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의 미학 03
불가항력 로맨스
"아 죄송해요. 자꾸 문자가"
"괜찮아요"
그러니까 이게 무슨 상황이냐면 말이다.
나는 순영이 덕에 가까스로 약속에 늦지 않고 도착했다. 소개팅에 도착해서 만난 정한씨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였고, 분위기는 나름 화기애애했다. 그렇게 모든 것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그런데 카페에서 대화를 시작하고 10분 즈음이 지났을 때 붙 내 휴대폰은 쉬지 않고 울린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것도 순영이의 문자로. 이자식이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지. 하다가 밥을 사준 날 따가던 그 장면이 뇌리에 스쳤다. 처음엔, 알람을 꺼두고 무시해볼까 했지만, 답장을 하지 않으면 전화를 걸고 쳐들어올꺼라는 무시무시한 협박에 결국 꼬리를 내렸다.
'오늘 바른 그 립스틱 별로예요. 나이 들어 보여'
'옷도 누가 그렇게 짧은거 입으래'
'암튼 오늘 못생겼어'
'그냥 빨리 나오지?'
'괜히 그 남자한테 차이지 말고'
전부 권순영의 문자다. 진짜 권순영 이새ㄲ …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겨우 삼켰다. 그와 동시에 내 속을 벅벅 긁는 순영이의 문자가 휴대폰으로 쏟아졌다. 이를 부득부득 갈며 단답으로 답장을 잔뜩보냈다. 제발! 제발 그만 보내라고! 답지 않게 왜 이렇게 유치한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권순영 진짜!
"진짜, 진짜 죄송해요"
"괜찮으니까 천천히 답장해요"
쉼없이 울리는 순영이의 문자 알림 탓에 정한씨와 내 사이의 오고가는 대화는 끊기기 일수였고 미안하다며 연신 사과하는 내게 정한씨는 괜찮다고 웃으며 답했다. 정말, 정한씨는 천사임에 분명했다. 이런 천사를 앞에 두고 나는 뭐하고 있냐고! 그러다가, 재밌냐며 묻는 순영이의 문자에 이를 앙 다물고서 그래 재밌다- 그니까 연락 좀 하지마. 하는 오기 섞인 문자를 보냈다.
"그래서 어디까지 얘기했죠?"
"달달한 커피보단 아메리카노가 좋다고요"
싱긋웃으며 답변하는 그 얼굴에 아 … 맞아요. 전 쓴게 좋더라구요! 하하- 하며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애써 웃었다. 더 이상 답장이 오지 않는 순영이에 드디어 실증이 나서 재미없어진 건가 싶어 이야기를 제대로 시작해볼까 하는데, 실증은 개뿔. 요란한 전화벨 소리가 정한씨의 말을 가로챘다. 아, 진짜 이게 뭐냐고
"정 급한 일이면 가봐도 되요"
"죄송해요 제가 나중에 진짜 맛있는거 살게요!"
결국 나는 다급히 가방을 챙겨 카페를 나섰다. 어쩌면 다음 기회는 없을거라는 생각이 스쳤지만, 정한씨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며 말이다.
"누나"
"엄마, 깜짝아"
끊이질 않고 계속 오는 순영이의 전화에 씩씩거리며 카페를 벗어났는데, 누군가 내 앞을 턱- 하고 가로막는다. 내 앞에 갑작스레 드리워진 그림자에 깜짝 놀라 엄마, 깜짝아! 하고 내지르니 순영이가 눈까지 휘어접으며 배시시 웃는다. 온갖 잔소리를 퍼부어줄 생각이였는데, 그 웃음에 말문이 턱 막혔다.
"영화 보러갈래요? 아님 밥 아직 안먹었나?"
"야 … 너 왜 여기 어?"
뻔뻔스럽게 내 어깨에 제 팔을 감싸며 영화 보러갈래요? 아님 밥 아직 안먹었나? 하고 물어오는 투에 왜 여기 있는거냐며 어버버거리자 데이트 하려고 기다렸죠- 란다. 평소의 순영이보다 조금은 아니, 아주 엄청 굉장히 많이 들떠있는 듯한 순영이의 모습에 오히려 내가 더 당황했다. 너 어? 무슨 고딩이 황금같은 주말에 영화야 영화는! 하고 뭐라함에도 순영이는 전혀 상관 없다는 듯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말한다. 이제야 이쁘네- 하고. 아까는! 아까는 못생겼다며! 내 동공이 마구 흔들리는걸 느꼈는지 말을 덧붙인다.
"하루쯤은, 괜찮아요"
결국 내가 졌다.
"대신 영화는 네가 쏴"
"와, 진짜 용돈 타서 쓰는 고등학생한테"
뭐, 사실 돈이 아깝고 하기보다 권순영 때문에 정한씨같은 괜찮은 남자를 놓쳤다는 것이 억울했고, 무엇보다 간만에 이렇게 꾸미고 왔는데, 그냥 집에 들어가기가 너무 아쉬웠다. 결국엔 무슨 고등학생 돈을 뜯어먹냐. 하는 생각이 들어 웃스며 제 지갑을 꺼내는 순영이를 제지 했지만 말이다.
"내가 낼게"
"됐어요. 농담이야 내가 끌고 나왔으니까 내가 책임져야지"
그리고 카드를 내미는 내 손목은 순영이에 의해 잡혔고.
"남은게 커플석 밖에 없네"
"여기! 맨 앞 좌석 남았잖아!"
"맨 앞 앉으면 목아파"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한데 … 로맨스 영화를 커플석에 앉아 본다면 민망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 뻔해 커플석을 끊으려는 순영이를 만류했다. 하지만, 내가 항상 그렇듯이 순영이의 논리에 설득당했고, 결국 우리는 커플석에 나란히 앉게 되었다.
"내가 오늘 남자친구 노릇 해줄게요. 제대로"
매일 교복입은 모습만 보다가 꽤나 신경쓴 듯한 모습을 보니, 또 좀 달라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연하남 순영이의 누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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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쉬 호우쉬주의보
안녕하세요 :) 낑깡입니다!
제가 사랑해 마다않는 암호닉 분들이 마구마구 늘어다고 있어서
너무너무 좋아요 여러분은 모두 순영이의 누나입니다 ♥
분량조절이 참 힘드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분량 없어서 구독료도 줄였어요 미안해요 ㅠㅠ
글이 벌써부터 막히는 감이 있지만, 늦어도 2-3일에 한번은 오도록 노력해볼게요!!!!!!!!!!!!!!!
예쁘다는 연하의 미학 대표 BGM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덩실덩실) 계속 예쁘다를 쓸까ㅏ 생각중이예요
여러분 글 몰입에 방해될까봐 늘 Inst를 썼는데, 예쁘다 애긔들 목소리를 감히 삭제할 수 없짜나요 ㅠㅠㅠ
개인적으로 이번 트랙중에 가장 맘에 드는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엇보다 여러분 다 너무너무 예뻐요 ♥ 부족한 글에 늘 예쁜 말들만 써줘서 너무너무 고마워요!
내 글로 인해서, 여러분이 뭔가 좋은 감정을 느낀다는게 참 설레고 기쁜 일이더라구요!
번거로울텐데 이렇게 덧글로 남겨줘서 너무너무너무너무 고마운 마음뿐이예요.
조금 더 노력해서 더 예쁜 글 들고올게요 ♥
다들 쨔람해요!
내맴때리는 승처리도 언넝 등장시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