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나윤권 - chu pop chu
"일어나요!"
"..에...?"
한창 꿈속에서 커다란 케잌을 혼자 독차지하고 먹을 수 있었다. 그것도 지금당장.. 손을 갖다대고 입을 가져다 대려는데 큰손이 용대의 볼을 꾹꾹 누르면서 용대의 단잠을 깨운다. 용대는 표정을 잔뜩 찡그리면서 실눈을 뜨니까 벌써 씻은건지 머리가 젖어있는 성용이 위에서 용대를 내려다 보고 있다. 위에서 용대를 웃으며 내려다보고 있는 성용때문에 놀란 용대가 이불을 끌어다 얼굴을 급하게 가리니까 성용이 용대의 어깨를 흔든다.
"오늘 우리 연극보러가요. 연극."
"에?"
"아침 일찍 하는거라서 지금 가야해요!"
"무슨 공연이요.."
"제 친구가 하는 공연이라고 표 준다그랬어요! 얼른 가요."
"지금 몇신데요?"
"일곱시요!"
"공연은요?"
"열시요!"
용대는 순간 벌떡 일어나 성용을 때릴 뻔 했다. 원래 잠이 많은 편인 용대는 아무리 어제 일찍 잠을 잤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열시에 일어나는 사람인데, 이렇게나 이른 시간에 깨우다니... 그것도 공연 시간이 열시임에도 벌써 깨우다니.... 용대는 한숨을 쉬면서 얼굴을 감싸고 있던 이불을 끌어내렸다. 차마 화를 낼 수는 없고... 그냥 일찍 일어나서 씻어야 겠다 싶어서 이불을 내리고 고개를 드려고 하는데 성용이 아까 그자세 그대로 용대의 얼굴에 나타난다. 깜짝 놀란 용대가 으악 소리를 지르니까 성용이 웃으면서 용대의 입가를 닦아준다.
꿈속에서 케익을 맛있게 먹는 꿈을 꿔서 그런가, 아니 먹을 뻔한 꿈을 꿔서 그런가 용대의 입가에 침이 묻었나보다. 성용은 아무렇지도 않게 용대의 입주변에 묻은 용대의 침을 닦아주면서 용대의 손을 잡고 용대를 일으킨다. 용대는 갑작스러운 성용의 행동에 뭐에 홀린듯 성용을 가만 쳐다보는데 성용은 왜 그렇게 쳐다만 보고 있냐며 얼른 가서 씻으라고 용대를 화장실로 떠민다.
"아무리 잘생겼어도 그렇게 쳐다보면 떨려요."
"네?"
"아뇨, 얼른 씻고 오세요!"
"아, 맞다! 옷이요."
몇달전 성용이 처음 용대네 집에서 잠을 자고 갔을 적에 속옷을 가져가지 않아 애를 먹은 일이 아직도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는 건지 화장실로 들어가 문까지 닫았다가 급하게 다시 나와서 옷가지를 챙겨서 다시 들어간다. 성용은 용대가 하는 행동을 보다가 장난스레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니까 용대가 성용을 째려본다. 화장실 문을 닫고 들어간 용대보고 들으라는 듯 성용은 앞으로는 안챙겨가도 되요. 제가 챙겨줄게요! 하니까 화장실에서 우당탕 소리가 들린다. 성용은 풉 웃으면서 머리를 털더니 소파에 앉아 티비를 튼다. 아무튼... 재밌다니까..
* * *
"다왔어요!"
"여기에요?"
"네. 근사하죠? 저도 이런데서 연극 해보고 싶은데 아직은 모델일이 더 좋아요."
"네..."
"자, 가요."
그리고 차에서 내려서 아무도 모르게 극장안으로 들어갔으면 잘된 일이었다. 성용은 모자를 쓰고 용대와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스럽게 문안으로 들어가서 성용의 친구를 만나 표를 받아 들어가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문 바로앞까지는 아무 문제 없이 걸어왔다. 그런데, 바로 문을 앞에두고 혹시 기성용씨 아니냐는 왠 소녀팬에 의해 용대와 성용은 발걸음을 딱 멈추고 말았다.
소녀팬이 지른 함성소리, 그 소리를 듣고 하나둘 몰리는 인파때문에 아니라고 딱 잡아떼려던 성용은 그만 그 자리에서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빠지지도 못하게 됬다. 성용은 곤란하다는 표정을 하면서 예, 감사합니다. 들어갈게요. 하고 들어가려는데 종이와 펜을 내민 한 꼬마아이 때문에 또 문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성용은 너무도 해맑게 웃고있는 꼬마아이의 표정에 웃으며 용대를 쳐다봤더니 용대도 마주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자. 엄마는 어디계셔? 사람들 많다. 조심히 가고."
꼬마아이를 돌려보내고 다시 몸을 일으키고 안으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들어가려는데 왠 여자가 대뜸 성용의 앞에 종이와 펜을 들이밀더니 사인을 부탁한다. 성용은 손목에 차여있는 시계를 쳐다보고 곤란하다는 듯 죄송합니다. 하고 지나가려는데 여자는 저 아이는 해주면서 왜 자기는 안해주느냐고 화를 버럭 낸다. 성용은 얼굴에 확 짜증을 올리고 죄송합니다. 하고 그냥 지나가려는데 사람들이 길을 선뜻 내주지 않는다. 성용의 얼굴에는 이미 짜증이 한가득이다. 성용은 대충 여자의 종이에 사인을 해주고 정말 들어가려는데, 여자를 사인해주자마자 성용에게 들이대는 수많은 펜과 종이들....
