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음악은 글의 몰입에 도움을 줄 수 있으니 필청해주세요 -
낭만깡패
w. 세바스찬
탄소야 !
탄소야, 오빠 좀 기다려줘. 내가 빨리 너한테 갈께ㅡ!
오빠는 무슨, 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하고 있네. 양옆으로 뻗어있는 두 팔을 위아래로 덜렁거리며 뛰어오는 꼴이 꼭 부는 바람에 길바닥 위를 정처 없이 나뒹구는 종이 쪼가리 같다. 저 까짓 게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한다는 깡패 새끼라니. 기다려줘, 탄소야 기다려줘! 민윤기의 존나 병신 같은 자태를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저 깡패 새끼는 내가 한국을 떠나 마오리족에서 나뭇잎 빤스를 입고 우가 부가 거리고 있어도 어떤 방법으로든 쫓아올 놈이다. 징하다 징해. 거머리도 이렇게는 안 들러붙겠다. 요즘은 민윤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스트레스다. 매번 참신한 지랄으로 나를 당황시키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겠지만.
늘 새로워, 짜릿해!
오늘은 포기다, 포기. 민윤기 우파루파 같은 낯짝을 보니 온몸에 힘이 죄다 빠졌다. 빈 수레처럼 요란스럽게도 뛰어오는 민윤기를 초첨 없는 눈으로 멍하게 쳐다봤다. 씨벌ㅡ,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 민윤기와의 술래잡기는 오늘부로 끝이 난 듯싶다. 뭐가 그리도 좋은지 허연 얼굴에 웃음꽃을 만개하고는 내 앞으로 바짝 다가온 민윤기는 헉헉ㅡ거리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진짜 이 깡패 놈을 어떡해야 해요, 어머니 ... ...
" 탄소야, 보고싶었어. "
" 아ㅡ. 저는 별로 ... ... "
" 할 얘기가 좀 많은데, 혹시 지금 바빠? "
" 네, 제가 할 일이 좀 있어서. "
" 할 일? 무슨 일인데? "
민윤기한테서 도망가는 거요.
" 탄소 너는 어떻게 뛰는 것도 귀엽냐, 진짜. "
" 탄소야ㅡ 이제 좀 걸을까? 언제까지 뛸건데. "
" 민윤기가 내 눈앞에 없어질 때 까지!!1!! "
나름 중등부 육상 선수로 활약했었던 나였기에 민윤기같은 잔챙이쯤이야 쉽게 따돌릴 수 있을 줄 만 알았다. 그런데 이게 뭐람. 헛둘헛둘ㅡ, 씨발씨발ㅡ거리며 열심히 달려가는 중인 저와 줄을 맞춰 나란히 달리고 있는 민윤기에 얼굴이 사정없이 찌그러졌다. 아오, 옆구리 땡겨. 얼마나 뛰었는지 땀샘이라는 것이 폭발했다. 머리카락은 이마에 가닥 가닥 붙었고, 이가 달달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
씨발! 더는 못 뛰어. 진짜 민윤기 존나 짜증나.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처참하게 만드냐고 !
민윤기 너 좇같아ㅡ, 내가 찾아오지 말랬잖아!
땅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 외쳤다. 이제 깡패라고 무서울 거 1도 없었다. 죽기라도 더 하겠어 씨벌탱. 절규 아닌 절규를 하는 저를 아무 말 없이 내려다보던 민윤기는 이내 눈이 없어져라 웃기 시작했다.
" 아, 이 귀여운걸 어떻게 해야 돼.
보고싶어 죽는줄 알았어, 얼굴보니까 좋다. 잘 지냈어? "
" 잘 지낸거 같냐? "
" 나한테 이제 말 놓는거야? 아ㅡ 우리 사이가 이렇게 발전하다니. 감동이다 진짜. "
아니 씨발 민윤기 뇌는 언어 번역을 어떻게 하는 거야. 아, 민윤기는 뇌가 없지. 지멋대로 해석하고는 좋다고 실실 웃는 민윤기의 면상을 보니 화가 발톱 끝부터 정수리까지 차오른다. 저걸 죽여 살려.
