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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경 음악은 데이트에 어울리게 산뜻한 걸로٩(๑•ε-๑)۶
낭만깡패
주먹 여덟, 민윤기의 스윗함이란.
w. 러블리 세바스찬 (•ө•)♡
탄소야, 나보다 정호석이 더 좋다는거야 지금?
아ㅡ, 미쳤어요? 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데, 진짜. 이런 모지리보다는 낭만 깡패씨가 더 낫지.
그럼 탄소도 내가 좋다는거네. 나도 탄소 좋아하는데. 우리 이제 사귀는거야?
씨이발. 왜 또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데. 아오 진짜. 아니 내 말은 둘 다 싫은데 굳이 고르자면 민윤기가 개미 코딱지만큼 낫다는 거지 좋다는게 아니라. 이 똥멍청이, 또 지맘대로 생각하고 있어. 베실베실 웃으며 능청맞게 제 손을 잡아오려는 민윤기를 보고 있자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댁이랑 사귄다고? 방시혁 뱁새소년단 되는 소리허고 있네. 말이야 방구야 즘말! 신경질적으로 민윤기에게 잡힌 손을 뿌리쳤다. 도끼눈을 치켜떠 민윤기를 노려보니 또 주댕이를 삐죽거리며 삐진 티를 낸다. 이 새끼가 아주 상습범이야, 하지만 늘 말했듯이 그런 표정 지어 봤자 하나도 안 귀엽고 안 미안하다고 했을 텐데 ... ...
응?
이게뭐람.
오늘따라 눈에 뭐가 씌었나. 왜 민윤기가 갑자기 귀여워 보이는 거지. 아니야, 이럴 순 없어. 눈을 비비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보아도 여전히 민윤기가 귀여워 보인다. 세상에, 말도 안 돼. 내가 저딴 걸 귀엽게 여긴다고?
하늘이 누렇게 보이는게 급격히 피로가 몰려온다. 머리를 짚고 비틀거리는 저를 보고는 질겁하며 등허리 뒤로 손을 받쳐오는 민윤기에 정신이 혼미했다. 탄소야 괜찮아? 탄소야, 우리 탄소ㅡ 더위먹은거 아니야? 눈 좀 제대로 떠봐. 이 깡패는 끝까지 다정하네. 손등으로 이마를 쓸며 열을 재는 민윤기의 손을 잡아 내렸다. 괜찮아요. 괜찮으니까 저 이제 집에 가볼게요. 제게 얼굴을 들이대며 시선을 맞춰오는 민윤기를 밀어내며 겨우 말을 끝맺었다.
모지리ㅡ, 아니 정호석씨 너무 슬퍼하지 말고 새로운 사랑을 찾으세요. 그리고 윤기씨는 다음에 또 봐요.
탄소야 데려다 줄ㅡ
그리고 저 괜찮으니까 굳이 집까지 안 데려다 주셔도 돼요. 혹시 몰래 따라올 생각한다면 그만 두는게 좋을 거예요. 이건 부탁이 아니라 경고. 그럼 저는 이만, 둘 다 안녕.
속사포로 작별 인사를 한 뒤, 빠른 걸음으로 두 모지리에게서 벗어났다. 집으로 가는 길에 두 손을 들어 머리통을 마구 때렸다. 정신차려, 김탄소! 저 새끼가 귀여워 보이면 안 돼. 아 짜증나, 왜 갑자기 민윤기가 귀여워 보이는 거냐고. 이건 정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이게 다 민윤기 때문이라고! 씨벌탱. 집으로 가는 텅 빈 골목길을 제 혼잣말로 가득 채워갔다. 어떻게 집까지 걸어온 지 모를 정도로 제 정신이 아니었다. 현관문을 열고 신발을 벗는 동시에 맨바닥에 뻗어 누워 휴대폰을 켜보니 역시나 민윤기한테 문자가 와있었다.
- 탄소야 우리 첫 데이튼데 뭐 먹고 싶은거 없어?
- 그리고 많이 안좋아보이던데 병원가보고.
- 아프면 119말고 날 불러.
옘병, 아픈데 왜 민윤기를 불러. 지가 의사야 뭐야~ 그나저나 민윤기에게 데이트 때 보자고 나불대 버렸다. 뭐 이런 병신 중에 상병신이 다 있냐.
몰라! 이제 나도 모르겠어ㅡ.
아무 생각 없이 사니까 정말 속이 편하구나! 그간 똥 만드는 기계로 살았다. 그래, 데이트 까짓거. 그냥 사촌 동생 놀아준다 생각하고 몇 시간 이 한 몸 봉사해주지 뭐. 씨발 그래도 싫어.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절규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어. 거울에 비친 초췌한 제 면상을 보니 못생겨서 웃음이 나왔다. 민윤기와의 데이트 전 날이였다.
