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탐내는 자들.
W.그루잠.
prologue.
-BGM은 Hello인데 폰이 맛 가서 없음.
http://instiz.net/music2/83242
-Code name: C. 고향은 이탈리아.
목표를 위해서라면 순종적인 태도를 보이나 목석같은 성격. 진실만을 말하려는 입이 무겁다. 장점이라면 장점임.
특기, 총기 사용에 뛰어남. 장거리 사격에 강하다. 대지에서 살인 경력 10년. 평균 남성 신체를 기준으로 작은 축에 낀다. 164cm, 48kg.
혈연 관계 없음.-
인물 정보. 상세하지는 않지만 누구든 쉽사리 파악할 만한 간결한. 이 항구에 오기 전까지 발자취를 낱낱이 밝힌 종이들을 느리게 넘겼다. 흑갈색 쇼트컷, 창백한 안색의 남자와 증명사진. 단정하게 하얀 셔츠에 검은 넥타이. 기념비라도 세워야 할 날, 반듯하게 앉아 나는 초상이라도 치룬 죽을 상이었다. 덕분에 렌즈가 번쩍하더니 필름에는 감정 없는 목각 인형의 피사체가 찍혔다. 깨끗한 흰 바탕에 흑요석 눈동자와 메마른 입술.
전체적으로 하얀 사진을 지나쳐 마지막 장, 검증 페이지 위로 크림슨 하트의 붉은 도장을 쓸어내렸다. 장의 끝을 맺는 짧고 간결한 글귀를 조용히 읽는다.
'Crimson heart 제 1세대 family 마지막 일원.'
감격스러운 순간이다.
파일을 덮는 동시, 세찬 바람이 분다. 짧은 머리를 스쳐 지나는 바람이 만조의 파도를 딛고 달려온다. 수 많은 곳을 방황하던 나는 어느덧 항구에 서있다. 지긋이 올려 본다. 바람을 따라 구름이 이는 하늘을. 구름들이 쏜살같이 달아나는 구름의 고향, 맑은 하늘. 구름 한 점 없는 공간 이 위에서 금방이라도 헬기가 내려올 것만 같았다. 오늘은 누가 뭐라해도 맑아야 했다. 빌었다. 내일은 내가 겪은 날 중에서 제일 밝아야 한다고. 시작이라도 좋았으면 해. 그리고 기대에 부응한 자연에게 감사해.
오늘따라 날씨가 꽤 맑다.
나는 탄소. 날 적부터 보모, 수이에게서 키워진 나약했던 여자 아이. 젖 비린내 나는 나이 이후엔 보지도 못했던 집의 기둥. 쓸쓸히 커버린 아이는 수이의 손을 잡고 아버지의 일터를 따라간 적이 있었다. 그곳은 바다에 떠있는 거대한 기지, 안개 속에 비밀스럽게 위치했다. 하얀 수증기 사이를 파고 들다 부딪힌 거구를 올려다 보았다.
마피아 서열 1위,
바다의 절대적 주인, 'Crimson Heart'의 기지를 한낱 조무래기가 닿았다.
깨어난 태양 열기에 갠 안개 속. 드러난 바다의 지배자를 올려다 보았다. 거대한 키와 뚜렷한 이목구비, 그리고 빛나는 하얀 머리카락. 검붉은 양복을 입은 백발 남자의 그늘 뒤, 서있는 아버지. 보드라운 손을 수이에게서 이어 받은 아버지는 남자를 '고래'라고 불렀다. 틀림 없이 고래였다. 이 넓은 바다는 그의 것. 백발의 남자는 바람 가득 안고 바다를 지휘했다. 손짓 한 번에 커다랗게 일어난 기지의 움직임으로 바람에 흩날렸던 하얀 머리카락들. 운 좋게 기지는 낡은 위치에서 이사가는 날. 기지 아래 잠식한 어두운 형상이 꿈틀거리며 아이의 눈을 반짝이게 했다. 고래가 비친 흑요석은 바다로 젖어버린다.
