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유부녀
w.희익
이리저리 헤매다 겨우 찾은 현관문으로 빠져나와보니 내가 있던곳은 꽤나 넓은 대저택이었다. 위풍당당한 그 자태에 괜히 움츠러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놀랍게도 꽤 유명한 몇번 스쳐지나간 기억이 있는 부잣집 동네였다. 내가 있을곳이 아닌것 같아 서둘러 빠져나왔다.
내가 살던 동네와 가까이 있다는 건데, 그럼 원래의 나는 어떻게 된걸까.
우선 내 존재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이 너무 익숙해 오히려 낯설게만 느껴졌다.
익숙한 현관문에 도착하고 초인종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고 있었다. 결국 누를 결심을 하고 손가락을 가져다 대는 순간
쿵.
"어머."
갑작스레 열리는 문에 머리를 박고 말았다. 가만히 머리를 부여잡고 있으려니 익숙한 목소리가 앞에서 들려왔다. 번쩍 고개를 드니 다행히도 엄마가 나를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죄송해요, 근데 누구시죠?"
나와 전혀 다른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로 나라고 주장하면 이상한 취급을 받을게 뻔하기에 뭐라 대답해야할까 한창 고민을 했다.
결국엔 거짓말을 하기로 결심했다.
"안녕하세요.최여주 친구인데요,여주 만나러 왔거든요."
내 말에 엄마는 바로 반갑게 나를 맞아주신다.평생 익숙하고 편한 엄마인데 낯설게 대하니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한가지, 나는 지금 다른사람의 몸에 들어와있다는 것이 확실해지는 증거가 되었다. 허나 이어지는 엄마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근데 어쩌지? 여주 지금 병원에 입원해있거든. 교통사고를 당했지 뭐니."
"…많이 심한가요?"
"다행히 깨어났는데 사고 충격이 큰가봐. 완전 다른애가 됐어."
"뭐, 깨어났다고?"
"…어,그래."
"아,아니.죄송합니다."
깨어있다니, 의식이 있다니!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깨어났을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큰 충격이었다.
나도 모르게 편한대로 반말을 하며 놀라는 내 모습에 이상하다는듯 나를 훑어보는 엄마의 모습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어느 병원인지 알수 있을까요?"
*
603호. 그 밑에 적혀있는 환자 명단에 내 이름도 함께 적혀있었다. 가만히 그 글자를 바라보다 살며시 문을 열었다. 긴장되어 몸에 가득 힘을 주고 들어서니 '내'가 병원 침대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었다. 내가 나를 본다는건 참으로 묘한일이 아닐수 없어 그 자리에 서서 지켜보고 있으려니, 시선을 느낀건지 '나'는 시선을 돌려 나를 바라봤다.
눈이 마주치자 어쩔수 없이 '나'에게 다가갔다. 우습지만 내 자신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저,안녕하세요."
"혹시 최여주씨?"
내 목소리로 나를 지칭하는 '나'에 흠칫 놀랐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 나라고 지칭하기도 애매한 그녀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오히려 좋아하는듯 했다.
"전 오주연이라고 해요. 제 생각엔 저희 둘이 몸이 바뀐것 같군요."
"아 정말요…."
"이런 일은 처음이라 당황하긴 했는데, 여주씨에겐 죄송하지만 전 되려 기쁘네요."
"되게 여유로우시네요.저는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뭐, 감정 조절하는 일은 태어날때부터 배워온걸요.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적응해서 살자구요."
불행 중 다행으로 오주연이라는 여자는 대처도 빠르고, 여유로워서 덕분에 나도 처음보다 진정할 수 있었다. 상황 파악이 안되다 보니 내 본래 성격과 달리 어영부영 여기까지 달려와서 그런지 머리 정리가 느렸다.
"그러니까, 오주연씨는 D기업 자녀라구요. 게다가 결혼을 하셨다고."
"네.혹시 집 나오면서 남자 못보셨어요? 남편인데."
"남편… 혹시 그 되게 감정 없어보이는 사람이요?"
다행인지 오주연씨는 나보다 2살 언니로, 말도 잘 통해 편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내 질문에 오주연씨는 꺄르륵 웃으며 매우 좋아했다. 여전히 내 얼굴을 마주보는건 어색하다만.
"맞아요. 감정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리네요."
"근데 괜찮아요? 남편이 있는 몸인데. 그리고 가족들도."
"애초에 쇼윈도 부부고, 가족들이랑은 교류가 없어요. 워낙 성격이 유별나다보니 쫓아내듯 결혼시키고는 연락이 끊겼어요."
"…."
"사실 저, 자살기도했거든요. 그 손목 제가 그런거예요."
우울한 얘기를 남일처럼 웃으며 얘기하는 그녀에 말없이 붕대에 감긴 손목을 내려다 봤다. 그런 내 모습에 주연씨는 입을 꾹 다물었다.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에 애써 웃으며 말했다.
"전 본의 아니게 유부녀가 된거네요?"
"그러고보니 그렇죠. 고생 좀 하셔야겠어요. 그 남자, 저를 무지 싫어하거든요. 습관적으로 손목긋는 여자를 누가 좋아하겠어요."
씩 웃어보이는 주연씨의 손을 꼭 붙잡았다.
"이왕 이렇게 몸 바뀐거.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데 이제부터라도 행복하셔야 해요."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제 짐을 여주씨에게 떠맡겨서."
"아뇨, 어쩔수 없죠."
비록 생전 듣도보도 못한 경험을 겪고 있지만 다행히 든든한 동지가 있어 덜 힘들었다. 게다가 적응력 높은 내 성격도 한몫 하고.
주연씨와 여러 정보를 공유하고 다시 궁궐같은 대저택으로 향했다. 잠깐 만났던 얼음장같이 냉랭했던 남자가 떠올랐다.
'지긋지긋하군.'
…좋아 덤벼.
어쩌다 유부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학 시공간이 오그라드는군요 전편에서도 민슈가 말투가 그게 뭡니까 제가썻지만 휴...안어울려요 진짜..전편 읽어보는데 제가 다 화나네요 '지긋지긋하군'은 무슨 제가 지긋지긋하군요 싸늘한 이미지를 주려고 하다보니 제가 무리수를 했네요 죄송합니다. 다시 글 감을 찾으려고 가볍게 쓰는거라지만 이 무슨... 앞으로 더 오글거릴 예정이예요 참으세요.(강요) 이번편은 내용 이해를 위한 편이예요. 사실 이 소설 여자주인공 두명이예요.몰랐죠?약간 옴니버스라고식이라고 하면 될까요... 주인공2 이름이 왜 주연인지 알아요? 소설 주연이라서요...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제 능력의 한계입니다. 여주 말고 좀더 신박하지 않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이거 사실 약간 개그감 가득한 작품인데 00화에 너무 분위기를 무겁게 잡아서 확 전환을 못하겠어요 도와주세요... 즉흥적으로 써내려가서 뒷수습이 힘드네요. 어쩌겠어요 그건 미래의 제가 고민할 일이죠^^!! 일단 전 사라질게요 ★뿅★ |
사랑둥이들 애정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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