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보고서'
제 1장. 내겐 꿈 같은 하루 D
CITIZENS! -True Romance
"늙긴 무슨, 근데 어디 아픈 건 아니지?"
"ㄷ,당연하지! ㄴ, 나 건강해!"
"그럼 다행이고, 아프다고 참지 말고. 자기! 얼른 순심이 산책시키고 오자!"
"응, 근데 순심이 산책하기 귀찮아 하는 거 같은데..."
"에이, 무슨 소리야 이렇게 좋아하는데? 순심아 엄마 아빠랑 산책해서 기분 조아쪙?"
"어째, 자기가 더 산책하고 싶어하는 거 같다? 해 지기 전에 얼른 가자."
그 땐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 말로 인해 내게 벌어질 엄청난 일들을. 태형이는 그저 나와 오랜만에 산책하는 게 좋은 건지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솔직하게 말해서 진짜 사랑스러웠다. 남편이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있는가. 내 모든 사랑을 다 태형이에게 넘겨주고 싶었다. 태형아 거부하지 말고 다 가져. 어차피 다 네 거야. 태형이는 그런 내 속마음도 모르고 순심이랑 뛰어야 겠다며 목줄을 붙잡고 저 멀리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자기, 조심해! 그러다 넘어져서 다치면 어쩌려고!"
"자기야. 오빠는 슈퍼맨이야, 그럴 일 없어. 걱정 붙들어 매!"
"슈퍼맨이든 배트맨이든, 자기는 김태형이잖아... 응? 조심해 알았지 자기."
"어허, 알았다니까! 한 바퀴만 뛰고 올게. 자기는 천천히 와 무리하지 말고!"
"알았어, 앞에 잘 보고!"
그렇게 태형이는 순심이를 데리고 멀리 뛰어나갔다. 그 땐 참 평화로웠다. 이것이 아마 폭풍전야인 듯 했다. 나는 앞에서 열심히 순심이와 달리고 있는 태형이를 뒤로하고 혼자 공원을 걸으며 생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행복한 삶이 과연 내 미래가 맞긴 한 걸까, 뭐 이런 생각 말이다. 앞선 미래를 하나하나 생각하던 와중 태형이의 미래를 선택하게 된다면 뭔가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 인생을 살면서 나는 귀여운 남편을 키운다는 느낌을 제대로 느낄 거 같았다. 미래에도 태형이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멋있었다. 왜 갑자기 센치해졌지, 아무튼 다 좋다는 말이다. 누가 내 남편이 되든 나는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이라는 것은 변함없었다. 한참 생각에 빠져있을 때쯤 태형이는 어느새 나한테 다시 달려오고 있었다. 저 멀리서 자기라고 부르는데 그 모습 마저 사랑스러웠다.
"자기, 혼자 무슨 생각하고 있었어?"
"무슨 생각하긴, 자기랑 순심이 생각했지."
"흐흐흫흐흫, 그랬어?"
"어이구, 기분이 좋으신가 봐요?"
"당연하지, 자기가 내 생각했다고 했잖아."
"맨날 하는 건데 뭐, 이거 마셔."
나는 태형이가 평소 좋아하는 콜라를 전해 주고는, 나올 때 준비해왔던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 태형이는 그새 목이 말랐는지 콜라를 원샷 때리고는 내 옆에 그대로 누워 자신의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며 신세한탄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와 태형이는 하염없이 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랬다. 그것이 우리에게 앞으로 닥칠 역경의 씨앗이었다. 순간적으로 느낌이 싸해졌다. 뭔가 중요한 걸 놓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응? 왜?"
"근데 순심이는?"
"어? 분명 여기다 묶ㅇ..."
그렇다. 순심이가 사라졌다.
어찌 이번에는 좋게 흘러간다 싶더니만...
"어떡해! 자기 순심이 제대로 안 묶은 거 아니었어?"
"ㅂ,분명 제대로 묶었는데! 내가 일단 찾아보고 올게. 여기 있어."
"어디있는 줄 알고, 나도 같이 가! 아무리 순심이가 대형견이라고 해도 혼자서는 찾기 힘들어 자기."
"그럼 내가 이쪽 먼저 가서 한 번 찾아볼게. 자기는 저쪽 찾아 봐!"
"응!"
나는 급히 짐을 싸던 중 순간적으로 요정님이 떠올랐다.
