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최승철 07 체육대회 이후 나는 남편을 피해다녔다. 마주치게 되면 쿵쾅쿵쾅 뛰는 내 심장이 금방이라도 펑 터져버릴 것 같아서. 생각보다 남편을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체육수업은 고작 일주일에 한 번이었고 내가 굳이 교무실로 찾아가지 않는 한 만날 일은 없었다. 그렇게 이주 쯤 남편을 피해다녔을까 나는 결국 남편과 마주칠 수 밖에 없었다. 피할수도 없이 둘 만 정면으로. 야자가 끝난 어두운 복도, 달빛이 비추는 그 한가운데서 나는 남편과 마주했다. 어색한 분위기에 자리를 피하려고 하는 그 순간에도 눈치없이 뛰는 내 심장이 미워졌다. 나는 멋쩍게 웃으며 가방끈을 꽉 잡았다. 강칠봉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지나가자. 그렇게 다짐하며 남편에게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하고 지나가려 했지만 나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내 손목은 이미 남편의 크고 따뜻한 손에 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칠봉아 선생님이 뭐 잘 못 한거라도 있어?" 아니요. 잘못한거라면 선생님이 제 심장을 고장낸거 말고는 없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듣는 낮고 따뜻한 목소리에 내 얼굴은 이미 터질듯 붉어져 있을 것이다. 차라리 복도가 어두운게 잘 됐을 정도로. 나는 너무 떨려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아 그저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 뿐이었다. 남편의 넓은 어깨가 축 쳐졌다. 강아지같다. 쓰다듬어 주고 싶다. "그런데 왜 칠봉이 요즘 선생님 피해? 선생님 슬퍼요."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야... 그야 선생님이 너무 좋아서. 나는 차마 남편의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알 수 있었던 건 달빛에 비친 남편의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는 것. . ...잘지내셨어요?8ㅅ8 죄인입니다... 이렇게 뻔뻔하게 온 데에는 독자 여러분이 아직 저를 잊지않고 계속 글을 읽어주시기에... 예... 죄송해요... 몸들바를 모르겠사옵니다8ㅁ8 자주는 아니라도 가끔씩 가끔씩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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