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과 이런 저런 일들이 있던 오늘, 난 멍해진 기분을 끌고 까페 문을 열었다. 경쾌한 종소리 때문인지 뭔가 막혀있던 게 속에서 뻥 뚫린 기분,
...그러고 보니 기성용집에서 일한다고 했으면서 번호도 몰랐었다... 아마 기성용도, 나도 정신이 없었던 탓이겠지
"후...."
벌써 바깥은 완연한 가을이고 다시 한 번 2년전 그 날이 떠오른다. 어쩔 수 없는 기억.
"주문 하시겠어요?"
"에스프레소_원 샷이랑 티라미스 한 조각이요."
"대기해주세요-"
나는 주변 내 또래들이 그러지 않지만 에스프레소를 좋아한다. 원두 향이 깊게 느껴지고 그 안에서 더해지는 쓴 맛.
그리고 반대로 티라미스는 포근한 단 맛.
"...꽃집 가기 전까지 시간이 좀 돼네...."
왜냐면 오늘은 일 시간 채우지도 않고 허둥지둥 나왔거든_
"..괜찮으세요?"
"아앗_네...그..쪽은 괜찮으세요?"
"전 워낙 튼튼해서요 하하하-"
시원하게 웃는 웃음소리 때문이었을 꺼다 아마. 내가 길을 따라 정신없이 달리다 부딪힌 그에게 첫눈에 반한건.
...그리고 가을이었다.
"히..넌 나보다 키 커서 좋다.."
"..너 마치 내가 너보다 키작았으면 안 좋아했을 거란 말같다?"
"그런거 아니거든~ 난 그냥 너면 무조건 좋아...ㅎ..."
"나도..아 쑥스럽다...ㅋㅋ"
그를 만난 건 가을이었지만 그는 봄처럼 따뜻했다. 잘 웃지 않았던 내가 시도때도 없이 웃음을 달고 다녔던 건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행복이란 걸 알게 됬고, 점점 그 향에 취해갔다. ...처음부터 그랬던것처럼...
"으...추워..."
"마..많이 추워..?"
"응...하...하...입김도 나와..."
"..안아줄까?"
"응...추워..."
그에게 안겨있을 땐 솜사탕으로 만든 침대 위에 누워있는 기분이었다. 등 뒤에선 두근 두근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나또한 그랬으니까
........그리고......그와 함께한 내 인생의 첫키스도 달콤하기 그지 없었다....
"난_커서 너랑 꼭 결혼하고 싶어"
"왜?"
"음...그야...니가 좋으니까!!"
"...나도 그러고 싶다..."
"꼭 그러ㅈ..."
마치 어릴 때 가지고 놀던 곰인형을 끌어안듯 그의 한 손은 내 허리에 한 손은 내 머리를 감싸고, 그에게서만 나던, 내가 제일 좋아하던
그의 웃음소리같던 향기가 입 안으로 확_ 풍겨져 들어왔다. .......애달프게 나를 유린하던 그의 입술이 떨어지면, 그는 밤하늘내음처럼 나긋하게 내게 말했다.
"응..꼭 그러자 우리"
꼭 그러자고 했던 그는, 1년이란 짧은 시간만을 나에게 남겨주고 사라졌다. 내가 그에게서 받은 건 그를 만나면서 받은 단 한가지 흔적뿐_
"같이 쇼핑갈래 000?"
"쇼핑?"
"그래!우리 친구된 기념으로 쇼핑가자!!"
그 흔적는 지금 내가 버틸 수 있는 힘인 **이다. 비록, 그가 남기고 간 단 하나의 흔적이지만, 그 때문에 아직도 많이 아파하고 있지만
이 흔적만은 내게 힘이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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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너 떠난지 1년이란 시간이 흘렀어.넌 어디서 뭐하는지 모르겠지만... 너 떠나고 나서 나 한동안 죽을 듯이 슬펐지만
**이 때문에 그래도 활기차게 웃는 척, 하나도 안 아픈척 해왔어. 고마워.. 그래도... 나 살아갈 이유 하나는 만들어줘서, 너 많이 원망할꺼야
앞으로도, 지금도, 1년전 그 때도
그래도...아직 니가 그리워. 그리고 아직도 난.......
드르르르륵_
"아! 나왔다!"
꽃집 가기전까지 6시간전_
에스프레소...쓰다....
기다려, 아직 다 모르겠지만 너는, 니가 말하던 그 시절로 다시 돌려보내줄게 조금만 기다려
이번엔 회상편이에요, 한 9,10편쯤 되면 점점 하이라이트에 대한 두각이 나타날것 같네요
그리고 헷갈리시는 분들 있으실까봐요
아침 9시에서 10시까지는 이대훈 도장이고요
11시부터 4시까지는 기성용네 집에 가정부.
9시부터 10시까지는 꽃 집
태쁘니는 히든카드에요^^*태쁜태쁜
암호닉 신청해주신 독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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