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오늘은…월요일. 또 다시 학교에 왔고, 교실 문을 열었고, 내 자리에 앉았다. 어김없이 종은 쳤고! 담임선생님은 들어오셨고! 수업을 시작하려…고 하지 않고 담임선생님 뒤로 누가 들어오네요? 누군지 다들 짐작했어요? 귀염둥이 김순경님과 조오금 도키도키한 정 경위님이 들어오시네요. 반가워요!는 아니고 미안해요… 내가 맛없는 김밥 먹인 뒤로 연락한번 하지 않았어요. 예, 제가 대역 죄인입니다.
" 자 -. 조용! 오늘은 아미 경찰서에서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을 나오셨다. "
" 한시간동안 말씀 잘 듣도록 해. "
담임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마자 아저씨와 김순경님은 제 옷 매무새를 한번씩 정리하더니 고개를 들어 자신들의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한마디 한마디 할때마다 고삼 여자애들의 마음에 불 지피는건 애교고, 저들의 자기소개가 끝나자 우린 모두 감탄+탄식이 섞인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물론 나는 빼고.
" 경위 정호석입니다. "
" 순경 김태형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여러분! "
" 헐… 경찰서에 저렇게 잘생긴 분들이 계셨어…? "
" 올… (넋나감) "
" 잘생겼어요!! "
애들의 환호성에 김순경님은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얼굴에 함박 웃음을 지으며 온갖 잘생긴 척은 다 하기 시작했고, 그럴 때마다 여자애들은 비명을 꺅꺅하며 질러대는데- 귀청 떨어지는 줄 알았다. 물론 김순경님이 잘생긴 귀염둥이라면 우리 정 경위님은 잘생긴… 무뚝뚝이랄까? 하지만 그런 무뚝뚝함이 더욱 매력넘치는 법이기에, 애들은 무표정에 잼 바르듯 발리겠다며 아우성댔다. 얘들아… 내 눈을 바라봐. (질투)
아저씨는 학교 다닐때 여자애들 꽤나 울릴 것 같은 외모를 소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애들의 열렬한 환호에 귓볼이 발그스레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뭐야, 부끄럼타는거야 뭐야. 나한테는 술주정 부리더니 지금 부끄럼타는거야? 쳇- 더러워서 원. 나는 눈을 세모낳게 뜨고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는 아저씨를 죽어라 노려보았고, 아저씨는 내 시선을 느끼기라도 한 것인지 교실을 한바퀴 빙- 하고 둘러보더니 이내 나와 눈이 마주쳤다.
' 안 녕 '
아저씨는 나와 눈이 마주친 후 함박 웃음을 지어보이더니 재빠르게 손을 올렸다 내리고는 내게 안녕이라 속삭였다. 안녕은 무슨… 안녕이죠! 아저씨는 내게 한참동안이나 시선을 고정시켰고 인상을 쓰면서 '고개 좀 돌려요!'라고 입모양으로 말했다. 그제서야 아저씨는 내게 머무르던 시선을 거두고는 아주 중요한! 베리 임폴턴트!한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이름하야 ' 학교 폭력 예방 교육'.
" 자, 여러분. 학교 폭력이 무엇인지 다들 알고 있나요? "
" 네!! "
" 저 알아요!!"
" 대답할 수 있어요! 저요!! "
" … 학교 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력, 감금, 협박, 약취, 모욕, 공갈, 강요… "
"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주는 행동 모두를 학교 폭력이라고 정의합니다. "
" 오오… 경위님 그거 설마 외우고 다니시는거에요? "
" 대-박. 그거 어떻게 외우지? 나는 안 외워지던데? "
" …그럼 여기서 질문. "
" 학교 폭력 신고 전화는? "
" 저요!! "
" 네, 학생. "
" 119!!! "
너무나도 당연하게 119를 외치는 한 아이를 보며 우리 아저씨의 얼굴은 잠깐 멍- 해졌다. 아저씨는 손으로 X 자를 그리며 틀렸다고 답해주었고 애들은 그럼 답이 뭐냐며 수군수군거리기 시작했다. "112요!" "간첩신고는~113!" 이라며 후에도 엄청난 오답이 나왔고, 아저씨는 이마를 잠시 짚더니 고개를 들어 나에게 손가락을 겨누었다.