성용은 얼굴에 인상을 쓰고 용대를 돌아보는데 용대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벤치에서 기다리겠다는 듯 벤치를 가리킨다. 성용도 애써 웃으며 용대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입모양으로 말한다. 용대에게 미안하다. 마스크도 하고 티 안나게 잘 하고 오는건데... 극장이라고 너무 편하게 온 것 같다. 벌써 시간은 아홉시 반인데... 사람들은 하나둘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극장문 앞을 가득 채웠다.
"미안해요.."
"이야... 우리모델 인기 많은데요?"
"아.. 어떡해요..."
"그럼 우리 그냥 숙소 들어갈래요? 지금은 들어갈 수도 없겠다..."
"진짜 미안해요.. 제가 밥 살게요..."
"안그래도 오늘 거하게 얻어먹으려고 했네요. 그나저나 진짜 팔아프겠다..."
"전 괜찮은데..."
"아, 거참. 저도 괜찮아요! 우리 숙소가서 영화봐요!"
성용은 벤치에 앉아있는 용대에게 미안한 마음에 쭈뼛쭈뼛 다가가 옆에 앉으니까 용대가 미소지으면서 성용을 바라본다. 성용은 이미 연극 시작은 한참이나 지났고, 지금 친구를 만날 수도 없을 것 같아서 용대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또 사과하니까 용대는 아무렇지도 않다면서 웃으면서 성용에게 괜찮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냥 숙소에서 영화를 보자면서 성용의 팔을 끈다. 성용은 분명 화날텐데 가만히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는 용대가 오늘따라 더 예뻐보인다.
성용은 차에 올라타서 친구에게 일단 사정을 설명하고 아무래도 연극은 못볼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문자를 남겼다. 친구는 연극중에 있어서 답은 오지 않는다. 성용은 문자를 보내고 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차 시동을 건다. 용대는 그런 성용을 쳐다보다가 갑자기 마주친 성용의 눈에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린다. 성용은 그런 용대의 모습에 웃으며 왜요. 아직도 쑥스럽고 그래요? 하고 짓궂게 묻는다.
"조금만 돌아다니다가 들어갈래요?"
"아까처럼 또 그러면..."
"드라이브 하면 되죠!"
"전 좋아요! 가요가요!!"
성용은 기분좋게 주차된 차를 주차장에서 익숙하게 핸들을 돌려가며 차를 빼고, 번화가를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가끔 길거리에 놓인 풍선인형을 보며 깔깔거리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노래도 구경을 하다가, 길거리에 서있는 키다리 아저씨가 신기해서 한참을 쳐다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길거리 벤치에 손을 꼭 잡고 앉아있는 노부부에 눈이 간다. 성용은 달리던 차를 천천히 몰면서 벤치에 다정하게 앉아있는 노부부를 미소를 지으며 바라본다. 용대도 성용의 눈길을 따라 성용이 바라보고 있는 노부부를 같이 쳐다본다.
"너무 아름답죠.."
"네... 두분다 너무.."
"저도 저렇게 되고 싶어요. 늙어도 사랑하는 사람이랑 사랑이 변치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 오그라든다..."
"저두요.. 꼭 사랑하는 사람 손 꼭 잡고 다닐거에요. 늙어서도, 죽기전까지도... 오그라든다. 그쵸?"
그렇게 아름다운 노부부가 앉아있는 벤치는 차를 느리게 몰고 있는데도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쳤다. 성용이 노부부를 떠올리면서 꼭 저렇게 되고 싶다고 말하니까 용대도 성용의 말에 맞장구를 친다. 꼭 같이 손잡고 다니고 싶다고... 꼭 사랑하면서 살고 싶다고... 성용은 그렇게 말하면서 오그라든다고 하고 고개를 잠시 숙였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용대는 그런 성용을 마주보지도 못하면서 성용의 말에 자기도 그러고 싶다고, 성용처럼 말하고 오그라든다면서 성용과 똑같은 행동을 한다. 성용은 그런 용대를 쳐다보다가 용대와 눈이마주치고 짧게 미소를 짓는다.
"자, 다왔습니다!"
"오... 왠지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피곤한 이 느낌..."
"얼른 들어가요."
성용은 호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차안에서 기지개를 펴느라 조금 늦게 나온 용대의 차문을 열어주고 같이 호텔안으로 들어간다. 괜히 나온것 같은 기분에 한숨을 쉬는 성용을 용대가 쳐다보다가 성용의 손등을 자신의 손등으로 툭 친다. 성용은 자신의 손등을 내려다보다가 용대를 쳐다본다. 용대는 웃으면서 우리 올라가서 뭐 볼래요? 하고 일부러 괜찮은 척 하면서 묻는다. 성용은 자신의 미안한 마음을 풀어주려고 일부러 괜찮은 척 하는 용대가 고마워서 가만 웃다가 갑자기 뒤를 돌아 걸어나간다.
"어디가요?"
"먼저 올라가 있어요!"
"어디가는데요?"
"아무것도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얼른 올라가 있어요. 알았죠?"
