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은 주토피아스러운 거 ^ㅁ^
뷔토피아 ; VTOPIA
- 관계의 정의
한 번의 키스로도 몸이 동했는지 그 날 이후 태형과의 관계가 많이 미묘해졌어. 저에게 능글맞은 말을 서슴없이 뱉어대던 태형이 단어 하나에도 눈치를 보는 게 느껴졌고, 이빨이 보여라 꺽꺽대며 웃기보단 신사다운 웃음을 보이고 쑥쓰러운 듯 목께를 긁는 일이 잦아졌지. 분명 같은 공간 안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힐끗 훔쳐 보는 시선이 더욱 자주 느껴졌어. 또 퇴근 후에는 곧장 집으로 가기 보다는 근사한 곳에 들러 저녁을 먹고 간다거나 둘이서 쇼파에 앉아(ㅡ물론 거리는 멀찍이) 낯 간지라운 로맨스 영화 등을 보고 했어. 밥그릇에 시선을 박아두곤 밥만 먹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턱을 괸 채 흐뭇히 바라보는 태형의 미소도 예사 일은 아니였지. 소위 말해 썸을 탄다면 썸을 타는 분위기였지. 전에 일방적인 태형의 구애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였어. 예전엔 그저 능구렁이같이 보였던 태형의 미소가 이젠 오소소 소름이 돋을 정도의 간지러움이였지.
" 나 오늘 일정 많아? "
" 아니요. 5시 이후론 없어요. "
" 그럼 오늘 일찍 퇴근할까? "
" 이사님 권력 남용 너무 심해요. 출근도 멋대로, 퇴근도 멋대로. "
" 그래서 싫어? "
태형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입만 다물 뿐이였어. 결제를 마친 서류를 건네받으려다 휙 빼앗는 태형의 손길에 왜 그러시냐며 묻자 태형은 듣지 못한 대답을 강요했어. 토끼, 대답. 그런 태형의 말을 애써 무시한 채 손에 들고 있는 걸 낚아채려 하니 잽싸게 뒤로 빼고선 자리에서 일어나 쓰읍하며 짐짓 엄한 표정을 지어보였어. 울상인 채로 얼른 달라며 보채기도 해봤지만 어림도 없다는 듯 대답을 하면 주겠다는 태형의 완강한 태도에 차마 직접적인 대답을 하진 못하고 싫지 않아요, 하며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하자 그제서야 태형은 그리 마음에 드는 대답이 아니였는지 입을 한번 삐죽이고는 건네줬어.
" 오늘은 일찍 들어가자. 나랑 놀아줘. "
" 맨날 놀아드리잖아요. 갑자기 왜요? "
" 내일 나 집에 없어. 가족들끼리 집안 행사 있거든. "
" 아..... "
" 최대한 일찍 올 거야. 밥 거르면 안돼. 맛없는 풀떼기만 먹지말고 고기먹어. 집에 많아, 고기. "
" 전 고기가 맛없거든요. "
내일은 주말이였고, 더 더워지기 전에 태형과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으로 드라이브라도 가자고 하려던 제 계획이 무참히 무너지는 순간이였어. 섭섭한 감정이 없지 않아 있었지마는 제가 관여할 영역의 일이 아니였기 때문에 티도 내지 못했지. 그도 그럴 것이 태형은 한 순간도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었어. 스치듯 뷔토피아의 시장인 태형의 아버지에 대해 물어봤지만 태형은 아버지와 그닥 친한 부자지간은 아니라며 말을 얼버무린 적이 있었지. 3시에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은 그닥 많지 않은지 평소보다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스치는 거리들이 비교적 한산했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드레스룸으로 들어가는 태형을 따라 들어갔어. 얼마 전부터 꽤나 자연스레 태형의 넥타이를 풀어주고 있었지. 머리 위로 태형의 음성이 들려왔어.
