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희 - 여우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OST)
내 사랑 바보 01 - 내 사랑 바보 반응글을 먼저 보셔야지 이해가 되는 내용입니다! |
by.팊 “ 씁-, 후우‥ ” ‘단국대학교’ 라고 적힌 교문 앞에 서서 주위를 쭈욱 훑어보며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내쉬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가깝지만 조금 먼 나라 한국으로 유학길에 올랐을 때 어떤 학교 생활을 보낼까 정말 기대됐었다. 학생들은 저마다 모여서 등교하거나 아니면 잠에서 덜깨서 졸린 눈을 비비며 무거운 전공책을 낑낑대며 들고가고 있었다. 잘해보자, 잘하자! 그렇게 속으로 되내이며 교정 안으로 한걸음씩 들어섰다. “ {큰일났네‥} ” 자신있게 정문을 통과해 들어서는 것 까지는 좋았으나 내가 가야할 목적지를 찾지못해서 벌써 몇 번째 학교를 뱅뱅 돌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부러 학교를 좀 보고싶어서 여유롭게 출발한터라 시간은 괜찮았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제한시간내에 목적지에 가지 못할거 같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려고 했더니, 내 큰 키와 같은 동양인이지만 척봐도 한국인처럼 보이지 않은 얼굴에 지례 겁을 먹고 다들 손을 절레이며 도망가버렸다. 결국 학교 안내도를 찾아내서 뚫어져라 보고 있었지만 아무리봐도 찾을 수 없었다. “ 저기요. ” “ ? ” “ 아까부터 봤는데, 혹시 길 잃었어요? ” “ {아‥그게‥} ” 나는 보기보다 숫기가 없었다. 큰 덩치에 안어울리게 엄마의 치마폭 뒤에 숨어서 자라다보니 몸은 컸지만 여전히 누군가 앞에 나서기에는 자신이 없었다. 내게 말을 먼저 걸어준 사람은, 나보다는 조금 작지만 그래도 훨칠한 키에 딱봐도 운동을 좀 한듯한 어깨, 그리고 예쁜 미소를 지니고 있는 남자였다. “ 한국어를 잘 몰라요? English? " “ 조금‥, 조금. ” “ 아아, 내 말 알아들을수는 있죠? ” “ 네, 네. ” “ 누구 찾으러 왔어요? ” “ 아니요, 유학‥ ” “ 유학생이에요? 어디에 가야하는데요? 내가 도와줄게요. 난 여기 학생이에요. ” 서류 봉투를 보이며 집에서 써온 작은 포스트잇을 보여주었더니, 아아~ 라고 작은 탄식을 내뱉더니 따라오라며 작게 웃어보이고 먼저 앞장 서서 걸어가는 남자를 나는 잠시 바라보다가 따라걸었다. 베이지색 니트가 그의 예쁜 미소를 더 돋보이게 하는 듯 해서 곰곰이 웃는 모습을 떠올리며 걸었다. 그는 친절하게도 목적지 건물 안에 있는 부서까지 함께 가주었다. 그리고 포스트잇을 다시 건내주며 한번더 웃어보였다. “ 여기에요. ” “ 아, 谢谢!(감사합니다!) 아, 아니. 가,감‥ ” “ 그정도는 나도 알아들어요. 영화에서 많이 들어봤어요. ” “ ‥음, 쑨양입니다. ” 왠지 이리도 친절한 그 사람이 이름이 너무 궁금했다. 어릴 때 어머니께서 도움을 받으면 반드시 보답을 받으라고 그렇게 일러주었다. 나는 그리 착한편은 아니였지만 홀로 유학와서 낯선땅에서 나에게 친절한 이 사람에게는 왠지 자꾸 마음이 갔다. 가만히 나를 보며 웃던 그는 나는 박태환이라고 해요-. 라고 했다. 