" 학생이 답해볼래요? "
" 예에…? "
" 알텐데? "
아저씨는 내게 손가락을 겨누며 알텐데? 라고 자신만만하게 질문을 던졌고, 순간 내 머릿 속 사이로 하나의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매우 빠르게. 부끄러울 틈도 없이.
.
.
" 혹시 꼬맹이 너 학교에서 … 왕따야? "
" 에? 왜요? "
" 역시 … . 여기, 전화번호 저장해 "
" 설마 … 아저씨 내 번호 따가려구우 지금 작업 거는거 …? 이거 철컹철컹인데에~? "
" ? "
" 학교 폭력 신고 번혼데…? "
" 예 …? "
.
.
" 정답 모르겠어? "
" 1… 117이요!! "
" 정답. 학교 폭력 신고 번호는 국번없이 117입니다. "
" 학생 맞췄으니까 앞으로 나와서 사탕 받아가요. "
내가 정답을 맞추자 반 아이들은 모두 나에게 "오오- 성이름~" 하며 존경의 눈빛을 발사했고, 나는 괜시리 뻘쭘해져서 교탁 앞에 서 있는 아저씨를 향해 후다닥하고 뛰어나갔다. 교탁 앞에 서니 아저씨는 바로 내 눈앞에 있었고, 옆에는 김순경님이 내게 장난스런 눈빛을 보내며 손을 흔들어보였다. 아저씨는 애들이 보이지 않게 살짝 윙크를 해보이더니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 잘했어, 꼬맹이. "
" 예에… 난 왜 시켜요! "
" 음, 김밥 맛있었어. "
" 왜 딴소리에요! "
" 사탕 무슨 맛 먹을래. "
" 딸기맛? "
" 레몬? "
" 에에… 그거 밖에 없어요? "
" 물론… "
" 내 사랑 맛도 있고? "
아저씨는 아무렇지 않게 내 눈을 맞춰오면서 능글거림을 한 껏 발사했고, 나는 화들짝 놀라며 아저씨에게 눈빛으로 욕을 했다. 아주, 찰진 욕을. 아저씨는 그런 내 눈빛을 보더니 피식- 하고 웃으며 레몬맛 사탕의 껍질을 까더니 사탕으로 내 입술을 톡 하고 건드렸다.
" 아- 해. "
" 으, 내가 먹을게요! "
" 보는 눈이 얼만데! "
" 쓰읍… 아 해. "
" 경찰이 학생을 사랑으로 보살핀다는데… "
" 문제될 건 없잖아? "
02
한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교육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쳐오자 호석과 태형은 교실문 밖을 나섰다. 물론…이름이에게 가벼운 눈맞춤을 하고 떠나는 걸 잊지않고. 교실 문을 열고 밖을 나서자 복도에는 3학년 남자반의 교육을 마친 윤기가 기다리고 있었고, 호석은 윤기의 어깨를 가볍게 쳐주며 " 수고했다. " 라고 말을 건넸다.
" 다음은 어디지? "
" 다음은 2학년 5반입니다. "
" 남자반이요. "
" 아오… 남자애들 막 냄새나는 거 아닙니까? "
" 나때는 진짜 냄새… 장난 아니었는데? "
" 그건 김순경이 더러운거고. "
" 아이, 민순경 왜 이러시나? "
" 양말을 삼일에 한번씩 빠는 사람이 말이야? "
" 하하… 김순경. 해보자는 건가? "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서 윤기와 태형은 누가 더 더러운가 토론 배틀을 벌이기 시작했고, 그들의 앞을 걸어가고 있는 호석은 못 말린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하고 흔들었다. 조금 걷자 '2-5' 라는 팻말이 보이기 시작했고, 선생님이 아무도 있지 않은 것인지 교실 안은 매우 소란스러웠다. 물론, 세명의 경찰이 문을 열고 들어서니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지만.
