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오늘은 일요일. 지금 나는 무척이나 바쁘다. 새벽부터 일어나 여러가지 음식 재료를 준비하고 밥을 짓고, 참기를을 솔솔 발라 김밥을 싸는 중이다. 비록 내 19년 인생동안 밥을 해 먹어 본 적은 있어도 김밥을 싸는 것은 처음이라… 김밥을 싸는 족족 옆구리가 터지는 처참한 체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여러번의 힘겨운 김밥 봉합 수술 끝에 도시락에 가지런히 담긴 김밥을 보니 눈물이 저절로 나온다. 김밥 봉합 수술에 재능이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내 장래희망 넘버원은 의사인걸로. (웃음)
근데 아침부터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냐고? 그야… 우리 경찰 아저씨 밥 한번 지어 드려야죠.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는데… 아침마다 밤마다 기다리느라 고생도 하시고, 사건사고가 많은 대한민국을 보살펴주시고, 물론 술 마시느라 고생한 것도 포함. 그래서 그냥 수능 준비 때려치고 새벽부터 음식 준비하고 있다. 누가보면 여자친구라도 되는 줄 아는데, 나는 그냥 선량한 학생 시민으로써! 감사의 보답을 하는거지! 암, 그렇고 말고!
' ♪ ♬ ♩ ♬ ♪ '
경찰 아저씨만 챙길 수도 없고, 옆에 계신 우리 잘생긴 순경님들의 김밥과 과일을 담은 도시락 통 6개를 다 싸고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을까,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손을 뻗어 발신자 정보를 확인해보니… 우리 경위님이네, 역시 타이밍 죽여요.
" 여보세요? "
" 여보 아닙니다. "
" 아… 잘못 거신 것 같습니다. "
"…."
" 헤에…농담이에요! 아저씨 점심시간에 어디가요? "
" 점심 때? 왜? "
" 아니, 어디가지 말고 경찰서에 꼭 있으라구… "
" 내가 선물 들고 갈거니까! "
" 선물? 무슨 선물? "
" 음… 그건 비밀이에요! 근데, 아저씨는 왜 전화했어요? "
" … 나도 비밀. 기다릴게. 빨리와. "
" 아 유치해… 끊어요! "
아저씨와 전화를 끊고 시계를 바라보니 어느덧 10시 50분. 경찰서까지 10분만에 걸어간다고 치면 11시에 도착하니까 지금 출발하면 점심시간에 도착하겠다! 나는 소파에서 일어나 식탁에 있는 6개의 도시락들을 챙기고는 신발을 대충 구겨신고 집 밖을 나왔다. 골목길을 따라 경찰서로 향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익숙한 사람이 걸어오는게 보였다.
" 정국아! "
" … 이름선배? "
" 에에…? 누나라고 불러도 되냐고 물어보더니… 선배? "
" 누나… 으힝힛 "
" 헤헤… 정국이 너도 여기 근처 사는구나? "
" 네! 누나도 여기 어디 사시나 봐요… 자주 보면 좋겠다! "
" 근데 어디가요? 도시락도 들고… 들어드릴게요! "
" 어… 안그래도 되는데! 고마워! "
" 지금 경찰서 가는 중이야, 도시락 갖다 드리려고! "
" 경찰서요? 그… 전에 본 경찰 아저씨 주려고? "
" 응! "
" 그럼 나도 같이 가요. "
" 에? 너는 왜 가? "
" 그냥요, 같이 가요. 혼자 보내기는 좀 그래요. "
" 음… 그래 그럼! "
길에서 마주친 정국이는 내 손에 들린 도시락 6개를 다 가져가더니 지금은 경찰서로 함께 가는 중. 경찰서에 간다는게 어감이 조금 그렇지만, 지금은 착한 일을 하러 가는 중이니까…! 그렇게 정국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금세 경찰서 앞에 도착했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내 눈앞에는 우리 아저씨를 비롯한 다른 경찰 분들이 휴식을 취하고 계셨다.
02
" 아저씨! "
" 왔어? 더웠지… 얼른 앉아! "
" 넵! 제가… "
" 안녀어어어어어엉!!!!!!! "
" 안녕? 난 김순경이라고 해, 예쁜이 이름은 뭐야? "
" 어, 안녕하세요… "
" 경찰서에는 왜 왔어? 설마… 나 주려고 도시락 싸온거야? "
" 어… 경위님 드리려고! "
" 아… 진짜? 경위님 드리려고…? " (시무룩)
" 아저씨꺼도 있긴 해요! "
" 사랑한다 "
" 앞으로 오빠라고 불러주길 바래. "
" … ? "
우리 아저씨는 매우 조용한 편에 속하는 거였다. 내가 들어오자마자 저 구석에 있는 의자에 누워 계시던 순경님 두분이 미친듯이 내게로 달려오더니… 완전 내 정신을 쏙 하고 빼놓으시는데! 잘생겼네요. 매우. 오빠라는 소리는 안 나올 것 같은데… 나오겠죠. 나는 내 옆에서 멀뚱멀뚱 서있는 정국이를 데리고 아저씨 옆으로 갔다. 아저씨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 아침부터 준비한거야? " 라며 칭찬을 했다. 옆에 정국이도 있는데… 왜 나한테 이러죠 아저씨. 심장마비로 돌아갈것 같아요.