그리고 인사를 나눈 후 그와 헤어졌고, 서류를 처리하는 중에 고마운 그가 계속 떠올라 아무도 듣지 못하게 혼자 그 이름을 중얼거렸다. “ 태환‥ 박태환. ” 서류를 다 처리하고 나오다가 문득 그의 이름은 물어봤지만, 어느 과인지 몇학년인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는게 생각났다. 아, 바보. 바보 멍청이 쑨양. 머리를 작게 콩콩 쥐어 박으며 한숨을 푹 내쉬고 천천히 생활체육학과 전공과목 강의실 쪽으로 향했다. 첫날부터 강의가 풀로 잡혀서 조금 바쁜 일정이긴 했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거보단 낫다고 생각했다. “ 저기‥ ” “ 어머. ” 여기가 스포츠심리학 강의실이 맞냐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여자남자 할거없이 내가 불러 세우려고 하면 후다닥 도망가기 바빴다. 멋쩍게 뒷목을 긁적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왜 나는 쓸데없이 키가 이렇게 큰거지. 하고 자신을 탓해보았지만 나오는 답은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시선의 끝에 익숙한 베이지색 니트에 연한 갈색빛 짧은 머리를 한 사내의 뒷모습이 보였다. 어? 하고는 성큼성큼 걸어서 그의 어깨를 살짝 잡았다. 놀란 얼굴로 나를 돌아보는 그 얼굴은 분명 아까 만났던 그였다. “ 어, 아‥ 죄송합니다. ” “ 또 만났네요. ” “ 아, 그‥ ” “ 또 길 잃었어요? ” 그는 작게 웃으며 이번에도 친절하게 나를 대해주었다. 강의실에 대해 물어보며 알고보니 박태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생활체육학과 2학년으로 군제대 후 나와 같은 학년에 복학중인 학생이였다. 잘됐다며 그는 내 손목을 잡고 강의실 안으로 함께 들어갔다. 선뜻 옆자리에 친구가 아닌 나를 앉힌 그는 23살로 나보다 2살이나 많았다. 그렇게 옆자리에서 아직 생소한 한국어로 강의를 듣고 난 후 태환은 학교를 제대로 둘러보았냐 물어보더니 또 길 잃어버리지말고, 지금 알려줄테니 함께 가자고 했다. 그게 나와 태환형의 첫만남이였다. ** “ 쑨양‥ ” “ 음‥ ” “ 쑨양‥ ” 한참 단잠에 푹 빠져 자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다 죽어가는 듯 끄응 앓는 소리가 들렸다. 떠지지않는 눈을 파르르 떨며 힘겹게 눈을 떴더니 분명 품안에 꼭 안고 잤던 태환이 보이질않아서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찾았다. 익숙한 좁은 옥탑방 안에 그가 보이지않는다면 분명 화장실 안에 있을 것이다. “ ‥태환? ” “ 쑨양‥ ”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아있던 태환을 발견하고 다가갔다. 역한 냄새가 느껴져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변기통을 보았더니 그새 또 토한건지 여기저기 변기통이 더렵혀져있었다. 힘없이 축 늘어져 바닥에 앉아있는 태환의 어깨를 잡아돌렸더니 코에서 검붉은 피가 쏟아지고 있었다. 깜짝 놀래서 잠이 단번에 다 달아났고, 태환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 어디아파? 언제부터 이랬어? 왜 안깨웠어요! ” “ 쑨‥ ” “ 아프면 말하라고 했잖아요! 이렇게 코피를 많이 흘리는데 뭐했어요! ” 수건을 집어당겨서 손안에 쥐고 태환의 코를 꾸욱 막아주었다. 