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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단편/조각 팬픽 만화 고르기
기타 방탄소년단 정해인 변우석 더보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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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몬스타엑스/유기현] 그대에게 물들다-여섯번째 | 인스티즈

"약속 하나는 잘 지키네요."

"........네?"

"다음에도 우리 둘만 있을 때 이렇게 예쁜 모습 보여주면.."

"........."

"그때는 뽀뽀로 안끝나요."









::그대에게 물들다::
여섯번째










기현이 전화를 끊어버리는 바람에 마지막 말을 듣지 못한 여주가 꺼진 핸드폰과 민혁을 번갈아 보더니 이내 불안한 눈빛으로 문을 응시한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되지. 민혁은 그녀가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몰랐기에 그저 잠자코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주저하던 그녀가 고개를 돌려 한껏 기대를 하고있는 민혁을 올려다보았다.

"어..제가...기현씨...여자친구는...."

"뭐야, 기현이 여자친구라고?"

망했다... 그저 자신은 여자친구가 아니라는 사이를 말하려던 참인데 바로 뒤의 의자에 앉아있던 누군가가 고개를 돌려 여주와 민혁을 번갈아 쳐다본다. 민혁은 눈썹을 약간 띄운 채, 그녀에게 "아, 저희들이 기현이 친구거든요!" 라며 톤을 높여 말한다.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아 여주가 아, 네.. 라며 대답을 하고는 "그럼 저는 이만.." 슬쩍 자리를 빠져나가려하나 용케 그녀의 손목을 덥썩 잡은 남자가 맨 끝 쪽을 가리키며 앉으라고 권한다. 빠르게 전개되는 상황에 당황한 여주가 손을 흔들며 거부를 했지만 남자가 강제로 앉히려고하자 민혁이 표정을 굳힌 채, 여주를 자신쪽으로 약간 끌어당긴다.

"야, 왜 굳이 앉힐려고그래."

"아니, 유기현 여자친구라며-"

"미안해요, 내가 괜히 오버해서 행동했나봐요. 진짜 미안해요."

그가 남자의 말을 끊고 이내 표정을 풀고는 방실방실 웃어보이며 사과를 하자 여주가 아니라며 괜찮다는 표시를 해보였다.

"혹시 나중에 기현이 만나면 우리 만났다는 얘기 하지말구,"

"........."

"나중에 유기현이랑 단둘이서 여기 가게오면 내가 엄청 잘해줄게요! 오늘 진짜 미안해요. 괜히 붙잡아서."

그녀와 기현의 관계가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듯, 민혁이 말을 전하고는 나가는 문을 가리켰다. 나가는 문은 저쪽이예요- 라며 민혁이 여주를 보내려던 찰나, 둘의 대화를 듣고있던 남자가 끈질기게 여주를 붙잡고 늘어진다. 내가 저번에 유기현 그 자식이 여자친구 생겼다고해서 얼마나 기대했는 줄 알아요? 빨리 앉아요- 라며 약간 취기가 오른 얼굴로 여주를 억지로 앉힌 후, 순식간에 빈 컵에 술을 쏟아붓고는 크게 소리친다. 야, 유기현 여자친구분께서 술 드신댄다! 그 우렁찬 소리에 왁자지껄 떠들던 무리의 시선이 그녀 쪽으로 향한다. 당황함에 얼굴이 가득 빨개진 채, 여주가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야, 너 유기현 성격 몰라서 그래?"

슬슬 민혁도 화가 나는 듯, 그의 어깨를 붙잡아 틀어앉히고는 또박또박한 어투로 말을 한다. 그만하자, 응? 이 여자분은 뭔 죄야. 민혁이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한숨을 쉬고는 여주와 눈을 맞춘다. 그러고는 한껏 미안함이 담긴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내가 밖까지 데려다줄테니깐 그냥 지금 빨리 가요." 여주를 일으켜세우고는 나가려 발을 내딛는다. 그러나 곧 익숙한 모습에 민혁이 속으로 욕을 내뱉고는 빠르게 말을 한다.

"저기, 나랑 처음보는 사이로 하죠."

"네?"

"그냥 무조건 나는 지금 처음 보는걸로? 응? 얘네들도. 알겠죠? 안그러면 나도 망하고 그쪽도 망해요."

