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유부녀
w. 희익
간간히 주연언니랑 통화를 하고 지냈지만 언니의 기운이 뚝 떨어진건 모른척할래야 할수가 없었다. 며칠전부터 한참을 깊게 고민한 결과 한가지 방법이 떠올랐긴 했지만 결과가 뻔히 보이는 방법이라 생각만 했었는데, 언니를 보니 미친척하고 해보자 싶은 심정이다.
"언니, 많이 힘들어요?"
[아니 힘들긴 무슨. 그리고 내가 말했지? 감정 다스리는 건 익숙하다고. 감정들에 휘둘리지 않아.]
"뻥치시네. 언니 감정 다 보이거든요. 어떻게 사람이 자기 감정을 그렇게 꼭꼭 숨겨요?"
[아….]
"언니 김비서 좋아하잖아요. 그날 이후로 계속 축 처져있고."
내 말에 언니는 아무말도 없었다. 나도 모르게 한숨을 푹, 내쉬고 말았다. 언니는 참 이상했다. 대기업의 자녀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았다. 언니는 당당한데, 당당하지 않았다. 감정 숨기기에 급급하고 사람 대하는 일에 능숙하지 않다. 같은 집안에 태어난 오조연씨와는 전혀 달랐다.
"솔직히 저도 이건 좀 아닌거같아 망설이긴 했는데…김비서한테 말하는건 어때요. 언니가 그렇게 믿는 사람이면 괜찮을거 같아서 하는말이예요."
[아니야. 절대 안 믿을거야. 미친여자 취급할지도 몰라. 나도 솔직히 지금도 안믿겨지는데 김비서는 오죽하겠어.]
"언니를 그렇게 챙겨줬다면서요. 유일하게 언니를 마주 대해줬다면서요."
[그의 입장에선 고용주일 뿐이야.]
"언니. 언니는 감정 다스리는데에 익숙하다 했죠? 저는 감정 읽는게 익숙해요. 이십몇년동안 사람 눈치밥먹고 살아와서 아는데, 그저 공적인 관계면 그렇게 챙겨주지 않아요."
[….]
"그리고 아무 감정도 없는 사람을 그렇게 쳐다보는 사람은 없다구요."
언니는 여전히 횡설수설했고, 답답한 나는 먼저 끊을게요,하고 전화를 끊었다. 주제 넘은 행동일지 몰라도 오지랖 넓은 나는 두고볼수가 없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다른사람을 자신으로 안다는게 얼마나 슬픈일일지, 상상만으로도 나는 끔찍한데. 휴대폰 액정을 바라보며 큰 결심을 하고 여전히 저장되지 않은 휴대폰 번호를 찾아 전화를 눌렀다.
얼마간 신호음이 울리고, 얼마되지않아 뚝, 끊겼다.
[…여보세요?]
"많이 바빠요?"
**
카페에 들어서자 창가에 앉아 머리를 매만지고, 옷매무새를 바로하는 그가 보였다. 모르는척 그에게 다가가 맞은편에 앉으니 그가 놀라 나를 보며 일어나려 하길래 손으로 저지했다. 엉거주춤 앉은 그는 어색하게 나를 바라봤다. 나는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저번에 백화점에서 만나고 며칠만이죠?"
"…아. 네…."
따라 웃어보이던 그는 내 모습에 많이 당황한듯했다.
"저 많이 달라진거 같지 않아요?"
"아, 조금…결혼이 사람을 바꾼다던데 사실인가봐요. 저한테 높임말까지 쓰시고."
내 질문에 그는 또 다시 헤헤 웃어보이며 말했다. 그의 모습에 주연언니가 떠오르면서 망설이던 내 결심은 굳어졌다.
"본론부터 말할게요, 난 오주연씨가 아니예요."
"네?"
"안 믿으실거 알아요. 그래서 저도 망설이기도 했고, 오주연씨도 많이 반대했어요."
"그게 무슨…."
"저는 최여주라고 해요. 오주연씨와 몸이 바뀌었고, 제 본래 모습은 지난번 백화점에서 제 곁에 있던 그 분이구요."
