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아, 미안해. 가지마
- 02 -
:: 태형 시점 ::
" 하으.. 으암.."
10일. 10일 남았다. 우리가 그렇게 사랑받았던 화양연화를 10일 뒤 떠나보내야 했다. 뭔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 남은 것 같은데 열심히 연습해야지. 언제 나와 같이 찌뿌둥한 몸을 일끌고 침대에서 엉금엉금 내려왔다. 아니. 기어내려왔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수도 있다. 개운하지도 않게 잤나 봐. 기지개를 켜도 몸이 덜 풀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피로도 더 쌓였는지 눈꺼풀이 무거워 자꾸 감겼다. 흐아! 스트레칭이라도 해봐야지. 하며 방을 나가려고 할 때, 지민이의 침대가 내 시야에서 걸렸다.
"어?"
어제 숙소 안 들어왔나? 내가 본 것은 어제 연습 가기 전 개지도 않고 정돈되지 않은 이불이었다. 어제도 저렇게 돼있었는데. 이 자식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밤새도록 연습하면 어떡해? 내 몸이 연습한 것도 아니었지만 화가 났다. 콘서트가 며칠 남았다고.. 연습도 중요하지만 몸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은 지민이가 더 잘 알 텐데. 몸 상태가 안 좋아지면 무대에 오를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지민이를 믿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고작 그런 이유로 화가 난 나에게도 화가 났던 건지 미간이 찌푸려지면서 방을 나왔다.
"태형이~ 일찍일어났네? 빨리 준비해. 연습실 가야지."
예상치도 못한 인물이 서 있어 놀랐지만, 그 인물 덕에 화났던 감정이 없어졌다. 언제 들어왔는지 이미 씻고 거을을 보고 있던 지민이었다. 누가 연예인 아니랄까 봐. 아침부터 거울 보냐? 거울 앞에 있던 지민이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가며 말했다. 그날부터였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던 것은.
* * *
"아악! 그만! 으어아아악!"
역시 스트레칭을 할 때는 지민이가 괴롭혀줘야지.는 무슨! 다리 찢기도 90도가 겨우 되는 나한테 마주 보고 앉아서 손을 내밀더니 발바닥을 맞대고 자기 쪽으로 당기기 시작하는데.. 정말이지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무슨 느낌인지 다시 느끼고 싶다면 다시 해보면 되겠지만. 그럴 마음이 하나도 없을 나일 것이다. 아! 우리 태형이 몸 다 풀었네! 허벅지가 아파서 뒹굴거리던 나를 보고하던 지민이의 뿌듯한 외침이었다. 아. 오지 마요. 형. 그 다음 타깃은 정국인지 씨익- 웃으며 정국이에게 다가가는 지민이었다. 정국이도 당하겠지. 나만 당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기분이 좋았는데 쟤 지금 뭐 하냐. ㅂ..백...백허그?!
"우리 정국이 배에 근육 붙었네?! 김태형은 만질 게 없었는데. 으흫"
"아. 형. 어디를 만져요! 아.."
간지러운지 웃으면서 강하지 않은 힘으로 지민이의 손을 떼어내려던 정국이었다. 누가 아미들이 말하는 정국맘 아니랄까 봐. 알고 보면 방탄 대표 변태는 박지민이었는 듯하다. 겨우 지민이를 떼어낸 정국이는 하고 있었던 스트레칭을 이어나갔다. 아. 나도 이번 콘서트를 위해 복근이나 다시 만들어 볼까? 어때 태태. 마음대로. 나는 삐졌었는지 뾰로통하게 대답을 하고는 멤버들과 동선 연습을 하기 위해 내 위치에 섰다. 그런 것 가지고 삐지는 나도 참 웃긴 것 같다.
* * *
누가 뭐래도 동선을 맞추는 게 제일 힘들어. 멤버들도 힘든지 땀을 뻘뻘 흘리며 각자 안무에 집중하고 있었다. 비틀- 우리가 연습하고 있던 안무 중 하이라이트 부분의 센터를 맡고 있던 지민이가 어지러운지 눈을 감았다가 뜨며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유독 빨갛던 지민이의 얼굴을 발견한 호석이 형이 음악을 멈췄다. 음악이 멈추자마자 지민이에게 달려간 호석이 형은 어제 연습 얼마나 했어?라는 질문아닌 질문과 함께 지민이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너 숙소가서 쉬어. 몸이 불덩이야."