로비를 가로질러 용대와 엘리베이터쪽으로 걸어가던 성용이 갑자기 뒤를 돌아서 다시 문으로 저벅저벅 걸어간다. 빠른 걸음에 용대가 어디가냐고 붙잡아 세워도 성용은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로 그냥 먼저 올라가 있으라고 한다. 자꾸만 어디를 가느냐는 용대의 질문에도 성용은 그냥 먼저 올라가 있으라고 말하고 계속 걸어나간다. 용대는 갑자기 어딜 가는 건가... 싶어서 고개를 갸우뚱 하고 일단은 먼저 올라가 있으라는 성용의 말에 먼저 올라가 있어야 겠다 싶어서 혼자 올라간다.
* * *
딩동-
가만히 노트북으로 성용과 볼 영화를 검색하고 있는데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들려온다. 용대는 보고있던 노트북을 내버려두고 누구지? 하고 현관으로 걸어간다. 물론 성용이겠지만... 그래도 누구세요? 하고 물어보니까 밖에서 저에요. 하고 성용이 대답한다. 이럴 줄 알았지. 어딜 다녀왔나 궁금한 마음도 있고, 무엇보다 얼른 보고 싶은 마음에 반갑게 문을 열어줬더니 성용이 웃으며 서있다. 두 손에는 왠 마트 봉투를 잔뜩 들고서는 용대에게 무겁다고 우는 소리를 낸다. 뭐가 이렇게 살게 많아요? 하고 성용의 손에서 봉투를 받아 들었더니 성용이 작가님 맛있는거 해드리려구요. 하고 씩 웃는다.
"뭘 해주려고 이렇게 많이..."
"음... 그냥 이것저것 많이 해주고 싶어서 카트에 담다보니까 이만큼이 되버린거 있죠?"
"그럼 좀 빼지... 이 많은걸 우리가 다 어떻게 먹어요?"
"시간은 많은걸요?"
성용은 사온 물건들을 호텔안 냉장고에 정리하면서 성용이 사온 물건들을 이리저리 꺼내보며 물어보는 용대의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해주면서 언제 다 먹냐는 용대의 질문에 용대를 쳐다보면서 시간은 많잖아요. 하고 웃으면서 대답한다. 용대는 그런 성용이 하는 말에 저도 몰래 움찔 몸을 움직인다. 아마 사실은 남은 시간은 이틀정도 밖에 안남았다고 말해주면 성용은 엄청 실망 할것이다. 아마 그 사실을 알면서도 숨기고 있던 자신에게 더 많이 실망을 하겠지... 어쩌면 화를 낼 지도 모른다. 미리 말할게요... 미안해요, 성용씨...
"자! 다시 돌아온 기성용의 요리시간!"
"뭐에요?"
성용이 요리를 할건데 앞치마가 없다면서 징징거리다가 용대가 그냥 아무렇게나 허리에 둘러준 두루마리 휴지에 기분이 좋아서는 국자를 들고 왠 프로그램 흉내를 낸다. 용대는 그런 성용을 보고 웃다가 성용이 준비하는 요리에 눈을 둔다. 성용은 냉장고에서 떡볶이 떡을 꺼내고 고추장, 물엿 등등 요리재료를 꺼낸다. 용대는 이게 뭐에요? 하고 묻는다. 대충 떡볶이 인걸 알겠지만, 요리는 아주 문외한인 용대는 혹시 아닐까봐 한번 물어본다. 성용은 그런 용대에게 떡볶이 할거라고 말해주고 요리재료를 꺼낸다. 어묵, 각종 채소들...
"거기 채소좀 다듬어 줄 수 있어요?"
"저...저요?"
"그럼 거기에 작가님 말고 누가 계세요?"
"저 잘 못하는데..."
"그래두요. 한번 해봐요. 자, 일단 채소 씻어오세요. 그건 할 수 있죠?"
성용은 일단 채소를 썰기 전에 씻어야 하니까 그런 기초적인건 용대에게 하라고 하고, 떡을 하나하나 떨어뜨리고 있는데, 옆에서 우당탕 소리가 난다. 도대체... 성용이 보기 힘들다는 듯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려 살짝 눈을 뜨니까 싱크대에서 당근과 양배추를 줍는 용대가 보인다. 성용이 용대에게 다가가서 왜 닦지도 못해요... 하고 한숨을 쉬면서 말하니까 용대가 저도 잘하고 싶은데 자꾸 손에서 빠져나가요... 하고 우는 소리를 낸다. 아무튼.. 미워할 수가 없어요..
"다 닦았어요!"
"깨끗히 닦았어요?"
"그럼요!"
용대가 당연하다는 듯 자랑스럽게 내민 채소들은 나름 깨끗해 보인다. 성용은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음.. 괜찮네.. 하고 왠지 제자를 가르치는 스승인 것 마냥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용대는 성용에게 감사합니다, 셰프! 하고 머리에 손을 올린다. 성용과 용대는 그리고 눈을 마주치고 웃는다. 대체 뭐가 웃긴건지 모르겠지만, 그냥 서로 마주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이 좋은 것 같다.