남자의 수중 아래 有一無二, 전설 속 '흰 수염 고래'가 기지 밑을 헤엄쳤던 모습, 그게 내 심장을 강력하게 틀어쥐었다. 아래로 떨어질듯 고래를 내려보는 나를 모르는 검은 머리 소년이 멀리서 지켜봤다. 하지만 눈길을 까마득히 잊고 육중한 몸집에 집중했다. 한 번 꼬리를 저을 때마다 평평했던 바다에 막대한 파급력을 주는 그림자와 풍채 좋은 꼬리의 동선.
그 휘황찬란한 날을 숨 쉴 동안에 다시 볼 수 있을까. 그래, 다시 보고 싶어서. 내가 가지고 싶어해서.
그래서 고래가 되고 싶어졌다.
흰수염고래란 전설을 통달하는 고래, 나는 크림슨 하트의 보스가 되고 싶었다.
본가로 돌아온 그 아이는 수이에게 선언했다.
'고래가 되고 싶어.'
너무나도 먼 곳에서 발발이 말리는 아버지의 음성이 들려오는 듯 했지만 가위는 탐스런 머리카락을 잘랐다.
'고래가 되기 위해선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해요.'
'알아.'
'탄소는 여려요.'
'그것도 알아.'
'아직 어리잖아요.'
'응.'
'아무도 믿으면 안 돼요. 아가씨는 여자라서 더욱 경계해야 해요.'
'믿지 않을게.'
'크림슨 하트는 여자를 받지 않아요.'
'남자만 원한다는 거 알고 있어.'
'그런데 제가 아가씨를 보낸다고 해도 고래가 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그것도 맞아.'
누가 아무리 막아도 하고 싶어. 크림슨 하트 아니면 안 돼. 수이, 어떻게 해야 해?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수이는 짧게 잘라낸 동그란 머리는 쓰다듬었다.
'도련님이 좋아하실까요?'
'보단 내가 우선이야.'
언제나. 아버지도 나보다 바다가 우선이었던 것처럼.
존경하는 아버지.
그를 따라 나도 내 길을 가볼래. 믿어줄거지? 그렇지, 수이?
끝내 작은 손은 차가운 총을 쥔다.
'아가씨…. 건강 해야 돼요.'
탄소는 꼭 그를 닮았어요. 잘 될 거에요. 탄소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제 선택이 후회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Prologue: Chapter 1. Not beginning.
보모인 수이의 곁을 떠나 소년의 모습으로 청부살인업계에 발을 내민다. 그렇게 내딘 세월은 느리게 흘렀다. 하루하루 회색빛이었다. 갈 곳 없어 모인 어린 아이들에게 서로를 뜯어먹는 자만 받아주겠다는 잔인한 놀음. 진정한 맹수는 때를 기다려 어둠 속에 몸을 아껴둔다. 끝에 남은 한 아이의 뒤를 덮쳐 단도로 심장을 갈랐다. 폭발한 분수가 피라니. 난생 처음 피를 보았다. 내 손으로. 사람이 죽음에 몰리면 이로도 절벽을 물고 놓아주지 않는다. 그 꼴이 나다. 어떤 수단이든 목표만 있으면 된다. 생경한 살을 가르는 느낌과 죽음을 선사한 나는 심장이 미칠 듯이 뛰었다.
'비겁하긴 한데, 좋아. 너 합격. 일은 능력에 따라 배부하고, 보수는 반반이다. 네가 독립할 때까지만 맡아주겠어. 필요한 도구 사용 방법에서 훈련까지. 열심히 임하는 게 좋을 거야.'
이것은 곧 경력이다, 이제 시작밖에 되지 않았다며 되새겼다. 총을 잡기 힘든 작은 손바닥이 자랄 때까지 화류계를 넘나들며 마담들의 심부름이나 받았다. 작은 심부름에는 하얀 가루가 오갔다. 약을 타 마시는 어른들을 보면서 어서 손이 익기 바랐다. 2년 간 검은 헤르메스 역을 했다. 손 꼽지 않고 지나가는 세월, 총으로 사람을 가지고 노는데 정신 팔렸다가 업계에서 나올 나이와 실력이 되자 모든 게 내 책임이었다.
'보내기 싫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아쉬운 척 하지 마십시오.'
'어린 놈이 컸다고 까불기는. 내가 키운 것들 중에서 제일 실력 좋은 사냥개라고, 넌.'
