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화양연화 Epilogue
그루잠,
미쳐서 막콘 갔다 온 일기.
"위례성이라는 거에요. 이 도로에 원래 백제 수도가 있었는데, 위례성이 있던 자리에 도로가 들어서서 위례 도로라고 해요."
"아… 위례도로구나…."
'-'
장소는 서울.
올림픽 공원 체조 경기장으로 가는 길.
사법 고시를 준비하던 택시 기사님과 함께 가는 중.
새벽 봉창 깨는 소리와 함께 고 3이 왜 택시타고 가고 있냐면
2016년 5월 7일 토요일.
그냥 홧김에 감.
(자체 브금: 미쳤어)
PM 4:50
까까 먹다가 독방에서 토요일 콘서트 얘기뿐이라 방탄 데뷔부터 ~ing 유투브 영상을 찾아보던 도중 친구에게 카톡이 왔다.
이놈 카톡만 아니었으면 가지도 않았을 작가.
친구 -니 콘 갈거냐?
현판 있으려나
...(이미 다 포기한 상태)
-ㅇㅇ
-현판해서 c구역 30번대 잡았다던데
진짜?
-ㅇㅇ
내일 갈래?
-랜덤이긴 하지만
-OO가고 싶어하던데.
그래도 가자
-나는 엄마가 돈 안 줘서 못 갈듯.
진짜?
헐
(갑자기 전화 연결.)
-너 진심이야?
아 진짜 간다고. 몇 번 말하냐. 간다고! 이미 옷도 다 입었고 씻을 거다.
-아니, 나 지금 너무 심장이 뛰어. 죽을 거 같애. 너 갑자기 간다고 하면 어떡하니? 나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
저번에 말한 거 같은데 이번에 확신 들었다.
-옆에 라디오 틀었냐? 정국이 목소리 들리는데?
아니. 유투브 모음 돌리는 중.
-누가 들으면 디제인줄ㅋㅋㅋㅋㅋ 너 씻었어?
다 씻고 이제 나간다.
-미쳤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ㅏ 외박 안 되니까 너 먼저 가. 뒤따라 갈게.
그래. 진짜 꼭 와라. 니네 믿고 나 먼저 간다.
= 10분만에 갑자기 현판 뛰기로 정함.
난 가서 하느님석이더라도 응원하고 오련다.
+
나 먼저 상경할 거니까 니네 뒤따라와라 꼭
나 콘 처음이라고;ㅅ;
실물 영접도 처음인데 영감 받는다 치고 간다.
-알았다. 몇 시 차 타는데?
집 7시에 나와서 8시 반 차탔다.
-미쳤ㅋㅋㅋㅋ넼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노숙하게?
인생은 한 방이야 친구야.
아 근데 나 연락 없으면 인신매매 당한 줄 알아라.
2016년 5월 8일 일요일 새벽.
자는 게 자는 게 아니다.
사람들도 많고 너무 자리가 불편해서 뒤척뒤척.
용케 쪽잠자고 왔는데 피곤.
서울만 가면 서울말을 하게 된다는 불편한 진실.
버스 4시간 타고 상경해서 택시 탔는데 같은 지역 출신이신 어르신.
반가운 나머지 대화하면서 올림픽 공원으로 갔다.
근데 대화 반이 철학, 인생 관련.
한 수 배우고 내렸다.
AM 2:47
어두운 공연장 근처를 하이에나처럼 신나서 돌아다니다가
다리 밑 지친 아미 무리를 발견했다. 상자 뜯어서 눕고 담요 끌어안고 자는 모습이 진짜 마음 아팠다.
"언제부터 기다리고 있으셨어요?"
"금요일부터요."
"네? 금요일요?"
"네. 올콘이요."
할 말 잃음. 올콘을 현판하신 분이 있으셨다. 다리 위에는 우르르 쾅쾅 거리고 물이 지나갔다. 환경이 열악했지만 기다리는 분들이 대단했다.
다리 밑 현판 번호를 끊고 화장실에 들어와 충전을 하며 쭈그려 영상을 보는 중
-아직도 화장실이냐
엉. 잠 오는데 늦을까봐 잠ㅇ 못 잠 ^-^
눈 부었다. 워후 짝눈~
-ㅋㅋㅋ야 어떡함
왜?
