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X패션의 새로운 가족이 되신것을 축하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회사 홈페이지에 기재되어 있으니 확인 바랍니다.
VX임직원 일동
이 문자 한 통이 나의 인생을 바꿨다.
스물여섯 인생, 여때것 해 본 알바만 열두개, 그 것만으로 내 인생은 충분한 대서사를 가지고 있다고...
아주 큰 오해를했다.
그 날 햇살은 눈이 부셨다. 나를 놀리는 것이라고 표현해야 좋을까.
어쨋든 아침 지하철은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였고
밀리던 마을버스는 나의 지난 날을 반성하게 하였다.
9:30
마케팅 1팀
무작정 뛰어서 호기롭게 들어간 나의 첫 직장은...
나의 발걸음을 그대로 멈추게 했다.
"안녕하세요, 신입사원 김별빛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호기로운 내 인사는 메아리 쳐 사무실 한바퀴를 돌아 의미없는 박수와 함께 다시 돌아왔으며
뭘 하는지 개성이 넘치다 못해 지구를 뚫어버릴 것 같은 나의 팀원들은 다시 저마다의 일에 몰두했다.
행정직원의 안내를 받아 사무실 한 구석에 내 자리를 찾았고 꽤 오랫동안 비워져 있었다는 것을 알리려는 듯 먼지가 제 손가락에 묻어 나왔다.
나의 첫 임무이자, 일이였다. 책상정리
사무실 한 켠에 있는 탕비실로 들어가 때가 하나도 타지 않은 손걸레 하나를 집어드니 제게 몰려오는 시선에 어색하게 웃으며 눈 인사를 해댔다.
"아..책상에 먼지가 많은 것 같아서, 근데 여기 되게 깨끗하네요."
제 말을 들은건지 만건지 다시고개를 횡하니 돌리는 팀원들에 민망해져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손걸레 하나를 챙겨들어 복도 끝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려한 사람들, 화장을 고치는 분주한 손길들을 비집고 걸레를 빨아서 화장실을 나섰다.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정확히 기억한다.
그 엘리베이터에서 당신이 내렸거든
한 눈에 봐도 훤칠한 키, 선함과 카리스마가 공존하는 얼굴, 처진 눈꼬리...
나는 그 때 너를 알아보지 말았어야 했다.
반가운 얼굴로 한 달음에 달려가 물기 묻은 손을 대충 옷으로 닦아내고 네게 손을 내밀었다.
"어? 너, 김원식! 맞지 원식아. 진짜 오랜만이야, 얼마만이야 이게, 야 너 요새 동창회도 안나오고 집에도 안내려 간다며, 우와, 난 너 죽었는 줄 알았어 연락이 안되서,
여기서 널 다보네, 너도 여기다녀?"
꽤 오랜만에 본 내 불X친구 원식이.
"아, 김..별빛씨, 반갑습니다. 걸레 빤 손으로 인사...좋네요. 첫 인사 치고는, 되게 요란하네, 나도 잘 부탁해요."
보지 말았어야 할 마케팅 1팀 팀장 김원식.
봐요 내가 금방 온다고 했지..
이제 진짜 자주 올게요.
암호닉은 어떡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