잘 가라.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12살 밖에 안 된 핏덩어리가 말은 꼬박꼬박 해. 기특한 놈.
출가를 이어 출소 한 뒤에 번 돈을 가지고 내가 나를 보살피고 살렸다. 밑에 깔린 적의 동맥에 흐르는 피에게 새로운 길을 내주기 일수. 처음 살인 때 처럼, 팍 터진 피분수대가 이젠 지겹다. 원죄가 있었는지도 무감각하다. 감정 없는 상대편의 목이나 심장을 뜯는 건 내가 살기 위해서. 올라가려면 무엇이든 내리끌어 밟고 올라야 했으니까? 살다가 슬럼프는 있기 마련이다. 시궁창같은 이곳 쇠 냄새를 맡기 싫어 발버둥 치다 깨달았다. 크림슨 하트로 가는 길에서 피비린내가 나는 건 당연했다고. 제자리 걸음에서 알게 된 건 손 안에 돈은 쓰지 않아 남아 돌았고 필요한 건 정보였다. 살아남는 전쟁에서 정보 전쟁으로 발전했다. 내가 아닌 놈들은 나를 C라고 부른다. 정보를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일을 구했다. 손수 구하지 않아도 문 밑으로 쑤셔주었다. 일이 마피아의 어둠쪽으로 기울자 문득 내가 점점 커가고 있다고 인식되었다. 차차 대지의 마피아의 중심으로 가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 길에 하나 둘 잡아먹었다.
'네가 그 저격수 C….'
전에 꼭 한 가지의 질문을 던졌다.
'Crimson Heart에 대해 아는 것이 있습니까?'
꿈을 비웃는 놈은 껄떡거렸다. 어차피 죽을 건데 그건 말해서 뭐 해?
'살려줄 수도 있습니다.'
'글쎄.'
'사소한 부분이라도 좋습니다.'
'바다를 꿈꾸는 놈들이 과연 너뿐일까?'
'묻는 말에나 대답하길 바랍니다.'
죽을 각오를 한 놈은 도발했다.
'내가 아는 놈들만 해도 고래 꽁무니를 쫓다 죽은 목숨이 산을 쌓았다.'
'…….'
'마지막으로 말해주지. 고래들의 요원은 흔적을 남기지 않아. 우리같이 더러운 대지 놈들에게 정보따위 흘리지 않지.'
너에게도 마찬가지다. 고래가 필요를 느낄 때, 직접 필요로 대지에서 잠재력을 찾겠지. 하지만 그 때는 마른 사막 하늘에서 눈 오는 날일 거다.
'그건 당신만의 생각.'
'귀를 틀어막았군. 퉤, 네가 놀 물은 여기다.'
"끝까지 쓸모 없는 삶이군요."
'똑똑히 알아둬. 네가 바다 파도에도 닿지 못 할 가능성은 바다가 마를 확률과 같다.'
뇌를 관통하는 총알이 빈정거리는 눈알의 빛을 꺼뜨렸다.
'오늘은 여기까지.'
튄 피를 소매로 닦아 일어난다. 어느 마피아 집단을 몰살한 뒤 보수를 받았지만 기쁘지 않았다. 그 돈으로 무기를 사거나 머무를 여관이나 찾는다. 옷을 갈아입고 어둠으로 숨어다니며 몸을 사렸다. 창이 큰 모자를 쓴 그림자는 망토 자락을 날리며 말굽 소리와 함께 달아났다. 15살 짜리 저격수는 고래와 관련된 자취를 찾아다녔다. 허탕이 반복되어도 계속 되어야만 했다. 어떤 소속에 들지 않고 홀로 걸었다. 동료는 필요 없다. 믿음은 크림슨 하트에 가 고래를 만나기 전까진 필요가 없었다. 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추잡한 일을 맡아오며 정보 채취는 계속되었다.
'고래에 대해….'
'무지하다.'
