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던 백현이
벌떡 일어나 책상으로 가 앉아,
제법 오래 되어 보이는 펜을 하나 꺼내 들어
입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싶어하는 말들을
꾹꾹 종이 눌러 담았다
니가 내게 준것들이 너무 고마워
도저히 나는 너를 보낼 수가 없었어
니가 내게 안겨주었던 힘든 시간들 조차도
돌이켜보니 다 너무 반짝이더라
너, 비를 참 좋아했잖아
오늘 비가 많이 내렸어
오늘 창밖을 보면서 니 생각을 하려 했는데
내 가슴속에 니 얼굴이 막 젖는거야
비가 내리면 내릴수록 니가 자꾸 가라앉는데
이제야 널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찬열아
내가 , 내가 많이 사랑한 사람아
니가 떠난뒤로 멈춰있는 내 시계를
이제는 느리게라도 가게 하려고
고마워
덕분에 항상 참 따듯했었어
잘가
조용히 백현이 의자에서 일어나
우산을 하나 집어 들고는
밖으로 나섰다
반으로 접은 종이를 작은 돌밑에 끼워 넣고는
종이가 빗물에 젖어 찢어질때까지 가만히 바라 보았다
집으로 돌아온 백현은 다시 창문 앞에 앉아
가만히 비오는 거리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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