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나 좋아한다며
w.순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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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내가 그 아이를 언제 처음 알았더라......
그 아이에 대한 기억의 시작은 내가 1학년이였을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구들과 모여서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얘기를 하다 자연스럽게 남자 얘기로 넘어갔다.
연예인 외에는 남자에 거의 관심이 없던 나인지라,
항상 친구들이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듣고 있는 경우가 다반수였다.
" 아 맞아! 권순영 이번에 파마 했던데 애들이...... "
" ......근데 전부터 궁금했는데 권순영이 누구야? "
" 에??? 너 권순영 누군지 몰라? 그 옆반애. "
" 여태껏 모르고 우리랑 얘기하고 있던거 였어? "
" 몰라서 항상 듣고만 있었지...... 여튼 궁금하니까 지나가면 알려줘. "
원래 누군지 몰라도 대충 아는 척 넘어가는 편인데 권순영이라는 아이는 대체 어떤애길래 자주 말이 나오는지 궁금했다.
애들이 저렇게 많이 언급하는거 보면 뭐 나름 괜찮은 아이려나... 근데뭐 이 학교에서 괜찮아봤자 얼마나 괜찮겠어...
라고 생각했던것은 전부 내 착각이였다.
그 아이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세봉틴의 호우시와 진짜 깜짝 놀랄정도로 닮아있었다.
그니까 내말은 다른건 몰라도 외모는 딱 내스타일이였다는 것이다.
그 아이의 얼굴을 본 순간.
그 때가 내가 그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순간이다.
마음속에 싹이 틀지 안틀지 모르는 씨앗을 품게 된 날.
비록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닮은 외모로 갖게된 관심이지만,
그 날 이후로 나는 그 아이 생각이 꽤 자주 났던것 같다.
2학년 말쯤에 친구를 통해 그 아이의 반에서 누군가가 나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그 순간에도 그 아이가 떠올랐다면, 그건 씨앗이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었던걸까.
물론 그 아이 일리가 없겠지만.
나는 그 아이를 알고 있고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아이는 내 존재를 알긴 할까?
그런 생각이 들며 씨앗이 싹을 틔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 했다.
두려운 마음에 겁이 나 싹이 나지 않기를 바라며 마음속에 꼭꼭 감췄다.
햇빛이 씨앗을 비추지 않게. 그래서 씨앗이 싹을 틔울 수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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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반배정이 남녀 합반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솔직히 그 아이와 같은 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안한건 아니다.
같은 이과고 과탐도 같은 과목을 선택했기에 같은반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근데 그 아이와 진짜 같은반이 되었다.
놀랬지만 좋았고, 좋았지만 걱정됐다.
진짜로 그 아이와 같은 반이 될 줄은 몰랐기에 정말 놀랬고,
그 아이와 가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좋았다.
하지만 혹시 은연중에 내 씨앗이 싹을 틔우고 그걸 다른 사람이 알게 될까봐,
특히 그 아이가 알게될까봐 걱정됐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아이와 나는 근처에 있을 시간도 없었고,
말도 거의 섞어보지 않았다.
나는 일봉이, 이봉이, 삼봉이와 같이 다녔고,
그 아이는 이찬이라는 아이와 주로 함께 다녔다.
그 아이가 신경쓰이다보니 이찬이라는 아이도 눈에 자주 들어왔는데,
......좀 귀여운데.........?!
아니 너무 귀엽자나;;;;; 진짜 어쩜 저렇게 귀여울 수가 있지????;;;;
너무 귀엽잖아...ㅜㅜㅜㅜㅜㅜ
이찬 너무 귀여워....ㅠㅠㅠ 귀여워ㅜㅜㅜㅜㅜㅜ
봐도봐도 귀여워ㅜㅜㅜㅜㅜ 보면 볼 수록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동생삼고 싶다ㅠㅠㅠㅠ 오구오구 하면서 키우고 싶다ㅠㅠㅠ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찬 귀엽다고 친구들에게 떠벌리고 다녔더라...
근데 솔직히 이찬 너무 귀여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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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부승관과 이석민이랑 친해졌다.
내가 원래 낯을 많이 가리고 남자는 좀 불편했는데,
얘네는 진짜 친화력이 장난아니라 나 같은 성격도 친해지게 만들었다.
말이 많고 씨끄러워서 (물론 나도 친해지면 장난아니게 씨끄러움) 성격은 별 기대 안했는데
생각 외로 장난끼는 많아도 인성이 괜찮은 친구들이였다.
3학년 학기가 시작하고 한달 좀 안되서였나?
부승관과 이석민 그리고 나와 이봉이 이렇게 네명이서 야자시간에 얘길하고 있었다.
부승관이 말했다.
" 니네가 반 애들이랑 빨리 친해지라는 의미에서 애들 비밀 같은거 하나씩 털어줄게. 누가 궁금한지 말만해라. "
우리는 고민하다가 홍지수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부승관이
" 홍지수 진짜 착함. 우리반에서 젤 착할껄 진짜. "
그게 비밀이냐며 타박하고는 다음으로 내가 이찬 이름을 꺼냈다.
그러자 이봉이가 엮음본능을 깨우쳤는지
" 성이름 너~~~~ 평소에 그렇게 이찬 귀엽다 귀엽다 하더니~~~~ 설마 너~~~~~~? ㅎ "
" 그런거 아니니까 조용히 해. "
이러면서 엮기 시작했다. 가볍게 무시하고 넘어가는데 부승관과 이석민이 수상한 웃음을 주고받는걸 봤다.
캐묻기 귀찮아서 그냥 넘겼지만 좀 찝찝해...
부승관과 이석민도 이찬은 별거 없다며 넘겼고 이봉이가 마지막으로 권순영 이름을 말했다.
그러자 부승관과 이석민은 또 웃음을 주고받더니 말하면 안될 것 같다며 대답을 회피했지만
이봉이의 협박에 순순히 대답했다.
" 사실 권순영...... 얘한테 반했대. "
에????????????? 얘가 혹시 나요?????????
내가 당황하는 사이 이이가 물었다.
" 야 설마 내가 혹시나해서 물어보는건데... 권순영네 반이였던 것 같은데, 혹시 작년에 이름이 좋아한다는애가 권순영? "
" 아마 맞을껄? "
...그날은 하루종일 멍했다.
읽으셔도 좋고 안읽으셔도 좋은 잡담 |
안녕하세요 순하지 입니다. 이 글은 제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혹시 친구가 보면 알아챌까봐 많이 바꾸긴했지만... 아는 사람이 보면 누가봐도 내얘긴걸!
사실 순영이역의 실제분은 ㅇㅅ의 전멤버 ㄹㅎ님을 아주 살짝 닮았어요. 저랑 그 분은 안타깝게도 이루어지지 않...... 아직일지 영원히일지는 모르겠지만요... 뭐 처음엔 잘 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지금은 별 생각 없어요..하하 그 분과 저는 진전이 없었지만, 글 속의 순영이랑 이름이는 잘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회상이라고 하긴 가까운 과거지만 공책에 글 쓰면서 회상하는 느낌으로 쓰고 싶었는데 그런 느낌이 났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