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정국이와 나는 일심동체야!!(눈치)"
...
반 아이들의 시선은 싸해져만갔다.
아, 이 몸뚱이에 깃든 정국의 영혼을 알아챌 리 없는 이 아이들은 그를 어떻게 생각할까...
정국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둘셋"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디선가 들려오는 구호에
"방탄!!!"
라고 정국은 외쳤고
오른손은 이미 완벽한 총 모양을 만들고 있었다.
"야 김탄소. 니 친구 생김."
짝짞깍짝짝짝짞
반 아이들은 평소 열렬한 방탄빠순이로 인정받고있는 김탄소 학생의 새로운 동지가 생긴것을 너도나도 축하했다.
-
쉬는시간, 정국은 알아서 찾아온 김탄소 학생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여주야 너 그러면 공방 다녀?"
"으, 응..."
다녀야지... 내가 가순데...
"혹시 같이 다니는 사람 있어?"
"아 응... 있..을걸?"
"누구랑?"
"아, 아, 아는... 형, 아니 아는 사람들..."
"진짜? 거기에 나도 껴주면 안돼? 난 혼자 다니는 중인데 좀 외로워서..."
어 음...
정국은 땀을 삐질 흘렸다.
"아... 미안해 나 요즘은 안가서..."
"아 그래? 아쉽다..."
"여주야!"
"응???"
행여 말실수라도 할까 조심조심 이어갔던 탄소와의 대화에 지쳐갈때 즘, 정국에게 말을 걸어오는 이가 있었고 정국은 그 구세주에 반가워하며 재빨리 대답했다.
"내가 이 반 실장인데, 다음시간이 동아리 시간이거든? 동아리 아직 안정했지? 종이 줄테니까 마음에 드는데 있으면 골라서 지금 말해줄래?"
"그래!!"
정국은 실장이 건네는 종이를 잽싸게 받아들고는 천천히 그것을 훑어보았다.
"수학... 역사... 문학..."
별 관심도 없는 분야의 동아리들이 줄지어있자 정국은 금세 흥미를 잃은 눈빛으로 시선을 주욱 내렸다.
(멈칫)
이, 이거다!!
"댄스동아리!!"
정국은 그제야 눈에띄게 밝아지며 실장에게 댄스동아리가 적혀져있는 부분을 가리켰다.
나 이거, 이거할래!
"그래, 그럼 내가 부장한테 말해놓을테니까 종치기전까지 1층 무용실로 가."
"알겠어!"
"엇, 지금 안가도 되는,"
"어머 여주야!"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탄소가 있었지만 정국은 미련없이 반을 떠났다.
"여기가 무용실이구나!"
헤매고 헤매다 다음 수업 종이 울리고 난 직후에야 겨우 무용실을 찾은 정국이 해맑게 웃으며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마자 쿵쾅대며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정국의 표정이 한껏 밝아졌다.
"응? 넌 누구?"
문 근처에 서있던 한 남자가 정국을 보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아 그게..."
이러쿵
저러쿵
요로쿵
그로쿵
"아, 그렇구나. 부장한테 가봐."
정국이 여차저차 사정을 설명하니 남자는 부장에게 가보라며 손짓했다.
그에 정국은 고개를 돌려 남자가 가리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오... 좀 생겼네..."
근데 어디서 많이 본것같은 얼굴인데...
기분탓인가?
"안녕하세요, 저 오늘 전학온..."
"아, 네가 여주?"
"반가워, 난 방그래라고 해."
풉
이름 참 예쁘네요.
정국은 울컥 차오르는 웃음을 억누르기 위해 주먹을 꼭 쥐고 안면근육에 힘을 주었다.
정국의 이상행동에도 불구하고 부장은 사람좋은 미소를 펄펄 날리며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럼 면접을 한번 봐볼까?"
그, 그냥 받아주는거 아니었어?
거울 앞에 옹기종기 모여 연습을 하고있던 부원들이 그래의 말에 순식간에 흩어지고 재빠르게 움직였다.
눈 한번 깜빡였을 뿐인데 어느새 무용실 중앙에 자리잡은 책상 다섯개와 그 앞에 각자 앉아있는 남녀 다섯명,
그리고 그 뒤로 흥미로운 눈빛으로 정국을 바라보는 바닥에 앉아있는 사람들!
아 부끄러워...
"평소에 연습하는 춤 있어?"
부장이 물었다.
"네! 불타오, 아니 흠흠! 우아하게?"
"우어어어어엉!!!!!!!!"
'우아하게'라는 말을 꺼내자 쏟아지는 사람들의 함성.
가운데에 앉아있는 부장이 하하 웃으며 짐승같은 남학생들을 진정시켰다.
스피커 옆에있던 여학생이 그 말을 듣고 간단한 조작을 하자 곧바로 노래가 울려퍼졌다.
어떻게-
짠
내가-
짠
움직일 수 없게
날
우(박)아(력)우(박)아(력)
하게 만들어줘-
가짜가짜 진심없는 가짜
잘가잘가
하!!!!!!!!!!!
사람들 : (뭐지 저 여자춤에서 보기드문 박력은?)
천장을 뚫을듯이 날아오른 정국은 쿵 소리와 함께 멋있게 착지했고 면접관들에게 비장한 미소를 날렸다.
우아하게~ (찡긋)
스피커 옆 여학생은 그 박력에 놀란 나머지 다음 트랙으로 넘어가는 버튼을 눌러버렸고,
왜 너를 떠날 수가 없는지~
안희주 걸~
정국은 흘러나오는 익숙한 노래에 저도 모르게 몸을 움직였다.
노래가 끝나고 모두 잠잠해졌을때, 부장이 그 정적을 깨뜨렸다.
"여주는 남자팀 넣자."
그 아무도 부장을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
여주는 다시 잠든지 두시간만에 눈을 비비며 깨어났다.
다들 어딜 간건지 집안이 조용하다.
쇼파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자니 심심해진 여주는 그대로 쇼파 밑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바닥에 누워 벽시계가 가리키는 열 한시를 가만히 지켜보던 여주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천국이 따로 없구나."
학교를 안간다는게 이렇게 즐거운 일일줄이야!
연예인이랑 몸이 바껴서 서울로 전학올 줄 알았으면 개근상같은건 일찌감치 포기했을텐데
물론 누가 그걸 예상이나 하겠냐만은....
히죽히죽 웃음을 짓던 여주는 시계 옆 달력으로 눈을 도륵 굴렸다.
오늘이 벌써 x월 xx이구나...
시간이 많이 흘렀네
학교를 안간지 한달이 넘었고
남자가 된지 한달이 넘었고
고추가 달린지 한달이 넘었고
음...
뭔가 허전한데...
음...
음시발...?
생리가 언제 끝났더라
-
세시간동안 썼어유ㅠㅠㅠㅠ
공심이봐야징
암호닉 신청은 신청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