호석과 두 순경은 교실에 들어선 후 이름이의 반과 동일하게 자기들의 소개를 간단히 한 후 학교 폭력에 대한 교육을 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혈기가 왕성한 남자애들이라 별 흥미를 가지지 않아보여 교육을 일찍 마치고 지금은 질문 타임을 가지고 있지만. 호석의 "궁금한 게 있으면 지금 질문해도 좋다." 라는 말이 끝나자 마자 수 많은 남자애들 중에서 하나의 손이 턱-하고 올라갔는데… 그 손의 주인공은 정국이었다.
" 첫사랑 이야기 해주세요. "
정국은 호석을 향해 눈썹을 한번 능글맞게 꿈틀대며 승자의 표정을 지어보였다. 내 첫사랑은 이름인데 나이 많은 너의 첫사랑도 이름일리는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정국을 보며 호석은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당당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 첫사랑은 지금 진행중. "
" 에이, 거짓말. 그 나이 되도록 첫사랑이 이제 생긴게 말이 되요? "
" 나이? "
호석의 첫사랑이 진행형이라는 대답에 정국은 기분이 나쁘다는 듯 눈썹을 한번 꿈틀거리더니 호석의 나이를 디스하였다. 물론 반 아이들은 정국과 호석을 번갈아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호석은 정국을 한대 치고 싶다는 충동이 들긴 했지만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나이?"라고 되물었다.
호석의 눈빛이 약간 사나워진 것을 느낀 태형과 윤기는 너나 할것 없이 모두 정국을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승진은 타이밍!
" 팍씨, 우리 경위님 젊거든? "
" 경위님한테 사과해라. "
" 내가 말하고 있는데 왜 끼어드십니까? "
" … 승진은 타이밍이죠. "
정국은 저를 몰아세우더니 갑자기 지들끼리 싸우고 있는 태형과 윤기를 보며 혀를 쯧쯧찼다. 저런 부하들을 두고 있는 사람이 이름누나를 가져갈리가 없다고 확신한 정국은 호석을 향해 툭- 하고 사과를 했다. 물론 호석은 그 사과를 받아주었지만, 아무래도 보는 눈이 많아서 인지. 아무렴 그래도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았지만.
" 자자… 내 첫사랑 이야기는 궁금하지 않니? "
" 궁금하지? "
" 안 궁금 합니다만? "
" … "
" 들려줄게~ "
.
.
태형의 애교와 함께 남자 아이들의 수없이 쏟아지는 질문을 다 대답해주고 나니 어느새 끝을 알리는 종이 쳐 왔고, 태형과 윤기는 드디어 끝났다며 한숨을 푸욱- 하고 내쉬었다. 마찬가지로 정국의 교실안의 있는 아이들에게도 가벼운 경례를 하고 교실 밖을 나왔고, 교실 밖을 나오자마자 호석은 눈을 조용히 감더니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 후… "
" 괜찮으십니까 경위님! 이제 점심시간이라던데! "
" 맛있는 거라도 먹죠! "
" … 지금 점심시간이야? "
" 그럼 애들 다 점심 먹으러 가겠네. "
" … 경위님~
" 이름이 데리고 올까요~? "
" … 무슨. "
" 밥 먹어야지. 고등학생인데, 내가 방해할 순 없어. "
" 우리도 밥이나 먹으러 가자. "
태형과 윤기는 괜스레 호석의 눈치를 보며 맛있는 거라도 먹으러 가자며 아양을 떨었고, 호석은 그런 태형을 보며 미소를 지어주고는 학교 계단을 내려가 교문 밖을 나섰다.
물론, 밥 먹으러 급식실에 내려간 이름이에게 문자 한통 보내는 것도 잊지 않고.
[ 점심 맛있게 먹고, 이따 밤에 보자. 기다리고 있을게. ] - 오후 12 : 03
03
밥 밥 밥♬ 드디어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고, 너나할것 없이 모두 급식실로 뛰어 내려갔다. 이 순간 만큼은 나도 우사인볼트, 너도 우사인 볼트에 빙의되는 순간. 급식실에 들어서 식판을 들고는 아주 기-일게 늘어서 있는 줄에 내 몸을 맡겼다. 줄과 나는 일심동체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아무 생각 없이 줄에 내 몸을 맡기자 줄은 금새 줄어들어 어느새 내 차례가 되었다. " 아줌마, 많이 주세요! (윙크) "
오늘은 내가 요리사! 맛있는 불고기가 나왔다. (츄릅) 불고기는 음식계의 혁명입니다. 불고기를 향해 초롱초롱한 눈빛을 발사하며 젓가락을 들어 한 점을 집으려는 그때…! 내 앞에 길고도 검은 그림자가 하나 드리워졌다. 고개를 들고 그림자의 주인을 바라보니 2학년 ' 박지민 '. 아, 어쩐지 오늘 운수가 좋더라니.