미쳐서 발광하는 제 마음을 알 리 없는 모지리는 하루 종일 문자질이다. 귀찮게 진짜, 지 형님 닮아서 또 오질라게 끈질기다. 어, 이 모지리 전화도 걸었네. 떨떠름한 표정으로 차곡차곡 쌓여있는 문자 메세지를 읽었다.
- 울 형수님,, 첫 데이트 화이팅~~~~~^^!!
- 형수님 예쁘게 허고 나오시요잉~~
- 울 형님은 형수님이 내추럴허게 입었을 때 젤로 예쁘대요잉~~**^^ㅎㅎ
- 이번 데이트 때도 평소같이 후리하게 입고 와요~~**
- 형수님만의 우주짱 호석이가 응원허요~~
지랄이다. 어우, 진짜 모지리가 미쳤나. 왜 지가 더 신나있어. 안 그래도 심란하고 짜증나 죽겠는데. 그나저나 민윤기가 후리한 옷을 좋아한다니, 이거 이거 내일만은 후리하게 입지 않을 필요가 있겠어. 그래! 이건 기회야. 민윤기가 날 싫어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
오늘이 민윤기와의 데이트라는 사실에 소름이 돋아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절로 눈이 떠졌다. 찔끔찔끔 식은 땀도 흘리는게 꿈도 악몽을 꾼 거 같아. 오만상을 쓰며 일어나 외출 준비를 했다. 민윤기가 후줄근한 옷을 좋아한다길래 비장한 마음으로 오랜만에 나폴거리는 치마를 꺼내 입었다. 어쩌면 내 근육이 박힌 다리를 보고 도망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한숨을 쉬며 집을 나섰다. 민윤기가 집 앞까지 데리러 온다는 걸 기겁하며마다 했는데 매도 일찍 맞는게 낫다고, 차라리 일찍 만나버릴걸 그랬다. 약속 장소에 가까워질수록 행동이 굼떠지고, 머리가 핑글핑글 돌고, 토가 나올 것 같은게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죽을 상을 하고는 길바닥을 기어가다 싶이 최대한 느리게 걸었다.
그럼 뭐 해, 다 와버렸는데. 지금이라도 도망갈까? 싶어 카페 안에 앉아있는 민윤기의 눈치를 살폈다. 아니 근데 왜 또 귀엽게 꽃받침을 하고 있는 건데. 탄소가 왜 안오지? 입을 삐쭉거리면서 저를 기다리고 있는 민윤기를 보니 집에 가고싶다는 생각을 했다는게 미안해졌다. 그래, 그냥 눈 한번 딱 감고 ... ...
" 탄소야! "
예, 여러분 저예요ㅡ 제가 탄소입니다. ^^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제 앞으로 선 민윤기와 저 사이에 몇 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어, 오늘은 웬일로 꽃무늬 셔츠 말고 정상적인 옷을 입고 나왔대.
" 오늘 왜 이렇게 멋있게 입고 나왔어요? "
" 오늘 왜 이렇게 이쁘게 입고 나왔어? "
어, 찌찌뽕.
저를 보고 헬렐레 웃으며 볼을 꼬집는 민윤기의 손을 밀어내려 하자 뽕찌찌라고 해야 놓아준댄다. 지쨔 내가 이 나이 먹고 이런 애기들이나 하는 장난에 얼씨구 잼난다 장단 맞춰줄 거라고 생각했냐! 이 바보야! 저를 웃는 낯으로 내려다보는 민윤기를 노려보며 저가 무슨 애기냐고 얼른 손 치우라고 했더니 넌 나만의 애기란다. 상대는 민윤기였다는걸 명심했었어야 했는데 ... 그냥 뽕찌찌할껄 ... ...
벌써부터 민윤기의 능청스러움에 정신이 혼미하다. 내 무덤 내가 판 거지 뭐, 누굴 더 탓하겠어. 어제 그렇게 다짐했잖아. 다짐한 대로만 하자 ...
" 너 취향을 몰라서 메뉴판에 있는거 다 시켰어. "
이거 무슨 골라 먹는 이벤트? 테이블을 꽉 채우는 컵들에 뜨악해 하면서 민윤기를 쳐다봤다.
" 먹고 싶은거 골라 먹어. "
"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많이 시킬 필요는 없잖아요. 차라리 전화를 해서 물어보지. "
" 탄소 너 내 전화 잘 안받잖아. "
" 그래도! 그래도 그렇죠! 이거 돈이 얼마야, 진짜. 한두푼도 아니고. "
" 어, 지금 내 지갑 걱정해주는 거야? 우리 결혼하면 탄소가 내 통장 관리하면 되겠네. "
숨돌릴 틈을 안주네, 진짜.
