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 여주 친구 윤하와 홍지수 이야기 입니다.
윤하 이름을 여러분의 이름으로 ~,~
닮은사람_ [제우스 홍지수 번외편]
-1-
단정하게 생긴 외모에 어울리는 반듯한 교복과 적절한 친절.
공부도 열심히, 교우관계도 만점인 홍지수는 늘파란고의 ‘제우스’ 양아치 최승철과 둘도 없는 친구다.
남들과의 예상과는 다르게 어렸을 때부터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는 둘의 조합은 몇년째 지속되어 왔고,
지수는 지금의 이런 관계에 대해서 불만이 없었다.
아, 최승철의 여자 관계는 빼고.
승철은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손에 자랐다. 부유하지만 자식농사에 관심이 없었던 승철의 부모님은 할머니 손에 그를 맡겼고,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로는 쭉 혼자 살았다.
그래서 일까,
녀석은 과하게 애정결핍이 생겨버린 건지 여자친구들을 꼭 옆구리에 끼고 살았다.
그러다보니 지수는 승철이 하루하루 위태해 보였고, 진심으로 걱정 했다.
어쩌면 ‘친구’ 라기 보다는 ‘보호자’의 개념으로 승철의 곁에 존재했던 것 같다.
그래서 지수는 승철의 곁에서 그가 더 망가지지 않도록 더 바르게 생활해야 했고, 승철에게 밉지않게 조언해왔다.
승철도 그런 지수의 맘을 아는지 지수앞에서 만큼은 순한 양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이녀석이 사랑에 빠져버린 것이다. 그것도 꽤나 진지하게.
그리고 오늘. 오랜만에 함께 축구게임을 하며 사랑꾼 승철의 ‘그녀’이야기를 듣던 중에 삘받은 승철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싱글벙글 하던 승철의 표정이 굳어진 것은 순식간.
“야, 이 밤에 어딜가는데-!”
“강수영 술먹었나봐! 아씨- 완전 취한것 같은데!”
언제나 그렇듯 지수는 급하게 뛰쳐나가는 승철을 걱정하며 뒤따라 뛰었다.
“강수영!!”
승철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도착한 술집. 지수는 차분하게 주변을 둘러봤다. 거친 숨과 함께 눈안에 들어오는 여자 셋.
그리고 이미 그녀를 안다시피 부축하고 있는 승철. 괜히 쫒아왔나. 이미 상황은 종료인데.
시선을 돌리려던 지수가 남은 여자 둘을 발견하고는 버릇처럼 내뱉는 매너로 말을 걸었다.
“누나들은 괜찮으세요?”
가게를 나서려던 두 여자를 붙잡은 지수의 말에 윤하가 픽- 하고 웃어버렸다.
그런 그녀를 보던 민정이 무슨생각이 들었는지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난 남자친구가 데리러 온댔는데 우리 윤하는 어쩌지."
그리고는 도도하게 먼저 걸어나가 버린다.
얼떨떨해보이는 여자의 얼굴. 지수는 다시 한번 자신이 처한 상황을 쓱 둘러본다.
"저 혼자 쓸쓸히 돌아가기 뭐해서 그래요. 최승철 저녀석 벌써 수영누나 데리고 나가고있잖아요.”
지수의 말에 다시 미소를 지어보이는 윤하.
“너도 미자 아니야? 누나가 널 데려다 줘야 할것 같은데…”
“그래도 전 남자잖아요.”
“남자긴-.”
“수영누나도 최승철 남자로 생각해서 사귀는거 아니예요?”
“뭐?”
“그럼 나도 남자지.”
슬쩍 말을 놓았다. 사실 데려다 줄 생각은 없었지만 천성이 그런걸 어쩌랴.
지수는 이왕 데려다 주기로 한거 어색하지 않게 좋은 시간을 보내며 일을 마무리 짓고 싶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건 지수의 특기이기도 했고.
그런데 이 누나라는 사람이 초면에 지수를 꽤나 얕보는 것이다. 그래서 오기를 조금 부렸다.
나 그렇게 어린 놈 아니예요.
라고.
윤하는 살짝 당황한 얼굴로 알겠다며 같이 걸어가자고 말했다. 그런 그녀의 표정에 지수는 묘한 승리감을 느끼며 그녀의 옆자리를 지켰다.
“근데 있잖아. 최승철이라는 애. 제우스라는 별명 그거 진짜야?”
“네?”
“엄청 바람둥이라는 소문말이야…. 이런거 물어봤다고 또 친구한테 이르지 말구.”
“아- 누나.”
이 누나, 아직도 날 애로 보네.
라는 생각이 들려던 순간, 지수의 표정을 읽은 윤하가 “아니 그게 아니라-“ 라며 지수의 말을 미리 차단했다.
그녀의 말을 끊지 않고 윤하의 말을 기다려 주는 지수.
“난 진짜 걱정이여서 그래. 수영이가.”
윤하가 시선을 발밑으로 떨궜다. 그리고 지수에게 들릴 정도로 한숨을 쉬었다.
정말 수영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알만 하지, 최승철의 소문이라면- 걱정 될거 알겠는데… 뭐랄까, 그녀는.
“걔 전남친이 바람펴서 헤어졌었거든. 그 자식도 봐주고 봐주다 겨우 헤어졌던앤데-.
니 친구 욕하는게 아니라 솔직히 유명한 바람둥이기두 하구…. 내 친구가 워낙 호구라 마음 잘 못거두거든.”
좀 지수, 자신같았달까.
“누나, 애인 있어요?”
“나? 없는데….”