민혁은 알 수 없는 말을 전하고는 급히 몸을 틀어 아무 일 없는 척 창문의 커텐으로 자신을 숨긴다. 그 엉뚱한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여주가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기현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돌린다. 기현이 표정을 찌푸린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왜 여기 서 있어요. 무리들의 환호성에도 무시하고 기현이 여주 쪽으로 다가가 묻는다. 그 물음에 민혁 쪽을 힐끔- 쳐다본 여주가 급히 말을 둘러대기 시작한다. 그러나 굳은 표정의 기현과 눈을 마주치기는 어려웠다.

"어, 그러니깐...내가 아까 말했던 것처럼...친구랑 만나기로 했는데...약속이 깨져서 기현씨랑 통화하고, 음, 지금 나갈려고.."

"유기현도 온 김에 아까 내가 따랐던 술 빨리 마셔요!"

참 눈치가 없었다. 이럴수록 민혁만 불안해져갔다. 남자가 따랐던 컵을 흔들어보이자 기현이 속 안에서 끓어오르는 화를 참으며 여주를 자신의 몸 뒤쪽으로 숨겼다.

"이민혁 나와."

기현은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 창문 쪽을 쳐다보며 일정한 톤을 유지한 채 말을 내뱉었다. 화난 어조에 민혁이 결국 풀이 잔뜩 죽은 채 슬그머니 나와 어색하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말투 또한 딱딱 끊어지는 것이 연기를 하는 티가 팍팍 났다.

"어, 안.녕.기.현.아? 참.오.랜.만.이.다."

"........."

"어, 여, 옆.은.누.구.실.까?"

기현의 아무 말도 하지않고 민혁을 째려보자 결국 연기도 포기한 민혁이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한숨을 쉬었다. 둘 사이에 흐르는 이상한 기류에 기현의 어깨로 얼굴을 빼꼼 내민 채 상황을 지켜보던 여주가 기현을 콕콕 건드렸다.

"저기 저 분은 잘못한 거 하나도 없는데..."

"........."

"어...사..사실 기현씨 친구라길래 내가 먼저 술 같이 마시...고 싶다고 했어요! 응..그랬어요."

여주 의 연기도 어색했지만 다소 민혁보다는 나았기에 화를 누그러뜨린 기현이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걸 알면서도 여주 의 한 쪽 볼을 가볍게 꼬집은 채 웃어보였다.

"모르는 남자들이랑 같이 술마시는거 아니예요."

"아니, 그래두...기현씨 친구들이잖아요.."

"그럼 쟤네들이랑 마시지 말고 나중에 나랑 단둘이서만 마셔요."

기현이 조곤조곤 말을 내뱉었다. 그러나 그런 둘을 가만히 지켜보고있을 친구들이 아니었다. 둘의 가까운 거리에 오- 하고 환호성을 지른 무리가 의자 두개를 가리키며 재촉을 해보였다. 그러던 말던 친구들의 말을 싹 다 무시한 채 기현이 여주 의 손목을 잡고 문 쪽으로 걸어나가려했다. 그러나 여주가 오히려 그 걸음을 막았다. 민혁의 난처한 표정때문이라고는 말을 하지 못했다. 우리 그러지말고 조금만 있다가요. 친구분들이 원하시는 것 같은데. 그녀의 계속되는 부탁에 기현이 민혁과 여주를 번갈아 쳐다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어쩔 수 없이 승낙을 하겠다는 제스처였다.

-

기현과 여주는 무리와 조금 떨어져앉아 둘만의 시간을 즐겼다. 어쩌다 만나게 됐어요? 라는 질문에 "너가 굳이 알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라며 대답을 하고 둘이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어요? 라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난 그런 질문 하는 사람이 제일 싫더라." 라며 쳐내는 기현 덕분에 저 싸가지- 라며 욕을 듣고 상황은 다른 커플에게로 넘어가는 듯 했다. 물론 기현의 과거 연애 이야기를 꺼내려는 상황에는 민혁이 "근데 내가 말이야-"라며 은근슬쩍 말을 가로챘기에 기현이 민혁을 보며 한 번 웃어보이고는 다시 그녀에게 집중했다. 

"저기...기현씨...."

"응, 왜요?"

"나....저거..먹고 싶은데..."