잠시 내 손길에 몸을 기대고 있던 태환은 숨을 들이쉬다가 윽, 하더니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또 어디가 아픈걸까 당황해서 여기저기 어루만졌더니 태환은 고개를 절레였다. “ 화내지마… 잘못했어‥ 화내지마‥ ” “ … ” “ 쑨양, 화내지마‥ ” 자신이 아프다는것 보다 내가 화를 냈다는것에 태환은 더 서러워했다. 마르고 또 한없이 작아진 그의 눈물을 보다가 미안하고 또 갑자기 물밀 듯 밀려오는 서러움에 태환을 꽉 끌어안았다. 품안에 안긴 태환은 계속해서 잘못했다고 내게 빌고 있었다. “ 화 안낼게요. 미안해요, 태환. 내가 미안해. ” “ 안아플게‥ 화내지마, 쑨양… ” “ 응, 미안해요. ” 계속 울먹이는 태환의 머리를 쓸어주며 코피가 멎을때까지 달래주었다. 겨우 코피가 멈췄고 우선 토사물과 피에 더러워진 몸을 깨끗이 씻겨주었다. 화장실을 대충 정리하고 젖은 머리를 간단히 말려준뒤 새 옷을 꺼내주었더니 입고서 졸린다고 또 이불로 꼼지락 거리며 들어가는 그의 손목을 잡았다. “ 병원에 가자, 형. ” “ 병원? 나 이제 안아파. ” “ 응, 알아요. 그냥 검사 받으러 가자. ” “ 싫어, 병원 싫어. ” “ 맛있는거 사줄게요. 가자, 응? ” “ …도너츠 사줄 거야? ” “ 사줄게요, 가요. ” “ 병원은 싫은데… ” 계속 투덜거리는 태환의 손을 잡고 밖을 나섰다. 차가운 공기덕에 숨을 내쉬면 뽀얀 입김이 퍼졌다. 그게 신기한지 태환은 계속 호오- 거리며 입김을 불었다가 웃었다가 그러며 내 손에 이끌려 병원을 향했다. 간단한 검사 뒤에 의사는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했다. 다만 몸이 많이 약해져서 앞으로 코피를 흘리거나 하는 일이 잦을거라했다. 요즘 통 두통이 잦아져서 먹은걸 계속 토한다고 했더니 너무 집안에만 있어서 그런거라 했다. 아무래도 옥탑방의 답답한 공기가 안좋았던거 같다. “ 까꿍-, 몇 살이야? ” “ 5살! 오빠는 몇 살이야? ” “ 나는… 나는‥ 음, 나는‥ ” “ 오빠는 오빠 나이도 몰라? 이렇게 큰데? ” “ 어‥ 아니야! 알아! 어제 들었는데‥ 그게 그러니까‥ ” 진료실에서 나오며 분명 앞에 앉아있던 태환이 안보이자 습관적으로 미간을 구겼다. 고개를 돌리니 태환은 복도 끝에 쭈그려 앉아서 어린 여자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예전부터 아이를 좋아했던 태환은 종종 어린아이에게 다가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버릇은 지금도 여전했다. 천천히 다가갔더니 태환의 얼굴이 울상이 되어있었다. “ 왜그래요, 태환. ” “ 쑨양‥ ” 나를 본 여자아이는 큰 덩치에 깜짝 놀래서 엄마- 하면서 쪼르르르 달려가버렸다. 놀래서 도망간 아이보다 내게는 울상이되어 축 쳐져있는 태환이 더 중요했다. 태환을 일으켜세워 구겨진 옷을 털어서 펴주었다. 태환은 손가락을 계속 꼼지락 거리다가 눈가를 촉촉이 적셨다. 어디가 또 아픈걸까, 왜 그렇게 아픈 얼굴을 하고 있는걸까. “ 이상해‥ ” “ 뭐가요? ” “ 이상해, 나 이상해. ” “ 뭐가 이상한데요, 태환? ” “ 나 바보인가봐, 쑨양. ” “ ‥무슨 소리에요. 누가 그래요. ” “ 나‥ 열여섯‥ 아니, 열아홉‥ 아닌데, 스물‥? 스물다섯‥ ” “ 태환. ” “ 형? ” “ … ” “ 형, 나 몇 살이였지? ” “ 태환… ” “ 형‥, 아닌데. 