지치지 않는다. 자질구리한 마피아 집단을 털어선 나오는 정보는 없었다. 큰물로 진입하려면 어느 정도 부담이 필요했다. 정체가 드러날 확률이 높았으니 주저하다 접었다. 평소처럼 끊임없이 으슥한 곳을 돌아다니며 일을 받던 어느 날, 예상도 못 한 어느 날 빛이 새어들어왔다. 황홀한 갈매빛에 자연스럽게 손으로 눈부심을 가렸다.
'어쩐지 먼지 냄새가 심해졌더군.'
새 일이 들어왔다. 한 줄기 빛인 고용주는 어느 소속? 그는 대륙의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본 적 없는 정장의 색. 아니, 검붉은 색. 어디선가 본 게 틀림 없다. 그에게서 소금기 섞인 냄새가 나는 건 착각인가.
'분쟁을 암살 할 명사수가 필요해서.'
이 바닥에서 총하면 C라고,
솜씨가 굉장하다길래 찾아와봤는데. 바쁜가?
-Prologue: Chapter 2. Who,
괜한 피를 보지 않고 무거운 한 발만 있으면 가능. 어떻게 내 위치를 찾았는지 의심이 들었지만 장점을 살린 임무에 승낙 사인을 쉽게 보였다.
그가 제안한 임무의 속성은 어떠한 일감보다 깔끔했다. 그는 임시지만 대륙 마피아간의 분쟁을 멈춰준다면 원하는 하나를 들어주겠다며 제안했다. 곧바로 정차한 그가 제시한 호텔로 이동해 머물게 된 그 날 나는 잠에 들지 못했다. 첫 살인을 했던 날보다 더 잠이 오지 않았다.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다. 어쩌면 좋은 기회가 될지도.
날이 밝자 도착한 소란스러운 대륙 마피아 연합 의사당 내부. 고용주의 임무 당일이었다. 건물 내 녹음실에서 어둡게 자리잡았다. 검은 모자를 쓴 나는 껌을 씹었다.
밖에는 대륙을 대표하는 사자 동상. 우람한 사자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 사람 기를 눌렀다. 마스크 끈을 귀에 걸고 고글을 썼다. 검은 장갑이 손에 감겼다. 철컥. 행동 계시할 때에 대비한다. 사정 거리 안에 든 놈들은 검게 가득 채운 대지 마피아들. 7개의 대륙을 대표해 내노라는 보스들이 중심 원 안의 자리에 앉았다. 나머지는 배심원처럼 우르르 앉았었다. 무슨 일로 분위기가 어두웠다. 고용주의 말대로라면 대지와 해양의 연합에서 독립적인 'Mafia Lawer'가 정한 범법 행위를 시행하겠다고 나올 것이라 했다. 그들이 직접 모습을 나타내 세계 나랏일을 주무르겠다는 그런 말이라고 한다. 잠잠코 돌아가던 세상 곳곳에 핵을 떨어뜨리는 테러범이나 마찬가지. 하여튼 대지에서는 큰 획을 그을 혁명이 있을 예정. 그것을 막아야하는 게 내 임무다. 마피아의 깊은 곳까진 무지한 나는 대충 틀만 알고 받아들였다.
'마피아 로어는 절대로 건들여서는 안 돼. 질서가 무너지면 대지의 운명은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릴 게 뻔하다. 마피아 로어 측을 얼마 전에 대륙 마피아 놈들이 덮쳤다. 해가 머리를 내리 쬘 시각, 여자 인질 한 명을 제물대에 올려 직접 죽일 거야.
이 사단의 중심에 있는 황소를 제거해. 놈은 오세아니아 산이다.
그 다음엔 뭐든지 멈출 수 있어. 마피아 로어 일원이 죽어선 안 돼. 죽인 다음은 내가 직접 수습하도록 하지. 당신은 바로 의사당 밖으로 나가 대기된 차를 타고 어제 묵은 호텔로 가도록 해.'
성공만 하면 보상은 두둑할테니 기대하라구.
'보상때문에 하는 게 아닙니다.'
'그렇다면?'
'소원 하나. 작지만 큰 소원 하나 들어주면 됩니다.'
말 없는 고용주는 자주색 넥타이를 느슨하게 빼더니 고개를 끄덕였었다.
'그래, 뭐든.'