성용은 용대를 옆에 세워놓고 채소 다듬는 법을 알려주는데 용대는 잘 듣는 것 같으면서도 물어보면 모른다고 대답한다. 사람은 잘하는게 있으면 못하는게 꼭 있다더니... 사진을 잘 찍지만, 요리는 정말 형편없는 것 같다. 성용은 아주 요리에 소질이 없어보이는 용대지만, 성용이 하는 칼질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 꼭 그런것 만은 아닌 것도 같다.
"우와..."
"신기해요?"
"네! 이거 언제 다 배우셨어요?"
"그냥 이 일 시작하고 밖에 잘 못나가니까 집에서 해먹으려고 하다보니까... 별거 아니에요.."
"우와... 저는 영 소질이 없나봐요..."
"그럼 제가 먹여살릴게요."
용대가 자신의 요리실력에 한숨을 쉬면서 요리는 영 아닌가봐요.. 하면서 성용이 하는 칼질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가, 성용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신이 먹여살린다는 말에 용대는 깜짝 놀라서 토끼눈을 하고 성용을 쳐다보니까 성용은 방글방글 웃으면서 용대를 바라보고 있다. 용대는 얼굴이 빨개져서는 괜히 나오는 헛기침에 콜록콜록 기침을 하고 그럼 자기는 다른거 먼저 보겠다고 말을 더듬으면서 괜히 냉장고를 뒤적거린다. 성용은 그런 용대를 쳐다보면서 풉 하고 웃었다. 무슨 소리를 못해...
"그거 말고 이리와서 프라이팬에 물 조금만 담아서 올려줄래요?"
"네? 아... 네!"
성용은 이미 자신이 해 놓은 냉장고정리를 다시 흐트렸다가 다시 하고 있는 용대의 뒷모습을 보다가 입술사이를 비집고 나오려는 웃음을 삼켰다. 그리고는 자신이 말리지 않으면 계속 냉장고만 뒤적이고 있을 용대라, 용대에게 이리와서 물을 조금만 올리라고 시키니까 용대가 쭈뼛쭈뼛 다가와서는 호텔에 있는 프라이팬에 물을 담는 소리가 들린다. 성용은 용대가 하지 못한 채소를 마저 다듬고 용대가 올려놓은 프라이팬에 본격적인 떡볶이 요리를 하려는데, 물이... 없다.
"작가님..."
"네, 네?"
"물이..."
"조금만 담으라고..."
"아예 담지 말라고는 안했잖아요... 작가님은... 그냥 먼저 가서 영화보고 계세요. 알았죠?"
아무래도 용대와 함께 요리를 하려니까 요리를 잘 못하는 용대를 하나하나 가르쳐 주려면 시간이 오래걸리기도 할 것 같고... 일단 타고 있는 프라이팬에 물부터 부어야 겠다 싶어서 성용은 용대를 거실로 보내놓고 그냥 자기혼자 후딱 해치워야 겠다 생각한다. 성용은 용대에게 먼저 영화를 보고 있으라고 말하고 용대의 등을 떠밀어 밖으로 보내놓고, 익숙하게 프라이팬에 물을 올리고, 떡볶이 양념을 익숙하게 눈대중으로 대충 집어넣고, 아까 하나하나 뜯어놓았던 떡을 넣고, 보글보글 끓을때 채소도 넣었다. 성용은 꽤 그럴 듯 하게 만들어진 떡볶이 떡을 하나 먹어보니까 꽤 먹을 만 하다.
용대는 거실에서 뭘 그렇게 보는지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다. 성용은 뭐 진지한 뉴스라도 보는 가보지 하고 아무렇지 않게 접시에 먹음직스러운 떡볶이를 담고, 아까 사온 사이다도 꺼낸다. 그리고 용대에게 짜잔~ 하고 가져가니까 용대가 갑자기 성용을 째려본다.
"왜...왜요..."
"......."
"왜그러는데요..."
성용이 자신을 째려보는 이유를 추궁해도 용대는 대답은 안해주고 자꾸만 성용을 째려본다. 아무말 없이 자신을 째려보는 용대가 왜이러나 싶기도 하고, 자신이 혹시 용대에게 밉보인게 있기라도 할까봐 급하게 용대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용대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대답도 해주지 않는다. 성용은 초조하기도 하고 용대가 답답해서 용대가 보던 컴퓨터에 눈을 두었는데 용대는 왠 기사를 보고 있다.
[톱 모델 k씨. 걸그룹 J양과 또다시 스캔들?]
또다시 스캔들이 터졌나보다. 분명 J양은 저번에 핸드폰 광고를 같이 찍었던 그 걸그룹에 제인? 인가 하던 친구 인것 같은데... 아니라고 몇번을 말해도, 저번에 딱 잘라서 아니라고 말을 안해서 그런지 심심하고, 잊을만 하면 그 친구와 열애설이 터지는데 정말 귀찮다. 이번에도 둘다 아무말 안하면 알아서 잠잠해 지겠지 뭐..
"아... 또 떴네?"
"네?"
"곧있으면 잠잠해 질 거에요. 근데 이게 왜요?"
"왜냐니요! 뭘 하고 다니길래 이렇게 스캔들이 터져요!"
성용은 아~ 이거? 하면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스캔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인다. 용대는 그런 성용의 반응에 더 화가 난다. 아니, 평소에 어떻게 하고 다니길래 이렇게 스캔들이 나고그래! 그것도 두번씩이나! 용대는 제인과 저번에도 스캔들이 났던걸 기억하고 성용을 째려봤는데, 성용은 왜그러느냐고 묻더니 컴퓨터를 보고 아 이거? 하면서 아무런 반응도 없다.