-OO 아버님 안 주무시고 있어서 OO 못 나올 수도 있대
뭔 소리여 이게.
-나도 못 갈 듯.
난희? 나 이제 도착했는데? 나 혼자니? 이 서울에 하….
아나 나 길치라고.
(마른 하늘에 벼락 떨어지는 소리)
학교 가서 후기 정말 자세하게 말해줄게 친.구.들.아.
뒤에 따라오겠다고 신신당부한 친구들은 부모님께 걸려 오지 못 하게 되었다고 한다.
강제 솔플.
배터리 50%, 간이 큰 고 3은 의도치 않게 내 생 처음으로 서울로 가는 차 혼자 타고
내 생 첫콘을 솔플로 하게 되었다.
막막했지만 이미 마음은 들뜬 상태.
줄을 따라 가니 돗자리를 깔고 기다리라고 하신다.
AM 4:00
추워…. 죽을 것 같이 추워.
해 언제 떠.
(전화)
-왜? 무슨 일 있어?
추워서 입 돌아갈 것 같다.
-옷 뭐 입고 갔는데?
나시랑 후드티 걸치고 갔다.
-담요 들고 가지.
이미 늦었어!!! 미리 말해주지.
급하게 입고 나온 옷이라 뭘 입고 나온 지도 몰랐다.
바들바들 뼈가 시리는 고통을 무시하고 자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현판 노숙도 처음인데 왠지 적성에 맞아서 조금은 슬펐다.
다리 안고 자기도 해보고 돗자리에 가방을 베고 자기도 해봤지만 1시간 간격으로 깼다.
너무 추웠지만 참았다.
해야 제발 떠라.
죽기 전에 흔적 남기자고 찍은 사진.
깼다 잤다 불편하게 자다가 눈 떠보니
AM 6:00
해 떴다!!!
ㅓ아ㅓ라어ㅏ아가ㅏ 해 떠따고 해!!
근데 해 열기만 뜨고 해는 안 떠서 그늘이 더 추워졌다.
주섬주섬 어둠에서 기어나와 햇빛을 찾아다녔다.
차라리 타 죽지 얼어죽고 싶진 않았던 그 마음으로 햇빛에 마음껏 살을 내주었다.
파라다이스.
무조건 북극이랑 아프리카 둘 중에서 고르라면 아프리카를 가겠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그만큼 추위는 못 참아서 그대로 얼어 죽을 뻔 했다.
좀비처럼 다니다 보니
벤치다!
(는 편안하게 자기 좋은 따뜻한 곳이다!라고 공동 번역 가능)
타기 전에 찍은 사진.
제발 익어라 내 살아.
시간에 맞춰 줄로 돌아오니 탄 살이 보였다.
스탠딩 입장 기다리다가 더 탔지만 행복했다.
그래도 그땐 타는 게 두렵지 않아서 따뜻하기만 하면 장땡이었다.
벤치에서 자다가 시간이 조금 아까운 관계로 일어나 스타미를 찾아다녔다.
호석이는 일단, 사진 부수자.
호석이는 뭐라 말하고 싶은데 스탠딩 앞 줄에서 완전 짜부 돼 제대로 못 보고 뒤로 물러났다.
많이 와줬는데 못 본 게 한이다.
그래서 엄청 가까이서는 못 보고 뒤에서 봤는데 괜찮았다 시야가.
호석이는 직캠이랑 똑같은데 아니 그냥 느낌이 더 잘생겼다.
뭐라 설명해야 하나,
그냥 이목구비는 같은데 느낌이 더 잘생겼다.
남준이도 같은 케이스.
사진에 느낌도 담아달라.
실물에 대한 자세한 후기는 시간 순서대로 정리할 것.
근데 여기 해외 팬들이 글을 써 보냈는지 해석을... 혹시 구글?
좀 말이 안 되는 게 많았지만 귀여웠다.
찍을 땐 나 밖에 안 찍고 다녀서 창피했지만
뒤에 가서 아 더 찍을 걸 후회했다는 작가.