"형 손이 뜨거운 거예요. 방금까지도 연습하고 있었는데 몸에서 당연히 열나죠!"
말하는 것도 힘들어 보이는 게 딱 봐도 '나 아파요'를 말해주고 있었는데 애써 밝은 척하는 지민이가 안쓰러웠다. 해열제를 찾고 있었는지 석진이 형이 찾았다!라고 말하며 종이컵에 물을 받아 지민이한테 건네주었다. 이거 먹어. 그래야 빨리 낫지.라는 석진이 말에 그래 빨리 먹어.라며 동조하는 남준이 형이었다. 아.. 이런거 안먹어도 되는데.. 말만 그렇게 하면서 정말 아팠는지. 아니면 멤버들 말에 떠밀려서 그런지. 약을 바로 먹는 지민이었다. 아마 지민이는 또 멤버들한테 피해 주기 싫어서 약을 먹는 거겠지?
한참을 연습 한 뒤 지민이는 어느 정도 열이 내렸는지 그 어느 때와 같이 열심히 연습 중이었다. 아까 정말 아픈 것이 아니었나.. 착각할 정도로 생생했다. 지민이가 어느 정도 익혔는지 저 숙소 먼저 가도 돼요?라는 몇 해보지도 못 했던 말을 했다. 멤버들도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는지. 제발 가서 쉬어. 숙소 와이파이보다도 빠르게 대답하였다. 그럼 먼저 갈게요. 미안해요. 연습실 문쪽으로 가던 지민이가 멤버들을 살피며 말하였다.
"형. 저도 숙소 가도 돼요?"
나는 가망성이 없는 말을 꺼내보았다. 물론, 안된다며 호석이 형이나 윤기 형의 잔소리가 시작되겠지. 하지만, 내 예상은 빛나갔다. 그래 너도 가서 쉬어. 헐 대박. 형. 사.. 사.. 좋아해요! 기분이 엄청 좋았었나 보다. 형한테 저런 말을 뱉은 나를 보면. 나갈 채비를 하고 연습실 문쪽에 서있던 지민이를 보자. 표정이 좋지 않았다. 나랑 같이 가서 그런가.. 괜스레 소심해진 나는 지민아! 가자!라며 해맑고도 해맑게 말했다. 다행히 지민이는 아. 김태형. 아까 그렇게 삐져있더니. 어이없는 웃음을 보이며 연습실 밖을 나갔다. 형! 그럼 먼저 갈게요! 나도 연습실을 뒤로하고 지민이와 숙소로 갔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지민이는 나 먼저 씻는다.라는 말과 함께 옷을 벗으며 말하였다. 근육은 또 언제 만들었는지 근육 자랑도 잊지 않고 해주고 말이다. 뭐가 그렇게 급한지 빨리 화장실을 들어간 지민이를 지켜보다 나는 큰 화장실을 쓰기 위해 밖을 나오려 할 때였다.
"우웁... "
응..? 지민아! 너 체했어? 체했는지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고통스러운 소리가 귓전을 때리자 화장실을 노크하며 괜찮아?를 연신 반복하던 나였다.
"뭔 소리야. 뭘 체해. 연습 너무 열심히 한거 아니야? 빨리 씻어. 씻고 쉬어야지"
이상하다. 분명 들렸는데. 귀가 가장 큰 내가 잘못 들었을 리가 없었다. 분명 지민이 소리였는데.. 뭐 아니라면 아닌 거지. 그래도 의심쩍었는지 눈썹을 꿈틀대며 거실로 씻으러 가는 나였다. 그래도 아침부터 느꼈던 이상한 느낌은 여전히 떠나질 않았다.
(콘서트의 여운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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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전개는 모두 짜놨는데..
오늘은 막콘..의 감동 덕분인지
글이.. 정말 안써지네요
괜히 울적해져요...
그리고 안무영상.. 정말 대박..이더라구요..
빨리빨리 완결을 낼 작품이라 빨리빨리 쓰려고 노력하고있어요ㅠㅠ 내일부터는 연휴도 끝났고 야자도 하니까..
공부든 무엇이든 힘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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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제가 쓰고싶을 뿐...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