여주가 부끄러움을 가득 담은 표정으로 테이블의 한가운데에 있는 과일이 담겨있는 그릇을 가리켰다. 그 모습에 기현이 입가에 호선을 그리고는 어깨에 걸쳐져있던 팔을 그녀의 뒷머리를 한 손으로 쓰다듬으며 한 손으로는 그 그릇을 끌어당겼다. 그러고는 놓여있던 포크로 과일을 하나 집어 여주 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 오물오물거리며 맛있게 먹는 모습에 기현이 아무 말 없이 또 한 개를 입에 넣어주었다. 그녀는 또 아무 말 없이 받아먹고, 기현은 다시 과일을 집어 넣어주고, 그녀는 또 아직 다 삼키지도 않은 채 입에 넣고. 귀여움에 과일을 계속 집어주던 기현이 옆에서 금방이라도 볼이 터질 듯, 열심히 오물거리며 더이상 못먹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보이는 여주 의 모습에 어쩔 줄 몰라 쓰다듬는 것을 멈추지 않은 채 살짝 안았다.

"진짜 귀여워 죽겠다."

"그르지 마라여."

입 안에 가득찬 과일 덕분에 여주 의 발음이 한껏 뭉개졌다. 더욱 어린아이같은 모습에 기현이 애정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내가 과일 엄청 사줄테니깐,"

"........."

"우리 둘만 있을 때 이런 예쁜 모습 좀 보여줘봐요."

기현의 말에 그녀가 무어라 대답을 하려는데 갑자기 웅성거리는 소리에 기현과 여주가 동시에 고개를 돌린다. 빨갛게 물들인 머리와 건장한 체구의 남자와 한껏 빼입은 듯, 포스를 풍기는 여자가 걸어와 자연스럽게 기현과 그녀의 반대편에 앉는다. 익숙한 모습이다. 여주는 놀람에 점차 눈을 크게 떠 남자를 다시 한 번 바라본다. 역시 틀릴리가 없다. 그가 맞았다. 여주가 몸을 웅크려 기현의 품에 얼굴을 파묻는다. 안그래도 얼마 전 그 일로 탐탁치 않게 그를 바라보던 기현이 여주 의 행동에 고개를 돌려 왜그러냐며 물었지만 그녀는 그저 떨떠름한 표정으로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흔든다. 그러다 곧, 그와 눈이 마주치자 여주는 급히 얼굴을 숙인다. 여러 감정이 겹쳐 마음 속에서 응어리를 만든다. 그러다 고개를 들었을 때, 노골적으로 쳐다보는 그의 시선에 여주가 고개를 홱- 돌려 기현을 톡톡 건드린다.

"나..잠깐 화장실 좀..."

"응, 갔다와요."

그 자리를 빠져나와 화장실로 들어간 여주가 손을 씻으며 한숨을 쉬었다. 어떻게 만나도 이런 자리에서... 그냥 나가자고 할까. 그러나 자신이 먼저 앉자고 한 자리였기에 무작정 이유도 얘기해주지않고 나가자고 할 수는 없었다. 결국 여주가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표정을 찌푸렸다. 도무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여주가 풀이 죽은 표정으로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 떄, 누군가가 벽에 기댄 채 자신을 가로막고 섰다. 오랜만이네? 익숙한 저음에 여주가 얼어붙은 표정으로 고개를 위로들어올렸다. 그가 서 있었다.

"와, 이런데서 볼 줄은 몰랐다."

"............"

"나랑 헤어지더니 바로 다른남자 만났나보다?"

"...너도...너도잖아."

여주가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그러자 금방 험상궂은 얼굴을 한 그가 한걸음씩 다가온다. 여주를 구석에 완전히 몰아붙인 그가 손으로 벽을 짚은 채 얼굴을 들이민다. 너무나 가까운 거리에 여주가 고개를 수그린다.

"어디서 자꾸 너래, 너가."

"............"

"안그래도 저번에 그냥 도망가서 짜증났는데 이번에는 도망갈데도 없는 것 같은데, 응?"

원래부터 화장실에 막다른 구석에 차지한 것도 한 몫을 했고, 가방은 물론 핸드폰도 가지고 오지 않았기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으며, 시끄러운 소리가 가득해 소리를 질러도 소용이 없었다. 겁에 질린 여주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 덜덜 떨자 그가 여주 의 손목을 잡아챘다.

"나랑 헤어지고나서 고작 만난 남자가 유기현이냐?"

"......뭐?"

"와, 섭섭하네, 진짜."

그가 비아냥거리자 표정을 굳힌 여주가 간신히 입을 떼 따박따박 말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거 알아? 너랑 헤어지고나서 나 엄청 잘살고있어. 그러니깐 함부로 그딴 말 하지마."

"............"