실물은 귀엽지 않았다.
그냥 간지 그 자체.
↑개인적으로 이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듬.
색감도 예쁘고 구도도 괜찮게 나왔다.
남준이 실물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잘생겼다고 말하고 싶다.
솔직히 맥반석 이런 거 생각 안 나고 잘생긴 민트남이라고 뇌리에 콕 박힘.
현실로 보고 왕자님인가 싶었다는 작가.
다들 콘서트에서 격한 안무때문에 몸에 붙히는 마이크로 노래를 부르는데 목소리가 달랐다.
하지만 남준이는 살아남았다.
윤민기가 제일 기계음의 피해자였다. 두 번째는 정국이가 피해를 받았다.
뭔가 특유의 남자 애 코 맹맹거리는 목소리.
그런 목소리로
제발 좀 꺼져 하앙!
'-'
음?
처음에 뭐가 잘못 된 지 몰랐다.
마이크로 할 땐 정상적인 윤기의 목소리였다.
실물이 정말 잘생겼다.
사진 다 부수자.
그래, 남준아. 다 찢자.
(북북)
왓엠아투유 할 때 울은 거 아니 남준아 어엉어어어ㅓ어엉 최애곡이란다 어어어어어어ㅓ엉
주책이다.
넘어가자.
안타깝게도 민군주는 내가 콘서트장 가까이 기부미든 연탄 사진있는 데는 부끄러워서 못가고
이렇게 작게 찍고 후다닥 도망갔다.
제일 아쉽다. 군주님으로부터 아이컨택을 2번 받고 나니 애착이 더 강해졌다.
무슨 논리인가 이건.
말해놓고 이상하다 싶었다.
사실 민빠답이 될 위기에 처했는데 지금은 부정중이다. 이럴 슈가….
내가 본 민윤기는 사진처럼 똑같이 생겼다.
얼굴 여백은 좀 있었는데 그런 거 필요없다.
눈 세모 세모, 입술 얇고 예쁘다.
글 쓰는 사람이라 윤기가 고래 닮았다는 쓸 데 없는 생각을 했다.
ㄱ아 뭔가 돌? 돌고래 닮았는데
미련.
최애인 태형이는 통로에 많이 놓여있기에 찰칵 후다닥 찰칵 후다닥 반복하면서 찍었다. 그것때문에 각도가… 각도가….
이제 해 뜰 때 찍어서 이건 분위기 있게 찍혔다.
다 떠나서
태형이는 눈썹을 까야한다.
학생 코 묻은 돈이라도 줄테니 제발 까줬으면 좋겠다.
얼마면 돼?! 얼마면 눈썹을 보여줄거야?!
흥분했지만 진정해서 말하면 정말 수건으로 앞머리를 올리고 눈썹을 보여줬을 때 열광했다.
진짜 진짜 진짜
격한 표현이지만
태형이는 썩지 않도록 해서 박물관에 전시해야한다.
뼈라도 보존해서 유리관 안에 전시해야 한다. 이목구비가 공룡뼈처럼 단단하고 자기 주장이 대단했다.
이번 콘서트에선 태형이가 장난을 많이 치지 않아 아쉬웠지만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이 씁쓸하고 장했다.
친구가 태형이 살 치킨색이래서 등짝 많이 때렸는데
치킨색까진 아니잖아 이 친구야.
까무잡잡한 편은 맞는데 치킨색은 심했다.
그리고 루머의 커피색스타킹ㅋㅋㅋㅋㅋㅋ 다리는 잘 못 봐서 ㅋㅋㅋㅋㅋ 커피색스타킹은 확인 못 했다.
생각보다 많이 까맣진 않았다.
태형이는 마른 간장 치킨이다!
미안하다. 치킨으로 비유하게 되는 내가 밉다.
홀려서 사진을 찍다보니 옆에 지민이가 있었다.
안녕 거북아.
찍다보니 사람들 몰려와서 도망쳤다. 그냥 찍을 걸 왜 남을 신경썼는지 아쉽다.
지민이는 볼살이 전혀 없는데 만지면 몰랑몰랑 하게 생겼다.
