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호석 X 고등학생 너탄
01
" 어? 경찰아저씨 오늘도 우리 동네 순찰 돌아요? "
" … (끄덕끄덕) "
" 치, 목소리 한번 듣기 엄청 힘드네! "
학교 야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늘도 어김없이 햄스터 닮은 경찰 아저씨가 순찰을 돌고 계셨다. 매일 밤마다 번번히 마주치길래 아는 척을 해봐도 돌아오는 말 한마디 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뭐 … 나처럼 선량한 학생이랑 말을 한다고 철컹철컹! 잡혀가는 것도 아니고! 그놈의 인사 한마디 받아보려고 내가 세달동안 아는 척을 하는데! 매번 고개만 끄덕이고 말이야!
탄탄해보이는 가슴팍에 붙여진 반질거리는 이름표에 적혀있는 세글자 '정 호 석 '. 우리 무뚝뚝한 경찰 아저씨 이름이다. 세 달 전에 우리 동네 경찰서로 발령 받았다고 하는데 … 젊은 나이에 벌써 순찰 팀장이라고 했던가? 물론 탄탄한 경찰 제복뒤에 숨겨진 저 잘생긴 외모 덕분에 온 동네 여자들 마음에 불을 지피신 당사자이시기도 하다. 우리 담임샘 노처녀 히스테리도 물리친거면 말 다했지 뭐. 근데 잘생기면 뭐하나 … 무뚝뚝한데.
오늘도 인사를 씹힌 난 경찰 아저씨를 한번 째려본 후 궁시렁거리면서 우리 집으로 터덜 터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금세 내 뒤에서 묵직한 남자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내 뒷태가 예뻐도 그렇지 어떤 불한당이 경찰도 무시하고 내 뒤를 밟고 있는건가 싶어 뒤를 돌아보니 … 어라, 방금 본 경찰 아저씨네?
" 엥…? 아저씨 원래 저쪽 길로 가지 않아요? "
" … (끄덕끄덕) "
또, 또 내 질문에 고개만 끄덕이는 아저씨를 향해 두 주먹을 올려 부들부들거리는 시늉을 해 보이자 아저씨가 갑자기 피식- 하고 갑자기 웃는다. … 웃어? 내가 우스워…?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고는 다시 무뚝뚝한 제 얼굴로 다시 돌아온 아저씨 앞에 가까이 다가가 무서운 얼굴로 아저씨를 바라보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 아저씨 왜 웃어요! 맨날 내 말에 대답은 안하고! 설마… 나 지금 어리다고 무시하는거에요 ? "
" … 그런건 아니고, "
" 그런게 아니긴 뭐가 아니에ㅇ … "
" 헐 … 아저씨 방금 내 말에 대답해 준 거에요? "
" …. "
" 대박 … "
세 달동안 밤이면 밤마다 피나는 노력을 해가며 세계 최강 무뚝뚝이 정호석 경위님의 인사한번 들어보려 안간힘을 썼는데,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그 엄청난 바램이 이루어지는 감격적인 순간이였다. 난 그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아저씨 앞에서 주먹을 허공 위로 휘둘러 보이며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고, 아저씨는 그런 나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입꼬리 한쪽을 들어올려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내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였다.
" 귀여워. "
" 예 … ? "
" … 가자 꼬맹아. 집까지 데려다 줄게. "
" 경찰오빠 믿지? "
02
경찰 아저씨와 처음으로 대화를 나눈 밤 이후에도 아저씨는 매일 밤마다 우리 동네 순찰을 서 계셨다. 물론, 나는 아저씨 앞을 지나갈때마다 전보다도 더한 깜찍함과 귀여움…! 을 만땅 충전해서 " 아저씨! 또 만나네요~ ? " 하며 아는 척을 했지만! 역시나 아저씨는 세계 최강 무뚝뚝이였다고 한다. 아는 척을 바란 나였지만 아저씨는 전보다도 더 무뚝뚝하게 눈길 한번 주고는 바로 고개를 돌려버렸고 그런 아저씨를 난 항상 원망하는 눈초리로 쳐다보면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물론!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면 아저씨가 따라오고 있었지만. 집에 데려다 줄거면서 … 튕기기는 !