" 막상 집에 들어오자곤 했는데... 뭐할래 토끼야. "
" 글쎄요. 집에선... 밥 먹구, TV보구, 자는 거 외엔 할 거 없지 않아요? "
" 아, 나 하고 싶었던 거 생각났어. 낮잠 자자. "
" 네에? 낮잠이요? "
" 엉. 내 로망이야. 여자친구랑 같이 낮잠 자는 거. "
" ... 그런 건 애인이랑 하셔야죠. "
" 네가 내 애인 아니였어? "
이미 풀린 지 오래인 넥타이를 확 잡아 내리며 짖궃다며 태형을 째려보자 태형은 덜컥 손목을 잡곤 제 방 앞으로 끌어다 놨어. 얼른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라며 등을 떠미는 태형에 어영부영 편한 옷을 꿰어입고 나오자 바로 옆 쪽에 위치한 또 다른 방문을 벌컥 열어제끼곤 침대에 앉혀놨어. 위로 겹겹이 쌓여 있는 베개를 두 개로 풀어 헤친 태형은 대뜸 이제 낮잠 자자는 말을 하고선 제 몸을 눕히려 했어. 그 행동에 당황하며 어깨를 감싼 손을 저지하자 태형은 누우려다 만 어정쩡한 모습으로 올려다봤어. 너무 황당한 마음에 말문도 막혀선 미처 문장이 되지 못한 단어들이 튀어나왔지. 옷은, 이사님. 이게, 무슨. 그러자 태형은 침대에서 일어나 아직 다 벗지 못한 정장 차림을 내려다 보다가 별안간 저에게 이불을 덮어씌였어. 얼마 지나지 않자 짤그락,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일었어. 태형이 옷을 갈아입으려 벨트를 푸는 소리였지. 참으로 아랫배가 저리는 상황이 아닐 수 없었어. 시야가 차단 된 상태에서 와이셔츠 단추를 푸른다거나 옷이 쓸려 스윽, 하고 나는 소리는 큰 자극으로 다가오는 상황이였거든. 그저 소리 나지 않게 침을 넘기며 굳어 있을 수 밖에 없었어.
" 이제 자자. "
" 아니, 아니... 진짜 낮잠 자요? 낮잠 자긴 늦은 시간 같은데... "
" 그럼 가짜로 자? 얼른 코코낸내. "
" 아, 코코낸내가 뭐예요... 제가 애도 아니고. "
" 애도 아니면서 왜 낮잠 자는 게 이리 부끄러워 내 빼? "
계속 말대꾸 할꺼냔 태형의 물음에 두 손 들며 모든 움직임을 포기했어. 힘으로든, 말로든 김태형을 이길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야. 침대에 정자세로 누워 천장만 보고있자 태형이 바람 빠지는 웃음 소릴 내며 뭐하냐 물었어. 경직된 상태로 낮잠이요, 하며 짧게 대답하자 태형은 친히 제 몸을 돌려주어 본인을 바라보게 했어. 코 앞까지 훅 끼쳐온 태형의 얼굴에 숨을 들이마신 채 내쉬지 않자 태형은 등을 두드려 주며 숨을 내쉬라 했어. 하지만 어깨를 팔로 감싸 등을 태형과의 거리가 더 할 나위없이 가까워져 아주 조심히 뱉었어. 조금만 옆으로 자리를 옮기려 하자 태형은 감싸안은 팔을 빼더니 베개와 머리의 틈 사이로 팔을 끼워넣어 팔베개 자세를 했어. 태형은 그제서야 아주 편한 듯 자라고 연신 팔을 토닥거렸어.
" 자라는 거예요, 신경쓰이라는 거예요... 어떻게 자요 이러구. "
" 왜 못자. 잘 수 있어. 눈 감고 양이나 세. "
그래. 계속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태형을 쳐다보는 것보단 차라리 눈 감고 양이난 세어보는 게 훨씬 편할 거 같아서 순순히 눈을 감았어. 눈을 감아도 느껴지는 태형의 시선에 잠들 수 없을 거 같았더니 계속 눈만 감고 있다보니 진짜로 잠이 들고 말았어. 한참을 잠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문득 들리기 시작하는 방 안의 조그마한 소음들에 눈을 슬며시 떴어. 그러자 눈을 감기 전 마지막으로 본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태형의 얼굴이 보였어. 그저 팔베개를 하다 풀린 태형의 손이 고이 포개져 그 위에 얼굴을 올린 채 자신을 바라보는 태형이 되어 있을 뿐. 안 잤냐고 물어보자 태형은 엉뚱한 대답을 해보였어.
