? 내가 해줘도? 질투가 안 나요??"
"ㅋㅋㅋㅋ."
"왜 웃어요????????"
"질투 나. 어떻게 안 나."
"…근데 왜 아까는 그렇게 말했어요?ㅡㅡ"
"친하니까 괜찮겠지 싶었는데."
"……."
"생각해보니까 좀 화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떼줘?"
"네?"
"왜 떼주냐고."
"나요?"
"응."
"아니이! 떼준 게 아니라... 만약에.. 논쟁인데..."
"떼주면 밥상 엎을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떼지면 그냥 먹어. 뭘 떼줘. 그런 상황이 오면 그냥 대놓고 나 보면서 떼달라고 해."
"알겠어욬ㅋㅋㅋㅋㅋ."
"멀뚱히 그냥 들고만 있으면 아무나 떼줄 거 아니야."
"ㅋㅋㅋㅋ왜 이렇게 화났엌ㅋㅋㅋㅋㅋ진짜 왜 이렇게 귀여웤ㅋㅋㅋㅋㅋ."
손을 뻗어서 아저씨 볼을 꼬집는데
아저씨가 고개 숙여서 내게 입을 맞췄다.
야릇한 분위기에 들떠서 아저씨 옷 안에 손을 넣는데.. 아저씨가 갑자기 고개를 휙- 돌리더니 다시 앉아서 나를 내려다본다.
그럼 난 어이가 없어서 벙찐 표정으로 상체를 일으켜 앉아서 아저씨를 보고 말한다.
"뭐예요?????????????????"
"좀 괘씸해서."
"아니 왜애!!!!! 아까는 장난이었는데??"
"장난으로 사람 죽여도 돼?"
"아니 내가 언제 죽였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귀여워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어떻게 마흔살이냐고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얘기는 안 했냐?"
"전혀...?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어. 하면 갑분싸 될 거 같고.. 그리고 헤어진지 벌써 1년이 지났는데.."
"그래..? 궁금은 하네.."
"네가 전남친도 다 궁금해하고 웬일이냐.. 신기하네."
"그냥."
"……."
"제일 특이했잖아. 잘생겼기도 했고... 헤어졌을 때는 그냥 꼴보기 싫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다 추억인 느낌?"
"권태기 왔다고 바로 헤어지는 것도 웃겨 미친년아."
"사실 권태기는 핑계고.. 너한테는 이런 말 하기 좀 그런데."
예주가 이렇게 진지하게 말을 하는 순간은 1년중에 한 번 보기도 힘들다.
근데 오늘 이렇게 진지하다는 것은..
남길 아저씨한테 진심이라는 거?...
"마흔 넘었잖아. 오빠도 결혼해서 가정 꾸려야지. 나는 결혼 생각도 없는데 나랑 연애하면서 시간 버리는 건 너무 손해잖아.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구나."
예주는 나랑 달랐다.
우리 아저씨는 나를 더 오래보고 준비가 되면 결혼이 하고싶다고 했는데.
"결혼 얘기를 몇 번 했었어. 오빠가.. 근데 내가 싫다고 했거든."
남길 아저씨는 예주에게 결혼을 하자고 했단다.
내가 아저씨랑 결혼 얘기로 심하게 싸웠던 적이 있는 걸 알기에 예주가 말을 안 했었나보다.
3년 전에는 우리가 23살이고 지금보다는 어렸기에 예주의 장난치는 모습만 보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예주도 참 생각이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인을 위해서 헤어졌다니.
난 정말 몰랐네..
"오빠 연애는 안 한대?"
"모르겠어.. 안 물어봤네. 아저씨한테 물어볼까."
"아냐. 괜히 신경쓰기도 싫어. 이제 신경 꺼야지."
"……."
"시팔."
"ㅋㅋㅋ미친놈.."
남길 아저씨랑 예주의 첫만남도 참 웃겼지.
잊혀질 수가 없을 것 같기는 해.
섹파에서 연인 사이라니.
"너는 근데 연애 3년이나 하고 아저씨 마흔인데 결혼 얘기 안 하냐?"
"…그냥 뭐..몰라? 안 하는데!"
"…ㅇㅋ 얘기 안 할게."
근데 이년이... 괜히 진지한 얘기 하고나서 민망한지
"뭘 꼬라봐 미친년아."
"이예주 도라이냐."
저래버리네... ^^이것이..
뭐... 아저씨랑도 결혼 얘기 안 하는 것도.
예전에 정말 크게 싸웠었기 때문에.. 싸우는 게 싫어서 안 하는 거다.