냉미남이긴 한데 내 눈엔 여전히 망개떡이다.
얼굴 주먹만하고 흑발 흐뭇하게 예뻤다.
하지만 최애들한테선 계를 못 탄다는 말이 맞는지 아쉬움만 가득했다.
개떡이는 내가 있는 쪽으로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언니 울어요. ;-;
석진의 사진을 찾아다니기 위해 두리번 거리다 저 끝 3기 서류? 넣는 곳에 석진이 사진이 몰려 있길래 펃더덕 갔다.
하필 석진이 사진 찍을 때 눈이 부셔서 거의 눈 감고 찍었다.
그래서 태형이처럼 각도가 실패.
안녕 센빠이. 실제 사진은 예쁜데 내가 못 찍어 줘서 미안해.
태양을 피하고 싶었어….
그냥 석진이 찍다가 뒤돌아서 찍어봤다.
해만 더 떴으면 더 예쁜 사진이었을텐데.
이것도 눈 부셔서 막 찍었다.
아
살 찐 몸땡이는 무시하세요.
생각해보면 처음한 솔플 치곤 혼자 너무 잘 놀았다.
석진이 실물은 나만 귀여웠나.
웃는 게 알파카 닮아서 너무 귀여웠다.
잘생긴 알파카가
폴짝폴짝.
심장이…/
그리고 거북목이 심해져서 어깨, 등 허리 건강이 걱정되었다.
석진이가 하얀 편인 줄 알았는데 내 눈엔 태형이처럼 까무잡잡편이었다. 컬쳐쇼크지만 금발때문인지 조금 살이 타보였다.
이 다음은 장국씨.
정국이도 사진을 못 받는 편.
아니 어떻게 이런….
실물 보고 나니까 다른 사진을 못 보겠다.
이것도 햇빛때문에 아쉬움.
애기 때 사진인데 실물과 다르다.
내가 가까이서 본 정국은 근육이 잡혀있는 남자 성인 몸, 얼굴에 코가 붙어있는 것 같았다.
진짜 코가 붙어있는 것 같았다.
얼굴에 살이 엄청 없는 편은 아니라서 좋았다. 애기 밥 먹고 다니는구나.
갑자기 울컥.
그리고 사진 정말 못 받는다. 진짜 잘생겼다.
근데 아직 애기 ㅠㅠㅠ 애기야 ㅠㅠㅠㅠㅠ
밑에는 돌아가면서 사진 있는 건데 정국이 거에 작가 실물이 나와서 진짜
진짜 작가 모습이 거슬려서 없앴다.
그놈의 그림자.
정국아 미안해.
언니야가 나와버렸어.
너보다 너무 내 그림자 존재감이 커서 없앴어.
결국 이 사진들은 다 못 나온 것들.
실물 좀 따라잡아봐 빅힛.
AM 11:00
찍다가 시간 다 돼서 부리나케 줄을 찾아갔다.
현판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옆에 마라핫 광고 차로 동영상 보여줬다.
보고 싶은데 표 받는다고 못 봤다.
하느님 석을 원했는데 하느님 석이 안 좋은 자리 뿐이라서 그냥 죽자하고 스탠딩을 선택했다.
2일 뒤에 학교에서 체육 시간 윗몸 일으키기 수행을 봤다는 전설이 있다.
망했다.
얼마 안 남은 시간에 아미밤과 심지 3개를 샀다.
프로그램 북 사려고 했는데 품. 절.
차비라도 쪼개서 살려고 했는데 우울해졌다.
그렇지만 아미밤도 아슬아슬하게 샀기에 만족한다.
안녕. 내가 네 새 주인이란다.
웃어. 웃으라고. (미침)
이제부터 널 아껴줄거야.
하고 나도 모르게 케이스를 버렸다는
아아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ㅏ
혼자서 못 끼워넣어서 일행 한 분 구해 같이 돌렸더니
딱!!!
부러진 줄 알고 꿇어 앉았다.
아, 안 돼….
그냥 열린 거 였다.