감이 좋다. 긴장이 되지만 내 감을 믿어. 여유를 가지고 방아쇠를 당길 손가락을 푼다. 지시를 받을 이어폰을 고쳐 끼웠다. 아래 의사당 센터에 분쟁이 심하지 않다. 이 안건은 오래 전부터 계속 이어져 왔을 터. 그들 아래 한 요원이 여자를 데리고 왔다. 만신창이가 된 여자는 마피아 로어 소속인 게 한 눈에 파악 됐다. 결박한 여자를 단두대로 올린 남자는 고용주가 보여줬던 오세아니아 보스. 꽤 젊고 좋은 피를 가진 남자가 강당으로 올라 왔다.
'언쟁에 지친 이들이여, 무엇을 주저하는가?'
'약해빠진 바다가 아닌 대지가! 위대한 대지가 세상을 직접 지배할 것이다.'
'이 여자가 죽으면 대지는 바다의 손에서 해방이다.'
'이제 무른 법을 처단할 때다!'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목소리가 의사당을 지배해 조종했다. 왕년에 웅변 좀 했나본데. 강한 의지가 여기까지 전달된다. 슬슬 남자의 목으로 초점을 맞췄다.
-단 한 방에 보내야 한다, C.
흐릿한 시야에 급히 초점을 맞추려고 하지만 흔들린다. 긴장하지마. 민탄소, 긴장하지마. 고용주에게 새로 받은 총이 말을 안 듣는다. 굳어있어서 그런가 뻑뻑하게 작동된다. 안 돼. 손길을 받은 게 더 효율이 좋은 걸 알고 있었으나 고작 새 물건으로 이렇게 낭패를 볼 줄은 몰랐다. 말을 하는 남자가 여자를 가리켰다.
'잘 보아라. 새 시대의 시작이다.'
'제길!'
여자 먼저 죽을 것 같다. 검은 복면을 쓴 남자가 칼로 줄을 자르려 하자 목표물을 바꿨다. 보상은 무슨, 조졌군.
엉망인 초점에 관두고 맨눈으로 확보했다.
누가 더 빠를까.
멍청한 총보다 묵직한 칼?
고용주가 알기론 C는 명사수인데 말이다.
-Prologue: Chapter 3. Am I?
'단 한 방에 보내야 한다, C.'
흐릿한 시야에 급히 초점을 맞추려고 하지만 흔들린다. 긴장하지마. 민탄소, 긴장하지마. 고용주에게 새로 받은 총이 말을 안 듣는다. 굳어있어서 그런가 뻑뻑하게 작동된다. 안 돼. 손길을 받은 게 더 효율이 좋은 걸 알고 있었으나 고작 새 물건으로 이렇게 낭패를 볼 줄은 몰랐다. 말을 하는 남자가 여자를 가리켰다.
'잘 보아라. 새 시대의 시작이다.'
'제길!'
여자 먼저 죽을 것 같다. 검은 복면을 쓴 남자가 도끼로 줄을 자르려 하자 목표물을 바꿨다. 보상은 무슨, 조졌군.
엉망인 초점에 관두고 맨눈으로 확보했다. 내리치는 손을 움직이는 어깨를 쐈다.
'악!'
떨어진 칼이 여자의 눈 옆에 떨어졌다. 아슬하게 줄을 피했다 죽을 뻔 했다. 흠칫 놀람을 인식을 하기 전 강당에 선 젊은 보스의 목에 향했다. 주춤하는 놈의 목에 돌아온 초점. 고도로 집중한다. 총을 쏜 암살자를 찾으려는 요원들을 무시하고 내 목표를 찾았다. 놈은 요원들을 모아 자신을 숨기려한다. 희끄무리한 목살이 옷깃이 가려지자 가능성이 위아래로 빠르게 치닫았다.
'저기다! 녹음실에 놈이 있다!'
그 뼈를 향해 흔들리는 십자가 둘. 빨간 점이 겹쳐진 지금, 놓치지 않고 선 목뼈로 회심의 한 방을 날렸다. 팍!
'보스!'
