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달이여
02
땡땡이를 더 치고 가겠다는 태형을 뒤로 하고 탄소는 다시 수업을 들으러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태형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니 기분이 한결 더 좋아진 탄소는 조금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실을 들어갔다. 역시나 아이들은 탄소가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웅성거리며 탄소를 힐끔힐끔 쳐다보기 시작했다. 탄소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가방을 뒤적거리며 다음 수업을 준비했다. 아이들의 웅성거림 속에는 여전히 좋은 말보다는 경계어린 말들이 오고 갔다. 이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과연 친해질 날이 오긴 할까. 탄소는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비어있는 옆자리 때문인지 괜시리 더욱 쓸쓸해지는 기분을 느끼는 탄소였다. 그때 멀리서 탄소를 힐끔힐끔 쳐다보던 여자 무리들이 탄소의 자리로 우루루 몰려왔다. 여자애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탄소를 바라봤다. 탄소가 머쓱하게 인사를 건네려는 순간 화려환 머리색의 숏컷 여자애가 입을 열었다.
「 어디 갔다 왔어? 타이요우랑 같이 있던 거야? 」
「 응? 」
「 아 나는 유이라고 해. 」
「 아... 안녕 유이. 방금 타이요우랑 옥상에 갔다 왔어. 」
「 타이요우랑 옥상에 갔다 왔다고? 타이요우 옥상에 누가 오는 거 싫어하는데... 」
「 아... 」
「 타이요우랑 어떻게 친해진 거야? 하루토랑도 친해졌어? 」
「 저기... 유이? 」
「 한국인이라 불쌍해서 그랬나? 」
「 ...뭐? 」
「 잘난 체 하지말라고. 재수 없으니깐. 토종 한국인 주제에. 」
유이는 여자 무리들을 데리고 유유히 탄소의 자리를 벗어났다. 탄소는 기가 찬 듯 얼이 빠진 표정을 지었다. 한국인이라 불쌍하다고? 도대체 한국인이 왜 불쌍한 건데? 탄소는 유이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탄소는 그렇게 모든 수업을 마칠 때까지 찝찝한 기분을 떨쳐내지 못했다. 수업을 모두 마치는 종소리가 들리고 앞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남준이 교실로 들어왔다. 아침과 달리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준의 모습은 영락없는 체육교사였다. 남준은 아침에 없던 긴 회초리를 들고 교탁의 옆구리를 두어번 탁탁 쳤다. 둔탁한 소리가 교실에 울려퍼지자 아이들은 모두 허리를 꼿꼿이 세워 바른 자세로 남준을 바라보았다. 탄소는 처음으로 느껴지는 남준의 카리스마에 약간은 낯선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남준은 환한 미소는 딱딱한 분위기를 따뜻하게 바꿔주었다.
「 오늘 하루 잘 보냈지? 수업은 열심히 잘 들었을 거라 믿는다. 」
「 전학생이랑도 얼른 친해지고. 그리고 미즈키에게 농구부 매니저를 맡기기로 했다. 」
「 네? 저희 학교 농구부요? 농구부에 여자는 절대 안 받는다고 했잖아요! 」
「 내가 요즘 할 일이 많아져서 이제 예전처럼 농구부를 못 챙길 것 같아서 그렇게 됐다. 」
「 미즈키는 오늘 전학와서 아무 것도 모를 텐데요! 」
「 미즈키는 한국에서 계속 유명한 농구부 팀의 매니저를 맡아왔고 경험을 토대로 애들을 잘 관리해 줄 수 있으리라 판단해서 매니저를 맡기기로 했다. 뭐, 불만 있어? 」
「 ....아뇨. 」
「 정작 농구부 두 놈은 어디로 사라진 건지. 반장! 인사하고 마치자. 」
「 차렸! 경례- 감사합니다! 」
탄소는 자신을 보며 웅성거리는 아이들을 가로질러 남준이 있는 교무실로 향했다. 저 멀리 복도에 보이는 남준의 뒷통수에 탄소는 반가운 마음을 숨기고 남준의 뒤를 슬금슬금 따라갔다. 순간 밝은 머리의 숏컷 여자애가 남준의 앞에 나타나 탄소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옆으로 숨겼다. 아마도 남준의 앞에 있는 여자애는 유이인 듯 했다. 자신도 모르게 몸을 숨겨버린 탄소는 이대로 나갈 수도 없었기에 그냥 조용히 그들의 대화에 귀를 귀울였다. 유이의 앙칼진 목소리가 탄소의 귀를 자극했다. 뭔가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를 내는 유이의 대화 내용은 탄소를 그대로 굳게 만들었다. 남준의 아무런 대답도 없는 것을 보니 남준은 그저 조용히 유이의 말을 경청하는 듯 했다.