어금니를 꽉 깨물며 옆에 있는 돌을 주워 민윤기 쪽으로 던졌다. 내 인생에서 꺼져! 미쳐 날뛰는 내 행동에 화도 짜증도 나지 않는 건지 그저 부처처럼 허허ㅡ 웃고만 있는 민윤기에 더 화가 났다.
" 탄소야, 가자. 여자는 아무데나 앉는거 아니야. 얼른 일어나. "
" 아니, 아ㅡ. 나 혼자 일어날 수 있는데... ... "
게다가 퍽이나 다정스럽게 말하며 내 양 겨드랑이에 손을 껴 일으키는 민윤기에 정말 고마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이고ㅡ 고맙기도 해라.
근데 나 겨드랑이 젖었는데.
민윤기에게 질질 끌려서 결국 카페까지 왔다. 민윤기랑 마주 보고 앉아서 커피 마시면 코로 다시 나올거 같은데, 어쩌면 눈으로 나올지도. 집에 가야 된다며 발을 동동 굴러보았지만 할 얘기가 있다며 자기한테 20분만 달라고 하는 민윤기에 ' 어디 한 번 들어나 보자 ' 라는 심정으로 비장하게 의자에 앉았다.
" 전 일은 미안해. 탄소 널 그렇게 화나게 하다니 내가 병신이지. "
" 할 말이 민윤기 병신? 이미 알고있었던건데. 이야기 끝났죠? 저 그럼 이제 집 가요. "
" 아, 아니 탄소야. 앉아봐. 아직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미안하다고 정식으로 사과 할 기회 정도는 주라."
" 미안한거 알면 됐죠. 근데 미안하면 집 앞까지 찾아와서 그 지랄을 떨지 말았어야지. 아무튼 알겠으니까 미안하다고 그만해도 돼요. "
" 미안한건 미안한건데ㅡ. 탄소야, 나 진짜 안볼꺼야? 응? 나 좀 쳐다봐줘. "
" 봤어요. 됐죠? "
" 탄소야, 나 너 못 보면 죽어. 죽는다, 응? "
" 죽어!!!!!1 그럼ㅡ!"
화나니까 또 반말이 튀어나오네. 민윤기는 참 대단한 사람이다. 어떻게 나의 새롭고 다채로운 인격들을 잘도 꺼내어 내는 건지, 거의 지킬 앤 하이드. 죽어ㅡ! 죽으라는 내 말에 바로 눈을 내리까는 민윤기는 입을 비죽거리며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주둥이 삐죽거리면 귀엽다고 우쭈쭈해줄 줄 알았냐? 이 바버야.
" 탄소가 나 싫어하는거 알아. 아는데 나를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고 나는 자신해. "
" 그래서. "
" 우리 만나보면서 생각해 보자. "
옘병, 지랄이 풍년이네. 만나긴 뭘 만나.
싫어. 안 해. 못 해.
초롱초롱, 두 눈을 빛내며 저를 쳐다보는 민윤기에게 억지 웃음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내가 멍청해도 이건 아닌것 같아.
" 그럼 따로 시간내서 만나는 것까지 안바래. 그냥 내가 너 보러가면 피하지만 말아줘. "
" 아예, 마음대로 하세요. 언제 깡패씨가 제 말을 들어준 적이 있었나요ㅡ. 나 진짜 가요. "
아, 그리고.
댁 따까리들한테 저 찾아오게 하지 말라고 좀 전해주세요. 특히 정호석, 그 모지리한테.
민윤기와의 폭풍의 재회를 끝으로 나는 더 이상 민윤기의 고 지긋지긋한 얼굴을 볼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 ...
" 탄소, 안녕. "
-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쩌이쩌이
아닛 근데 짤이 더 많은디 다 짤려부러쓰 슙슙... 8ㅅ8
얼른 재밌다구 댓글 달아줘여 (강요)
읽는 분은 많은데 댓글은 적어서 잘쓰는지 아닌지 헷갈려여 8ㅅ8
그리고 조금 있다가 공지 올리면 꼬옥 봐주세요
오늘 너무 글 많이 올려서 미안해요 쏘리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