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그 끝에서
"왜이렇게 늦었어?"
"........"
"밥은 먹었어?"
오늘도 너는 내게 한마디도 하지 않아. 바로 앞에서 이렇게 얘기를 해도 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나를 지나쳐 안방으로 들어가. 저 결혼 사진속 우리는 저렇게 환하게 웃고있는데, 그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너와 난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너의 옷을 대신 받아주고 싶어 손을 뻗으면 내 손을 무시하고 나를 지나쳐 옷을 걸어 두겠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오늘도 술 마신거야?"
너는 벌써 며칠 째, 아니 몇주째 술을 마시고 들어왔지만 오늘도 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어. 말을 해봐야 어차피 넌 듣지 않을 거니까. 오늘도 넌 나에게 단 한번의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렇게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 내게 등을 돌리고 누운 널 보면서 난 또 혼자 잠이 들거고.
"탄소야..."
바로 앞에 있는 나는 보지도 않으면서, 잠들기 전에 습관처럼 내 이름은 왜 부르는 건데....
"벌써 출근하게?"
".............."
"우산 챙겨가, 오늘 하루종일 ㅂ.........."
'쾅!'
그래. 넌 매일 그렇게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을 닫고 나가. 그리고 난 너가 출근하고 나면 이렇게 베란다 앞에 무릎을 끌어 안고 앉아 창밖만을 내다 보고 있어. 너의 차가 아파트 단지를 빠져 나가는 걸 보면서, 오늘은 몇시에 들어올까 생각하며 하루종일 널 기다려. 오늘 같이 비오는 날 우산도 챙겨가지 않았는데 비는 맞지 않을까... 점심때 밥은 뭘 먹었을까,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도 안먹었는데 배가 고프진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 네가 너무 보고싶어서, 예전에 우리 행복했을 때가 너무 그리워서....
그렇게 하루 종일 울고 나면 어느샌가 퇴근시간이 돼. 그리고 비가오는날이면 항상 그랬듯 너는 일찍 들어올거고.
'삑 삑 삑 삑'
거봐. 내말이 맞잖아. 넌 오는 동안 비를 다 맞은 건지 머리고 몸이고 흠뻑 젖어서 들어와. 그리고 신발을 벗지도 못하고 넌 현관에 무릎을 꿇고 주저 앉아.
"탄소야...."
".....응...."
"탄소야"
"응....."
"........보고싶어...."
"........."
"보고싶어, 탄소야"
".......여기있어, 나 여기있어 태형아...."
너의 눈물을 닦아주려 손을 뻗어도 난 널 만질수 없겠지.
*
잔다그래놓고 신알신에 놀라셨죠? 갑자기 우는 태형이가 보고 싶어서 쓴 글인데
같이 올려봐요ㅠㅠㅠㅠ제가 글재주가 없어가지고..ㅠㅠ완전 망글..ㅠㅠㅠㅠ
이제 전 진짜 자러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