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 그는 그렇게 내게 명령하는듯 거센 어투로 말했다. 누구를요?, 되묻는 내게 한심하다는 얼굴을 한 그는 쳐진 눈꼬리 때문인지 큰 눈망울 때문인지 퍽 순진해보이는 눈에 시퍼런 빛을 내며, 내 물음에 해답을 내놓았다. 케이를, 그 새끼들을 죽여 내가 과연 케이들을 죽일 수 있을까? 아버지와 어머니를 내 눈앞에서 처참하게 토막을 내어 살해한 그들을 원망하고, 증오하나 그들속에는 한때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숨어있는데, 내가 과연 그 추억들을 부숴트리고 그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 수 있을까? 죽여야만 해 불안해하는 나를 눈치챘는지, 제법 올곧은 얼굴로 단호히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그 눈동자를 보고있노라니, 불안으로 거세게 날뛰던 심장과 고르지못한 숨들이 점차 안정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야만 우리가 살아 우리? 우리라면 누구를 말하는걸까. 사랑하는 내 사람들을 죽이고나면 나는 과연 후련함에 소리칠까? 내 부모를 죽인 원수라며, 손에 묻어 지워지지않는 피를 보고도 웃을 수 있을까? 쓸데없는 감정은 버려 ... 니가 살해당할수도 있어 ...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돼 아아, 그래. 이건 절대 장난이 아니었다. 감정에 치고, 박는 애들 싸움은 절대로 아니었으며, 내가 잘못 쏜 한발에 혹 망설인 찰나에 내 동료는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처럼 그들에게 무참히 생명을 짓밟힐것이다. 이건 누군가의 세상과 생을 놓고한 잔혹한 전쟁이며, 나는 그들에게 또는 남겨지는 이들에게 나와 같은 고통을 주어서는 안되겠기에 싸워야 한다. 아무리 한때는 내 사랑이고, 우정이었던 이들이 그들사이에 숨어있더라 하여도, 십대의 아름다움을 모두 상실하는것 같아 억장이 무너져도 나는 절대로 막아야겠다. 그게 나의 길이고, 내가 인간으로써의 행복을 버린 이유겠기에... 킬러들의 시간 ㅡK, 끝없는 파멸 written by hawa 씨발, 미친새끼. 몇년째인지 셀수도없이 도착하는 편지들 때문에 이만 저만 골치가 아픈게 아니었던 종인은 욕짓거리를 뱉어내며 두번째 서랍을 열었다. 똑같은 검은일색의 편지가 수북히 쌓여서 닫는것도 어렵다. 도대체 어떤 또라이새끼야? 기분이 좋지않은게 유감없이 드러나듯 으르렁거리는 목소리에 대답이 돌아오기 만무했으나 종인은 몇번이고 중얼였다. "빌어먹을, 보내오는 장소도 몰라, 지문도 없어..." 온통 검은 편지봉투나, 글씨를 써내려간 필기체도 여전했다. 어떤 할일없는 머저리가 그 용의주도함을 이렇게 낭비하고 있는건지. 상부에 보고해야하나 싶다가도, 내용을 보면 윗대가리들을 겨냥한게 아닌것 같았기에 매번 이렇게 종인의 서랍 속에서 썩어야 했다. "쓸모없는 스트래터지스트 집단 놈들, 귀신이 보내기라도 했다는거야, 뭐야" 나 때문에 뒤진것들이 몇십, 몇백인데. 편지지는 깨끗했으나 곰팡이 냄새로 꽤 코를 찔러 말썽이었다. 특유의 꽉막힌듯한 냄새는 불쾌감을 더욱 상승시키기 충분했고, 종인은 편지지를 멀찍히 제 얼굴과 떨어트려 잉크펜으로 정갈하게 쓰여있는 글자들이 이루고 있는 내용을 소리내어 읽었다. "어리석은 테드께, 당신을 위해 태어난 작은 인형이 기괴함이 만들어 낸 고혹에 도취되지 않기를..., 기필코 그는 당신의 얇디 얇은 약지를 앗아갈 지어니..., 고뇌하는 신." 기분나쁘게 이어지는 문장들에 참지못한 종인이 서랍에 넣고 닫았다. 그 망할 테드가 뭔데 신을 사칭해서 나한테 이 지랄이야? 처음에는 잘못 보냈나 싶어서 버렸는데 생각해보니 얼핏 나와 연관되는게 있어서 챙겨두고 읽었던게 얼마전에 큰 공을 세워 신경을 안쓸래야 안쓸수가 없었다. 그냥 누군가가 끼어맞췄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이 편지에 상대가 다름아닌 클럽 위리놈에 킬러 자신이니. 게다가 어느 누가 진흙탕 싸움에 정보를 알고있겠냐고. "케이, 오라는데?" 아, 예. 대가리나으리가 부르는데 가야지 뭐. 오세훈을 따라 나서니 복도가 어수선한게 파티를 준비하는 모양새라 종인은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었다. 어리석은 테드께, 당신을 위해 태어난 작은 인형이 기괴함이 만들어 낸 고혹에 도취되지 않기를, 기필코 그는 당신의 얇디 얇은 약지를 앗아갈 지어니 ㅡ고뇌하는 신 모바일은 힘들어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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