"진짜 너랑 같이 온 여자친구가 불쌍하다. 어떻게 만나도 이런 쓰레기같은 남자를-"

이게 미쳤나. 그가 화를 참지 못하고 한 걸음 더 다가온다. 그 모습에 여주가 눈을 질끈 감은 채, 고개를 돌렸다. 

".........뭐하냐?"

그 때, 뒤에서 기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와 여주가 동시에 고개를 돌려 가만히 서 있는 기현을 쳐다보았다. 기현이 성큼성큼 걸어와 여주를 자신 몸 뒤쪽으로 끌어당겼다. 뭐하냐고 묻잖아. 기현이 여전히 겁에 질려있는 그녀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고는 그에게 물었다. 그러나 그는 느릿하게 고개를 흔들며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손을 흔들었다. 그 모습에 단단히 화가 난 기현이 옷매무새를 한 번 고치고는 그녀에게 물었다. 뭔 일이예요? 그러나 그녀는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 모습에 그가 속으로 코웃음을 치고는- 사실대로 그녀와의 관계를 말하면 자신도 곤란해질것을 알기에- 능글스럽게 거짓말을 해보였다.

"아니, 내가 남자화장실 들어가려는데 너 여자친구분께서 나 마음에 든다면서 잡길래..."

"거짓말 하는거예요....."

"........."

"저...저 남자가 저 먼저 붙잡고...붙잡고 그런거라구요."

그의 말에 다급하게 여주가 손을 저었다. 어쩔 수 없는 거짓말이었다. 그러자 기현이 금방이라도 싸움을 일으킬 듯, 입술을 깨물며 그에게 한걸음 다가갔다. 그러나 기현의 행동을 알아챈 그녀가 기현의 손을 덥썩 잡았다.

"그냥...그냥 가요. 응? 일 크게 되면 어쩔려구 그래요..."

여주가 금방이라도 울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내뱉자 기현이 한참 후 수긍을 해보이는 듯 한숨을 쉬고는 그녀를 따라 무리가 있는 쪽으로 돌아섰다. 다행히 기현은 둘의 대화를 들은 것 같지는 않았다. 여주가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어보이고는 기현 옆에 꼭 붙어앉아 불안한 듯, 기현과 눈을 마주치려 안간힘을 썼다. 자신의 화를 누그러뜨리려는 그녀의 행동에 기현이 입꼬리를 올려보였다. 조금만 참아요. 네? 조금만 참으라구요. 뭘... 기현의 의미심장한 말에 여주가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며 물어보려는데 그가 걸어나와 반대쪽에 앉았다. 

"우리가 늦게 왔으니깐 술 먼저 마실게!"

그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손을 들며 무리의 시선을 이끌었다. 그러자 그 옆에 앉아있던 여자가 가만히 좀 있으라며 장난스럽게 핀잔을 주었다. 술이 가득 담긴 컵은 그 커플에게로 넘어갔다. 오늘은 여자친구도 왔으니깐 여자친구가 대신 마시는걸로하자. 누군가의 소리에 여자가 당황한 듯, 웃어보이며 눈치를 본다. 그러나 그는 말릴 기색없이 자기, 잘 마실 수 있잖아 라며 어깨를 팔로 감쌌다. 그 말이 여자에게는 달콤한 어투로 들렸는지 곧 술을 들이킨다. 금방 컵을 다 비워내자 사람들의 환호성이 가득찬다. 그리곤 곧 타켓을 바꿔 여주 에게로 술이 돌아간다. 올 것이 왔구나. 여주가 잔뜩 긴장을 하며 자신 앞에 있는 술컵을 보았다. 그러나 기현이 아까전과 같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컵을 한쪽으로 밀어냈다.

"여주씨 술 못마셔."

"...야, 그래도 이번 한 번은..."

"다시 말해줘? 여주씨 못 마시고 나도 마시게 둘 생각 없다고."

"야, 그럼 너가 마셔."

"어쩌지. 나는 여주씨 데려다줘야되는데."

기현이 억지로 눈웃음을 지으며 하는 말마다 거절을 해보이자 그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보였다. 그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고있던 그가 갑자기 그 컵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야, 데려다준다해도 남자가 마셔줘야지. 안 그래, 유기현?"

그의 도발에 기현의 표정이 굳어졌다. 다시 한 번 싸한 기운이 흘렀다. 그 기운의 원인은 오직 여주 혼자만이 알았기에 여주가 다시 한 번 기현의 소매를 살짝 자신쪽으로 끌어당겼다. 참으라는 표시였다. 그러나 기현은 오히려 더 차분하게 자세를 고쳐앉고는 일부러 서글서글하게 웃어보였다.