움직이는 놈의 목이 날아갔다. 끓는 피가 솟았다. 성공한 사살에 바로 3층 창문을 깨고 뛰어내렸다. 눅눅한 곳에서 뛰쳐나와 유리와 함께 바닥에 착지했다. 앞에 보이는 말끔한 자태의 차로 당장 달렸다. 창문을 주먹으로 깨 잠금을 열고 들어갔다. 키를 돌려 시동을 걸고 달궈질 때까지 뒤를 쫓아오는 대지 요원들을 저격했다.
의사당에서 새어나오는 많은 적들 사이를 뚫고 들어가는 한 남자가 보였다. 국기를 들고 어디선가 나타난 그.
'뭐야?'
몰려나오는 요원들 사이를 역행하는 남자에게 몰린 시선. 광대 탈을 쓴 남자에게 위기감을 느낀 요원들은 그대로 멈췄다. 문을 열고 나오는 여섯 보스. 고용주는 그 앞에 멈췄다. 코 높은 검은 구두와 검붉은 스트라이프 정장과 흰 셔츠, 카라를 묶은 하늘색 리본. 군단장 모자 밑으로 탈을 쓴 고용주의 손에 국기가 들렸다. 우뚝 멈춘 여섯 어리석음은 의사당 안으로 뒷걸음쳤다.
'아-. 날씨 더럽게 뜨겁네.'
먼지 냄새도 폴폴 날리고.
탈 안으로 울리는 말소리. 남자와 조우한 여섯은 겁을 먹은 쥐새끼를 빙의했다.
'내가 누군지 알겠지.'
'붉, 붉은 피비린내. 검붉은 정장….'
그래. 흰수염고래의 하수인.
'이 정도면 이해 끝났겠네?'
감히 내분을 틈 타 고래들을 욕 보일려고 하다니.
'한 명은 죽었고, 여섯 중에 본보기 보일 놈 한 마리 나와.'
손을 까딱거리는 고용주는 오세아니아의 꺾인 국기를 어깨에 기댔다. 좀 전, 오세아니아 옆에 있던 아시아 측 조직 보스가 나온다. 헛웃음을 내뱉은 그는 어깨를 두드렸다.
'뭐야, 쫄따구들이 모여서 작당했네.'
'…….'
'정작 네 보스님들은 자리 지키고 계신데 아랫것들이 헛스윙질이야.'
'어떻게….'
'가서 크림슨 하트, 군단장분께 교육 받았다 전해.'
진짜 어이 없네. 하, . 이런 놈들때문에 말세야. 천를 뺀 쇠파이프를 가볍게 띄웠다 고쳐잡는 고용주는 홈런을 날릴 자세를 잡았다.
'이 꽉 물어라.'
얼핏하면 어금니까지 나간다.
그 사이, 도망 나온 마피아 로어 요원 한 명이 밧줄을 풀고 차 문을 두드렸다. 뒷 좌석 문을 열어 안으로 들였다.
'감사합니다.'
끈질기게 따라붙는 놈을 밀어내고 저 멀리 입 안에서 날아가는 이 몇 개까지 보고 떴다. 곶에서 국도면을 따라 차를 몰았다. 땀으로 적셔진 모자를 집어던지며 혼란에서 유유히 도망쳤다. 시원하다. 마스크도 벗어던졌다.
정의를 지키는 임무가 썩 마음에 들은 건 고용주도 알겠지. 쌍방향으로 매력적인 임무다. 난생 누굴 구한다는 게 최초다. 그리고 누구와 처음 호흡한 것치곤 박자가 잘 맞았다. 얼떨결에 마피아 로어도 안전한 곳으로 동행하고 고용주는 자기가 원하는 나이스 샷도 날렸다. 나는 청량한 공기에 벅찼다.
이때까지 일을 한 것중에서 제일 쾌감이 상당했다. 상쾌한 공기와 함께 부드럽게 달리는 차, 희망. 모든 게 마음에 들었다. 더 가까이 갈 수 있어! 파도가 보여. 아직 헛되지 않았어.
바다 가까운 국도를 달리면서 호텔을 향하던 도중 낙조의 수평선에서 한 인위적인 바람이 대지를 덮쳤다. 길게 자란 풀잎이 모두 뉘었다. 바람이 대지의 유연한 것들 모두 눕혔다.
'무슨 일이에요?'
