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흔살 아저씨랑 연애한다
w.1억
그때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 나는 언니의 눈치를 보면서 막 배우고있는데..
'야 오늘은 혼자 일 좀 해야겠다! 급한 일이 있어서!'
라면서 카페를 비우는 사장 언니 덕분에 나는 돌처럼 굳어서 손님이 올 때마다 긴장을 해야됐지...ㅎ...
오픈한지 얼마 되지도않았는데 여긴 벌써 사람들이 많이오더라고..미치는 줄 알았어.
언니가 디저트도 잘 만드는데다가....자리도 좋고....
'너무 맛있어요~'
'다음에 또 올게요~'
'에잇! 여기 커피맛이 왜 이래? 다시 줘!'
많은 손님들이 왔다가 가고.. 너무 힘들고 기가 빨려서 잠시 손님이 안 올 때 앉아서 쉬고있었거든??
또 손님이 오더라......? 너무 많은 손님들이 왔다가서 조금 지친 것도 있고.. 진상을 봐서 힘든 것도 있고.. 힘이 좀 없었어..
'어서오세요..'
'…….'
'……?'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손님이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어 진짜..............
저렇게 잘생긴 사람은 내가 처음 봤거든????????? 학생 때 좋아했던 아이돌 실제로 봤을 때보다 심장이 더 뛰더라???????????
내가 저렇게 잘생긴 사람이랑 대화 한 번이라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했어
생긴 게 너무 차갑게 생기기도했고.. 주문하고서 커피를 가지고 그냥 나가버리는데......난 계속 얼어붙었어...
"아니 대충 사진만 봐도 미쳤는데 실제론 얼마나 잘생겼으면!!!! 아니 진짜로 사진만 봐도 알겠어. 언니가 왜 그랬는지."
"그치 아니 아저씨는 실물이 최고야."
"그래서 그 다음은? 빨리 말해줘.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 다음날도 아저씨가 왔어 그땐 좀 바빴어서 제대로 못보기는 했는데..
사람들이 조금 빠지고나서 보니까 아저씨가 저 앞에 테이블에 앉아있는 거야
그래서 덕분에 나는 힐끔 힐끔 아저씨를 볼 수가 있었어... 내가 너무 대놓고 봤나...?
'…….'
주문할 때 빼고는 눈이 마주칠 일이 없는데..
처음으로 저렇게 마주치니까 너무 당황스럽더라고
몰래 본 걸 들킨 것 같고 창피하고..근데 또 너무 잘생겨서 말이 안 나오는 거야
그러다가 어제도 왔던 진상손님이 왔어
'어제 그 맛대가리없는 아메리카노 말고 더 맛있는 것 좀 줘봐.'
그럼에도 나는 일단 제일 잘 팔리는 스무디가 있다고 드릴까요?라고도 물어봤더니 알겠다했어
근데 그걸 받고
'이걸 비싸게 누가 사먹어? 나 한입밖에 안 먹었으니까 환불해줘'
이러는데 너무 화가 나면서도 창피한 거야..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그런 게
'손님 환불은 어려워요.'
진상 손님은 확실하게 말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저렇게 말했는데
'내가 내 돈 주고 사먹고 맛없어서 환불 해달라는데 왜 어려운데? 표정은 또 왜 그래?? 맛대가리 없는 거 팔면서 돈 벌겠다는 마인드가 얼마나 역겨운지나 알어?'
'주세요.'
'뭐?'
'환불 해드릴테니까 달라고요.'
'불만인 거지?'
'…누가 표정을'
"그만하시고 돈 받고 그냥 가시죠."
아저씨가 내 앞에 왔고 진상한테 뭐라고하니까 그제서야 주변에 있던 아줌마 두명도 내 눈치를 보더니만 진상한테 뭐라고하기 시작했어
'그래요~! 환불 해준다잖아~ 맛이 없으면 그냥 다른 카페 가면되지~'
진상이 됐다며 그냥 나가버렸고.. 아줌마들이 아가씨 괜찮아? 하는데 괜히 눈물이 나는 거야
서러운 건가.............?아니면.. 아저씨 얼굴을 보고 설레서 우는 건가ㅠㅍㅍ픂ㅍㅍ
"저기 앞에 고깃집 생겼던데.. 고기 좋아해요? 고기 사줄게요."
"……."
"아, 저 나쁜 사람은 아니고.. 원래 이럴 땐 맛있는 거 먹어줘야 다시 기분도 좋아지고 그렇거든요.'
내가 서럽게 우니까 아저씨가 저렇게 말하는데 진짜 여기서 빵 터져버렸어.
웃음이 터졌다는 게 아니라... 폭죽이 터지는 것 같았어..
나.. 이 아저씨 사랑한다............