자기 나름대로 데이트 코스를 짜왔다며 뒷머리를 긁적거리는 민윤기를 보며 별 감흥 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1번이 좋아, 2번이 좋아?
저는 3번이요.
어떡하지 3번은 없는데.
그럼 집에 가도 돼요?
지금 3번 만들지 뭐. 이렇게 이쁘게 하고 와서 어딜 그냥 가려고 그래.
젠장. 민윤기 뭐 이러냐. 그건 그렇고 후줄근한 모습을 좋아대서 불편한 치마를 입고 왔더니 내가 바랬던 반응은 커녕, 왜 더 좋아하는 거지. 또 물어보면 탄소 너가 뭘 입든 난 다 좋아! (찡긋☆) , 치마든 거적대기든 탄소가 입으면 다 예뻐 (은근한 미소) 같은 민윤기스러운 대답을 듣겠지. 그래, 그냥 관두자. 치마를 입고 오는게 아니였어. 내가 빙다리 핫바지였다고!
자괴감에 빠져 열심히 자유형을 하고 있던 저에게 민윤기는 갑자기 손을 내밀었다. 예? 손 잡자고요? 아니, 지갑 주라고. 이 새끼가 드디어 본색을 들어내는구나! 목적이 돈이였냐? 도오오온이였냐고! 그래, 내가 요즘 경계를 너무 소훌히 했지. 눈을 치켜뜨는 동시에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앉았다. 웃는 낯으로 삥을 뜯다니, 참 새로운 형태의 깡패군. 그런 저를 보고 입이 찢어져라 웃는 민윤기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 오늘 너 돈쓸까봐. 첫데이튼데 내가 다 해주고싶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탄소 넌데. "
" 그, 그렇게! 안해도 오늘 돈 안쓸꺼거든요? "
민윤기씨 괜히 티 내고 싶어서 그러는 거죠? 내가 정호석이냐. 괜히 민망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데이트 코스 첫번째는 어딘데요? 씨발 나혼자 별 지랄을 다 떨었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민윤기 앞인데. 민윤기에게서 뒤를 돌아 발을 동동 굴렀다. 요즘 왜 그러냐, 나년아. 쪽팔려 ... ... 그리고 왜 오늘따라 뭣 같던 민윤기의 주옥같은 멘트들이 스윗하게 들리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라는 거지. 옷도 정상적인 옷을 입어서 그런가 좀 괜찮은거 같기도. 제 옆에 나란히 서오는 민윤기에게서 새침하게 고개를 돌렸다. 내가 널 좋아할거 같아? 이런 심보로.
영화보러 가자.
민윤기의 즉석 데이트 코스는 보통 연인들의 흔한 데이트 코스였다. 카페, 영화관, 식당, 놀이터 뭐 이런 코스. 차라리 맛집 투어를 하지. 그래도 정성이 갸륵해서 아무 말 안 한다. 그런데 오늘은 손을 안잡지? 맨날 손 못 잡아서 안 달난 사람처럼 치대는게 일상이었는데. 이게 뭐라고 의기소침해지냐. 말 많던 사람이 오늘따라 말도 없네.
" 왜 이렇게 조용해요? "
" 아니 그게ㅡ, 지금 긴장돼서. 아무 말도 생각이 안 나. 준비한 말도 다 까먹어서. "
" 그럼 왜 손은 안 잡는데? "
" 긴장해서 그런지 손에 땀이 많이 나네. 손에 땀 묻으면 찝찝하잖아. "
공포영화를 볼래, 멜로 영화를 볼래? 묻는 민윤기에 우리 둘이서 징그럽게 뭔 멜로 영화냐며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거절했던 과거의 나의 양 뺨을 후려치고 싶었다. 자, 김탄소. 왼쪽 뺨 맞고 오른쪽 뺨 대. 탄소야, 괜찮아? 스크린 화면이 시시가각 빠르게 바뀔 때마다 민윤기는 사시나무 떨 듯 떨어대는 나에게 물었다.
씨이ㅡ발! 전혀요 !!1!
+ 민윤기의 데이트 당일, 아침 준비.
정호석이 어디가 짱이라고 ... 하다하다 정호석을 질투하게 되다니. (중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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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데이트예요. 끼룩
더 늦게올려고 했는데 아니 독자님들이 너무 귀엽게들 구셔서 그냥 일찍 왔어요. 재밌게 읽으셨나요? 너무 뻔하지만은 않을꺼예요. 왜냐하면 이건 낭만깡패니까 ٩(* 'ω' *)و 냐하.
제가 생각해 봤는데요, 매번 댓글로 저와 함께해주시는 독자님들을 위해 특펼한 혜택을 드리고 싶은데 뭐 원하시는거 있으세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은 큰 힘이돼요.
그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