“솔로가 커플걱정하네. 그 커플 문제 없으니까 누나나 신경써요.”
“하- 이제 하다못해 고딩한테 내가!”
“번호 줘요.”
“뭐?”
“내 친구 그런 애 아닌데~. 그래도 최승철이 딴맘 먹으면 바로 알려줄게요.”
윤하의 눈빛이 흔들렸다. 꽤나 솔깃했나보다. 그런 모습이 더 마음에 들었다. 사람을 평가하고자 하는건 아니였지만
자신과 닮은 모습이 좋은 사람 같았다. 아, 이건 좀 자기애가 넘쳐 보이나.
어쨌든 윤하는 지수에게 자신의 번호를 넘겨 주었다.
자신의 친구 수영을 걱정하면서, 자신이 미자의 덪에 걸린 것을 모르고.
-2-
그 이후로 지수는 딱히 윤하와 연락하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연락할 이유가 없기도 했고
너무 충동적으로 그녀의 번호를 딴 것은 아닐까- 하고 현자타임이 왔기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 개교기념일. 쉬는날. 분명 승철과 약속이 있었는데 이녀석이 수영누나랑 약속이 생겼다고 지수를 버리고 놀러 나가버렸다.
놀이공원이래나-.
원래 여자가 많아서 지수를 두고 나가 놀던 적이 있긴 했지만 이번엔 좀 기분이 상했다.
보고싶은 영화가 있었던 지수는 핸드폰을 뒤적거리다 윤하의 번호를 발견했다.
연락해볼까.
딱히 해줄 말은 없었지만, 그래도 어떻게 잘 말해보면 건덕지가 되겠지-. 하고 지수는 윤하의 번호로 톡을 보냈다.
"누나 해줄말이 생겼는데, 영화 쏘면 말해줄게요."
하나, 둘, 셋.
"어떤 영화관이 가까운데."
지수가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다. 지수가 있는 곳과 가까운 영화관을 먼저 물어보는 것도 맘에 들었다.
이것봐 이누나. 나랑 좀 닮은 것 같애.
두시간 뒤, 한 영화관.
한번 봤다고 익숙한 얼굴이 지수 앞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팝콘을 들고 있는 지수를 보고는 호통부터 친다.
“왜 팝콘을 샀어. 누나가 사줄텐데.”
“영화 쏘라고 했지, 팝콘 쏘라고 했나.”
“고3이 무슨 돈이 있다구.”
“거참 나이 되게 많은 척 하네요. 생긴건 딱봐도 나보다 어린데.”
“허-!”
약간의 당황스러움과 수줍음, 덕분에 붉어진 윤하의 얼굴에 지수는 만족스럽게 웃어보였다. 윤하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인지 쿵쾅대며 영화티켓을 결제했고, 여전히 붉은 얼굴로 영화를 봤더랜다.
“영화 재밌었어요?”
“응-. 그건 그거고, 해줄 이야기가 뭔데.”
“누나 그 것만 기다렸구나.”
지수는 머리를 굴렸다. 딱히 해줄 이야기가 없었다. 요즘은 승철이 계속 수영만 만나는데다가 윤서도 요즘 잘 안찾는것 같고…. 윤서? 지수의 눈이 반짝 빛났다. 승철아 미안하다.
“최승철 지금 양다리 중이예요.”
“뭐어? 내가 이럴줄 알았어! 강수영한테 당장 그만두라고 연락해야겠-.”
“잠깐만요 누나.”
지수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 행동을 제지 했지만 화가 많이 났는지 윤하의 눈에 그새 눈물이 글썽였다. 아- 이렇게 만들고 싶은건 아니였는데. 최악이다.
“그니까 양다리 중인데- 최승철이 수영누나를 많이 좋아하나봐요. 어.. 요즘 맨날 수영누나만 만나구..”
“왜 미리 말 안했어? 그래서 내가 물어봤잖아. 니 친구 바람둥이 아니냐고.”
“말해주면….”
“말해주면 뭐-. 니 친구 욕하는거라 하기 싫었어?”
“말해주면 누나 번호 못 물어보잖아요.”
윤하의 눈빛이 흔들렸다. 살짝 눈물이 고여 그렁그렁한 그녀의 눈에 지수의 마음도 아프다.
“난 누나랑 연락하고 싶은데…. 못그러잖아요. 최승철이 바람둥이라 알려주고 헤어져버리면. 좀….”
“그날… 나 처음봤잖아. 혹시 너도-.”
“나랑 닮았어요. 누나가.”
지수의 말에 자꾸만 말문이 막히는 윤하다. 사실 잘생기고 말하는게 귀여워서 호감인 녀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뭘 이렇게 자꾸 치고 들어오는건지.
어린애들은 원래 이렇게 빠른건지, 윤하는 정신이 없었다. 수영이도 이런 느낌이였을까- 하고 윤하는 잠시 생각했다.
“뭐가 닮았는데?”
“남 생각부터 하는거요. 그거 솔직히 엄청 좋진 않아요. 어느샌가 버릇이 되어버려선….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착한애코스프레지 내가 그렇게 착하진 않거든요. 근데 누나도 나처럼 남생각부터 하잖아요.”
“…”
“누나는 내생각 부터 해줄것 같아요.”
“…”
“희생하라고 안해요. 난 또 누날 먼저 생각해 줄거니까.”
------------------------
가운데 정렬 극혐이예요?ㅎ_ㅎ 한번 해봤는뎅..
그래도 댓글로 지수이야기도 보고싶다는 분들이 있어서 써봤는데.
한편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또 길어지네요.
상중하 말고 상하로 끝났으면 조켔습니다. 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