그래 요정님을 부를까, 요정님이라면 순심이를 금방 찾아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그대로 휴대전화를 꺼내 요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이에요? 벌써 마치려고요? 아 마칠 시간이 됐긴 했네.'
그게 아니라, 그 순심이가 사라졌어요.
'예? 아까 그 개?'
네, 그래서 말인데 요정님이 찾아주시면 안 될까요? 솔직히 저나 태형이가 어떻게 이제와서 순심이를 찾겠어요.
'흐음, 저는 이런 쪽에 능력이 없는 걸요?'
제발요, 그래도 요정이시잖아요. 태형이가 아끼는 아이예요. 네? 제발 순심이 좀 찾아주세요.
'...알았어요, 그 대신 조건이 있어요.'
무슨 조건이요? 막 장기 팔고 그런 건 아니죠? 저 지방간 있는 거 같은데...
'저 그런 요정 아니거든요? 거참! 조건은 찾아드리는 대신 지금 바로 다른 미래로 가야한다는 거예요.'
아.
'별로세요?'
아뇨, 요정님 말대로 그럴게요. 대신 순심이 얼른 찾아주세요. 태형이 맘 상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좋아요. 탄소 씨가 다른 미래로 가는 동안 저는 순심이를 원위치에 데려다 놓을게요.'
감사해요 요정님.
'아쉽지 않아요?'
조금 아쉽긴 한데, 이게 올바른 선택인 거 같아요. 그리고 진짜 죄송해요.
'별말씀을요, 저는 오히려 탄소 씨가 기특한 걸요.'
네?
'아니에요, 그럼 다른 미래를 가 볼까요?'
***
마트네요?
'그러네요, 이번 남편 분과 장보는 중이셨나 봐요.'
누구지?
'나머지 세 분 중 한 분 이시겠죠?'
이번에도, 전화드리면 되는 거죠?
'어, 이제 완전히 파악하고 계시네요?'
적응력하나는 세계 최고거든요.
'그거 참 좋은 능력이네요, 저기 남편 분이 오시는 거 같은데 이번에도 잘 적응해 보세요!'
알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또 사고치지 마시고요. 알았죠!'
저 사고뭉치 아니거든요!
'에이, 지금 사고만 치고 있는데...'
요정님!
'그럼 전 이만! 이따 봐요!'
"탄소야, 계란 사려고?"
나는 내 이름이 불린 그 순간 뒤를 돌아보았고
나를 향해 다가오는 건 다름 아닌
"오늘 계란찜 해 주게?"
바로 박지민이었다.
***
1장의 D파트가 끝났습니다!
오늘은 많이 짧았죠?
죄송해요... 저를 그냥 때리세요.
게다가 노잼이고 역시 오글아들죠?
총체적 난국이네요, 포인트 회수해 가세요...
저는 필력고자인 죄인입니다!
석고대죄 할게요... 멍석을 가져다 주세요 8ㅅ8
태형이 에피소드는 독자님들 생각과 달리 별로이셨을 수도 있어요8ㅅ8
그게 다 제 탓입니다! 저를 탓하세요!
뭔가 귀여운 남편일 거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리 해 봤는데 어째 망삘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금이라도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는데...8ㅅ8
이번에 등장한 남편후보는 지민이었습니다!
부인과 함께 장보는 우리 망개!
기대되시죠?
기대하지 마세요...
저 똥손이잖아요...
이제 두 명 남았죠?
그리고 바로 투표네요!
저도 매우 기대됩니다.
과연 독자님들이 원하는 남편은 누굴까요?
진짜 독자님들 제가 많이 많이 사랑해요8ㅅ8
아이 러브 유 소 마치입니다 진짜루8ㅅ8
댓글 많이 많이 달아주세요. 리뷰를 듣고 싶어요 (애걸복걸)
암호닉 신청은 암호닉 방에다 남겨주세요!
(암호닉 확인은 매회 업로드된 후 암호닉 방 신알신을 울려드릴게요!)
(즉, 한 회마다 신알신은 두 번 있을 예정입니다! 시간차는 크지만요!)
마지막으로
독자님들!
제 사랑 다 받아가세요 뿅뿅뿅
♥♥♥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남주는 모든 미래를 체험한 후 독자 분들의 투표로 결정됩니다)
글잡 비중이 없는 멤버가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