나는 내 뒤에 따라오는 경찰 아저씨에게 쪼르르 하고 걸어가 아저씨와 발걸음을 맞춰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나는 보지도 않고 앞만 묵묵히 바라보며 걷는 아저씨의 얼굴 감상 겸, 멋있는 제복 감상 겸? 무엇보다 아저씨의 허리춤에 달려있는 무전기에서 나오는 다른 경찰 아저씨들의 꿀성대를 듣는 재미도 있고…. 그렇게 집을 향해 아저씨와 함께 걸어가고 있는데 조용하고 한적한 골목길에 괜히 심심해져 아저씨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 본격 사심채우기 질문 타임이랄까… )
" 근데 아저씨도 경찰이니까 막… 도둑도 잡고 그래요? "
" 응. "
" 우와 … 그럼 막 총도 쏘고 그래요? "
" 아니. "
" 음, 그러면 지금처럼 나 같은 학생들 집에 데려다 주기도 하고 그래요? "
" 아니. "
" 엥 …? 근데 나는 왜 데려다 줘요? "
" 더 바쁜 일 하셔야죠! "
" 글쎄 … 너라서? "
" 예쁜 나한테 반해서? "
" …. "
" 쳇, 농담도 안 받아줘 … 재미 없는 사람. "
" 아 근데 왜 데려다 주는데요~ 궁금하잖아요! "
" 명색이 경찰인데 누가 밤길에 우리 꼬맹이 데려가려고 하면 총 쏴버려야지. "
" 총 안 쏜다면서 … 함부로 쏘면 혼나는거 아니에요? "
" 사유서 내면 돼. "
" 사유가 뭔데요? "
" 꼬맹이 구출 작전? "
" 에라이 거 참! 꼬맹이, 꼬맹이! "
" 경찰 아저씨말 안들으면 … 나중에 잡혀간다? "
" 헤에, 이젠 공권남용까지?
" 원한다면 지금 잡아갈 수도 있는데. "
" 우리집으로. "
03
시험이 끝나고, 주말을 맞아 오랜만에 시내 구경에 나왔다. 시내 구경의 숨겨진 재미를 느끼려면 역시 친구와 함께가 아닌 혼자 … 는 개뿔. 아 맞다! 난 친구가 없지!는 않지만 모두 바쁘다고 해서 강제로 혼자 시내구경을 나왔다. 오늘 구경을 나온 이유는 … 역시나 시험을 끝냈다는 해방감과 며칠 전에 만나 들었던 경찰 아저씨의 폭탄발언 때문에 미치게 바운스를 뛰던 내 심장을 조금이나마 가라앉히기 위해. 그런데 , 내 눈 앞에 아까부터 자꾸만 아른거리는 저 익숙한 뒤통수는 … 누군가 싶어 가뜩이나 작은 눈을 더 작게 뜨고 온 신경을 세워서 스토커 마냥 그쪽을 유심히 바라보니….
" 경찰 아저씨? "
" … 꼬맹이? "
" 뭐야, 왜 나왔어. 학교는 어쩌고? "
" 오늘 토요일인데 당연히 안 갔죠! "
안그래도 한적하던 참에 익숙한 뒤통수를 향해 빠르게 걸어가 옷깃을 잡고 긴장한 눈으로 ' 경찰 아저씨 '를 불러보니 내 예상대로 아저씨가 맞았고, 아저씨는 내 얼굴을 보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학교는 어쩌고 나왔나며 걱정…? 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아저씨에게 토요일인데 학교를 왜 가냐며 웃으며 어깨를 살짝 치니까 아저씨는 갑자기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날 불쌍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나니? 왜 그런 눈으로 날 바라보는 거죠? 지금 난 매우 아저씨 얼굴을 보기가 조금 어색한걸요 …!