「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제가 저번에 농구부 매니저 하고 싶다고 했을 땐 매니저 필요없다고 여자는 안 받는다고 하셨잖아요! 」
「 그 때는 내가 바빠지기 전이었지. 나 혼자서도 충분히 그 애들을 감당할 수 있어서 굳이 매니저가 필요 없다고 했던 거야. 오해는 안 했으면 한다. 」
「 그러면 적어도 저한테 맡기셨어야죠! 제가 먼저 부탁했잖아요! 한국인이라고 편드시는 거 아니에요? 」
「 유이, 먼저 말하지 못한 건 내 불찰이야. 미안해. 하지만 방금 네 발언 굉장히 무례하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미즈키를 매니저로 세운 건 아까 교실에서 말했던 것처럼 경험이 풍부해서야. 나는 경험이 풍부한 미즈키가 아이들을 잘 관리해줄 거라고 판단해서 매니저에 적합하다고 생각한 것 뿐이야. 한국인, 일본인을 떠나서. 」
「 ....그래도 너무해요. 」
「 물론 유이도 착하고 똑똑하니깐 충분히 매니저를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매니저는 네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야. 그 아이들을 관리하고 일일히 챙겨주기 위해서는 풍부한 경험이 필요해. 네가 못나서가 아니야. 서투른 것 보다는 능숙한 게 아이들에게도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고. 이해해줄 수 있지 유이? 」
「 .... 」
「 그리고 미즈키 좀 잘 챙겨줘. 지금 많이 외롭고 힘들 거야. 부탁할게. 」
남준은 조용히 유이의 어깨를 두드렸다. 유이는 아직도 불만이 풀리지 않은 듯 구겨진 표정으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탄소는 무거운 분위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쭈구려 앉아 숨어있을 뿐이었다. 탄소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유이가 매니저를 하고싶었구나. 내가 선수치기를 했다고 생각하겠지. 괜히 농구부 매니저를 맡겠다고 했나? 아냐아냐. 오빠가 농구부를 지키고 싶다고 했으니깐 내가 대신 지켜줘야 해. 신경 끄자. 탄소가 자리에 일어나려고 했을 때 탄소의 머리 위로 큰 손 하나가 올라왔다.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니 남준이 보조개 파인 미소를 지으며 탄소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괜히 민망해진 탄소는 헛기침을 하며 일어났다. ㅇ,여기 뭐가 떨어져서. 뒤늦게 변명을 해보지만 이미 남준은 애초에 탄소가 졸졸 따라다녔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남준은 탄소를 데리고 학교 뒷뜰에 있는 벤치로 갔다. 벤치에 나란히 앉은 탄소와 남준은 조용히 살랑이는 바람을 만끽했다.
"다 들었지?"
"응... 아니, 네."
"둘이 있을 땐 그냥 말 편하게 해"
"응 오빠."
"오해할까봐 하는 말인데. 너랑 친해서 절대 너한테 매니저 시킨 거 아니야. 맡길 만 해서 맡긴 거지. 서툴렀으면 맡기지도 않았어."
"알아. 오빠가 그럴 사람 아니란 거. 공과 사 구분은 확실하잖아."
"잘해봐. 잘 하리라 믿어. 나는 네 오빠처럼 마냥 착한 사람은 아니라 네 오빠만큼은 못하겠더라."
"....잘해야지. 오빠가 지켜보고 있으니깐"
"힘들지. 특히 혼혈도 아니라서 더 힘들 거야"
"...우리 오빠가 겪었던 거에 비하면 힘든 것도 아니지. 이제 시작인 걸."
"애들이 처음에는 한국인이라고 하면 경계부터 해. 그걸 좋지 않은 행동으로 나타내는 거고."
"...."
"근데 말이야. 나중에 경계가 풀리면 네가 생각했던 것만큼 나쁜 애들은 아니야."
"그럴까..."
"그럼. 이러니깐 호석이 생각난다. 여기서 자주 이야기했었는데. 네 눈 보니깐 더 생각나."
남준은 석양이 붉게 물든 하늘을 올려다 봤다. 탄소도 남준을 따라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았다. 그들을 부드럽게 감싸는 바람은 마치 호석이 그들에게 괜찮다며 토닥이는 것 같았다. 어렸을 때부터 호석과 탄소는 어른들에게 눈이 맑고 예쁘나는 칭찬을 자주 받았다. 언뜻 보기엔 서로 닮진 않았지만 유난히 탄소의 눈은 제 오빠인 호석을 빼다 박았다. 그래서인지 남준이 탄소를 찾으러 한국에 왔을 때도 탄소의 눈을 보고 호석이 떠올라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었다. 긴 침묵이 계속 되고, 그 침묵을 깬 건 남준이었다. 농구부 애들한테 인사는 해야지? 거의 매일매일 연습해서 오늘도 농구장에서 연습 중일 거야. 탄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성격이 많이 까칠할 거야. 나도 처음에 마음 열기 진짜 힘들었어. 남준은 탄소를 향해 말했다. 탄소는 각오하고 있다며 남준의 말을 맞받아쳤다. 남준을 따라 들어간 체육관은 신발과 바닥의 마찰음과 통통 공을 튀기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남준은 제 목에 걸려있는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세차게 불었다.