" 졸리면 더 자. "
" 안 잤어요 이사님? "
" 잤어. 중간에 깨서 너 자는 거 보고 있었어. "
" 아! 그걸 왜 봐요! "
" 이쁠까 싶어서 봤지. 넌 어떤 모습이든 간에 이쁘지만, 자는 건, 음. 아니였어. "
" 이뻐보일라고 자나요 뭐! "
이미 밖은 어두워질대로 어두워진 상태였어. 시계를 굳이 보지 않아도 시간이 어느정도 지난건지 대충 지레짐작이 가능했지. 밥 먹기엔 끼니 때를 놓친 거 같아 태형과 간단히 식사를 해결했어. 저벅저벅 잘도 가는 시간에 벌써 오늘 하루가 끝나버렸지. 낮잠을 실컷 잔 덕분에 새벽 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았지만 태형은 역시 자신이 신경쓰여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건지 방 벽 너머로 부스럭 거리던 소리가 빠르게 잠잠해졌어. 새벽 동이 틀 때가 되서야 잠이 슬슬 밀려와 스르르 잠에 들었고, 다시 눈을 뜬 시각은 이미 오후가 되고도 한참이 지난 시각이였어. 일어나자마자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봤지만 인기척도 없는 집안에 핸드폰을 켜 확인했어. 역시나 태형에게서 메세지 한 통이 와 있었어.
[ 일찍 나간다. 밥 거르지 말고! 빨리 갈 꺼니까 집에서 얌전히 기다려. _ 오전 9:20 ]
참으로 태형스러운 문자에 웃음이 절로 나왔지. 태형도 없는데 혼자 밥을 차려 먹기도 뭐해서 대충 라면이나 끓여먹었어. 혼자 드넓은 집에 있자니 할 게 없어서 따분히 TV채널을 돌리며 보다가 태형이 즐겨하던 게임도 몇 번 해보다가 관두곤 그저 쇼파 위에서 뒹굴거렸어. 시계 초침이 째깍거리는 소리만 한참을 듣고 있었을까, 갑자기 울리는 집 전화 소리에 깜짝 놀래선 다급하게 전화를 받았지.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목소리는 이제 아주 익숙해진 목소리였어.
" 여보세요? "
- 나 목소리만 듣고도 누군지 알겠어요?
" 모르는 게 이상하죠. 최근에 자주 뵀는데... "
- 지금 되게 심심하게 있죠. 태형이 없어서.
" 어? 어떻게 아셨어요. "
- 저는 태형이에 대해 모르는 게 없으니까요.
" 아... 그러시구나. 아, 근데 무슨 일로 전화 거셨어요? "
그 물음에 지민은 심심하면 놀아주려고 전화했다며 작게 웃었어. 그 말에 일찍 온다는 태형의 말이 떠올라 조금 망설이자 태형에게 전해줄 것도 있으니 비서로서 전해받을 겸 놀러오라는 말을 덧붙였지. 지민의 말을 들어보니 같은 오피스텔 다른 동이였어. 얼마 걸리지 않는 거리에 한 두시간 정도만 대충 얘기하다 오면 되겠지 싶어 주소를 전해 듣고선 전화를 끊은 후 신발을 대충 꾸겨 신은 채 지민이 살고 있는 E동으로 향했어. 지민의 집은 화려한 걸 좋아하는 태형과 달리 단정하고 차분한 분위기였어. 어정쩡히 거실 가운데 있는 테이블의 의자에 앉자 저와 잘 어울릴 거 같아 내온 티 한 잔을 내려 줬어. 자신의 생일날 별 일 없었냐며 물어오는 지민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어. 그러자 지민은 말하지 않아도 알겠다는 듯 큰 소리를 내며 웃어보였어.