"너가 무슨 여주씨 남자친구라도 돼?"

"뭐래, 얘가."

"아, 맞다. 아까 화장실 앞에서 우리 여주씨 붙잡고 있었던  남자가 너였지?"

"............"

"왜, 나 한 대 치고싶어? 쳐, 그럼. 너 더러운 성격 참지말고."

".........그만하자."

"그쪽은 알고 있어요? 당신 여기 앉혀두고 얘 이상한 짓 한거."

기현이 어느새 표정을 싹 바꾼 채 턱짓으로 그를 가리켰다. 그 상황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던 여자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가방을 들어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했다. 그러나 분을 참지 못하겠는지 금방 뒤를 돌아 가방으로 그의 머리를 친 후, 씩씩거리며 문을 박차고 나갔다. 한순간에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잠자코 그 상황을 지켜보았다. 민혁도 그 무리에 껴 굳이 기현을 말리지 않았다. 자신이 나서봤자 기현이 한 번 화나면 아무도 말릴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

그의 눈빛에 살기가 서려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느긋하게 물이 담긴 컵을 이리저리 돌리던 기현이 일어나 "너 그거 알아?" 물을 그의 머리  위로 쏟아부었다.  물이 주르륵 쏟아져 그의 머리를 적셨다.

"술마시고 운전하면 음주운전이야."

기현이 다시 서글서글하게 웃어보이며 당연하지만, 그 분위기에 숨을 들이킬만큼 곧은 어투로 말을 내뱉고는 멍하니 있는 여주 의 손을 잡아 일으켜 호프집을 나섰다. 여주는 자신의 의지로 걷고 있는건지 기현때문에 걷고있는건지도 모를 정도로 멍해 있었다. 기현은 아무 말 하지 않고 주차장으로 가 그녀를 조수석에 태운 후, 시동을 걸었다. 잠자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현은 운전을 했다. 그 조용함에 여주가 차츰 정신이 돌아오는 듯, 눈을 깜빡거리더니 고개를 돌려 팔에 머리를 기댄 채 운전을 하고 있는 기현을 불안한 듯 쳐다보았다.

"저기, 기현씨...그러니깐 이게 어떻게 된거냐면..내가 다 잘-"

"여주씨 잘못한거 하나도 없어요."

"네?"

"방금 나한테 사과하려고 했잖아요."

기현의 말에 금세 입을 다물은 여주가 울상을 짓고 손을 꼼지락거리다 이 분위기를 풀려는 듯 입을 오물거리다 이내 금방 포기했다.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녀의 집 앞까지 도착한 차가 조용히 멈춰섰다. 기현이 시동을 끄고는 먼저 문을 열고 나선 다음, 조수석 문을 열어 그녀가 나오도록 도와줬다. 그러고는 당연한 듯 엘리베이터까지 곧장 같이 탔다. 하지만 어색한 분위기는 여전히 가득했다. 아니, 더욱 심해지는 것 같았다. 여주가 볼에 바람을 넣은 채 표정을 찌푸렸다. 곧, 14층에 도착했다는 기계음과 함께 문이 열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여주가 내리지않고 기현을 자신쪽으로 끌어당겼다.

"화 풀어요, 응? 응?"

아까 전 차에서 곰곰히 생각했던 기현의 화를 풀어줄 방법은 기다리지말고 자신이 직접 풀어줘야되겠다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 그녀가 몸을 흔들며 재롱을 부리듯, 애교를 부렸다. 그 모습을 잠시 쳐다본 기현이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화 안풀면 어떡할건데요?"

"네? 어...어..그러면..."

기현의 장난스런 물음에 여주가 한동안 고민을 하는 듯 보이더니 곧 무언가 결심한 듯 쉼호흡을 하고는 높이를 약간 올려 기현의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이제 됐죠?"라며 묻는 여주 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어갔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기현이 약간 눈을 크게 뜬 채 깜빡거리더니 이내 눈을 내리뜬 채 그녀와 더욱 붙어섰다. 금방이라도 다을 듯 아슬아슬했다. 그 때와 마찬가지로 옅은 민트향이 났다. 여주가 더욱 빨개진 얼굴로 기현과 눈을 마주쳤다.

"평생 화 안풀어야되겠네."

".........."

"안해줄거예요?"

"뭐, 뭘요...."

"뽀뽀."

".........또, 또요...?"