내 이어지는 말에 김비서는 파악이 안됐는지 얼빠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가 입을 열때까지 가만히 그를 바라봤다. 곧이어 그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시선을 돌렸다.
"아가씨가 결혼생활 하면서 장난기가 심해지셨네요. 갑자기 이런 농담도 하시고…."
"제 말을 못믿으시는군요. 짐작은 했어요. 지금 저조차도, 오주연씨조차도 아직 믿기지 않으니까."
"…이해가 안가요."
"이해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그때 직원이 다가와 커피를 내왔고, 잔을 들어 한모금 들이켰다. 내 모습을 바라보는 김비서는 애써 하던 표정관리도 잊어버리고 혼란스러워하는 상태였다. 잔을 탁자위에 올려두자 잔을 내려다보던 김비서가 눈을 들어 날 바라봤다.
"…근데 왜 하필 접니까? 전 단지 비서일뿐인데…."
"주연언니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
"김비서님이 챙겨줬다고. 김비서님을 많이 믿고 의지했다고."
"…."
"믿건 안믿건 상관없어요. 몸이 돌아온다면 주연언니는 다시 민윤기 사장의 부인으로 돌아갈테니까요."
"…."
"바쁘실텐데 애써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터무니없는 얘기 들어주셔서도 감사하구요."
식어버린 커피를 다 들이키고는 자리에 일어났다. 김비서는 넋이 나간 얼굴로 한입도 마시지 않은 제 커피잔만 내려다봤다. 멀쩡히 일하고있던 사람 불러내서 이런 얘기한게 미안했지만 주연언니가 행복했으면 하는 내 이기적인 바람이 더 커 애써 모른척하고 꾸벅 인사하고 자리를 벗어났다.
카페에서 나와 집을 향해 걸었다.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 조금 넘어있었다. 내가 잘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후련하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심정이었으니까. 그리고 주연언니가 괴로워하고 후회하는건 보고싶지 않았다. 밴드가 덕지덕지 붙은 손을 내려다보니 민윤기씨가 떠올랐다. 아침일 이후로 그와 한마디도 나누지 못했다. 그도 많이 화나보였고, 나는 놀랐었다. 대체 왜 그렇게 민감하게 행동했는지…
발걸음이 멈췄다.
오른손 아래로 손목에 붕대를 감은 왼손이 보였다. 그렇게 생활하면서 불편했던 붕대를, 왜 자각을 못했는지. 처음 일어났던 언니의 방 바닥 한구석에서 밟혔던 유리가루들이, 약하게 남아있던 핏자국이. 그리고 유리조각을 들고있던 나와, 다친 손을 보고 과민반응했던 그의 행동이. 왜 떠올랐는지 모르겠는 언니가 말했던 '지은 죄'라는 것도. 그를 이해해주지 못한 내가 원망스러웠다. 좋아한다면서, 그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을텐데.
**
오늘은 가정부 아줌마를 일찍 보내고 홀로 거실에 앉아 티비의 빈화면만 멍하니 바라봤다. 민윤기씨와 얘기를 나눠봐야한다는 생각에 밥도 먹지않고 기다렸다. 얼마 안지나 평소와 같은 시간에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려 서둘러 신발장으로 달려갔다. 오늘도 같은 자세로 벽에 손을 짚고 신발을 벗는 그를 보며 평소의 인사도 잊고 다급하게 말했다.
"민윤기씨 많이 화났어요?"
"…아니."
그런 나를 힐끔 바라본 그는 날 지나쳐 들어간다. 서둘러 뒤쫓아가 그의 서류가방을 가져가 들며 방까지 따라 들어갔다.
"저기, 음, 죄송해요."
"뭐가?"
"어, 그게, 그냥요."
내 어이없는 대답에 그 또한 어이없는지 웃어버린다. 쿵,하는 느낌에 애써 모른척 따라 웃었다. 그러자 수트자켓을 벗은 그가 넥타이를 매만지며 말했다.
"밥 해줘. 배고프다."