" 근데 저한테 건네주실 게 뭐예요? "
" 아, 까먹을 뻔 했네요. 이거 비즈니스 관련된 거라, 태형이 주면 바로 알아먹을 거예요. "
태형과 관련된 이야기로 지민과 이야기꽃을 피울 때 즈음 가족들과 함께 있던 태형은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어. 집에 도착해 같이 밥을 먹자마자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만 하는 얄미운 제 누나 때문이였어. 너 요즘 여자 끼고 산다며? 놀라운 일은 아닌데 집에까지 들이는 건 조금 놀랐다. 그 말에 태형의 아버지가 무슨 말이냐는 듯 태형을 쳐다보자 태형의 누나는 비꼬듯이 말했어. 몰랐어요 아버지? 얘네 회사에서 얼마나 유명한데, 듣자하니 토끼라던가..... 그 말에 묵묵히 밥을 먹고 있던 태형도 누나의 말을 경청하고 있던 태형의 아빠도 동시에 태형의 누나를 쳐다보았어. 갑작스레 몰려온 시선에 당황한 듯한 태형의 누나는 깨작거리던 젓가락을 크게 놀리기 시작했어. 침묵을 일관하고 있었던 태형의 어머니가 사실이냐 물었어.
" 아니 뭐. 이 여자, 저 여자 찌르고 다니는 것보단 한 여자한테 정착하는 게 낫지 않나요. "
딱히 듣고 보면 틀린 게 없는 태형의 말의 아버지는 그래도 체면이 있지, 각별히 조심하라는 말을 듣고는 과장되게 웃으며 고갤 끄덕여보이는 태형이였어. 아버지나 어머니와의 관계는 원만한 편이였지만 어릴적부터 유독 제게 열등감을 느끼곤 종종 태형을 엿먹이는 누나가 골치가 아파 가족들 만나길 꺼려하는 태형이였어. 누나와 더 있어봤자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을 거란 걸 확신한 태형은 오늘은 몸이 좋지 않단 핑계를 대며 그 자리를 빠져나왔어. 자신의 부모님에겐 죄송한 일이였지만. 태형은 조만간 빨리 날을 잡아 정식으로 고백도 하고, 부모님에게도 빨리 소개시켜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가득 한 채 집으로 가는 자동차의 엑셀을 더 세게 밟았어. 눈썹이 휘날려라 집으로 뛰어왔지만 고요한 집안에선 아무도 태형을 반기러 나오지 않았어. 태형은 급히 제 핸드폰을 두드려 전화를 걸었지.
" 토끼 어디. 내가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
- 어 이사님? 저 지금 지민,
지민이라는 두 자가 나오자 마자 태형은 전화를 끊어버리고 욕을 짓껄이며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민의 집으로 또 부리나케 뛰어갔어. 내가 첫 날부터 나보다 이백배는 위험하다고 그렇게 일러뒀건만. 태형은 성질이 났어. 눈치없는 제 비서나 자신을 제일 잘 알면서도 불안에 떨게 만드는 친구 지민도 짜증이 났지. 오래된 친구 지민의 집 비밀번호 쯤이야 당연히 알고 있었어. 자신이 화났음을 온 몸으로 티내며 신발도 벗지 않은 채 집 안으로 들어오는 태형에 지민은 웃는 낯을 하고선 이 상황을 흥미로운 듯 지켜봤어.
" 이리와. "
" ... 이사님? "
" 짜증나게 하지 말고 이리와. "
문을 부술 듯 열고 들어오자마자 짜증난다며 이리오라는 태형에 그 자리에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서있자 태형은 직접 와선 손목을 억세게 붙잡고 제 쪽으로 끌어당겼어. 지민은 그저 상황이 재미있는 냥, 거봐 내 말이 맞죠? 하며 뒤로 넘어갈 듯 웃고 있었어. 사실 태형이 집으로 들어오기 직전 지민이 지금 이렇게 같이 있는 걸 알면 태형이 엄청 열 받아 한다며 저를 막 집으로 보내려던 참이였어. 그제서야 알아 챈 지민의 말 속뜻에 피실 웃음이 터져 나오자 태형은 뭐가 둘이 그렇게 웃기냐며 더욱 더 표정을 굳혔어.