" 혹시 꼬맹이 너 학교에서 … 왕따야? "
" 에? 왜요? "
" 역시 … . 여기, 전화번호 저장해 "
불쌍한 눈으로 한참동안 날 바라보던 아저씨는 이윽고 자기 휴대폰을 내 얼굴 앞에 들이밀며 전화번호를 저장하라고 했고, 화면을 바라보니 왠 전화번호가 찍혀있었다. 난 아저씨를 보며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잇몸을 만개하며 웃어보였고, 아저씨는 그런 날 더 이상하게 바라봤다.
" 설마 … 아저씨 내 번호 따가려구우 지금 작업 거는거 …? 이거 철컹철컹인데에~? "
" ? "
" 학교 폭력 신고 번혼데…? "
" 예 …? "
.
.
.
괜히 혼자 또 쌩쇼를 해 버렸다는 부끄러운 마음에 괜히 아저씨에게 " 저리가요! " 라고 소리를 지르자 아저씨는 날 보며 당황해했다. 아저씨는 눈알을 도르르 굴리며 지금 상황을 판단하는 듯 해 보였고, 난 아저씨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밉다고 징징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징징거림 + 자초지종을 아저씨에게 설명하니 그제서야 아저씨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했고, 아저씨는 나에게 음료수를 사준다며 손목을 잡고 날 요즘 유행하는…! 주스 전문점에 데리고 왔다. 흥분해서 빨간 얼굴로 딸기 바나나를 쪽쪽거리며 먹는 내 모습을 보던 아저씨는 또 혼자 웃음을 터트리곤 말을 하기 시작했다.
" 매일 혼자 집에 가고 , 주말인데 혼자 시내 돌아다니고 있어서 오해했어. 미안해 이름아. "
" 아니, 괜찮아여 … "
" 근데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요? "
" 음 … 명찰? "
" 아아- 근데 아저씨 왜 사복 입고 있어요? "
" 너무 멋있어? "
" 에 …. 알고보면 자뻑이 조금 심하신거 알아요? "
흘깃거리며 장난+질타가 섞인 눈빛으로 아저씨를 바라보자 아저씨는 또 내 앞머리를 자기 손으로 마구 헝클여 버렸다. 아, 오늘 고데기 공들여서 한건데 …!
" 근데 그럼 아저씨 맨날 나만 관찰하고 그런거에요? 나 밤늦게 오는건 또 어떻게 알았데? "
" 알고보면 여기도 나 따라온거 아니에요? 막 … 경찰들은 CCTV로 다 보던데 !! "
" 음 … 경찰은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닌데? "
" 그럼 왜 자꾸 만나지? "
" 너랑 만나고 싶어서 계속 기다린 걸 수도 있고 … "
" 컥…! "
" ㄱ,경찰이 학생을 상대로 공갈이나 치고 … ! "
자꾸만 짖궂은 장난을 걸어오는 아저씨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말을 막 더듬으며 소리를 질러보이자 아저씨는 책상에 턱을 탁- 하니 괴고는 뚫어져라 날 쳐다보기 시작했다.
" 학생. 졸업 언제 해? "
" … 몇달 안 남았는데 그건 갑자기 왜요? "
" 또 막 장난치려고 그러는거죠! "
" 지금은 너말대로 철컹철컹이니까 … "
" 졸업하면 아저씨랑 사귈래? "
" … 예? "
" 사랑스러워서 참을수가 있어야지. "
경찰의 사담 |
오예…! 글잡으로 와 버렸네요. 네, 그래요. 글잡… (동공팝핀) 필력에 필자도 없는 제가 글잡에 왔습니다, 여러분 ! 일단 경찰 호석이와 여러분의 러브 스토리 1편을 업로드 해 놓겠습니다. 2편은 적어놓은 상태지만 … 여러분들의 반응을 보고 올리는 걸로. 제 유ㄹi심ㅈ6에 스크래치 날 수도 있으니까요 … .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 댓글 달고 포인트 다시 받아가세요! 그럼 … 경찰은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ノ◕ヮ◕)ノ*:・゚✧ - 경찰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