그의 말에 번지는 웃음을 막지 못해 웃으며 방 한쪽에 서류가방을 내려놓고 서둘러 부엌으로 향했다. 가라앉았던 기분이 몽글몽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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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보너스로 오주연씨 시점으로 쓰려고했는데 아이디어 고갈........안녕 내 두뇌....안녕 내 필력.... 최여주가 오지랖이 넓어서 싫어하실 분들 계실거같은데.....죄송해요...사실 제가 오지랖이 넓어서 최여주 시켰어요... 지들끼리 삽으로 땅퍼는 짓하는것보다 주변에서 누가 도와주면 그만큼 편한일이 어딨겠습니까.... 이대로가다가 몇편안있어서 완결할거같네여 호호 KTX타세요 여러분 어제 1박으로 잠시 마음의 수련을 하러 잠시 외출을 했었어요 히힉 어제 저 기다리신분??????(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일부러 평소보다 일찍오고 구독료도 무료! 킬킬 댓글중에 약간 스포를 유발하는 질문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수줍지만 모두 회피했어요 전 신비주의니까☆ 그러니 막 어뭐야 질문에 대답도 똑바로 안하고 나태한 작가같으니라구 이렇게 욕하지 말아주세요,,,,나태한건 맞지만,,,내용을 모두 말씀해드릴수가 없는 절 용서하세요.. 대충 내용전개나 완결까지 생각을 해놨어요!맘같아선 여러분들한테 다 얘기해드리고싶은데.. 비밀 찡긋 한가지 스포하자면 여주 나중에 민사장 회사로 찾아갑니다!!!!!!!!!!!!!!찾아가요!!!!!!!!!!이유는 모르겠지만 찾아갈걸요!!!!!! 왜 확신이 없냐구요? 제가 쓰고싶은 소재중에 하나예요 회사찾아가는거...☆ 로망임ㄴㅣ다 원래 취지는 되게 가벼운 내용으로 쓰고싶엇는데 점점갈수록...진지해지는....느낌적인 느낌... 이럼안돼..... 재미가..없어져...! 여러분은 별거아닌걸로 막 넘기셨을텐데 좀 떡밥을 넣어봤어요! 막 겁나 복잡하고 어렵고 그런건 아니구요 정말 작은 두세가지 정도를 넣었어요 사실 몇개넣었는지 기억이 잘...헷 아마 태형이를 설득할 단서가 되겠죠 ㅎ_ㅎ ㄷㅏ음편은 아마 다른인물의 시점으로 진행....할....수..도있...는데....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호홓 제가 전편에 내일올게요!이래놓고 그다음날 오고 그래서...장담을 못하겠어요 사랑하는거알죠 여러분 p.s 특별편과 5편에서 신청해주신 암호닉 다 추가했어용♥ 갈수록 늘어나는 우리 사랑둥이덜~~~,,,,기분이~너무~좋아져`,,,,사랑해덜~~!!... 특별편에서 [청록]으로 암호닉 신청해주신 비회원78.31 님 청록은 이미 신청되있답니다! 다른닉으로 신청해주세용ㅎㅎ 만약 본인이라면.....이런 개구쟁이(음흉) p.s.s 점점 제 주절거리는게 길어지는건 기분탓인가요.,,, 과묵해져야겠어요. |
♥사랑둥이덜♥ |
0103님/항암제님/지민꽃님/란덕손님/열원소님/소년정국님/92꾸이님/뿌뿌님/즌증구기일어나라님/침탵님/긍응이님/구가구가님/비븨뷔님/망개야님/사랑둥이님/ /뉸뉴냔냐냔님/민빠답님/미늉기님/슙기력님/누삐님/장작님/배고프다님/압솔뤼님/삼월님/윤기윤기님/꽃오징어님/세이쓰님/눈꽃ss님/찌몬님/민슈프림님/베릴님/꾸꾸님/가위바위보님/자몽님/단미님/쫑냥님/룬님/74님/청록님/●달걀말이●님/달콤이님/검은여우님/컨태님/쟈가워님/고무고무열매님/즁이님/개나리님/복숭아잼님/딸기빙수님/윤기어빠님/♥계란말이♥님/망개똥님/ 너무 제가 하트에 해픈작가가 된 기분이예요 제 하트의 소중함을 깨달아주세월1!!월1!!월우러월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