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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당신은 EXO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12-












난 저 총의 의미를 무엇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일까. 저 검은 총은 나를 위협하려는 의도일까. 루한은 왜 아직도 나를 쳐다보지 못하고 있는가.





총이 유리탁자 위로 놓여지고도 한참을 말없이 있던 둘이였다. 저 총을 보니 온 몸에 짜릿한 긴장감이 휘감아 도는게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힘겹게 눈동자를 돌려 루한을 쳐다보니 어디를 바라보고 있을지 모를 초점이다. 그렇게 허공만을 주시한 채 입을 꾹 다문 루한. 계속 총을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마저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결국 난 도망치듯 시선을 루한 반대편으로 돌려버렸다. 함께 돌아가는 고개에 드디어 루한도 내쪽을 쳐다보는 듯 했다. 무슨 말이라도 하지. 지금 내 가슴이 말하는 것이 답답한것인지 두려운것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아마 둘 다 일지도.


"저 총. 너네 부모님 쏜 총이야."


복잡했던 머릿속이 깔끔히 비워졌다. 두려움에 새하얘진것도 아니고 충격에 생각이 다 지워져버린게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머릿속이 말끔히 비워졌다.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다. 저 섬뜩한 광채를 내는 검은 총이 나의 하나뿐인 엄마,아빠를 쏜 것이다. 루한은 바로 말을 이었다.


"내가."


그 두글자를 말하는 루한의 목소리가 어찌나 떨리던지. 나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떨궈지는 그의 고개. 동그랗게 보이는 그의 정수리가 어쩜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동시에 그를 마주하고 있는 나도. ,나도 내가 안쓰러워 죽겠다.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그래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소중한 것들을 뺐고 빼았겼던 우리들의 엇갈리고 어긋난 애정. 그리고 증오. 그것들로부터 시간이 꽤나 흐른 지금. 나는 그에게 무슨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일까. 고개를 떨구고 흐느낌을 참고 있는 그에게 나는 무엇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다시금 하나둘씩 머릿속을 꿰차는 생각들이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할 때 루한이 움직인다. 무릎을 짚고 일어나 나에게로 가까이 온다. 그리고 허리를 숙인다. 무릎을 굽히고, 그렇게 천천히 꿇어 앉는다. 내 앞에서 그는 무릎을 꿇어보인다.


"내 변명은 아까 크리스가 한말로 대신할게."


아까보다는 안정된 루한의 목소리. 그리고 더욱더 복잡해지는 내 머릿속.



"널 그렇게 찾아다녔던건 그냥 이렇게 하고 싶었어. 이렇게 너한테 사과를 하고 싶었어."



이제는 짜증이 치밀어오를 정도로 생각들이 얽혀 지끈지끈 두통이 온다. 시큰거리는 눈을 감았다.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그저 음성만 들릴 뿐이다. 하지만 나아지지는 않는다.



"내가 죽을 죄를 지었어. 내가, 내가."



귓가가 멍멍해지는게 그의 목소리를 밀어낸다. 무의식적으로 그의 사과를 듣기 싫어하는 것인지. 미간이 절로 구겨진다. 머릿속에 윙윙 울리는 그의 서글픈 목소리가 거북했다. 숨을 내쉬었다. 내 자신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어. 소용없다는 것을 알지만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눈을 서서히 떴다. 햇빛이 밝게 비추는 그의 머리칼. 갈색빛이 오묘하게 빛을 냈다. 


"정말 미안해."


바닥과 맞닿을 것 같은 루한의 고개. 그 긴시간 동안 루한은 저 말을 하기 위해 나를 쫓았, 아니 찾았던 것이고 나는 그들을 무작정 피해 도망다녔다. 어쩌면 그들에 의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가끔 그들을 그리워 한적도 있다. 그때마다 떠오르는 부모님 얼굴에 가슴이 찢어질듯 괴롭고 내 자신이 싫었지만 그 마음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우린 그냥 몰랐을 뿐이다. 우리에게 잘못은 그것뿐이다. 서러운 눈물이 시야를 가린다. 고개를 들어 그가 나를 바라보기 전에 재빨리 그것을 훔쳤다. 다시 깨끗해지는 시야에 그의 모습이 가득 찼다. 그 어느때보다 작아보이는 루한. 낯설었다.


"저거 니가 마음대로 해."


..

"니가 가지고 나를 다시 떠나던, 불태워 버리던,"

..

"나를 쏘던. 니 마음대로 해."



고개를 들어보인 루한이다. 하지만 이번엔 내가 고개를 숙여보였다. 다시 시야가 흐려져 그를 보지 못할 것 같기에. 맑고도 촉촉한 눈동자가 나를 쳐다보는게 느껴졌다. 나에겐 선택지가 없다. 저런것들 나에게 다 소용없는 짓이다. 내가 저 끔찍한 총을 들고 달아나 봤자 괴로움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테고 불태워봤자 그 기억들이 함께 불태워지지 않을테고. 나를 바라보는 저 아련한 눈을 향해 총을 겨누어 봤자, 난. 나는 그를.