그 분과 같이 나눔 받으러 다니고 시간 맞춰 가는데
첫 콘이라 뭘 모르는 작가는 도움을 받아 스탠딩 팔목에 긴 종이를 받았다.
샀는데도 못 들어갈 뻔.
PM 2:00
뙤약볕에서 기다리는 ing.
먼 하늘만 보고 기다리다 진짜 다 타버렸다.
토인은 아닌데 작가 기준상 많이 탔다.
26도씨랬나, 하여튼 많이 더웠지만 현판을 기다리며 노숙하던 새벽의 추운 아픔을 알기에 순순히 받아들였다.
거의 2시간을 기다렸다.
남자 직원분이 아미들 배려해주시고 걱정 해주시는 모습을 봤다.
친절하셨다.
여자분들도 수고하셨는데 중간에 멈춘 입장에 내 살만 더 탔다.
그래도 참고 기다렸다.
PM 4:00
입장 완벽히 하고 틀어주는 뮤비 보는데 울었다.
"어 방시혁이다!"
하는 목소리에
어 토토…? 라고 했다가
아
그냥 입을 닫고 토토를 찾지 않았다.
아미들한테 토토 어딨어요? 할 뻔 했다.
처음 움직이는 방탄을 눈으로 봤을 때 믿기지 않았다. 진짜 방탄 맞나? 싶기도 하고 점점 시간이 가면 존재만으로도 행복해졌다.
초기에 스탠딩 앞에서 완전 끼어서 있는데 뒤에서 아미밤으로 머리를 때리길래 하지마세요라고 정색했지만 또 맞아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양 옆에서 미는데 아닌 척 하면서 앞으로 치고 오는 아미들. 팔로 볼 밀고 어깨를 팔꿈치로 내려찍는
그런 키.큰.이들 덕분에 불타오르네랑 세이브미 버터플라이 못 보고 뜨거운 열기만 받았다.
아니 그 뭐냐, 그 파이어 하는데 불 뿜어져 나오고 화상 입을 뻔 했잖아요 빅힛.
종류 많은 비매너에 엄청 열받은 작가는 뒤로 빠져 욕심을 버리자마자 바로 뒤로 남준이가 솓구쳐서 가까이서 봤다.
그래도 세이브미 제대로 못 봐도 안무는 좀 보고 버터플라이 펄럭거리는 호석이를 중심으로 옆으로 웨이브 퍼지는 아 스포인가
그런 안무가 있다. 그걸 보고 감격해서 울었다. 뻑하면 울었다.
성 나서 뒤로 온 작가.
애초에 현판을 온 이유가 실물 영접이 아닌 콘서트라도 들어가 직접 응원하자는 의도였기 때문에 욕심을 쉽게 버렸다.
뒤에서 봤지만 만족스러웠고 가까이서 볼 심상도 없었기에 더욱 만족했던 콘서트였다. 콘서트를 몇 번 가봤지만 방탄 콘서트는 처음이고, 처음치고는 작가가 많이 후련했다.
중앙 무대에서 호석이 쩔어 출 때 하트 팔로 날려 줬다.
노래 몇 곡 하고 호석이가 체조 경기장 오니까 하고 싶은 게 있는데
파도 썰기? 파도 썰기? 아 파도 타기! 파도 타기 한 번 하죠. 파도 타기를 원하길래 열심히 파도를 타줬지만
단합력 실패.
파도가 짤렸다.
그런데 석진이가 파도를 보니 나무가 생각난다고.
...?
잠시 정적.
민윤기가 왜 나무가 생각나냐고 했는데
뒤에건 작아서 못 들었고
석진 - 나무가 무슨 소리 내면서 죽는 지 알아요?
설마 싶었는데
석진-
"우드득."
바로 노래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래 끝나고 뒤에 좌석에 있는 분들 중 태형이 멘트할 때 소리지르셔서 스탠딩 아미들이 조용히 하라고 하니까
태형이
-쉿. 조용히 하라잖아.
?이거 맞나 일단 우리 말 듣고 조용히 하라잖아요 그렇게 말해줘서 살짝 감동먹었다.
나중에 흥탄소년단할 때인가 클럽 분위기일 때 갑자기 응원법 잘 따라 부르고 있는 작가의 뒤통수에 뭐가 후두둑 떨어졌다.
