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 와?
[입을 옷이 없어서. 다 마음에 안 들어.]
휴대폰 액정에 뜬 권지용의 답장에 미친놈 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꼴에 우리 대학 셀러브리티라는 놈은 1교시 공강도 아닌 주제에 입을 옷이 없다며 수업을 빠졌다.
수업이 끝나도록 감감 무소식이길래 전화도 해봤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다.
걱정 반 당황 반의 마음으로 결국 가방을 챙겨 캠퍼스를 나서 권지용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 지금 너희 집 앞이야."
-왜 왔어?
"입을 옷 없다고 수업 빠진 미친놈 데리러 왔는데."
-네가 말하는 그 미친놈 우리집엔 없는데.
"있는지 없는지는 내가 들어가서 판단할거야. 문이나 좀 열어줄래?"
-아, 진짜….
툭 하고 전화가 끊기고 집 안에서 우당탕 하던 몇 번의 부산스러운 소음이 들리더니 곧이어 띠로릭 하고 도어락이 풀리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빼꼼 열렸다.
고개만 빼서 날 쳐다보는 권지용이 울상이다.
손잡이를 잡아 문을 확 제치고 현관으로 들어서자 하…하고 탄식 섞인 한숨이 터져나왔다.
"좀 지저분 하지?"
"좀이 아닌데? 이 널부러진 것들이 다 옷이 아니고…뭔데?"
"마음에 드는 옷이 없어."
"아, 그 놈의 옷, 옷, 옷! 그냥 아무거나 입어! 나 너 데리러 오느라 교양 수업도 빠졌단 말이야!"
"교양 수업 너한테 별로 안 중요하잖아."
현관 앞 부터 널부러진 옷가지들을 하나씩 주워가며 권지용 뒷 꽁무니를 따라서 옷 방 까지 들어갔다.
뭘 입어야 할까 하며 행거에 걸린 수 많은 옷들을 헤집는 권지용을 보다 시선을 돌려 옷 방을 훑다 웃음이 터져나왔다.
권지용이 옷을 좋아하고, 자신을 가꾸는 걸 좋아하는 건 일찍 부터 알고 있었다.
고등학생 때 부터 대학 입학하자 마자 독립을 해 큰 방에 오롯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만 꽉 채울거라며 자랑하듯 말 하곤 했는데
지금 이 방이, 그 방인 것 같아서. 권지용의 색깔로만 채워넣은 이 방이 너무 신기했다.
마치 권지용 그대로를 이 방에 넣어놓은 것 같았다.
"이 방 되게 신기하다."
권지용을 재촉하는 일을 미룬 채 이 곳 저 곳을 구경하며 악세사리를 만지며 말하자 권지용이 살풋 웃는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온다.
"말 했잖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울거라고."
"진짜… 그러네."
"이 방에 아무도 못 들어와. 부모님도."
아이처럼 웃으며 내가 만진 악세사리들을 다시 제자리로 정리하는 권지용과 시선이 마주쳤다.
천천히 날 보며 권지용이 말을 이어 내뱉었다.
"근데, 넌 들어왔네."
"……."
"옷, 악세사리, 나 자신, 이 방. 그리고 너."
"……."
"내가 좋아하는 것들."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내뱉는 말에 숨이 턱턱 막혀왔다.
어라, 왜 아무 말도 없어? 나 이거 고백한거야.
뒷머리를 긁적이며 나에게 다가오며 웃는 권지용을 한참 바라보다 폭 안기며 대롱대롱 매달렸다.
"어… 아직 이러면 곤란한데."
"사실 좋으면서…."
"어떻게 알았지."
능청스럽게 더욱 더 꽉 안아오는 권지용의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그 큰 손으로 몇 번 내 등을 토닥 거려주다가 권지용이 슬쩍 말을 꺼냈다.
근데 학교 안 가?
너 입을 옷 없다며.
그거 다 뻥인데 입을 옷 따로 챙겨놨어.
죽을래?
아니, 살래. 너랑.
분위기 다 깨놓고 이제와서.
* * *
윗!!^ㅠ^ 제목 어떻게 지어요? 사실 본격 권지용이 나한테 고백하는 글 이라고 제목 쓰려다가 성의 없어섴ㅋ
권지용이 고백하려고 혼자 짜고 친거임ㅋ 약아빠졌음
그나저나 땀난다;;; 나도 감당할 수 없는 망상..글..
사실..... 글 쓸 소재가 업서여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