" 박지민 너도 짜증나. 나 열 받는 거 알면서 이러는거지. 나 빡치라고. "
" 당연하지. 니가 화 내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거든. "
" 토끼 넌 뭐야. 내가 집에 박혀 있으라고 했잖아. "
" 집에 박혀 있었어요. 한 30분 전까진. "
" 왜 이렇게 태연해? 내가 화 내는데 무섭지도 않아? "
" 잘못한 게 있어야 무섭죠 이사님. 저 이거 받으러 온 거예요. "
태형에게 아이보리빛 서류 봉투를 내밀자 얼빠진 표정의 태형이였어. 태형도 그 종이 봉투가 뭔지 아주 잘 알고 있었거든. 지민이 제게 3구역 교역에 관한 상황들을 보고서를 작성하고선 항상 아이보리색의 서류 봉투에 넣어서 줬었기 때문이야. 당황한 태형은 이거 하나 받는 데 30분이 걸리냐며 버럭 소리를 지르자 이번엔 지민이 네 어릴 적 얘기를 해주고 있었다며 대답을 해보였어. 그 대답에 얼굴만 벌개진 채로 한참을 씩씩거리던 태형은 이내 진정이 됐는지 계속 소리 죽여 큭큭 웃고 있던 지민의 정강이를 깠어. 무릎뼈가 꽤나 아픈 지 주저앉아 맞은 부위를 손으로 감싸고는 태형을 올려다 보는 지민이였어.
" 지 혼자 오해하고서는 죄 없는 내 정강이는 왜 까냐? "
" 넌 맞아도 싸, 임마. 나 간다. 한동안 연락하면 죽여버릴거야. "
그 말을 마지막으로 태형은 손에 쥐어져 있던 서류 봉투를 빼앗듯 낚아채더니 자신의 손에 들고는 여전히 씩씩 거리며 오피스텔을 빠져나왔어. 한참을 말 없이 앞장서서 걷던 태형은 갑자기 걸음을 우뚝 세웠어. 그 바람에 따라 걷던 자신이 태형의 등에 이마를 부딪히고 말았지. 뒤돌아선 태형은 팔을 넓게 벌리며 안아달라 투정을 부렸어. 아까까진 노발대발 화를 내던 태형이 갑자기 5살 배기 애처럼 안아달라 투정을 부리는 게 심히 어이가 없었지. 일단 안아주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누워서 바닥을 쓸고 다닐 기세의 태형이였기에 태형의 등을 감싸안자 태형은 그대로 몸이 으스러져라 품에 넣고는 뒷통수를 어루감싸 안았어.
" 나 또 오해하기 싫어. 무슨 말인지 알지. "
" ... 네. "
" 그리고 네가 다른 사람 좋아할까봐 마음 졸이는 것도 짜증나. 무슨 말인지 알지? "
" 그건 아니요... "
" 너 좋아해, 그래서 너랑 연애하고 싶다는 소리야. 이젠 무슨 말인지 알겠지? "
아니요란 말이 나오자 품에서 떼어나며 인상을 한껏 찌그린 채로 무드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게끔 사귀자는 소리를 하는 태형이 순간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보이는 순간이였어. 그리고 참 태형답다는 생각을 했지. 항상 태형이 용기를 내어왔지, 한번도 먼저 내본적 없는 용기였어. 이번엔 먼저 태형을 끌어안으며 네, 하고 들릴듯 말듯 대답을하자 한참을 망부석처럼 서있다 와아악, 토끼! 요상한 비명을 지르며 안은 상태로 제 몸을 번쩍하고 들어올려 붕붕 뛰어다니는 태형이였어.
암호닉은 이제 더 이상 받지 않습니다!
내일 암호닉 확인글 올릴테니 오늘은 암호닉 목록 없어도 댓글 적어주셔요~
브금은 글쓴이 댓글 체크하셔서 봐주세요! 오늘은 분량 낭낭하지 않나여...아닌가...ㅎ...평소보다 오래 썼눈뎅...ㅎㅎ아님 말구여^ㅁ^...원래 내일 업로드 할까 하다가 독자님들 빨리 보고 싶어서 왔어요! 잘했죠^ㅁ^? 오늘은 그렇게 여러분들이 바라던 폴인럽하는 장면을 ㅆㅓ왔어요ㅎ.ㅎ 칭찬해주세여!!!!!! 더 길게 쓰려고 했는데 너무 졸려서 이쯤에서 끊습니다. 암호닉은 이제 최종정리 해서 내일 확인글 올리겠습니다! 5화에 암호닉 써주신 분들까지 이미 신청이 완료 된 상태이니 편하게 댓글 작성해주세요. 여러분 항상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이제 주말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뷔토피아 6편 보시면서 힘내새오! 이제 목요일이야! 불금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 뷔토피아 나잇하시구, 특별히 오늘은 워더하지 않을깨오....헷....다들 앙뇽...라부라부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