「 자자, 주목!! 」
「 어? 준센세 왜이렇게 늦었어요. 」
「 너희에게 소개해줄 사람이 있어서. 이쪽은 마사이 미즈키. 이제부터 너희 매니저야. 한국에서 왔으니깐 잘해주고. 」
「 안녕하세요. 마사이 미즈키라고 합니다. 편하게 미즈키라고 불러주세요. 」
탄소가 인사를 마치고 고개를 들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는 지민과 세차게 손을 흔들며 웃고 있는 태형이 역시나 상반되는 태도로 탄소를 맞이하고 있었다. 아, 저 둘이 농구부였나보다. 탄소는 태형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 매트에서 낮잠을 자다가 일어난 석진은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는 표정으로 매트에 걸터 앉아 탄소를 쳐다보았다. 남준이 아이들에게 서로 인사를 하라고 하자 뒤에 있던 태형이 도도도 탄소의 앞으로 달려와 해맑게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 나는 타이요우! 또 보네! 잘부탁해. 탄소는 불쑥 자신의 손을 내미는 태형덕분에 얼떨결에 태형과 악수를 하게 되었다. 다른 애들도 인사해야지? 남준이 다른 애들을 향해 말하자 매트에 앉아있던 석진이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탄소에게 다가왔다. 한국인? 석진의 물음에 탄소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진, 한국 이름은 김석진이야. 19살이고."
"아 저는 18살, 한국 이름은 김탄소에요. 잘부탁드립니다."
"뭐, 나도 잘부탁해. 네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석진은 가볍게 악수를 한 뒤 다시 매트로 가서 철푸덕 쓰러지듯 누워 잠을 청했다. 잠이 많은 사람인가. 탄소는 바로 잠에든 석진을 보며 생각했다. 지민은 이 상황이 마음에 안드는 듯 자리를 박차고 체육관을 나갔다. 남준과 태형이 지민을 애타게 부르며 뒤따라 나갔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이제 탄소의 앞에는 농구공을 든 채 여전히 자신을 째려보고 있는 윤기와 무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정국만이 남아있었다. 숨막히는 정적에 탄소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신발의 앞코로 바닥을 톡톡 쳐댔다. 그 순간 농구공 하나가 탄소의 어깨를 강하게 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탄소가 밀려오는 고통에 어깨를 부여잡자 그런 탄소를 보며 윤기가 코웃음을 쳤다. 뒤에 있던 정국은 여전히 그런 탄소를 아무런 표정도 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 비리비리해선 일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런지. 」
「 네가 무슨 생각으로 매니저를 하겠다고 나대는 건지 모르겠지만 너 같은 매니저 필요없어. 」
"거슬리게 하지 말고 꺼져."
윤기는 탄소의 어깨를 세게 치고 체육관을 나갔다. 와, 오랜만에 한국어로 욕 들으니깐 기분이 이상하네. 민망해진 탄소는 머리를 긁적이며 윤기가 나간 문을 쳐다보았다. 다시 고개를 돌리자 여전히 무표정으로 탄소를 바라보고 있는 정국이 보였다. 탄소가 입을 열어 정국에게 뭔가 말을 걸려고 하자 정국은 그런 탄소를 지나쳐 묵묵히 농구공을 튕기며 연습에 몰두했다. 예상은 했지만 더 힘들겠네. 탄소는 작게 한숨을 쉬고 체육관을 나갔다. 공을 열심히 튀기던 정국은 탄소가 나가자 가만히 서서 그 자리를 묵묵히 바라봤다. 밖으로 나간 탄소는 조금 어둑어둑해진 하늘을 올려다봤다. 남준오빠는 언제 오지. 탄소는 교문 앞에 쭈구리고 앉아 하염없이 남준을 기다렸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탄소의 어깨 위로 가디건 하나가 올라왔다. 탄소가 고개를 들자 자전거를 탄 채 무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정국이 보였다. 어깨에 걸쳐진 가디건에서 달달한 과일향이 났다.
"아직 밤에는 쌀쌀해서 여름감기 걸려요."
"어? 한국어 할 줄 알아요?"
