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 Boy!
: 닿을 수 없는 편린
22
오랜만에 향한 엄마 집이었다. 엄마와 사이가 특별하게 나쁜 건 아니였지만, 아빠가 돌아가신 후 멀어진 건 사실이었다. 엄마는 아빠가 죽은 지, 2년이 되는 해에 재혼을 했다.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낸 엄마의 곁에서 힘이 되주었던 사람과. 내가 보기에도 엄마는 충분히 좋은 사람이었고, 새아빠가 될 남자도 꽤 좋은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두 사람의 재혼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모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아빠 말고 다른 아빠가 생긴다는 사실이, 싫었다. 어린 아이 같은 마음이었다.
엄마는 나와 떨어져 살았지만 자주 연락을 해왔고, 나 역시 그 연락을 피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 둘 사이는 알 수 없는 어색함이 겉돌았다. 엄마가 미운 게 아닌데. 엄마가 싫은 게 아닌데. 그냥 그렇게. 그런 사이로 굳어졌다.
*
집 안에는 엄마 혼자 뿐이었다. 엄마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나를 반기며, 새 아빠는 회사에서 급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라고 했다. 처음으로 자신들의 집에 온 나를 맞이하기 위해서. 의미없는 실소가 터져나왔다. 대체 내가 해준 게 뭐가 있다고, 나를 반기는걸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집 안은 엄마의 성격답게 깔끔했다. 엄마는 손님을 대하는 건지, 내게 음료를 꺼내주고는 한참동안 내 얼굴만 바라봤다. 엄마의 시선을 받아내기가 버거웠다. 애써 눈 앞의 주스잔만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엄마는 그런 나를 바라보며, 소매 끝으로 자꾸만 눈가를 훔쳐냈다. ...울어?
"울어?"
"...주책 맞게 진짜. 왜 이러지?"
"...왜."
"..."
"왜 울어."
"아들이 먼저 와줘서... 좋아서 그래..."
엄마가 말을 이어갈 수록, 숨이 턱턱 - 막혀왔다. 내가 생각보다 더 별로인 아들이었구나 싶어서. 나는 이미 비어버린 잔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말을 이었다. 오늘 이 곳에 온 이유를 말해야 했다. 새 아빠가 오기 전에, 엄마에게 먼저 이야기 하고 싶었다.
"나 결혼하고 싶어."
엄마는 어느새 붉어진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한 번도 누군가를 소개시켜 준 적도 없는 아들이, 느닷없이 찾아와 결혼이라니. 복잡하고 가늠 되지 않을 엄마의 심장이 어렴풋이 이해가 됐다. 게다가 나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반기는 편도 아니였으니.
어릴 적 나는 아빠의 죽음이 정말로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를 버리고 떠났으니까. 그렇게 죽을 거였으면, 내가 당신에게 조금 더 잘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 싶어, 그게 그렇게 억울하고 원망스러웠다. 그런 내게 엄마의 재혼은 '결혼'의 의미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끌고 가기에 충분했다. 명확한 이유를 말 하기는 어려웠지만, 아마 나는 엄마가 재혼 한 그 날을 기점으로 '결혼하지 말아야지.'라는 다짐을 암묵적으로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녀를 만나면서도 미래에 대한, 결혼에 관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 자신이 없어서.
그녀는 제게 단 한 번도 미래에 관한 약속을 하지 않는 나에게 한 번도 '왜'냐고 물은 적이 없었다. 그냥, 나와 함께 있는 모든 지금. 그 순간을 힘껏 사랑하고, 행복해했다. 그런 그녀와의 모든 순간은 말도 안 되게 눈부셨다.
닿을 수 없는 행복에 나를 데려가 준 그녀였다. 자신은 환한 날개까지 가져서, 금방이라도 그 곳에 도착할 수 있었으면서도. 아직 제대로 걸음마도 떼지 못한 나를 기다려주고, 함께 넘어져주며. 자신에 비해 한없이 미숙하고 서툰 나와 함께 '행복'으로.
제 날개까지 꺾어가며, 가준 그녀였다.
그런 그녀와 함께라면, 그 '행복'이 원망이고 불안이고, 허상이고. 그런 것 쯤은 상관없을 것만 같았다. 함께이고 싶었다.
감히 영원을 약속하고 싶었다.
*
나는 차분히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나이, 직업, 교제기간 등. 엄마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한참을 울었다. 미안하고 고맙다며. 새 아빠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엄마의 어깨를 끌어안아 토닥였다. 나는 보이지도 않는지, 엄마의 떨리는 작은 어깨만 바라보며.
그 모습이 마치.
그녀를 달래는 나와 같아 보였다.
우리 엄마.
정말 많이 사랑 받으면서 살고 있구나.
아빠가, 엄마가 더 많이 사랑 받으라고. 그럴 자격 있다고.
보내준 사람이구나.
*
시간을 봐서 집에 그녀를 데리고 오겠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집을 벗어났다. 그녀와의 약속이 있었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이었지만 다른 의미로 또 무거워진 마음이었다.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보인 건, 한 곳을 바라보며 떠들어대는 사람들 무리였다.
'왜 싸우는 거래?'
'몰라. 저 여자가 입김 분다고 뭐라 했다는데?'
'무슨 말이야?'
'저기 저 키 큰 여자가 손 시렵다고 입김 부는데, 여자가 시끄럽다고 그랬대.'
'헐. 여자 진짜 예민하다. 뭐 그런거 가지고.'
'저 여자 근데 그... 작가 아니야?'
'무슨?'
'그 책 쓰는... 왜 있잖아. 그... 아! [LD] 쓴 사람!'
'아아. 누군지 알겠다.'
'대박이다. 찍을까?'