"그렇게 정 안해주면,"

내가 먼저 하죠, 뭐. 기현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은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던 기현이 살풋 웃으며 이마에 짧게 입술을 내리눌렀다.  여주가 찬찬히 눈을 떴다. 기현은 애틋한 시선을 유지한 채 아무 말이 없었다. 그 분위기에 여주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급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했다. 그러나 기현이 자신을 끌어당기는 바람에 폭- 안겨 여주가 "부끄러워요.." 라며 마음을 드러냈다. 기현이 고개를 숙여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약속 하나는 잘 지키네요."

"........네?"

"다음에도 우리 둘만 있을 때 이렇게 예쁜 모습 보여주면.."

"........."

"그때는 뽀뽀로 안끝나요."

기현이 유혹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눈을 흘기고는 여주를 살짝 밀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게끔 했다. 그 다음 1층을 꾹 누르고는 기현이 손을 흔들었다. 우리 내일 또 만나요. 기현의 입모양을 정확히 알아들은 그녀가 천천히 웃음을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내일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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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설탕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설레다간 주글 것 같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현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오늘도 잘 보구 갑니다 사랑해여 ❤❤❤
8년 전
화명
이제야 댓글 달아드려요 설탕님 자주보네요 그만큼 저의 글을 많이 읽어주신다는거겠죠 정말 감사합니다♥ 더 좋은글 많이올려드릴게요!
8년 전
독자2
아 작가님 글 읽다가 심장마비로 죽겠어요..ㅠㅠㅠ 기현아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화명
심장마비는 안돼여!!!
8년 전
독자3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ㅠㅠㅠㅠㅠㅠㅠ 행복합니다ㅠㅠ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해여ㅠㅠㅠ
8년 전
화명
아니예요 저도 이렇게 댓글 달아주시는거에 감사할따름입니다♥
8년 전
독자4
빨강이에요... 아... (죽은자의 온기). 오늘고 잘 읽고삽니다ㅜㅜㅜㅜㅜ어후ㅜㅜㅜㅜ넘좋아유ㅠㅠㅠㅠ
8년 전
화명
빨강님 오랜만이예요 제가 지금에서야 댓글 달아드리네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8년 전
비회원95.193
아진짜저사망이에요 아.. 진짜 미친 돌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저 진짜 작가님이랑결혼할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화명
저랑 결혼이요? 이리와요 그 고백 받아줄게요♥
8년 전
독자5
일게수니입니당 와 그 남자놈 데리고 와봐요 이씨 어디서 우리 여주를 괴롭히고 있어 이씨 빨리 따라나와잇!
8년 전
화명
안녕하세용 이제서야 댓글 달아드려요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6
아아ㅏ앙아아ㅏ아아아아아ㅏ아아아ㅏ아ㅏ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늦게 봐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떡해요 너무 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 진짜 너무 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멋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죽어있다
8년 전
화명
설레는건괜찮지만 죽으면 안돼요 (같이 죽어있다)
8년 전
독자7
으앙아앙ㅇ아앙아나아아 ㅇ-<-< 죽은자의온기
8년 전
화명
저도 같이 좀 옆에 눕겠습니다 o-<-<
8년 전
독자8
모넥모넥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지금 당장 땅파고 들어가서 누우면 되나요?ㅠㅠㅠㅠㅠㅠㅠ유기현 때문에 죽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화명
유기현의 설렘미가 이렇게 해롭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9
으아유ㅠㅠ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ㅠ여기가 오늘 제가 누울곳인거죠?ㅠㅠㅠㅠㅠㅠㅠㅜ애ㅠㅠㅠㅜ너무 좋아요ㅜㅜㅜㅜㅜㅠㅠ❤️
8년 전
화명
그럼 저도 같이 누워요ㅠㅠㅠㅠ
8년 전
비회원100.65
너무 재밌게 보고있고 매일매일 새글왔나 기다리고있어요'♡' 화이팅!♡
8년 전
화명
감사합니다! 이모티콘 왤케 귀여워요...'♥'
8년 전
비회원189.13
작가님 ㅜㅜㅜ언제와여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모내긔들왓는대 작가님도 얼른 오셔야죠ㅠㅠㅠㅠ 기다릴께요!!!
8년 전
화명
제가 이 댓글보고 글써서 왔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8년 전
비회원141.26
ㅠㅠ 와 진짜 기현이 남자 머리에 물 붙는 거 진짜 대박 멋지다 ㅠㅠ 기현아 사랑해 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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