" ㅇ,아저씨! 내 옆에는 정국이! 전에 한번 봤죠? "
" 요 앞에서 오다가 만나서 같이 왔어요. "
" 전정국입니다. "
" 아, 응. "
나를 사이에 두고 인사를 나누는 두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냉기류가 흐르기 시작했고, 나는 그 둘의 눈치를 보다가 내가 만든 도시락 뚜껑을 열며 괜히 큰소리를 치며 둘의 시선을 도시락에 집중시켰다. 도시락의 뚜껑을 열어보이자 김순경님과 민순경님도 우리가 앉아 있는 곳으로 달려와 의자를 당겨 앉으셨고, 모두가 "우와"라며 감탄사를 연발하기 시작했다.
" 짠! 김밥 처음 싸는거라 맛은 보장 못하지만! 맛있게 먹어주세요! "
" 잘 먹을게, 이름아. "
" 맛있게 먹겠습니다 누나! "
" 잘 먹을게요 예쁜아! 오빠가 다 먹어 치워줄게~! "
아저씨, 정국이, 그리고 두분의 순경님들은 젓가락으로 김밥을 집어 입안에 한입에 넣으셨다. 음~ 이런게 바로 엄마의 마음인걸까…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느낌이야! 나는 초롱초롱한 눈을 뜨고는 넷의 먹는 모습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 …어때요? 맛있어요? "
" … 어우, 씨… "
" 음~ 맛있어.
" 맛있어요? "
" 응, 음식 잘하네 이름이? "
" 다행이다… 김순경님이랑 정국이도 맛있어요? "
" 으… 흠, 응. 맛있다, 정.말. "
" 맛…있어요!!!! "
모두들 내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근데 민순경님 표정이 약간 좋지 않아보이는데 … 속이 안좋으신가? 아저씨와 정국이는 두 말 할 것없이 엄청 맛있게 먹고 계셨다. 만든 사람의 기분을 더욱 좋아지게 만드는 사람들이랄까? (호감도+100) 내가 김밥을 만들었어도 아직 먹어보지는 못했는데… 네명의 남자들이 먹는 모습을 귀엽게 쳐다보다가 나도 김밥 하나를 먹으려고 손을 뻗는 순간 민순경님이 자리에서 벌떡하고 일어나셨다.
" ㅈ,저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
" ㄱ, 같이 갑시다, 민순경님! "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려는 민순경님을 뒤따라 김순경님도 화장실로 달려가셨다. 어… 김밥에 뭐가 문제가 있는 것인가 하고 아저씨를 쳐다보니 아저씨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맛있게 김밥을 먹고 있었고, 옆에 있는 정국이도 우걱우걱 맛있게 먹고 있었다. 나는 다시 손을 뻗어 김밥 하나를 집어 입안에 넣었고, 맛을 음미하는데… 이런 개떡같은 김밥을 계속 먹고 있었던 거였어요?
" 아저씨, 먹지마요. "
" 왜, 맛있는데. 내가 다 먹을게. "
" 아저씨… 맛 개떡같은거 다 알아요. 먹지마요! 탈 날수도 있어! "
" 너가 만든건데 다 먹어줘야지. "
" 아저씨… "
" 근데… "
" 근데? "
" 다음에는 외식하자. "
" 에라잇… "
아저씨의 말을 끝으로 나는 빨게진 얼굴로 울상을 지으며 경찰서 밖을 뛰쳐나갔다. 맛이 없으면 미리 말해주지 그랬어요… 부끄러워 죽겠네!
03
이름이가 떠나고 난 후 경찰서 안에는 호석과 정국 둘만이 덩그러니 책상에 앉아 남은 김밥을 먹고 있었다. 이름이가 사라졌으니 더 이상 김밥을 그만 먹어도 될 법도 한데 마치 이름이의 김밥 누가 많이 먹나 대결을 펼치는 것 같이 그 누구도 말을 먼저 꺼내지 않고 묵묵히 김밥만을 먹고 있었다.
" … "
" … "
" 언제까지 드실겁니까? "
" 다 먹을건데. 너는 언제까지 먹을생각이야? "
" 저도 다 먹을겁니다. "
" … 이름이는 연상 좋아하는거 알지? "
" 그쪽하고 이름누나는 나이차이가 좀 많이 나는 건 아시죠? "
" 이름이가 제복 입은 남자를 좋아하는 건 알고? "
" 조금만 기다리시죠? 경찰 시험 딱! 합격 해가지고 제복 입을거니까. "
" 내가 이름이랑 결혼하는게 빠르겠네. "
" 결혼이라뇨! 이름이 누나는 저랑 결혼합니다! "
" 그쪽은 그냥… 경찰하시죠? "
" 너는 그냥 학생하지? 학생이 무슨 연애야… "
" 우씨, 비슷한 또래끼리 연애하겠다는데, 연장자는 좀 빠져주시죠? "
둘의 사이에는 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기 시작했고, 서로가 서로의 말을 받아칠때마다 두 남자의 짙은 눈썹은 계속 움찔거렸다. 그렇게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은 유치한 신경전에 호석이 지친다는 듯이 앞머리를 한번 쓱- 하고 넘기더니 정국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 좋다. "
" 그럼 우리 약속 하나 하자. "
" 남자 대 남자로? "
" 그래, 남자 대 남자로. "
" 앞으로 우리는 각자 알아서 이름이에게 다가가. "
" 다가가고… ? "
" 마지막 선택은 이름이에게 맡기고… 지면 깨끗하게 포기하는 거, 어때. "
" 좋습니다. "
" 기간은 졸업식 날까지. "
" 졸업식? 왜요? "
" 그야… "
" 내가 그날 고백할거니까. "
경찰의 사담 |
헤헤… 다음편부터는 호석이와 정국이의 적극적인 구애를 보실수 있을겝니다. (껄껄) 하지만 남주는 … 경찰이죠. 오늘은 움짤이 좀 많네요.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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