정말 심기 불편한 얼굴로 뒤를 돌아봤는데 태형이가 먹고 남은 물을 내 머리에 뿌려준 거다.
참
좋은데 뭐라 표현할 말이 없다.
계는 탔는데 허망했달까, 그 뒤로 태형이다 다다다 뛰어가서 제대로 못 봤다. 이녀…썩?
뛰어다니는 지민이 보려고 눈은 급하게 따라갔지만 D구역은 지민이가 많이 머물지 않았다. 날아다녀서 볼 수 없었다. 또륵. 살이 진짜 없어서 말랐고 흑발 진짜 예뻤다. 그리고 사진기 부수자. 제발. 방탄 실물 느낌을 그대로 담은 사진 본 적 없다.
태형이는 중앙 무대에 많이 다니고 민윤기가 D구역에 많이 왔다.
아이컨택 두 번 확인 사살 감사하다. # 마지막 끝날 쯤에 한 번 더 아이컨택과 본 그 시크한 작은 눈과 손인사에 민빠답이 될뻔한 작가는 아직도 부정 중.
하여간 진격의 방탄이랑 뱁새 등등 안무도 제대로 보고 신나게 응원법으로 따라불렀다.
싸이퍼 진짜 싸이퍼 듣고 민윤기 아 민윤기, 아! 김남준 아 김남... 호석이 민윤기 파트 부른다 으윽 발음 아이고 발음 딕션 아 발린다
다 떨어져가는 체력으로 앓으면서 헉헉 거렸다.
2일 동안 밥과 물을 안 먹은 작가에게 탈수 증세가 와 우는데 눈물이 안 났다. 거의 마른 눈물로 속이 말라갔다. 그래도 눈물 닦으면서 아미밤 열심히 흔듬.
옆에 남자 연예인 그룹이 바로 있었다. 하지만 방탄 동선 따라다니면서 울었다.
지금 연예인이 문제냐 방탄이 문제지.
그래서 바로 옆에서 눈물 닦으면서 아미밤을 흔들었다.
그분들은 아미밤 안 들고 있어서 그런지 이질감이 느껴졌다.
중간 중간에 화양연화에 대해 방탄이들 생각을 묻는 동영상, 화보 찍는 듯한 영상이 떴었는데
다들 알고 있었다.
하기상 휴대폰으로 많이 일 하는 방탄이들이 모를 리가 없다.
산 넘어 산의 의혹들.
운이 좋아서 올라온 자리라 거듭 강조하는 남준이를 향해 처음으로 소리쳤다.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안 들렸겠지.
힘들어서 목소리도 안 나왔다.
끝날 쯤에 아미들이 슬로건 들고 영 포에버 부른 후, 태형이가 울었다.
웨일리언 부르는 태형이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멤버중에서 먼저 태형이가 울고
지민이가 멘트를 하는데
오늘 마지막으로! 오늘까지만 우울하고 다음엔 절대 말 안 할 거라면서 귀여웠음. 근데 뒤에가 진짜 사람 마음 터지게 아렸다.
정말 멋있는 사람들이라고. 이 사람들이랑 있어서 멋있어 보이고 보잘 것 없다고 말해서 그때부터 또 탈수 증세가 시작되었다. 그냥 계속 울었다.
자신이 멋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정체성을 찾는 이야기를 해서 더 마음 아팠다. 남준이도, 지민이도 말 할 때 ~~고, ~~고, 긴장했는지 말이 정리가 안 되는지 ~~고를 많이 붙혔다. 진짜 뜬금없이 기억한 거네.
지민이의 진심 담은 말에 진짜 해맑았던 홉이도, 정국이도 울컥해서 울었다.
정국이
-원래 자신은 감정이 별로 없었는데 형들이랑 같이 있으면서 감정이 생기고 오래 무대에서 노래부르고 싶다
고 말함. 추가 기억이 있을 수도 있는데 뜻은 똑같을 듯.
더 해서 우는 정국으로부터 이게 제일 기억에 남았다.
-이제 아미 없으면 못 살 거 같애요.
