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너탄의 남자기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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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 생각해도 이상했다. 전교 2등이 무슨 대수라고 그렇게 고백할 생각을 했는지. 만난지 5분채 되지 않은 남자아이의 고백을 받아준 그 아이도. 에이.. 알 게 뭐야. 내가 좋으면 됐지. 그렇게 정국과 탄소의 연애는 시작되었다.
* * *
(~정국~시점~)
항상 우리는 데이트 장소가 정해져 있었다. 우리가 사귀기 시작한 그날 모든 수업을 마치고 나는 곧장 너의 반으로 갔다. 수많은 아이들 중에서도 내가 너를 처음 보았을 때처럼 여전히 빛이 나더라. 나는 또 무작정 너에게로 가서 말을 겄넸다.
"집에 같이 갈래?"
거절을 못하는 아이라고 오해할 만큼 너의 입에서는 또 긍정의 대답이 나왔다. 그래도 기쁜 마음을 가지고 너와 함께 학교 밖을 나섰다. 정말 웃긴 건 내가 A형이라 너의 손을 잡지 못했다는 거야. 소심한데 어떻게 고백을 했는지 아직까지 나도 잘 모르는 사실이었다. 솔직히 내가 너에게 고백한 당시의 상황을 나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그때도 이성을 잃었었나 봐. 네가 너무 예뻐서..
우리는 매일 등하교를 하며 서로를 알아갔다. 지금까지 내가 숨기고 있는 것이 있다면 내가 JK 엔터테인먼트의 실장이라는 것? 그것 밖에 없다. 너는 나에게 숨기는 것이 있을까.. 지금의 우리가 만들어지기 위해 무언가의 비밀이 큰일을 한 것 같다.
언젠가 한 번은 내가 너에게 물어보았다. 손잡기에 성공한 이후 습관처럼 손을 잡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서 저녁을 먹으며 그때까지 너무 궁금했던 것을 물었었다.
"너는 내가 정말 좋아?"
"응!"
"얼마나? 내가 좋아하는 것만큼?"
"음.. 어쩌면 더??"
무작정 고백했던 것이 미안했었다. 이름도 모르는 그런 사이에서 고백을 받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그래서 궁금했다. 며칠이 지났던 그날 그때쯤엔 날 좋아해 주지 않을까. 매일 나와 같이 지내는 것이 싫지는 않을까. 그런데 너의 입에서는 또 긍정의 대답이 나왔다.
"너.. 거절 잘 못하지..?"
"... 아니! 나도 거절할 수 있거든!.."
걱정됐다. 나한테 항상 '응'이라고 대답하던 탄소가 다른 아이들이 부탁을 해도 '응'이라고 대답해서 어려운 일들을 도맡아서 할까 봐. 다행히 너의 입에서는 부정적인 대답이 나와 나를 안심시켰다. 우리는 그렇게 저녁을 먹고 공부에 집중했다. 너의 집중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엄청나서 아직까지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너는 예뻤고, 여전히 예쁘다.
~ ~ ~
1학기가 끝나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났다. 1학기에는 당연히 탄소가 1등 내가 2등. 네가 1등이라 기뻤고 내가 너의 바로 밑이라 또 기뻤다. 이벤에도 당연히 내가 2등일 줄 알았다. 성적표를 받은 나는 기쁨보단 걱정이 앞섰다. 내 성적표 전교 석차란에 적힌 '1'이라는 숫자 때문이었다. 이 숫자에 대해 믿을 수 없었던 나는 너의 반으로 달려가 너를 찾았다. 짝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너는 마치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이었다. 대화하고 있는 너에게 다가가 너와 눈을 맞추고 뜬금없이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탄소야.. 내가 이번에 1등 했어.. 미안해.."
"어? 정말? 오~ 이번에 열심히 하더니 결국 해냈네! 수고했어!"
오히려 축하해주던 너였다. 그래도 미안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후론 내가 일부러 하나씩 틀려주었다. 비밀이 하나 더 있었네. 나는 그 정도로 너를 좋아했다. 어쩌면 지금 더 좋아한다. 그렇게 나를 축하해주던 너의 옆에선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 정국?"
"...?"
"음.. 아니야. 나중에 만나자."
너의 짝이 나에게 말을 걸곤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을 나갔다. 내가 그를 알게 된 그 순간부터가 잘못됐었다.
* * *
김석진.. 김석진.. 언젠가 한 번 들어보았던 이름이었다. 초등학교에서도 중학교에서도 본 적 없었는데.. 들은 적도 없고. 나는 김석진이란 사람을 기억해내려 애썼다. 탄소와 도서관을 갔다 집으로 돌아온 후 그제야 나는 누군지 깨달았다.