아저씨도 날 위해서라고 했으니까
나도 아저씨를 배려해줘야지.
[오늘도 화이팅]
아저씨 카톡 보고 웃으면서 회사 출근을 하기는 했다만..
그냥 분위기상 안다.
"석류 씨 이것 좀 버려달라니까."
"아, 넵..!"
"하는 것도 없으면서 쓰레기 버리는 것도 힘드나."
"네?"
"아닙니다."
회사 여자 직원분들이 나를 싫어한다는 건 너무 잘 안다.
그래도 난 당당하다.
뭐 어쩌라고?? 난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준호랑 현장 다녀온 이후로 부터 나한테 저런 반응이라니까.
"이걸 왜 실수해요? 한 번도 안 해봤나?;;"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걸 시켜서 실수했는데.
한 번의 실수로 나를 무자비하고 갈궜다.
남자 직원들은 나한테 관심 없었다.
관심이 있는 건.
"점심 같이 먹어요."
점심에 혼자 밥 먹으려고 사무실에서 나왔을까.
이준호가 날 챙겨줬다.
아마도 이준호가 자꾸 날 챙겨주니까 여자분들이 질투를 하나...?
아니면 젊은 직원 들어와서 그게 거슬리나. 흐음..
혼자 다리 떨면서 생각을 하는데. 이준호랑 눈이 마주쳤고, 웃는 것이다.
"에?"
"뭘 그렇게 곰곰히 생각해요 ㅋㅋㅋ다리 떨면서."
"아, 아니요. 그냥.. 하하하."
"직원분들이 안 챙겨주죠."
"에? 아아..하하.."
"조금 유치한 분들이에요. 너무 크게 신경쓰지 마세요. 제가 챙겨줄게요."
"어우.. 말이라도 감사합니다.. 전 혼자서도 잘 돌아다녀요. 걱정 안 해주셔도 돼요..!"
"에이.. 밥은 그래도 같이 먹어야죠. 점심은 저랑 같이 먹어요."
"…감사합니다;ㅎㅎ.."
이준호도 아는구나.. 대충 회사 사람들이 나한테 어떻게 하는지.
알아도 뭐 어쩔 거야..
이렇게 나 챙겨주는 사람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괜찮기도...
오늘은 기분이 짱이다.
디자인에는 자신이 있는 내가!!!! 우리 부서를 위해!!! 무언가를 했고!!
부장님이 엄청난 칭찬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박수를 쳐주는 건 남자들 뿐.. 여자 직원들은 벌써 무리를 지어서 표정이 좋지가 않았다.
속상은 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회사 끝나자마자 칼퇴근 하려고 각 보는데 이준호가 내게 와서 말을 걸었다.
"부장님이 엄청 극찬하셨어요. 다음 프로젝트도 디자인 맡길 거라고 하시던데."
"아, 진짜요? 오오오오!!!!!!!!!!!대박!진짜 오..하!"
"ㅋㅋㅋㅋㅋㅋ반응이."
"하.. 핳..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신나서..허허."
"ㅋㅋㅋㅋ축하하니까! 저녁 살게요. 어때요."
"어.. 저녁이요? 어..음...오늘..은.."
"오늘 선약 있어요?"
"허허..네ㅔ에..."
"아.. 그럼 다음에 먹죠 뭐. 내일도 괜찮고."
"아, 네네..!ㅎㅎ;;..."
"그럼 내일 봐요."
인사를 하고선 회사에서 나오자마자 저 멀리 차에 기대어 서있는 아저씨에게 주변 눈치를 보면서 손을 흔들었다.
"뿌뿌!!!"
"……."
뿌뿌...하고 막 울상을 짓고 오니, 아저씨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오늘 부장님한테 극찬 받은 김석류 씨 아닙니까."
"우헤헤헤헤헤헤헤."
"자, 가죠."
"어디 가요?"
"극찬 받았으니까 저녁 쏩니다."
"콜~ 공주님 대접 해~"
"갑시다. 공주님."
"ㅋㅋㅋㅋㅋㅋㅋㅋ공주님이랰ㅋㅋㅋㅋ."
석류가 웃긴지 재욱의 팔을 세게 퍽- 때렸고, 자기도 모르게 세게 때려서 미안한 듯 입을 틀어막자
재욱이 어이없게 웃으며 석류를 바라본다.
그리고 회사에서 뒤늦게 나온 누군가 둘을 바라본다.
"……."
-
-
인티야..
왜
자쿠
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