정국은 말 없이 자전거의 페달을 밟았다. 눈깜짝 할 새에 정국은 탄소의 시야에서 벗어나 사라졌다. 이름이라도 알려주지. 탄소는 과일향이 나는 기디건을 더 세게 여몄다. 그래도 나쁜 애는 아니었구나. 탄소의 입가에 옅게 미소가 번졌다. 윤기나 지민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는 탄소였지만 그다지 그들이 밉지만은 않았다. 그 순간 헉헉거리는 소리와 함께 저 멀리서 남준이 달려왔다. 탄소야! 큰 손을 휘적이며 자신에게 달려오는 남준을 발견한 탄소는 남준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늦어서 미안해. 많이 기다렸지? 하루토녀석 좀 달래느라. 남준은 미안한 표정으로 탄소를 바라보며 말했다. 탄소는 괜찮다는 듯이 남준을 향해 웃어보였다. 남준의 차를 타고 집에 가는 동안 탄소의 머리는 앞으로 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열어야 할 지 복잡해졌다. 집에 도착한 탄소는 옷을 갈아입기도 전에 앞치마를 두르고 냉장고를 뒤적이며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통통통- 채소를 써는 맑은 소리가 들렸다. 내가 해도 되는데. 옷을 다 갈아입은 남준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느새 탄소의 손을 거친 재료들은 보글보글 끓으며 구수한 냄새를 풍겼다. 탄소는 완성된 두부전골을 식탁에 올려놓고 밥 두 공기를 퍼서 하나는 남준의 앞에, 하나는 자신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와, 진짜 맛있겠다. 잘먹을게 탄소야. 왠지 아침에 해준 요리가 생각나서 미안해지네."
"아니야. 진짜 맛있었어. 도시락도 맛있게 먹었구. 앞으로 요리는 내가 할게. 오빠 도시락도 내가 싸주고."
"우리 탄소 이제 시집가도 되겠네."
"당연하지. 누구 동생인데"
"나한테 시집 올 마음은 없는 거야? 오빤 이런 음식 솜씨면 대환영인데."
"한 번 생각은 해볼게."
"그 전에 호석이가 나 잡아가는 거 아니야?"
"그럴 수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모두 마친 탄소는 설거지는 자기가 하겠다는 남준을 극구 말리고 설거지를 하고 나서야 제 방에 들어갔다. 탄소는 샤워를 마치고 축축한 머리에 수건을 두른 뒤 의자에 앉아 볼에 로션을 문질렀다. 똑똑- 노크소리에 탄소는 급하게 로션을 마저 바른 뒤 들어오라는 말을 했다. 잠깐 앉아서 얘기 좀 해도 될까? 남준은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며 말했다. 당연하지. 여기 앉아. 탄소는 침대에 걸터앉아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팡팡 쳤다. 남준은 손에 들고 있던 두 개의 아이스크림 중 하나를 탄소에게 건넸다. 고마워. 남준은 탄소에게 웃음으로 답했다. 창문에는 새까만 밤하늘에 떠있는 둥근 달이 영롱한 빛을 내고 있었다.
"탄소야."
"응."
"농구부 매니저 할 수 있겠어? 너가 힘들까봐 난 좀 그렇다."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 건데 뭘."
"그래도 애들 정보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알려주려고 왔어."
"아, 고마워. 안그래도 이름이랑 나이를 몰라서 어떻게 알아야 하나 싶었는데."
"얘가 농구부 주장이야. 이름은 슌이고 19살. 한국 이름은 민윤기……."
남준은 핸드폰에 있는 농구부 단체사진을 보며 한 명씩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탄소가 새로 안 사실은 농구부는 모두 한일 혼혈이거나 한국인이라는 점이다. 원래 학교에서 알아주는 말썽쟁이들이었는데 호석이 이들을 데리고 농구부를 만들었다는 것도. 이들이 호석을 통해 많이 변화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정국은 이번에 처음 들어오게 되었지만 떠오르는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남준은 이 말을 하며 정국을 데려오기 힘들었다고 탄소에게 찡찡거렸다. 탄소는 정국의 사진을 유심히 쳐다봤다. 웃으면 예쁠 텐데. 정국은 웃지도 심지어 표정을 찌푸리지도 않았다. 말 그대로 無표정이었다. 설명을 마친 남준은 탄소에게 얼른 자라며 방을 나갔다. 탄소는 남준의 발소리가 없어질 때까지 옷걸이에 걸려있는 정국의 가디건을 바라보았다. 꼭 정국을 웃게 해야지. 탄소는 소리없는 다짐을 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은은하게 비치는 달빛이 탄소를 포근하게 감싸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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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츠키입니다~
벌써 2화네요~
폭풍연재 기대해주세요!
농구부소년단 생각만 해도 설레네요 ㅠㅠ
우리 달들 오늘 하루는 어땠어요?
저는 왠지 비가와서 조금 울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우리 달들은 걱정근심 없었으면 좋겠어요~
나의 아름다운 달들 ♥
호비, 개나리, 반달, 하얀설탕, 공배기, 문어댄스, 또비또비, 늘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