".. 늦으셨네요."
"... 아.."
김석진이라는 사람이 우리 집에 있었다. 입학식 날 기억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면서 내 머릿속은 석진이 앉은 소파 맞은편에 앉으라고 명령했다.
"언젠가 저를 들어 본 적 있으실 텐데 몰라주시다니.. 섭섭하네요."
"아주머니 아드님을.. 몰랐다니 미안해요. 입학식 때 들은 거라 가물가물했네요."
"미안해하실 필요까진 없는데.."
"불편하니까 말 놓으세요. 동갑끼리 말 높이는 거 되게 별로라.."
"음.. 편할 때 놓을게요. 아. 저 연습생됐어요. 실장님 회사에."
"정말요? 축하드려요. 실력이 엄청나신가봐요. 그럼 학교는요?"
"가끔 나갈 거예요. 저는 실력보단 외모라서.. 저 잘생겼죠?"
".. 아.. 네. 잘생기셨네요."
길면 길고 짧으면 짤은 대화에서 나는 많은 걸 알아차렸다. 그는 생각보다 대단했다. 우리 회사의 연습생이 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어느 포털사이트에서는 그랬다. 그런데 연습생이 되었다는 것은 재능이 있다는 것이었다. 먼저 잘생겼다고 말해주려 했는데.. 먼저 얘기하니까 못생겨 보였다. 그리고 지금은 더 못생겨 보인다.
그가 더 못생겨 보였던 날, 탄소와 내가 멀어졌던 그날. 우리는 데이트를 했었다. 물론, 도서관이었지만 말이다. 무척이나 피곤했던 우리는 저녁도 먹지 않고 이른 시간에 도서관에서 나왔다. 그래도 우리는 서로에게 힘든 내색은 하지 않고 격려해줄 뿐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우린 남부럽지 않은 커플이었다.
"오늘 너도 피곤하니까 데려다주지말고 빨리 집에 가서 쉬어."
"에이. 얼마 된다고. 가자 데려다줄게."
"그럼 내가 너 데려다준다? 그전에 빨리 가."
역시 전교 1등이었다. 똑똑했다. 날 이렇게 쉽게 떼어 놓다니. 발걸음을 우리 집 쪽으로 돌렸지만 내 마음은 편치 않았다. 혹시나 피곤해서 쓰러지진 않을까. 예뻐서 누가 데려가진 않을까.. 갖가지의 생각에 의해 나는 탄소 뒤를 조용히 따라갔다.
탄소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였다. 대문으로 들어가는 탄소를 보곤 나도 그제야 안심을 하며 집으로 가려 했다. 분명 탄소는 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어디선가 탄소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파트 놀이터 쪽에서 들려오던 탄소의 목소리에 반응하여 내 발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내가 보았던 것은 탄소가 김석진을 안고 있는 것이었다.
"김탄소!!!!!"
그 후로 나는 기억하지 못 했다. 당연히 나는 너를 집안으로 들여보내고 너는 편히 쉬었겠지.
다음 날이었다. 학교를 먼저 갔는지 한참을 너의 집 앞에서 너를 기다렸는데 너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학교로 향한 나는 연락도 되지 않는 너를 걱정했다. 네가 없으니 공부가 되질 않았다. 그 생활이 일주일 동안 반복되었을 때, 나는 너의 반에서 믿을 수 없는 말을 들었다.
"탄소 전학 갔는데? 몰랐어?"
너는 전학 갔다. 아무런 말도 없이 전학을 갔다. 이유가 궁금했지만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김탄소..
난 여전히 네가 보고 싶었다.
그리고 보고 싶다.
(정국 시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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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내용은 긴데.. 표현이 참...
정말 이과적이게 표현을 했네요.. (사실 저 이과생..) 그래서.. 위 내용에 힌트들이 정말 많아요..
업로드가 많이 느려서 죄송해요,..ㅠㅠ 이제 거의 매일 올게요!
며칠 전 정국이 아파서 하루만 쉬자.했는데 제가 너무 피곤해서 .. 그만.. 그래서 오늘 야자 빼고왔습니다..하하
독자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ㅠㅠ 처음에 3분이 신알 해놓으셨길래 좋아서 날뛰었는데.. 두 자리가 되었네요.. T^T
정말정말 부족하지만 열심히하겠습니다!
제가 구상한 전개와는 지금.. 다르게 돼고 있는 것 같지만.. 끝까지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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