용대는 큰 반응이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이거 가짜라고 말해줄 줄 알았는데, 째려보면 째려볼 수록 성용은 아니라고 부정하기는 커녕 그냥 조금 있으면 잠잠해 질거라고 말한다. 용대는 그렇게 반응하는 성용때문에 혹시 진짜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아니라고 말해줄줄 알았는데... 용대는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화에 성용에게 어떻게 하고다니길래 이렇게 스캔들이 터지냐고 버럭 화를 내버렸다.
"원래 같이 활동했던 연예인이랑은 한번씩 나는거라..."
"그러니까 왜 꼭 나는건데요?!"
"그게... 제가 잘생겨서...?"
"으이씨 정말 짜증나 죽겠어!"
"근데 왜이렇게 화가 나요?"
용대가 갑자기 화를 내는 바람에 성용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대답해주는데 그럴때마다 용대는 얼굴이 우락부락 해져서 금방이라도 얼굴이 터질 것 처럼 화를 낸다. 성용은 그런 용대의 물음에 다 대답을 해주다가 문득 용대가 왜이렇게 자신의 스캔들에, 당연히 모델이라면 한번씩 날 수도 있는 스캔들에 이렇게나 얼굴까지 빨개져가며 화를 내는지 궁금해졌다. 성용은 괜히 화가 나있는 용대에게 주눅이 들어 용대의 눈을 맞추지도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든 생각에 용대에게 왜 그렇게 화가 났냐고 묻는다.
"뭐요?!"
"아니, 연예계쪽에서 일하면 당연히 스캔들 날 수도 있고 그런거잖아요..."
"그.... 그러니까.. 제가 왜 이렇게...화가.... 났냐고요..?"
"네. 당연히 한번쯤은 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갑자기 왜이렇게 화가 나냐는 성용의 질문에 가만 생각해보니까 너무도 당연한 성용이 스캔들에 왜이렇게 자신이 과민반응인가 싶어서 당황스러운 와중에 성용이 당연히 한번쯤 날 수있다고 말하는데 또 그게 틀린말이 아니라서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싶은데, 사실은 자신도 자신이 왜그렇게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 사실 성용이 제인이란 사람과 진짜로 만나는 것도 아닌데 왜이렇게 화가 나는지, 성용에게 화를 내는지는 귀신히 곡할 노릇이다. 그래서 용대는 대답도 못하고 우물쭈물 말을 더듬고 있는데 성용이 자신에게 사귀는게 아니라는 해명을 안했다는 사실이 문득 머릿속에서 빠르게 스치고 지나간다.
"아니라고 안했잖아요!"
"네?"
"아니라고 저한테 해명 안했잖아요! 다른 사람들한테도 안하고!"
"제가 아니라고 말 해야 알아요? 저는 그런 어린 친구 만날 생각도 없고... 요즘 한사람 바라보는것도 바빠죽겠는데 누굴 바라보겠어요?"
"네...?"
자신에게 아니라고 해명도 안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성용의 태도에 실망한거라고, 절대 질투가 아니라고, 질투때문에 화가 난게 아니라고 애써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성용에게 따지고 드니까 성용은 다시 능글맞은 얼굴을 하고선 요즘 한사람 바라보는것도 바쁜와중에 누굴 바라보겠냐고 용대에게 묻는데, 성용의 턱이 분명 자신을 톡 가리켰다. 분명 작은 행동이었지만, 성용의 턱이 짧게 자신을 가리킨걸 잘못 본게 아닐 것이다.
용대는 괜히 민망한 마음에 헛기침을 두어번 내뱉고 뉴스창을 내려버렸다. 뉴스창을 내리면서 에이 이런 허위사실.. 이라고 중얼거리니까 성용이 웃으면서 용대의 앞에 떡볶이를 놓아준다.
"제가 아니라고 해명 안해서 화났어요~?"
"....그런거 아니거든요..."
"그럼 질투났구나. 저번에도 그러더니."
"...마..맛있네요! 성용씨도 얼른 먹어요."
저번에 제인과 성용이 처음 스캔들이 났을때 그때도 질투때문에 성용에게 틱틱 거렸던 자신이 생각나서 이 주제를 어떻게 벗어나야 하나 싶어서 성용의 입부터 막아야 겠다 싶어서 성용의 입에 포크로 떡볶이를 찍어서 막무가내로 성용의 입에 넣어줬다. 한개, 두개, 세개... 하나하나 성용의 입에 넣어주니까 성용의 볼이 금세 빵빵해졌다. 성용은 입에 떡을 가득 담고 더 주려는 용대의 손을 막고는 기침을 한다. 용대는 자신이 먹여놓고도 걱정은 되는지, 성용에게 사이다를 따라 한모금 먹여준다.
"우리.. 이얘기는 그만 하고 영화나봐요!"
"멍데여?"
"뭐냐구요? 이거 그냥 재밌다고 추천해주길래..."