아니야‥ 내가 형이랬는데‥ ” “ … ” 태환은 머리를 움켜쥔채 울상을 짓다가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소리없는 눈물이였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또 무너져내리고있었다. 얼마나 더 언제까지 이렇게 무너지는 형을 바라봐야되는 걸까. 처음에 그렇게 한없이 무너지던 형을 나는 분명 다시 일으켜세울 수 있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완전히 기억을 잃어서 이젠 무너질 기억조차 없던 형이였는데, 또다시 이렇게 무너지면 나는 도대체 어떻게해야할까. “ 몰라… 모르겠어. ” “ 태환, 괜찮아요. ” “ 나 바보인가봐, 쑨양, 형… ” “ 쉿, 괜찮아요. ” “ 어떡해? 어떡해, 쑨양. 나 이름 박태환이지? 그치 맞지? ” “ 괜찮아요, 진정해요. 쉿. ” 팔을 뻗어 태환을 품안에 가두었다. 품안에 갇힌 그는 머리를 절레이며 계속 자신을 탓했다. 뚝뚝 흐르는 그 눈물을 닦아주려니 내 마음이 너무 아파서 결국 같이 울어버렸다. 태환의 머리를 꽉 움켜쥐고 품에 안고있었더니, 이내 소리내어 울기시작했다. 그 울음소리에 내 눈물이 뭍혀서 형이 보지않길 바랬다. “ 내가 매일 다시 말해줄게요. 이름은 박태환, 나이는 27살이에요. 학교에서 공부도 정말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인기도 많았어요. ‥단지 지금은 조금, 아주 조금 아플뿐이에요. 그래서 잠깐 기억이 안나는거에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울지마, 형. 태환. ” “ 기억이 안나, 미안해‥ 미안해‥ ” 품에 기대고 있던 태환의 뺨을 잡아서 떼어놓고 마주보았다. 우리는 둘다 누구라도 덜 할것없이 얼굴이 눈물 범벅이되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루하루 이렇게 서로가 지쳐가고 있었지만, 서로를 놓을 수 없었다. 태환은 자신이 기억을 할 수 없다는걸 자각을 하게되면 매번 이렇게 무너져내렸다. “ 나는 쑨양이에요. 쑨양. 기억나요? ” “ 응‥ ” “ 그러면 됐어요. 내 이름 절대 잊으면 안돼요, 태환. ” “ 응, 응. 맨날맨날 백번씩 기억할거야. ‘ 매일 잊으면, 다시 매일 말해줄게요. 내가 누구인지, 당신이 누구인지. 우리가 누구인지. 내가 태환을 사랑한다는걸, 태환이 나를 아주 많이 사랑했다는걸. 매일매일 다시 말해줄게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 울지말아요, 태환. 태환이 울면 내가 너무 힘들어. ” |
" {블라블라} " -중국어입니다
팊.
안녕하세요~ 항상 이렇게 완결 나자말자 또다시 튀어나오는 저란 사람..쿡ㅋ
내바보는 중장편이 되지않을까 예상하고 있어요! 니하오때 보셨으면 아실텐데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멘붕 안오시게 ** 요렇게 표시해뒀어요ㅋㅋ
내바보는 매화 그렇게 유쾌한 내용은 아닐거에요ㅠㅜ 적적하니 가을도 됐고!
슬픈거 본다고 생각하고 읽어주세요! 이번 내바보는 태양은 뺐어요. 스토리상 그냥 쑨환이 맞네여 ㅇ<-<
그,그에서 함께 달려주신 독자 여러분들 내바보에서 다시 다 뵐 수 있길 빕니다! 스릉스릉 S2
그나저나 왜 항상 이렇게 올리고나면 글이 맘에 안드는걸까요... 오늘도 폐기처분 충동을 느낌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