안구를 벤 바람에 차를 멈췄다. 내려 도로의 가장자리에 서 바람이 불어온 곳을 향해 바라보았다.
놀람보다 아픔이 컸다. 마음에 번진 이상한 슬픔이 익숙하다. 누군가의 우울이 느껴져서 뜨지 않았다. 자신을 잊지 말아달라는 애처로운 바람을 잊을 수, 노을과 바다의 끝을 외면할 수 없었다. 잔잔히 흔들리는 잔디가 노을에 물든다. 가만히 서서 기다렸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또 다른 변화를 기다렸다. 날아다니는 갈매기와 잔잔하게 출렁이는 바다. 여자는 나처럼 수평선 뒤를 투영하려 노력했다. 이글거리며 사라지는 태양까지.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돌연풍 이후 이어질거라 생각한 다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 것도….'
바짓가랑이를 잡는 낙조에서 미련을 털어내고 좌석에 타 나의 길을 달렸다.
prologue; 바다의 제왕, Crimson Heart.
prologue Chapter more 대기중.
이건 살이 좀 남은 뼈대인데, 프롤로그는 민탄소의 부족했던 이야기를 끌어내느라 긴 편입니다.
Chapter 4,5 정도 남아있는 상태로 투하츠에 바뀐 정도가 얼마나 될 지 궁금해 하시는 분께 보여드립니다.
맞춤법 맞추는 과정은 아직 거치지 않았습니다.
초반부는 변동사항이 많습니다….
투하츠를 시작할 때는 분명 2017년입니다.
수시 끝나면 두 개의 단편 종결시킬 예정입니다.
단편이 끝나고 나면 독자님들은 Two Hearts Prologue; Crimson Heart 2017을 기다리시면 됩니다.
이 글에 저작권을 겁니다. 완결된 글을 등록한 후, 후에 이곳에 올립니다.
힘든 분들. 너무 나태해지지도 말고, 부담스러워 하지 말고 이 시기 잘 넘기길 바라며.
이때까지 열심히 달리다 그저 숨고르는 중이라 생각하며 좀 더 힘내기.
to 독자님.
from 그루잠.
바다를 탐내는 자들
Two Hearts
깨알/뫙뫙이/깨알친구/둥둥이/매직레인/보솜이/짐빈/양양/코카/비비빅/토마토마/퓁시/소녀/사랑해/국쓰/youth/발꼬락/숩숩이/호올스/좋남자/사탕/하람/천해랑/요망개/마틸다/빙그레/본시걸/핑퐁/travi/돌고돌아서/빙봉/뽀아/리자몽/빠숑/민트초코칩/태태한침침이/식빵/설탕의단맛/증원/지민아/공공이/마르살라/치카초코/슈가맨/쓴다/뭐하는고삼/0207/0814/슙기력/워더/뷩꾹/주황자몽/코카콜라/박여사/아이쿠야/헐랭방구/열꽃/섹시태형/헠헠/참기름/핑콩이/참기름/청보리청/바나나/오호라/꿀/민트/지안/콩콩꾸/맙소사/호석이두마리치킨/계피/당근/꾸꾸야/0103/라일락/첼리/꾸깃꾸깃/핑슙/호비/1031/마운틴/혱짱/슙큥/자몽쥬스/두부/댐므/닭키우는순영/오레오/0818/윤슬/밍/숲/망개야/로렌/막꾹수/꾸기쿠키/꽃잎놀이/정체구간침침(회원되셔서 축하드려요!:))/이부/818/민빠답/고무고무열매/윤기야밥먹자/7/복동/돌하르방/꾱이/하울/청량/슈룹/쿠앤크/빠밤/토토잠보/창작/골드빈/Blossom/싸라해/꾹/곰씨/ㅊㅊ/꾸르잠/아이닌/날봐태태/0612/자판기/삐용/흥탄♡/달빛/빠네빠네/애플앤시나몬/퐁당/꿍따리샤바라/윤기모찌/매직핸드/현지짱짱/쿠마몬/1013/내손종/군주님/찐빵/부산의바다여/심쿵요정/0314/707/미니미니/어디가/0613/태태요정/쿨피스/여하/그뉵쿠키/병아리콩/꼬끼오/태꾹/새우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