용대는 이야기를 돌리려고 황급히 영화를 틀었다. 자신이 아는 재미난 영화는 없고, 성용에게 보고싶은 영화를 물어봐도 없다고 대답하고, 자신이 딱히 보고싶은 영화도 없길래 그냥 포털사이트에 들어가서 재밌는 영화를 검색했더니 제일 위에 블로그에서 추천해주는 영화를 아무거나 다운받았다. 제목도 처음들어보고, 내용은 그냥 진부한 사랑이야기 인것도 같다. 로맨틱 코메디라길래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라서 무작정 다운을 받았더란다.
성용은 용대에게 무슨 영화냐고 입에 떡볶이를 잔뜩 문체로 발음이 다 흐트려진 채로 물었는데 용대는 용케 그걸 알아듣고 그냥 아무영화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영화를 틀었는데, 용대와 성용 둘다 기대된다고 두 손을 모으고 앉아있다. 이럴때 보면 둘다 어린아이 같다.
"재미없으면 어떡하죠?"
"재미없음 진짜 영화관 가서 영화나 보고 올까요?"
"아까처럼 그러면..."
"잘 무장해서....."
성용과 용대 둘다 얼굴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영화의 감독, 주연배우들 이름이 짤막하게 나타나더니 처음 등장한 장면은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이 격하게 엉키는 장면... 서로의 혀가 오가고, 달아오른 둘은 옷을 하나씩 벗어나간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그 뒤로는 용대가 노트북을 접어버리는 것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노트북이 접혔음에도 둘의 얼굴은 쉽게 펴지지 않는다. 둘다 입이 벌어진채로 서로를 쳐다도 보지 못하고 민망함에 고개만 떨구고 있는데, 성용이 헛기침을 한다. 그런 성용의 소리에 깜짝 놀란 용대가 성용의 얼굴을 쳐다보는데, 둘의 눈이 부딫혔다.
"여...영화가...."
"우리 나갈래요..? 나가요. 나가면 안되요?"
"그래요! 나가요. 나갑시다."
용대는 어색한 분위기를 참지못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 영화가 원래 재밌는거라고 그랬는데... 분명 15세 미만 관람불가라고 뜬 것도 봤는데... 왜.. 이런 격한... 장면이... 용대는 왠지 자신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된 것 같아서 먼저 입을 여니까 성용이 나가자고 제안한다. 아무래도 이 공간에서 둘만 있으면 계속 민망 할 것 같아서 그랬는가 보다. 용대는 성용의 나가자는 말에 좋다는 듯 박수를 치면서 그래요! 나가요! 하고 벌떡 일어난다. 성용은 얼른 옷만 입고 나가자고 말을 하고 모자와 마스크를 챙긴다. 용대나 성용이나 아까 다녀와서 옷을 갈아입지 않아서 그런지 옷은 이대로 나가기만 하면 될 것 같다.
* * *
"막상 오긴 했는데 뭘 봐야 될지..."
"그러게요... 그냥 자리 많이 없는거 볼래요?"
"그래요. 장르는... 스릴러가 좋을 것 같은데..."
"동의해요.."
성용은 무작정 차에 올라타서 일단은 시동을 걸고 주변을 좀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영화를 보고 싶다는 용대의 말에 차를 몰아 온 곳은 영화관이었다. 시간은 네시반을 향하고 있는데 영화관은 사람이 별로 없다. 무슨 영화를 보러 오자 말이 없이 그냥 무작정 찾아온거라서 무슨 영화를 봐야 될지 막막한 둘은 그냥 일단 들어가서 사람들이 많이 보지 않는 그런 영화를 보자고 하고 들어갔다. 아무래도 아까의 기억때문인지 둘은 이미 장르를 스릴러로 정해놓았다.
"두분이세요?"
"네."
"좌석도와드릴게요."
"음... 이자리 괜찮을까요?"
"네, 가능하세요."
"그럼 여기로..."
사람이 많은곳은 피해야 하는 성용때문에 용대혼자 표를 끊는다. 성용은 이럴때면 유명한 사람이고 싶지가 않다. 자신이 멋있게 표를 끊어서 용대에게 가져다 주고 싶은데 사람들이 알아보는 자신이기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게 밉다. 용대는 표를 끊어왔다면서 성용에게 웃으면서 표를 한장 준다. 시간은 10분뒤라 지금 팝콘을 사고 올라가면 얼추 시간이 맞을 것 같기도 하다.
"으으... 무서운거 잘 못보는데..."
"괜찮아요. 제가 있잖아요."
* * *
"오.. 진짜 재밌다! 성용씨? 표정이 왜그래요?"
"안무서우세요...?"
"별로..."
"무서웠구나? 얼굴이 하얘졌어요!"
"살인자가 쫓아올때는 정말.... 얼른 나가요."
무서운걸 못본다는 용대는 두눈을 똑바로 뜨고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봤더란다. 정작 자신이 있다면서 무서운걸 못본다던 용대를 안심시키던 성용은 눈을 가리느라 영화 반을 놓친 것도 같다. 성용은 애써 용대에게 들키지 않기위해 표정관리를 하지만, 얼굴색은 관리할 수가 없는 지라, 무서워서 얼굴이 사색이 된 걸 용대에게 들키고 말았다. 성용은 부끄러운 생각에 밖으로 나가자고 용대의 손을 잡아끌었다. 스릴러나 공포는 절대 보러오지 말아야 겠다 다짐까지 하면서 말이다.
"우리 밥먹어요."
"그래요. 뭐먹어요?"