"용서를 바라지 않는다면 그거 거짓말이야. 하지만 널 잡아두지 않을게. 그냥 니가 아직도 내 마음이 이렇다는 걸 알아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해. 더이상은 욕심내지 않을게."


눈물을 추스르고 나도 고개를 들어보였다. 어느 새 내 앞에 우뚝 서있는 루한이다.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그 눈빛을 마주했다. 가슴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것이 담고있는 의미는 나도 모른다. 그의 손이 내 눈가로 다가오다 움찔하며 멈추어섰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그를 피한것인가 그 잠깐의 시간을 되돌아봤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는 내가 그를 매우 두렵게 생각한다고 알고 있다. 그 사실은 맞으면서도 아니다. 그에대한 나의 두려움은 모순이다.


"갈게. 애들이랑 인사하고. 조심히..가."


마지막인사일까. 나는 다시 고개를 떨구고 대답을 하지않았다. 이것의 의도는 정확히 파악했다.
나는 마지막 대답을 하기 싫었다. 마지막을 피하고 싶었다.



"라면만 먹지말고. 밥도 꼭꼭 챙겨먹고. 날씨 추워지니깐 두꺼운 이불 덮고 자야돼. 낮에는 커튼 치지말고 햇빛도 보면서 살아. 가끔 밖에 나와서 바람도 쐬고."


느릿하게 말하는 그의 부드럽고 얕게 떨리는 목소리가 귓가에 콕콕 박혔다. 정말 마지막인사 같다는 생각이 와닿았다. 그 말에 아련함이 묻어나는 것이 싫어 지우고 싶었다. 내 눈높이에 있는 손이 해야할 일을 잃은 채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가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그것이 정말 마지막인사라면 그 옛날처럼 한번쯤 손을 머리에 얹어줘도 난 뭐라하지 않을텐데.
아니, 떠나지 않겠다고 날 잡아주면 좋을텐데.



"안녕."


나는 아직 그의 세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은데.




암호닉
조화 님, 배쿵배쿵 님, 토끼 님, 루루 님, 됴덕 님, 루한 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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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어떻게해ㅠㅠㅠㅠㅠㅠ루한..ㅠㅠㅠㅠ 여주 놓지말아요ㅠㅠㅠㅠㅠㅠㅠ아련하다ㅠㅠㅠ
11년 전
독자2
헐잡아주지ㅠㅠ여주는아직좋아하는데ㅠㅠㅠ어떡하지ㅠ
작가님진짜재미있네요!!!

11년 전
독자3
루하나ㅜㅜㅜㅜ잡아조야지ㅜㅜㅜㅜㅜㅜㅜㅜ아진짜ㅜㅜㅜㅜㅜㅜㅜㅜㅜ어케해ㅜㅜ
11년 전
독자4
됴덕이에요 ㅠ ㅠ ㅠ 아루한아 잡아줘 ㅠ ㅠ 작가님 담편이기대되요 ㅠ ㅜ ㅠ 얼른 나와라!!!
11년 전
독자6
그럼이제 어떻게되는거에요ㅜㅜㅜㅜ둘다불쌍해 어떡해..ㅠ
11년 전
독자7
아 이럴때박녁있게 딱!잡아줘야 행숀데!!뭐하는거야..
11년 전
독자8
루한아ㅠㅠㅠㅠㅠㅠㅠ잡아줘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9
ㅏㄴ아ㅠㅠㅠㅠㅠㅠ가지마어디가니ㅠㅠㅠ
11년 전
독자10
조화에요ㅠㅠㅠㅠㅠㅠ전편에그렇게끝나서ㅇㅇ이가루한이쏘는줄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졍말..ㅠㅠㅠㅠ다시서로만나서행쇼하는거보고시푸여..ㅠㅠㅠ..으헣
11년 전
독자11
어융ㅇ어융어유ㅠㅠ유융유ㅠㅠㅠ슬퍼ㅓ.............여주 부모님 죽여달라고 의뢰한자가 누구죠 부셔버릴꺼야
11년 전
독자12
저... 1편부터 정주행 하고 왔어요... 이런 금같은글을 이제발견하다니!!!!!!! ㅠㅠㅠㅠ 아 진짜 너무ㅠㅠㅠㅠ 아유 막 루한이가 ㅠㅠㅠ 뭐라 표현해야될지 모르겟어요 자까님 짱ㅠㅠb 비회원이지만 뀰밍 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11년 전
독자13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5
ㅜㅜㅜㅠㅠ루한 불쌍하다ㅜㅜㅜㅠ징어가 진짜 불쌍해보였는데 이렇게 보니까 루한도ㅠㅠㅜ 아 진짜 가입한지 안돼서 포인트도 별로 없는데 작가님한테 주는거 같아욬ㅋㅋㅋㅋ큐ㅠㅠ그래도 아깝지가 않아요ㅋㅋㅋ쿠ㅜㅠㅠ사랑합니다 연재 많이해주세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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