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버스 세계관
"저기요."
"네?"
"운동하시죠? 같이 하실래요?"
늦은 밤에 갑자기 말을 거는 정국이에 나는 경계할 수밖에 없지.
잔뜩 겁먹은 채로 눈만 도르륵 굴리니
본인도 눈치챘는지 푸스스 웃으면서 어색하게 뒷머리를 긁적거려.
"그, 이상한 사람은 아니고..."
"향이 마음에 들어서요."
포크인 것을 티 내는 정국이의 말에
나는 흠칫하면서 어버버거리기만 해.
포크는 처음 만나거든.
도망갈까, 생각하면서 주변 눈치를 보는 나를 바라보는 정국이.
그러다 내 손목을 덥석 잡고는 사람 좋게 웃어 보여.
"왜 대답을 못하세요."
"같이 걸을까요?"
#2
운동을 한 지 일주일이 지났어.
정국이랑 함께 운동한 지도 일주일이 지났지.
일주일 동안 정국이는 나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그래서 나는 경계를 풀기 시작하고, 말도 놓으면서 친해져.
오늘도 같이 공원을 걸으면서 운동하는데
정국이 갑자기 걷다가 멈춰 서 나를 한참이나 바라봐.
"왜?"
"니 향 때문에 미칠 거 같아서."
피식 웃다가 내 손깍지를 끼고 다시 걷는 정국이.
잡힌 손이 어색하지만 내심 설레는 나.
"내 향이 어떻길래 그래."
"어떻긴. 포크가 못 참을 것 같은 냄새인데."
"... 근데 너는 어떻게 참는데?"
"뭐?"
"못 참을 거 같다면서 잘 참네."
포크는 케이크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나는
정국이가 운동할 때 기본 한 시간은 함께 있는 나의 향을 어떻게 참을 수 있는지 궁금해 해.
"궁금해 하는 거야?"
"응. 너도 포크니까."
"나는 잘 참을 수 있어."
"왜?"
"몰라도 돼."
의미심장하게 말하는 정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