"이번엔 진짜로 근사한데 데려가서 맛있는거 사줄게요. 오늘 약속도 했잖아요."
"그래요! 절 안전히 모십시오."
"뭐에요 그 말투는?"
영화가 다 끝나고 주차장으로 내려와서 차에 올라타자마자 한 얘기는 밥을 먹자는 성용의 말이었다. 용대는 손목에 차여있는 시계의 시간을 확인하고 시간이 여섯시가 훌쩍 넘은 것을 확인하고 밥먹으러 가자고 한다. 저번부터 그렇게 맛있는걸 사주겠다고 했지만 번번히 약속이 깨어지고 말아서 억울했던 성용은 오늘은 꼭 맛있는걸 사주겠다고 다른거 못먹는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런 성용의 모습에 용대는 성용의 지갑이 열리는게 썩 좋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자고 한다. 고집은 못말리니까...
용대는 성용에게 자신을 잘 모시라는 말을 하려다가 왠지 이상한 말투가 되어버린 말에 어깨를 으쓱 해보였더니 성용이 웃으면서 그 말투는 뭐냐고 묻는다. 용대는 자신도 모르는 말투가 입에서 나와버리는 바람에 저도 잘... 하고 말끝을 흐리면서 성용처럼 웃어버렸다. 성용이 익숙하게 레스토랑으로 차를 끄는 동안 용대는 성용의 차에 라디오를 틀었다. 라디오에서는 달콤한 사랑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자, 이제 내리십시오. 우리 작가님."
"수고하셨어요, 기사님."
"이정도로 뭘. 들어가시죠."
"그러도록 합시다."
용대는 성용이 해주는 놀이에 재미가 들린건지 종종 성용을 기사처럼 부린다. 성용도 그런 용대가 싫지 않은지 용대를 높은사람처럼 문도열어주고 길도 안내해주고 그런다. 용대나 성용이나 아이처럼 장난을 치면서도 좋다고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웃는다. 성용과 용대는 딱 봐도, 누가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레스토랑안으로 들어가면서 장난을 치기에 바쁘다.
성용과 용대는 한창 장난을 치면서 들어가다가 점점 들어갈 수록 들린느 클래식 소리와, 조용히 식사를 하는 소리에 더이상 장난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안으로 들어간다. 둘이 안으로 들어가자 웨이터가 점잖게 인사를 건네며 자리를 안내한다. 성용과 용대는 웨이터가 안내해주는 자리에 앉아서 웨이터가 건내주는 메뉴판을 들고 메뉴를 결정한다.
"저는 이걸로... 작가님은요?"
"저도 같은걸로 주세요."
"저는 미디움으로 주시구요, 작가님은요?"
"전 미디움 웰던이요."
영어로 뭐라고 쓰여있는 메뉴판에서 익숙하게 주문을 하는 성용은 이 사람들과 너무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용대는 처음와보는건 아니라 종종 오긴 하지만, 올때마다 적응이 안되는 분위기에 늘 밥이 잘 넘어가지 않고 꼭 얹히는 기분이다. 웨이터는 주문을 받아들고 점잖은 걸음걸이로 걸어간다. 그리고 주문을 다 전한건지 더 시키실건 없느냐고 묻는다. 성용은 용대에게 와인한잔 할래요? 하고 묻지만, 곧 차를 가져왔다는 걸 알아차리고 그만 두기로 한다. 웨이터는 용대와 성용의 테이블에 가깝게 자리하고 서서 식사를 가져다주고, 먹는것을 지켜보고, 물잔에 물이 떨어지면 물까지 채워준다. 이런 분위기 있는 식사는.... 미팅때만으로도 족한데...
"어디 불편해요? 맛이 없어요? 왜이렇게 깨작깨작 먹어..."
"아뇨... 분위기가 너무 조용하고... 그래서 얹힐것 같아요..."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말고 주변 둘러보지도 말고 그냥 나만봐요. 그럼 괜찮지 않을까요?"
"네...."
"깨작깨작 썰어먹지말고! 이리줘봐요."
성용은 고기를 너무 작게 썰어먹는 용대를 걱정하면서 왜 이렇게 먹고있는냐고 묻는다. 성용의 물음에 용대는 조용하게 속삭이면서 그냥 분위기가 너무 무겁고 진지하다고 말한다. 웨이터도 보고 있고, 그냥.. 씨끌벅적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자신과는 너무 다른 분위기에 불편해서 깨작깨작 먹고있는데 그런 용대가 보기 안좋은듯 성용은 용대의 기분을 풀어준다. 그래도 깨작깨작 먹고 있는 용대의 그릇을 보고 성용은 자신이 가져다가 직접 썰어주기까지 한다. 용대는 이런 사소한 것까지도 직접 해주는 성용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광주에서 이렇게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고작 이틀 뿐이라서... 이틀 밖에 안남아서 조금만 떼를 써서 여기 남아있고 싶을만큼 아쉽다.
"맛있죠?"
"네! 진짜 분위기 생각안하고 성용씨만 보고 먹으니까 하나도 안부대껴요!"
"다행이다. 자주 올래요?"
"그건... 아직...."
"알았어요. 이제 집에 갈까요?"
"조금만 더 돌아다니다가요.. 소화 할겸 걸을래요?"