사람들의 입방아의 중심은 그녀였다. 작품을 준비하는 중에는 누구보다 예민한 그녀를 알기에, 여자들의 말이 쉽게 이해됐다. ...작품 마무리 단계가 많이 예민한가. 몇몇 사람들은 그녀를 알아본 건지, 눈치를 보며 핸드폰을 빼들었다. 나는 곧장 그녀에게 향했다. 일이 더 커져봤자 좋을 게 없었다. 누나의 반대편에 서 있는 여자의 옷은 음료로 젖은 상태였다. 분명 실수였을 것이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며, 말했다. 사과해.
생각보다 딱딱하게 나간 말이었다. 그녀는 물기를 잔뜩 머금은 눈으로 나를 올려봤다. 일단은 사건을 정리하는 게 먼저였기에, 그녀의 마음을 살피지 못했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강압적으로 나가는 말투였다. 누나는 잔뜩 떨리는 목소리로 여자에게 사과를 건네고는, 자리를 벗어났다. 그녀의 뒤를 따라나가려 했지만, 후에 말이 나오지 않게 조취하는 게 먼저였다. 나는 여자에게 세탁비를 드리겠다고 말한 뒤, 내 번호를 알려줬다. 사람들은 마무리 된 상황에 다시 각기 흩어졌다. 여자는 여전히 상황이 어이가 없는지, 저 혼자 중얼거렸다. '입김 좀 귀에 닿았다고, 참 나.' 나는 여자를 불러 세워, 물었다.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그러자 그녀는 '입김 좀 귀에 닿았다고 하지 말라는 거 있죠? 근데 그 여자분이랑은 어떤 사이세요?' 하고 대답한다. 스스로가 한심해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여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연락을 달라는 말을 끝으로, 카페를 벗어났다.
*
안녕하세요. 겨울 소녀입니다.
오늘은 저녁 늦게 약속이 있어서, 조금 일찍 올려요 :)
다들 행복한 금요일 저녁 되세요!
변합없이 고마워요.
암호닉 + 혹시라도 신청했는데 추가 안 되신 분들 꼭! 말씀 해주세요! ㅜㅅㅜ 꼼꼼히 본다구 보는데, 빼먹는 분들이 계서서...!
미미 / 미스터 / 윤기윤기 / 뉸뉴냔냐냔 / 낮누 / 인연 / 청보리청 / 꺙 / 지민이랑 / chouchou / 둘리여친 / 맙소사 / 비둘기 / 2330 / 됼됼 / 정꾸기냥 / 정연아 / 숙자 / 풀네임이즈정국오빠 / 연찌 / ㅇㅅㅇ / ㅏㅏㅏ우유 / 민트초코치약맛 / 민윤기다리털 / 윤치명 / 야꾸 / 가위바위보 / 보라괴물 / 딸기빙수 / 찐빵 / 1023 / 1234 / 뾰로롱 / 공주님93 / 미니 / 쿠키오 / 핑몬핑몬핑몬업 / 쿠야 / 솔트말고슈가 / 라슈라네 / 소다 / 세젤귀모니 / 감정의 꽃 / 굥디굥디 / 아루 / 이상해씨 / 고딩정국 / 밍뿌 / 테형이 / 매직핸드 / 92꾸이 / 눈꽃ss / 쿄이쿄이 / 지민이바보 / 정국이미탈 / 고백 /꾹블리 / 0907 / 꾸겻 / 까꽁 / 보석 / 지금당장콜라가먹고싶다 / 바우와우 / 호바리 / 퐁퐁 / 붸이붸 / 늘봄 / 강여우 / 피카피카 / 민윤기 / 민군주 / 김치우동 / 뀨뀨 /새벽 / 상큼쓰 / 뷔티뷔티 / Kuky / 정꾸야 / 진수야축구하자 / 삐삐걸즈 / 침침럽 / 골드빈 / 요랑이 / 가자미진 / 뿌꾸 / 잉챠 / 지니 / 벚꽃이진 / 세일러뭉 / 국산비누 / 수박마루 / 델리만쥬 / 비바 / 달꾸 / 파송송 / 더럽꾹럽 / 0894 / 뚜르르 / 다름 / 메멘토 / 주나 / 꽃단 / #참쁘# / 말랑 / 꾸루꾸루 / 세이쓰 / 누나는딸기우유 / 깻잎사랑 /민군주 / 아이콘사랑둥이 / 가자미진 / 해리포터 / 꽃소녀 / 빵빵맨 / 배운꾸꾸 / 컨태 / 설레임 / DY / 꾸야아 / 치쥬 / 독탄또 / 쿠마모토 쿠마몬 / 봉숭아 / 쮸뀨 / 슙기력 / 라일락 / 소중한꾹 / 불타는고구마 / 토끼정 / 쓰파씨바 / 융기태태쀼 / 꾸기얀 / 골드빈 / 알 / 슈가야 가야돼 / 뚜루루 / 꾸꾸까까 / 진진 / 감자감자펀치 / 낄끼빠빠 / 오십꾹 / 슬 / 봄꽃 / 파송송 / 태누나 / 하양무지티 / 꾸쮸뿌쮸 / 전정국오빠 / 라일락 / 유레카 / 추억 / 귤 / 옮 / 웅떡웅떡 / 앤쑤아즘 / 설렘사 / 체리마루 / 자몽자몽 / 망개떠억 / 연서 / 소진 / 꾹피치 / 랄라 / 윈트 / 슙슙이 / 03901 / 상처 / 작가님너무설레서죽기일보직전 / 지팔 / 하나꾸꾸 / 0831 / 꾸기밥 / 쟈몽 / 쀼뀨기 / 토끼 / 수수 / 꾸꾸야 / 951330 / 리자몽 / 모찌섹시 / 꽃오징어 / 포포 / 아바사자 / 유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