석진이 눈가 바로 빨개지는 거 보고 또 오열. 옆에 아미분들도 울어서 동질감 생성됐다.
윤기는 처음 모신 부모님께 절했는데 귀 빨개지도록 울어서 마음아팠다. 그 모습 못 보겠어서 고개 돌렸는데 뒤에 연예인들 있어서 움찔.
눈물 닦으면서 마지막 엔딩곡을 기다렸다. 영포에버를 먼저 했었나? 순서 기억 장애가 걸렸는지 사소한 건 다 기억나는데 순서가 기억 안 났다. 마지막엔 아니쥬로 장식했는데 울면서 마무리했던 걸로 기억한다. 다 한꺼번에 무대 도는데 그 때 생각치도 못한 계를 타서 기분 좋게 돌아간다.
화양연화 동영상.
'정국에게 화양연화란?' - 아직 화양연화가 안 왔으면 좋겠어요. 죽을 때까지 안 왔으면 좋겠어요.
정국이가 한 말이 그 동영상에서 제일 기억에 남았다.
왜 정국이가 한 말들이 인상적이었지.
호석이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식이었고 윤기도 동영상에서 그런 태도였다. 한 순간이겠지만, 아 더이상 씁쓸해서 말 못 해.
석진이가 중간에 선배분들이 후배 응원해주러 오는게 부러웠는데
옴므 분들이 연습실에? 응원해주러 오셔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음. 뿌듯한 게 느껴져서 더 심금이 울리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 화양연화 문이 닫히고 윤기의 영상이 뜨는데,
이거 다 보고 나왔다.
화양연화란 산을 넘으면, 내려와야하고 고비란 산를 넘기면 내려와서 화양연화보다 더 큰 산을 오르게 될 거라고 말하는 윤기가 대견했다. (19살인데 어른보고 대견스럽다니 표현이 안 맞는데 팬의 마음으로는 대견했다.)
말을 똑디 그대로 기억 못 하는 작가는 시무룩하기만 하다.
하지만 의미만 제대로 전해졌으면 좋겠다.
쉽게 무너질 사람들 아니란걸.
팬분들이 보내는 편지에 많이 영감을 받고 영향력이 크다고, 남준이 말하고자 하는 것처럼
오직 아미들에 따라 방탄이 웃고 운다.
내 화양연화든, 다른 사람들의 화양연화든 방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같이 화양연화를 보내 의미있는 시간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발전할 사람인지 기대되며 끝까지 좋아할 의지가 생겼다.
물론 친구들이 말하길, 그거 1주일밖에 못 간다라고 하지만 기억하려고 노력한 나는 고작 1주일의 시간에 기억을 흘려보내지 않을 거라 믿는다.
고 3의 귀한 시간 보태 24시간 깨어있으며 반은 서 기다리고, 추운 곳에서 떨며 기다림, 하염없이 기다렸지만 그정도로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고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별 말 없이 버티고 기다림에 시시함이 없던 건 방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나 싶다.
마지막 사진은 화양연화 무대 문이 닫히고 윤기의 마지막 산에 대한 영상이다.
한편, 유유히 홈마 한 분이 대놓고 사진을 찍은 후, 당당히 걸려서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신기했다.
마지막 화양연화, 에필로그
PM 7:30.
진짜 믿고 맡길 만큼 윤기는 단단하고 어른스러웠다.
불이 점점 꺼지는 콘서트 장. 열기로 가득해 뿌연 연기들과 땀냄새를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특히 사라지는 윤기 모습이 더욱 오래 끌어서 보고 싶었다.
끝까지 본 후 빈 속, 빈혈 증세에다 탈수까지 겹쳤는데 차를 잡아야 돼서 달렸더니 속이 뒤틀렸다.
역시 사람은 밥을 먹어야 한다.
무사히 버스를 타서 새벽 3시, 고향에 도착했다.
AM 3:12
이건 마지막 서울에서 탄 택시.
숫자가 지워지기 전에 찍은 사진이다.
지금은 사라진 지 오래.
머리 위로나 가슴에 내려와 닿인 종이들을 가져와 보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