" 누나 안녕하세요. "
" 어… 어 그래. "
" 요즘 누나 못 봐서 속상했어요. "
" 내가 조금 아팠거든. "
" 아, 그렇구나… "
" 오늘 하루종일 기분 좋겠네요. "
" 좋아하는 불고기 나와서. "
박지민. 우리 학교 2학년이자 우리 학교 기피 대상 1호. 싸이코라는 소문도 있고, 스토커라는 소문도 있다. 아, 물론 후자는 내가 잘…안다. 내가 2학년이었고 내 앞에 앉아서 여유롭게 밥을 먹고 있는 이 아이가 1학년이었을때였다. 박지민은 내게 고백을 했고, 나는 그 고백을 받아주지 않았다. 마음에 안 들어서가 아닌, 그렇다고 소문이 이상해서가 아닌, 정말 누구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기에 거절한거였는데… 그 후로 지켜본다거나 문자를 보낸다거나 아니면 전화를 한다거나 끈질기게 연락을 했다. 물론 내 가족 관계며 내가 좋아하는것, 싫어하는 것까지 다 알고 있었고. 그래서 전교에 소문은 널리널리 퍼져있다. 성이름이한테 스토커놈이 하나 붙었다고.
" 나 안 보고 싶었어요? "
" … 음, 아마도? "
" 내가 요즘 연락을 안해서 우리 관계가 뜸해진 것 같네. "
" … 어, 그건 아닌 것 같… "
" 앞으로 연락 많이 할게. "
" 안 받으면 받을 때까지 하고. "
경찰의 사담 |
저를 매우 치세요. 5일동안이나 글을 못 쓴 이유는 … 예, 제가 바로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렸습니다. 보고싶었어요, 독자님들. 아, 지민이가 남사친으로 나올 것 같다는 궁예를 봤습니다. 남사친… 같은 스토커에요. 예, 스토커입니다. 독자님들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하는 스토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 독방에서 제 글을 추천해주시는 … 사랑스러운 독자님들을 보았읍니다… (오열) 제가 뭐라고 !! 제 글이 뭐라고 !! ( 내 뺨을 때린다. ) 이 무한한 영광을 경찰 호석이에게 돌립니다. 사랑해요. |
Ctrl + F 꾸기우기 /뀨기 /나진 /눈꽃ss /뉴밍뉴밍 /늘품 /내호석/됴♡ㅏ / 호시기호시기해 / 우리사이고멘나사이 홉이호비 / 몽마 / 연이 / 홉썸 / 풀네임이즈정국오빠 / 찌몬 / 망개지밍 / 노랑 / 자몽소다 / 홉 석 철컹철컹 / 슈팅가드 / 호시기빵 / 청보리청 / 뿌꾸 / 골뱅 / 호두마루 / ~계란말이~ / 백발백뷔 / 음오아예 무네큥 / 예화 / 슈러 / 호비 / 홉경위 / 하얀설탕 / 민쌤 / ●달걀말이● / 룰루랄라 / 온새미로 사랑현 / 모란 / 호비홉 / 모찌숭아 / 채움 / 미스터 / 붕붕카 / 유루 / 피치플레이버 / 현 핑크공주지니 / 동상 / 동동 / 참기름 / #침쁘# / 민가마니 / 꽃오징어 / 꾸메호석 / 꾸기와함께라면 / 망개 탄둥이 / 김석진사랑해요 / 달빵독쟈 / 꾸엥 / 정꾸야 / 오늘부터 저도 고3할래요 + 암호닉 신청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제일 최근글에 [암호닉]으로 신청해주세요.암호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