성용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서 차에 오르려는 성용을 붙잡은건 용대였다. 용대 피곤할까봐, 잠이 많은 용대가 혹시라도 피곤하지 않을까 숙소로 돌려보내려는데 용대가 걷자고 한다. 소화할겸 걷자는 용대의 말에 성용은 차키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 그렇게 하자고 한다. 용대는 성용의 옆에 딱 붙어서 걷는다. 레스토랑이 조금 외진곳에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도 없고 지나가는 차도 별로 없다. 가까운 곳에 공원이 있길래 성용과 용대는 그쪽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서로 뭐든 말을 하고 싶지만 딱히 꺼낼 말이 없다...
"운동 좋아해요?"
"음.. 저는 배드민턴 같은거?"
"그래요? 저는 축구 진짜 좋아하는데..."
"축구는 보는거 좋아해요..."
같이있던 시간이 하루도 아니고 며칠을 같이 있었는데 오늘따라 왜이렇게 어색한지 모르겠다. 둘사이에 흐르는 왠지 모르게 어색한 기류에 선뜻 말을 먼저 꺼내지 못하고 있는데 먼저 입을 연건 성용이었다. 성용은 용대에게 운동을 좋아하느냐 물었다. 용대는 배드민턴 같은 운동 좋아한다니까 성용은 축구를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서로 좋아하는 운동도 다르니까 더이상 운동에 대한 대화는 이어나갈 수가 없게 되었다. 성용은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앞을 보고 걷는다.
"참, 내일은 뭐해요?"
"음.. 아는 형이 음반작업하는데 가볼래요? 저번에 보니까 엄청 신기하던데.."
"오... 그래요! 아직도 여름은 여름인가봐요... 매미도 울고...."
"얼른 추워지면 좋겠다.. 크리스마스도 빨리오면 좋겠고..."
"왜요?"
"파티해요! 우리집에서!"
"그래요!"
성용과 용대는 그렇게 그 사람이 없는 공원에서 쓸데없는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결국은 그냥 돌아갔다. 레스토랑에 차를 세워둔 바람에 차를 찾으러 걸어왔던 거리를 또 걸어야 했지만, 둘은 귀찮은 내색을 내지 않는다. 어쩐 일인지 그렇게 말이 많던 성용도 지금은 말도 없고 조용하더라...
성용은 언젠가 자신도 용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 해야 한다고 느끼면서도 선뜻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 분위기가 잡히면 자신이 준비가 되지 않았고, 자신이 준비가 되어있으면 분위기가 잡히지 않는다. 더이상 용대를 애태울 마음은 없지만, 선뜻 고백의 말이 나오지는 못하겠다. 용대에게 힌트를 주지만서도, 직구는 던지지 못한다. 서울 올라가서 꼭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 해야 겠다, 차에 올라타 그렇게 생각한다.
작가왓긔......
죄송해요 ㅠㅠ 이렇게 늦게 오고ㅠㅠㅠ 씌끼님한테는 더더욱... 곧 올라온다 해놓고 몇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어요 ㅠㅠㅠ
요즘 가을이라 그런가 외로워요... 가 문제가 아니고.... 몸에 잔병도 많고 맘에도 잔병이 많고 생각도 많아지고 할건 더더욱 많아지고 ㅠㅠㅠㅠ
한달만 작정하고 모든걸 접고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ㅎㅎㅎ
요즘 부모님이랑 진로에 대해 엄청난 토론을 하고 있어요! 원래는 제가 국문과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아서 바리스타 길로 가려고 하고 있어요! 글은 가끔 씩 쓰는걸로 하고! 짱이죠! 제가 생각해도 대단해요! 는 무슨 얼른 모델KI나 완결낼게요.. 한다고 한다고 했던게 엊그제인데 아직도 이렇게...
참! 잊으셨을까봐! 모델KI속 시간적 배경은 늦여름이라능! 잊지말라능! 헤헷 배ㄱ고파요.. 얼른 집가야겠어요 ㅠㅠㅠ 밥굶지말아요 우리 독자기들☆
아 작가 요즘 연애 잘 안된다고............ 작가요즘 짝사랑 하고 있는데 잘 안된다고...........
그런데 이렇게 달달한 글 못쓰겠다고.................... 못쓴다고!!!!!!!!!!
작가가 짝사랑하는 친구가 다른친구 눈에 담고 있는 거 같아서 작가 지금 울러떠난다고.....
나한텐 독자기들밖에 없는데 제가 이게 무슨 말이죠.....
저 연애 잘되게 독자기들이 밤에 물떠놓고 소원빌어주실수 없겠죠...?
그냥 생각나실때마다 아 모델키작가 연애나 했음 좋겠다 하고 생각이라도 .......
나 진짜 마법사 될까 겁난닿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우리독자기들밖에없다♥♥
얼른 모델KI28/로 돌아올게요 ㅠㅠ 오늘안에 쓸라햇는데 아마 무리데쓰
참 독자기들!! 이벤트가 잇어요!!깜빡하고 이걸 안넣엇네ㅠㅠㅠ
이거 듣는데 가사가 나오는데 너무 웃겨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노래제목이랑 앨범, 아티스트는 일부러 지웠어요! 대신 앨범 저거 뭐지? 뭐라하지? 저건 안지웠어요!
이게 누구노래의 무슨 노래제목이게요!!
알아맞추신다면 소원을 들어드리는 기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