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이석민 상 나는 남편을 고등학교에 들어와 처음 만났다. 내가 봤던 남편의 첫인상은 또라이였다. 누군가 들으면 그래도 남편인데 또라이가 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당시 내 남편을 본다면 달리 남편을 표현할 말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남편은 툭하면 나를 웃겨준다며 이상한 개그를 하곤 했는데 내 눈에는 미친 것처럼 보였었다. 그런 남편을 많이 말려준게 같은 반이었던 승관이었다. 물론 남편은 승관이를 싫어했지만. 나중에 물어보니 내가 승관이를 좋아하는 줄 알았단다. 가끔씩 이렇게 질투하는 남편은 귀엽다. 나는 아직도 남편이 고백했던 때를 잊지못한다. 석민이는 우리학교 밴드부였는데 학교 축제때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는 남편의 모습에 나는 거짓말같이 반하고 말았다. 장난만 잘 치는 줄 알았는데 노래는 왜 저렇게 잘해...
나는 나도 모르게 석민이의 얼굴만 무대내내 뚫어져라 쳐다봤었다. 노래가 끝나갈 쯤 그런 나를 보고 남편이 살짝 웃어줬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남편은 그대로 나에게로 다가와 나를 끌고 아무도 없는 빈교실로 들어왔다. 나는 영문도 모른채 끌려와 토끼눈을 하고 남편을 올려다보자 아까 무대에서와 똑같은 표정을 하고 내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강칠봉, 아까 나 어땠어? 난 너만 보면서 노래 불렀는데. 가사 기억나? 난 너 좋아하는데, 나랑 사귈래?" 평소 같았다면 남편의 정강이를 차고 도망갔겠지만 나는 뭐에 홀린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먹어왔던 어떤 초콜릿 보다도 달콤했던 남편의 고백이었다. 그 고백 이후 나는 석민이와 사귀게 되었다. 물론 남편은 다시 또라이 이석민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나를 놀리는 걸 제일 좋아하고, 그만큼 나를 사랑하고. 그렇게 나는 석민이와 고등학교 3년 내내 싸우기도 하고 때론 달콤하기도 한 연애를 계속했다. 벌써 졸업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다고 느꼈다. 뭐 나는 남편과 같은 대학을 가게 되었고 남편보다도 다른 친구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슬펐다. 울먹이는 나를 보고 남편은 그 날도 나를 놀리기 바빴다. 그런 남편을 째려보며 억지로 눈물을 꾹꾹 눌러 삼키며 친구들과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그러다 남편과도 찍을 생각에 석민이를 찾자 어딜간건지 보이지 않았고 나는 괜히 시무룩해져 쭈그려 앉아 차가운 바람에 얇은 교복 마이를 여몄다. 한참을 그러고 있었을까 옆에서 친구들이 네 서방님 온다며 나를 툭툭쳤고 그대로 위를 올려다보자 부모님께 받은건지 꽃다발과 입고있던 코트를 손에 든 남편이 서있었다.
남편은 추위에 코 끝이 빨개진 나를 보더니 코트를 내 어깨에 걸쳐주고 내 손을 잡아 일으켜 주었다. 그리고 무릎을 굽혀 나와 눈을 맞추며 얘기했다.
"아까 좀 놀린거 가지고 아직까지 삐지기야? 화풀어 색시." 색시란 남편의 말에 나는 얼굴이 터질듯이 붉어져 그대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나를 보고 석민이는 계속 큭큭 거리며 웃고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짜증나 고개를 홱 들었고, 다시 굳을 수 밖에 없었다.
"언제 화풀래. 우리 결혼하면 나 매일 잡혀살겠다." + 승철이가 나와야 하는데 석민이가 나와서 많이 놀라셨죠8ㅁ8 이제 승철이 글을 안 쓰는건 절대 아니고 승철이 사진 폴더를 실수로 지워버리는 바람에... 예... 이렇게 석민이 글로 급한대로 찾아오게 되었읍니다. 남편 석민이는 아마 3편(상중하) + 번외가 있을 예정이고 이 글은 남편 승철이 번외 정도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승철이 사진을 빨리 모아 체육선생님 승철이로 다시 찾아올게요! 암호닉은 계속 신청받고 다음화에 정리해 올려드릴게요! 좋은 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