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뷔] Blood Rain
* 약간의 잔인할 수 있는 사진이 있습니다 미리 주의 바랍니다.
총구가 여자의 머리를 향해 올라갔고 남자가 방아쇠를 당기자 '탕' 하는 소음과 함께 총알이 여자의 머리를 관통하였다.
남자는 차갑게 식어가는 여자의 시체만을 방안에 남겨두고는 그 방을 빠져나왔다.
밖으로 나와 추적추적하게 비가 내리오는 하늘을 바라보던 남자는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자신의 얼굴에 묻어있는 여자의 혈흔을 빗물에 씻어보냈다.
남자가 서있던 자리에는 붉은 기가 돌고 있는 물웅덩이만이 남자가 그 자리에 서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6월22일
치명적이며 잔인하고 퇴폐적인 살인들이 시작될 것이라는 남자의 예고가 담긴 살인이 일어난 날이었다.
남자가 테이블 위에 있는 탄피를 총에 한 알 한 알씩 끼워 넣었다.
탄피가 한 알 한 알씩 채워져 나갈 때마다 '달칵 달칵' 하는듯한 기계적이고 정확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남자가 마지막 탄피를 총에 넣음과 동시에 그의 핸드폰에 알람이 떴다.
[오후 11시 호우 예정]
남자는 자신의 핸드폰을 들어 핸드폰 액정 위에 떠있는 알람을 확인하고는 핸드폰을 자신의 뒷주머니에 넣고는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총을 들었다.
총을 들고 서 있는 남성의 앞에 총을 들고 서있는 남성보다 조금 큰 체구의 남자가 그의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워 넣고 깊게 들어마쉰후 하얀 연기를 내 뿜었다.
"형 이번에는 좀 쉬시죠?"
"장난해? 이번에는 내 차례야 이번 거는 넘볼 생각하지 마"
하얀 연기를 내뿜고 있던 남자는 총기의 끝자락을 매만지고 있는 남자의 말이 끝나자 낮게 미소 지어 보였다.
"알았어요 알았어 그 대신 나도 따라갈게요"
"방해만 안 할 거면 알아서 해"
그때에서야 만족한 것인지 아직 불씨가 붙어있어 붉게 타올라 검은 재가되어 떨어지고 있는 담배를 바닥에 던진 남자는 테이블 앞에 서있던 남자의 뒤로 가서는 그 남자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남자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ㅇ..이러지마 전정국 나 총 들고 있다고 이 새끼야!!"
"그럼 이거 좀 내려놓고 어차피 11시까지 시간 많이 남았구먼 천천히 해요 천천히"
"야!! 야!!! 전정국 야!!! 그게 문제가 아니라 흐읍"
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국이라는 남자에게 가로막혀버린 입술 때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는 두 손으로 정국의 어깨를 팡팡 치며 거부를 하다가는 손에 힘이풀리고 정국이 리드하는 데로 몸을 움직였다.
"아쉽지만 지금은 여기까지! 태형이형 나머지는 다녀와서 합시다"
해실해실 웃으며 태형이란 남자에게 말하는 정국의 표정은 매우 달콤해 보였다.
"야... 그러니까 나중에 하자 했는데... 맨날 중간에 끊고"
"왜요? 더 하고 싶어요? 그냥 오늘 일은 접고 나랑 섹스하고 싶어요?"
"아니 야 내가 언제 그렇다고 했냐 그.. 그냥 그렇다는 거지"
우물쭈물하고 있는 태형의 모습에 정국은 낮개 미소 지은 후 자신의 뒷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총을 꺼내들고는 장전해서 벽면을 향해 발사시켰다.
자체적으로 소리가 작게나게 개조된 총이라 그런지 약간의 소음만이 총이 발사되었다는 것을 알려준 직후 '팍'하는 소리와 함께 총알은 벽면에 박혀서는 그에 대한 파편만이 바닥으로 우수수하고 떨어져 내렸다.
"뭐 하냐?"
태형이 정국을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자 정국은 웃으며 태형에게 말했다.
"오늘 총 쏴볼 일도 없는데 여기서라도 한방 쏴봐야지 직성이 풀릴 거 같아서"
"뭐???"
태형이 어이없다는 듯이 정국을 바라보고는 뒷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핸드폰의 홀드 버튼을 눌러 시간을 확인했다.
[ 오후 10시 59분 ]
태형이 고개을 들어 창밖을 바라보자 한두 방울씩 빗방울이 땅을 향해 달려왔다.
처음에는 한두 방울씩 경쾌하게 울려오던 빗방울들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 구멍이라도 난 듯이 비가 내려왔다.
"가야지?"
태형의 물음에 정국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