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톡, 톡.
까만 홀드 화면이 뜬 휴대폰의 액정을 손톱으로 툭툭 계속 건들였다.
연락이 없다, 연락이. 곡 작업을 한다며 바쁘다고 문자한 뒤로 진짜로 연락이 없다.
내 앞에 놓여진 핫초코가 다 식을 때 까지 말 없이 휴대폰만 뚫어져라 보고 있는 날 보고 건너편에 앉은 친구가 휴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야, 너 권지용 연락 기다리는거야?"
"미쳤어? 아니야, 절대!"
"아니기는 무슨. 딱 봐도 권지용 연락 기다리네. 걔 바쁘다고 했다며."
"…응, 알긴 아는데…. 저번에는 바쁘다고 말 해도 꼬박꼬박 문자 답장은 해줬단 말야."
"근데 이번엔 문자도 씹고?"
"핸드폰도 꺼져있어."
휴우 긴 한숨을 내쉬며 다 식어버린 코코아잔을 손에 쥐었다.
미지근한 게 마치 권지용의 손 같았다. 권지용 손은 차지도, 따듯하지도 않고 꼭 이렇게 미지근했는데.
아… 권지용 보고싶다.
유명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권지용은 곡 작업을 할 때면 매우 예민해 졌다.
곡을 다 완성하기 전 까지 난 권지용와 얼굴을 마주 볼 수도 없었으며, 심지어 연락도 잘 닿지 않았다.
이번 데뷔 할 그룹의 데뷔곡을 작업한다며 문자 한 통 남겨놓고 매일 휴대폰을 꺼놓고 살아가는 권지용이 괜시리 미워졌다.
"야,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응?"
"권지용 걔 밀당하는 거 아냐?"
"밀당? 밀당이 뭔데?"
조심스럽게 내게 말을 건낸 친구가 나의 대답에 놀랐다는 듯 두 눈을 땡그랗게 뜨고 날 쳐다봤다.
왜 쳐다 봐? 하고 물으니 밀고 당기기 몰라? 하고 재차 물어오는 친구를 바라보며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줄다리기?"
"병신아! 너 존나 연애를 글로 배웠냐? 밀당도 몰라?"
"밀당이 뭔데. 중요한 거야?"
"어, 엄청 중요한거야. 연인사이엔 특히 더."
"그럼 알려줘."
나의 대답에 친구가 손짓을 하며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의자를 바싹 당겨 가까이 다가가자 친구가 속닥속닥 작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그러니까 밀당, 즉 밀고 당기기라는 건…….
[미안, 많이 기다렸지. 생각보다 작업이 잘 안 풀려서. 좀 만날까?]
며칠 동안 감감 무소식이던 권지용에게서 처음 온 문자였다.
권지용에서 온 메세지가 띄어진 휴대폰 화면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답장을 하려 손을 움직이다가… 고개를 저으며 홀드 버튼을 눌렀다.
칼 답장을 하던 내가 답장을 보내지 않자 권지용도 이상한 걸 느꼈는지 손에 쥔 휴대폰이 또 지잉 하고 짧게 울렸다.
[연락 늦었다고 삐졌어? 아니면 확인을 안 한건가.]
역시 문자 확인만 하고 다시 홀드 버튼을 눌렀다.
곧이어 지이잉 하고 길게 진동이 울렸다. 이번엔 전화다.
큼,큼. 목소리를 가다듬고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왜 답장 안 해.
"문자 했었어? 미안, 못 봤네."
-만나자.
"싫어, 나 너 만나면 안돼."
-뭐?
"나 밀당 중 이란 말이야. 만나면 안된다고 했어. 연락도 다 씹으랬고."
-무슨 소리야?
"있어! 끊어."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고 헉헉 숨을 몰아 쉬었다.
만나자. 부드럽게 내게 말 하는 권지용의 그 목소리를 얼마나 듣고싶어 했는지 모른다.
언제까지 이렇게 문자를 씹고, 얼굴도 보지 말아야 하는거지? 밀당이란 건 힘든 거 구나….
시곗바늘이 숫자 9를 향하고 있을 즈음에 띵동 띵동 하는 초인종 소리가 집 안에 울려 퍼졌다.
보나마나 동생이겠지. 비적비적 걸어가 누구세요 확인도 없이 문을 열어줬다.
"나 화나게 할래?"
살짝 문을 열어줬는데도 문 밖의 사람이 들어 올 기미를 보이지 않길래 빼꼼 고개를 빼고 확인하니 단정한 차림의 권지용이 날 아래로 내려다 보고 있었다.
헉 하고 몸을 뒤로 빼 집으로 들어가려 하자 권지용이 재빨리 내 손목을 붙잡았다.
살짝 올라 간 눈꼬리로 날 내려다보니 난 그게 또 무서워 결국 입을 열었다.
"아니, 지용아. 그게 아니라…."
"밀당이란 건 또 누구한테 배웠어."
"아니…."
"세상에 밀당 한다고 자기 입으로 직접 말 하는 바보가 어딨어."
"어? 말하면 안되는거야?"
그런 말 없었는데?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꿈뻑꿈뻑 권지용을 바라보자 권지용이 굳히고 있던 표정을 스르륵 풀었다.
"아, 귀여워 죽겠다. 진짜."
"야… 나 아직 너 만나면 안된다니까? 스킨쉽도 하지 말랬어…."
"괜찮아, 그런 거 안 해도 되니까 가만 있어."
그 큰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막 웃던 권지용이 손을 뻗어 날 잡아당겨 자신의 품 안으로 가뒀다.
쿵, 쿵 권지용을 치며 품 안에서 벗어나려고 하자 내가 빠져나가지 못 하게 날 감은 그 팔에 꽉 힘을 줬다.
두근두근. 규칙적으로 뛰는 권지용의 심장 소리와 따뜻한 체온, 특유의 향기가 느껴졌다.
내가 이 품을, 권지용을 얼마나 그리워 했는 지 아무도 모른다.
* * *
제목 엄청 정직하지 않아여?ㅋㅋ
좀 예쁜 제목으로 해보고 싶었는데 생각이 안 났어여..는 비겁한 변명이 아닙니다!!!!!!
연애를 모르는.. 밀당을 글로 배운 나와 그런 나를 귀요미귀요미해 주는 건죵ㅋ.... 오글거리네여
아 그리고 전 편..에 다른 글 보다 댓글이 많이 달려서 놀랐어요T.T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엄청x100 감사하긴 한데.. 제가.. 보다시피 이렇게 똥 손이라 독자분들 만족을 못 시켜드림다 엉엉
사실 제 글은.. 제가.. 빙의..하려고.. 쓰기 시작한 글이예여... 자급자족^ㅠ^...
그럼 님들.. 꿀잠자세요..ㅜ.ㅜ 곧 축제인데 무대 준비해야 해서 너무 피곤하네요
+) 요즘 글 쓸 때 소재가 없어서 움짤이나 사진 보고... 소재를 정해여...
그러니까... 예쁜 사진 있으면 공유 좀..합시다^ㅅ^..낄낄.. 아녜요 절 매우 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