"아니 시발 언니! 미쳤나봐. 아저씨.. .아니 언니 남친이 언니 보고 첫눈에 반한 거 아니야 그 정도면??????갑자기 고기를 왜 사줘??????????????"
나도 그게 너무 이상한 거야
내가 울고있다고해서 왜 사주는데?
그냥 괜찮냐~ 저런 새끼들은 무시해라~ 이렇게 말해줬으면 아무 생각도 안 했을 거야.
근데 우는데 굳이 고기를 사줄 필요가 없잖아?
마침 이 아저씨가 옆동네에서 와인집을 한다길래 나 끝나면 고기를 먹재
그래서 나 마감시간에 와서 같이 고기집으로 향했지
진~~~~~~~짜 어색했다 ㅋ..
"…좀 괜찮아졌어요?"
"네? 아...네.. 그런 진상 생각도 안 해요~~ 어차피 다 지나갈 일들인데요 뭐."
"……."
"아니요? 조금 안 괜찮아요.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요...대단해요."
"걱정했어요.. 힘들 텐데 계속 혼자서 일하길래."
"아, 아는 언니가 사장인데요. 요즘 바쁘다고 저 혼자 일하고 있었던 거였어요!"
"ㅎㅎ.. 혹시..몇살이에요?.."
이 아저씨 진짜 매력있더라. 생긴 건 진짜 개차갑게 생겨가지고 말 걸면 대답도 겨우 할 것 같잖아??
근데 엄청 조용조용하고 낯가리고 말도 조곤조곤히하고 다정한 거야.
"저... 스물일곱살이에요.."
"…허..ㄱ."
내 나이를 듣고 놀란 게 너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왜요?..했더니
"…생각보다 어려서요."
"…몇..살이신데요?"
"…마흔살이에요."
"네?????????????????????????????????"
"저도.. 생각보다 많죠..?"
아저씨가 놀랄 때보다 내가 더 놀랬어. 내가 너무 놀라니까 아저씨가 당황한 게 보여서 애써 아닌 척...을.. 하기는 했지만.. 티가 나더라고.
그리고 아저씨 행동하는 게 딱 봐도 그냥 나한테 관심이 있어보이는 거야.
내가 쓸데없이 이런 거에 눈치가 빠르기도하고...
근데 참 나도 웃긴 게. 저렇게 잘생긴 아저씨가 나한테 마음이 있는 게 확실할까? 확인을 꼭 하고싶은 거야.
"아저씨."
"…아, 네."
내가 처음으로 장난스럽게 아저씨라고 불렀더니 당황한 게 보여서 너무 웃기고 귀여웠어.
"저는 아저씨 보고 첫눈에 반했는데."
"……."
"아저씨도 저한테 마음 있어요?"
"어느정도..호감이 있으니까 밥 사준다고 했겠죠?"
"……."
"운다고해서 다 밥을 사주고 그러지는 않는데.."
"……."
"근데.. 아직까지는 너무 조심스러워서요. 제가 나이가 많기도하고.. 아, 제가 막 무턱대고 좋아한다고 이러고 다니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아저씨가 당황한 게 너무 너무 잘 보였어
그래서 난 그걸 계속 지켜보기로했지
"…만나서 대화도 하고..그러면서 알아가고싶어요."
"…흐음 마흔살이면.."
"……."
"13살 차이네요?"
"…아, 저는.. 이렇게.. 어릴 줄 몰랐어요.. 사장님인가 싶어서요.. 그래서 동안인가..생각했는데."
"……."
"아무래도 좀..그렇죠?"
"…에!!?!? 뭐가 좀 그래요!? 완전 좋은데요!? 저 13살 차이나는 사람 좋아해요!!"
"네?"
이때부터였어
아저씨는 차분하고 좀 조용한 사람인 걸 진즉에 눈치챘고 ㅋㅋㅋㅋ
아저씨는 내가 시끄럽고 통통 튀는 성격이라는 걸 이때부터 눈치했대 ㅋㅋㅋㅋㅋㅋㅋ
"결국엔 아저씨가 먼저 꼬신 거잖아."
"비슷하지."
"시발 언니 나 지금 흥분해서 식은땀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몰라? 아저씨도 나 처음 보자마자 눈이 갔대."
"아니 이래서 잘생기고 예쁘고 봐야된다니까?? 어떻게 첫눈에 보자마자 서로 반하냐고!!!!!!!!!!!!!! 이거 소설이지!!!!!드라마잖아!!!!!!!!!!!"
"훗."
"궁합은 잘 맞아?"
"궁합?? 뭐 성격 나쁘지않.."
"아니 그 궁합 말고."
"말해뭐해~~~~~~~~~~~~~~~~~~~~~~~~~~~~~~~~~~~~~~~~~~~~~~~~~~~~~"
"진짜??와씨 언니 요즘엔 그 궁합만 잘 맞아도!! 싸워도 그냥 만난대잖아!!"
"근데 별로 자지도않았어.."
"왜?"
"그냥.. 서로 조심스러워하기도하고.... 둘다 일하고 밤에 잠깐 보니까.. 외박도 못하잖아 나. 맨날 친구 파는데도 한계가 있다.."
"언니 나 팔아."
"엉?"
"나 자취하잖아!! 나 팔아!!!!!"
"너 자취해!!?!?!?!!"
"어!!!! 어제 오늘 짐 다 챙겼좌놔!!! 엄마가 나 꼴보기싫다고 빨리 나가라고 짐 다 옮겨줬어 미쳤지. 크레이지지."
"야씨!! 그래 아줌마가 너 집에 있는 꼴 보면 욕 엄청 하셨지."
"그리고 언니 아줌마가 나라면 바로 외박 허락해주잖아."
"맞지맞지!!!"
영지랑 나랑 둘이 키득 키득 웃는데 바로 영지가 아줌마한테 전화해보라고 했고
난 바로
- 영지랑?
"엉!"
- 그래라.
허락을 맡았다. 이상하게 엄마가 영지를 참.. 좋아한단 마리야.
집에 와서는 다음 날 입을 옷을 챙기는데 엄마는 의심 한 번 하지도않은 채로 tv를 보고있다.
근데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아저씨한테 전화를 안 했다는 거다...
에라이 몰라! 오늘 약속있다고 했었는데.. 몰래 집에 들어가있어버릴까?!!?!하고 짐 챙겨서 무작정 아저씨 집 앞으로 와버렸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집 비밀번호도 모르고.. 들어가있기에도 좀 웃겨서... 전화를 걸기로한다.
"어.. 아저씨!"
- 응.라임아.
"어. 아직.. 친구분들이랑 술 마셔요?"
- 이제 들어가야지.
"술 많이 마셨어요?"
- 으응.. 좀 많이 마셨어.
아저씨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가 있었다. 취한 목소리. 근데 한 번도 못 봤어.. 취한 거...
"아저씨!"
- 응?
"나 오늘 아저씨 집에서 잘라고 그러는데 괜찮아요?"
- 응? 허락 맡았어?
"네! 그럼요!!!"
- 그럼 그럼.. 되지.. 근데 나 술마셔서 데리러 못 가는데.. 택시타고 올래?
"허허..헛..미안해요.. 나 이미 아저씨 집 앞인데.. 외박 허락 받고.. 신나서 그냥 와버렸거든요.."
- 응? 아냐 아냐.. 뭐가 미안해. 더울 텐데 집에 들어가있을래?
"오오아 그래도 돼요!?!!"
- 응. 카톡으로 보내줄테니까 들어가있어.
"알겠어요! 천천히와요!! 어차피 아저씨랑 오래 있을 수 있으니까 ㅎㅎ 더 놀다가 와도 되는데!!"
- ㅎㅎ 금방 갈게~
"히히히히히히힣"
- ㅋㅋㅋ귀여워~
전화를 끊고 나는 아저씨한테 온 카톡을 보고 빵터졌다. 비밀번호가 왜 자기 생일이랑 내 생일 섞은 거냐고 ㅋㅋㅋㅋㅋㅋ
0313 0210* ㅋㅋㅋㅋㅋㅋ귀여워 죽겠다 진짜.
그나저나 아저씨 집에 혼자 들어가는 건 처음인데..................!!!!!!!!!!!
아저씨 집에 들어서서 소파에 앉아서 손님처럼 가만히 있는데 뭔가 웃긴 것이다...
자주 오는 편인데도 왜 이렇게 죄를 짓는 것만 같은지... 두리번 거리다가도.. 먼저 씻고 누워있을까 싶어서
씻고 있으면 밖에서 소리가 들리길래 씻다말고 고개를 빼꼼히 내밀면 아저씨가 있다.
쇄골까지 보이게 빼곰-하기는 했는데 아저씨가 놀랐는지 어익쿠..- 하고 고개를 돌렸다.
"어.. 깜짝이야.."
"…엇..왜 이렇게 빨리 왔어요?!"
"라임이 기다리니까 빨리 왔지.."
급하게 쏘옥- 하고 욕실로 들어가서 눈만 빼꼼히 보이고 다시 쳐다보니까 아저씨가 최대한 안 보려고 고갤 돌리는데 너무 웃겼다.
우리 5개월 사귀었고.. 안 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부끄러운 거야?
-
-
-
다음화 불맠!!!!!!!!
불맠은 내용이 이어지기 때문에 꼭... 봐주셔야 해오...(머쓱)
중요한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꼭 봐주셔야 해오....(2머쓱)
(혹여나 불맠 장면 보고싶은 장면 있으면 조심스레 댓 남겨줘도 되는데..(부끄))